〈 83화 〉 비틀림(6)
* * *
김하린은 기분이 좋았다.
결투가 끝나고 이시우의 달라진 시선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시우는 자기 생각보다 놀라지는 않았다. 어렴풋이 자신이 힘을 숨기고 있던 것을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쩝쩝. 너도 짜장면 한 그릇 먹을래?”
“됐어.”
김하린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것과 피가 이어졌다니.
접시에 얼굴을 박고 처먹는 쌍둥이를 보았다. 김호동. 전자 정령을 가져서 해킹에 매우 뛰어난 능력을 지닌 쌍둥이였다.
외형은 꼴도 보기 싫을 정도였지만, 가진바 능력은 좋았다. 전자정령으로 보안이 철저하다고 유명한 히어로 아카데미의 정보를 일부 빼돌릴 수 있을 정도니까.
간짜장을 흡입하는 김호동을 뒤로하고 김하린은 자기 조원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탁한 금발의 정한서가 보였다.
“시우는?”
“오자마자 시우부터 찾는 거야? 시우는 아까 이지아가 와서 시우 데려갔는데.”
“이지아가 데려갔다고? 왜?”
“나도 모르겠는데. 아무튼, 오늘 고생 많았다. 네 덕분에 손쉽게 이겼어.”
“채점은 거의 개인으로 갈 텐데.”
“그래도 일단 이기면 사람들은 좋게 보거든.”
장한서가 실없이 웃으며 말했다.
“아, 그러고 보니 사이트에서 네 이름 엄청 언급되던데 봤어?”
“……아니, 아직.”
김하린은 핸드폰을 켜서 히어로 아카데미의 학생들만 접속할 수 있는 사이트에 들어갔다.
[김하린 진짜 개 미쳤네.]
[ㄹㅇ김하린이 존나게 쎄다니까?]
[리 타오 인터뷰 떴다.]
[김하린 진짜 개 미쳤네]
이걸로 김하린은 이능뿐만 아니라 마법에 어느 정도 조예가 있고 무예도 잘한다는 걸 증명했다. 상위권은 진짜 개 박터지겠네
ㄴ나만 아니면 되에에에에에!!!
ㄴ김하린 지금 기세면 10위권 아래 전부 순위 하나씩 떨어질 것 같은데.
ㄴㄹㅇ…이거 맞다.
[ㄹㅇ김하린이 존나게 쎄다니까?]
히어로 아카데미에 와있으면서 이능 하나만으로 운 좋게 통과했다고 지껄이는 새끼들 이제 ㅈ됬다.
ㄴ나도 이상하게 김하린이 소문이 너무 이능만 운 좋게 걸린 애라고 퍼져 있어서 ㅈㄴ의아해하긴 했음.
ㄴㅇㅇ이상하게 소문은 ㅈㄴ저평가만 있더라. 옛날에 김하린 괴롭히던 여자애들이 한 것 같은데.
ㄴ팩트) 작성자는 두 개월 전에 김하린이 중간고사 점수 깔아준다고 좋아했다.
작성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리 타오 인터뷰 떴다]
Q. 아쉽게도 김하린에게 패배했다. 소감은?
A. 리우 옌이 베이징의 천안문 사태를 기억한다고 했다.
Q. 왕 페이랑 룬 메이가 크게 활약한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A. 리우 옌이 티벳의 독립을 지지하는 것 같다.
Q. 히어로 아카데미의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저 김치 좋아해요. 사랑해요, 한국.
ㄴ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리우 옌, 이 새끼 보면서 존나 쪼개긴 했는데ㅋㅋㅋㅋㅋ
ㄴㄹㅇ아야네 보며 아녀자 거리더니 한 합에 패함ㅋㅋㅋㅋㅋㅋㅋ
김하린은 정한서를 뒤로하고 이시우를 찾아다녔다. 이지아가 무슨 이유에서 그를 불렀는지 모르겠지만, 왠지 모르게 불안했다.
교실을 가고, 이지아가 갈만한 장소를 다 뒤졌다. 그런 데도 없었다. 그렇다면.
‘부실인가.’
김하린은 부실로 향했다. 그러나 부실은 닫혀 있었다. 마법적 조치가 취해진 탓인지, 소리도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둘이 있을 장소는 이곳밖에 없다.
김하린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아까 전, 빛의 폭격으로 마나를 많이 써서 마나를 별로 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광익의 능력 중 하나를 발동했다.
