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7화 〉 윤승하(6)
* * *
“어, 시우 씨네요. 여기서 뭐 하세요?”
아야네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뭐라고 답해야 할까.
여기서 윤승하랑 섹스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다행히 윤승하는 아야네에게들킬 생각은 없는지, 장막 같은 것으로 내 하체와 자신의 몸을 가렸다. 일단 이걸로 어느 정도 안심이었다.
“잠깐, 뭘 본 것 같아서. 아야네는?”
“저는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길래, 궁금해서 한 번 와봤어요.”
“아, 내가 가다가 소리를 냈나 보네……음!”
찔걱
나는 자지를 조여오는 질의 움직임에 당황했다. 내가 아야네와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윤승하가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찔걱찔걱
“흐읏, 시우 자지, 흑, 진짜 좋아.”
‘제정신인가.’
그래도 소리의 정령으로 막 같은걸 설치해서 야야네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나는 감정을 최대한 다스리며 이야기했다.
“근데 아야네는 한밤중에 왜 여기까지 온 거야?”
“아, 잠깐 산책 좀 하려고 나왔어요. 기말고사 대비해서 공부 좀 하다가 머리가 너무 아파서.”
아야네가 헤헤거리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기말고사가 가깝게 오긴 했다. 중간고사가 끝난 지 벌써 한 달이나 지나갔으니까.
찔걱찔걱
“조, 좋아, 흑, 이렇게 기분 좋은 걸, 흐윽, 지금까지, 앙, 모르고 있었다니, 흐윽!”
“그러고 보니 기말고사 끝나면 축제한다는데 시우씨는 나가실 거 있어요?”
“……장기자랑? 난 별로 나가고 싶지 않은데.”
“아, 아쉽네요. 시우씨가 노래하는 거 다들 기대하고 있었는데.”
“……노래는 자신 없어서.”
신체 능력이 좋아지면서, 음색이 좋고, 감각이 좋아서 노래를 부르자면 잘 부를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솔직히 말해서 좀 쪽팔린다.
“그럼 종목은 참여 하실거에요?
아야네가 물었다.
히어로 아카데미에서 축제는 장기자랑과 종목으로 나뉘는데 장기자랑은 반 대항전, 노래, 춤 등과 같은 취미 같은 느낌이다.
종목은 검술, 사격 등으로 나뉘며 보통 히어로 아카데미에 입학한 학생들이 축제에 구경 온 관객들에게 자기 몸값을 높이기 위해 나름 치열하다.
둘 다 우승하면 상품 같은 것이 나온다. 나름 유용한 것들이 나오기는 하는데 굳이 탐나는 것들은 또 없었다.
찔걱찔걱
“아니……음.”
“하읏, 흣, 흐윽!”
거절하려다가 말을 멈췄다. 윤승하가 내 자지가 익숙해졌는지, 조금 더 빠르게 허리를 이용해 왕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찔걱찔걱찔걱
“흐윽, 이거 위험해, 학, 아야네한테 들킬지 모른다고, 흐윽, 항, 생각하니까, 오싹, 흑, 거려.”
“…….”
나도 오싹하다.
만약 아야네에게 들키면 도대체 어떻게 수습을 해야 할까. 하는 걱정이었다.
찔걱찔걱찔걱
“괜찮으세요, 표정이 좀 이상한 것 같은데요?”
“……아냐, 아까까지 훈련했던 것 때문에 그런가 봐. 오늘 좀 무리해서 훈련하고 있었거든.”
“헉, 그러면 숙소에서 쉬어야 하시는 거 아니에요? 제가 부축해드릴까요?”
아야네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나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찔걱찔걱찔걱
“거절, 흑, 해, 시우는 내꺼, 흑, 야. 빨리 거절, 흐윽, 해.”
“……아냐, 괜찮아.”
“하지만 무리하는 건 몸에 안 좋아요. 시우씨는 가만 보시면 항상 무리하시니까요. 매일 훈련하시고 쉴 틈 없이 무공도 연마하고.”
그야 내 입장에서는 당연했다.
세상은 보이지 않게 멸망의 위험에 노출되어있고,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강해지는 재미도 있었기 때문이다.
찔걱찔걱찔걱
“옆에서 보면 걱정될 때가 많아요. 너무 무리하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도 있고. 시우씨는 이제 홑몸이 아니고, 저희 조의 희망이신데. 사양하실 필요 없어요.”
“흐앙, 흑, 갈것같, 흑, 아! 시우는, 흐윽! 어때, 흑!”
무리하고 있다.
아래로는 윤승하가 공격하고 있었고, 앞에서는 아야네가 호감을 표하고 있었다.
나는 머리를 굴렸다. 도대체 어떻게 답해야 할까.
그런 내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윤승하가 계속 왕복하고 있었다. 자지가 질 움직임에 따라 조였다, 수축하기를 반복했다.
찔걱찔걱찔걱
솔직히 말해서 이제 위험했다.
사정감이 위험할 정도로 들기 시작했다. 빨리 싸고 나서 생각하고 싶지만, 아야네의 눈이 뭔가 미묘해지기 시작했다.
찔걱찔걱찔걱
“……음, 사실 지금……음……쉬고 있는, 거거든.”
“지금이요?”
“……윽, 응.……승하에게 정령술을……음……배워서, 지금 그것 때문에…잠깐 여기있, 음……는 거라서.”
“오옷! 가, 가버릴것같아, 시, 시우야, 흐윽, 안에다가, 흐윽!”
나는 다급해졌다. 진짜로 쌀 것 같았기 때문이다. 가면을 써서, 계속해서 지속력을 높이고 있었지만, 윤승하의 질이 상상 이상으로 좋았다. 꾸물거리는 느낌이 그야말로 명기였다.
찔걱찔걱찔걱
“과연! 시우씨는 항상 열심히 군요. 혹시 제가 도와드릴게 있을까요?”
“……아니, 괘, 괜찮아. 미안한데, 지금 좀……윽……중요한 순간이라…….”
“아, 죄송해요! 제가 실수했어요. 내일 뵐게요!”
아야네가 고개를 숙이고는 뒤로 돌아섰다. 나는 그것을 보자마자 빠르게 윤승하의 몸에서 멀어지려고 했다. 질내사정은 진짜 위험했으니까. 이지아는 특성으로 인해 중화되었다지만, 윤승하는 어떨지 모른다.
콱!
그러나 그런 내 맘을 미리 눈치챘는지, 윤승하가 몸을 돌려 내게 매달린 자세로 바꿨다. 그리고 다리로 내 허리를 잡았다.
‘뭔 힘이!’
“미, 미안, 흑, 아, 아이는 나중에 가질 새, 생각이었는데…….”
찔걱찔걱찔걱
‘나중에, 나중에!’
“시, 시우가 아야네랑, 흑, 이야기하는 걸 들으니, 하윽, 아, 안 되겠어. 흐윽, 시우는 엄청 매력적이니까, 학!”
“