광안光?.
빛을 보는 눈이 김하린의 눈동자에 머물렀다.
이 상태의 김하린은 사물에 구애받지 않게 된다. 빛이 있는 곳이라면 김하린의 마력이 허용하는 한, 대부분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김하린은 부실 문 안쪽을 보고 눈이 돌아갔다.
‘지, 지금 뭐 하는 거야!?’
이지아가 이시우에게 달라붙어서 키스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시우는 거절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시우의 입이 잠깐 움직였다. 작게, 입 모양으로 마마, 라고 말했다.
설마.
예전의 일이 떠올랐다. 임나연이 이시우에게 최면을 걸었을 적이. 자신 또한 걸었지만, 생각만큼 효과를 보지 못했다. 중간부터 안 사실이었지만, 임나연은 이시우를 사랑했지만, 이시우는 임나연을 여자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자신이 건 최면이 효과를 받지 않은 것은 당연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김하린은 안심하고 있었다. 가장 큰 적이라 생각했던 임나연을 이시우는 여자로 보지 않았으니까.
그나마 적이라고 할 수 있는 존재는 이지아였다. 하지만 이시우 역시 이지아를 자신의 여자로 대하지 않았다.
그래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설마 최면을 이용해서 저런 플레이를 할 줄은 몰랐다.
김하린은 이지아와 이시우가 결합하는 장면이 보였다.
무언가 검은 불꽃 같은 것이 타올랐다. 이시우는 내 것이었다. 내 남자여야 했다.
하지만. 내가 좋아했던 남자가 다른 여자랑 하는 게 생각했던 것만큼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흐윽.”
김하린은 허벅지 사이로 손을 가져갔다. 이미 팬티는 축축해져 있었다. 손으로 은밀한 부위를 매만졌다.
한쪽 손으로 가슴을 매만졌다.
머리에 피가 쏠렸다. 김하린은 천천히 헐떡였다.
행위가 지속할 수록 흥분감이 더 커졌다. 숨이 거칠어졌다.
그래서 김하린은 반응하지 못했다. 문이 열린 채 싸늘한 눈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이지아를.
“흐음.”
이지아가 김하린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러길 잠시. 이지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마치 비웃듯이.
그러길 잠시, 그녀는 손가락을 튕겼다. 딱. 소리가 퍼지며 무형의 힘이 김하린을 속박했다.
“자, 잠깐 뭐 하는 거야!?”
“뭘 하긴. 구속하는 거지. 애인이 하는 행위를 훔쳐보는 변태는 혼 좀 나야 정신을 차리지 않을까?”
“애인들이라니! 거짓말하지 마, 너도 최면 어플로 이시우를 저렇게 만든 거잖아!”
“너도? 설마 시우를……?”
차갑기 그지없는 눈동자가 김하린에게 향했다.
“………그래서 뭐 어쩔 건데.”
“어쩔 거긴, 이렇게 해야지. 어쩐지 요즘 우리 시우 정액이 좀 묽더라.”
이지아가 스산하게 웃으며 김하린을 구속했다.
***
“어쩔 거긴, 이렇게 해야지. 어쩐지 요즘 우리 시우 정액이 좀 묽더라.”
이지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그런 것까지 체크 한 건가. 나는 황당한 심정이었다. 이지아가 염동력으로 김하린의 몸을 구속해서 침대 위로 올렸다.
다리는 M자 모양으로 벌렸고, 손은 뒤로 묶인 채. 교복 블라우스는 흐트러져 있었고, 치마 사이에 화려한 분홍빛 팬티가 있었다.
늘씬한 다리가 드러났다.
“자, 잠깐! 너 설마……!”
“왜 우리 시우 정도면 나쁘지 않잖아. 얼굴 좋지, 성격 좋지, 능력도 좋지.”
이지아가 싱긋하고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내 뒤에 달라붙었다. 달짝지근한 신음을 흘리며, 손으로 부드럽게 내 자지를 쥐었다.
“시우야, 아까 하지 못했던 거 계속할까?”
“하, 하지만 어, 엄마 말고는 다른 여자는 좀…….”
나는 필사적으로 말했다. 이건 거의 강간이지 않은가. 김하린의 입을 막을 필요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입을 막는 것은 좀 그랬다.
이지아가 나를 보며 포근한 웃음을 지었다.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우리 시우가 그렇게까지 엄마를 생각해줄지 몰랐어……진짜 너무 사랑해, 시우야. 하지만 마마는 괜찮아요. 시우가 괴로울 때, ‘도구’를 쓰는 것쯤은 괜찮으니까요.”
도구?
이지아가 김하린 쪽으로 다가가 팬티를 옆으로 젖혔다.
“지, 진짜로 한다고?”
그리고 손가락 두 개로 김하린의 보지를 벌렸다.
“다른 여자는 안되지만…도구는 마마가 용서해 줄게요. ‘오나홀’쯤은 가끔 써도 마마가 뭐라 하지 않을 테니까.”
“미, 미, 미친년이!”
김하린이 이지아를 보며 소리쳤다.
이지아가 살짝 웃으며 나에게 재촉했다.
나는 두려움에 몸을 떨었지만, 몸은 움직였다. 이지아가 염동력으로 내 몸을 끌고 왔다.
“우와, 너 설마 지금 느끼는 거야? 왜 이리 축축해.”
“아, 아니 이건…….”
“……설마 너 강제로 당하는 게 취향이었어? 와.”
이지아가 어이없다는 눈으로 김하린을 바라봤다. 누가 누굴 보고 어이없어 하는 건지 모르겠다.
나는 김하린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억울함과 흥분감. 기대감이 뒤섞여 범벅이 되어버린 눈이 몽롱하게 풀린 채, 나를 향했다.
‘진짜로 기대하고 있는 거야……?’
어떻게 벗어날지 머리를 굴리고 있던 내가 바보 같았다.
이지아가 내 쪽으로 몸을 돌리고 달짝지근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우가 평소에 마마한테 한 것처럼 하는 거야. 마마가 하나, 둘, 셋 하면 시우의 늠름한 자지를 오나홀에 넣는 거야. 잘 할 수 있겠지?”
“그, 그만둬…. 지, 지금이라면 용서해 줄께…….”
김하린이 그만두라고 했지만, 말에 힘이 없었다. 오히려 지금 그만두면 나를 용서하지 못할 것 같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퍽.
“흐아아아앙♡”
삽입했다. 구불구불한 질감이 자리를 옥죄였다.
김하린이 허리를 휘며, 조수를 뿜었다. 설마, 이거 한 번으로 간 거야?
“어때, 시우야? 하린이의 안, 기분 좋아?”
“…….”
이지아가 옆에서 화사하게 웃으면서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좋았다. 떡 감은 이지아보다는 덜 했지만, 김하린은 늘씬한 스타일이라 눈이 즐거웠다.
‘그리고 따먹는 것 같아서 가학 심도 부추기고.’
나는 허리를 움직였다. 보지에서 피가 살짝 흘러내렸지만…이상할 정도로 가학 심이 들었다.
찔걱찔걱찔걱
“흐윽, 자, 잠깐, 학, 너, 너무 흐아아앙♡”
김하린이 절정한듯 허리를 휘었다. 너무 가는 거 아니야? 이게 조루 보지인 건가.
“우리 시우, 마마랑 키스할까?”
그렇게 말하며 이지아가 입을 맞춰왔다.
“할짝, 츕, 츄릅. 하, 우리 시우, 가슴 만질래?”
“응애…….”
나는 이지아의 가슴에 손을 올렸다. 한 손으로도 다 잡히지 않는 그랩감. 그것을 느끼면서 허리를 흔들었다.
찔걱찔걱찔걱
“응읏, 앙, 아앙, 학, 거기, 기분 좋아앗, 앙♡”
“츄읍, 츕, 츄읍.”
“더, 더 세게 박아, 흐윽, 주세요, 학, 더, 흐아앙♡”
이지아와 키스하던 입을 떼니, 침으로 망가진 김하린의 얼굴이 보였다. 눈물 자국과 침이 흘린 자국, 넋이 나간 눈동자. 그것이 내 가학 심을 자극했다.
“오곡♡”
허리를 튕겼다.
한참을 튕기니 사정감이 몰려왔다.
“시우야, 싸고 싶어?”
이지아가 귀신같이 깨닫고 내 귓가에 소곤거렸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시원하게 오나홀 안에 싸자. 마마가 하나둘 셋 하면서 아기씨를 싸는 거야. 자, 하나둘 셋…”
뷰르르르릇!
이지아의 말이 끝나고, 나는 사정감을 해방했다.
“오나홀의 안, 기분 좋았니, 시우야?”
이지아가 웃으며 물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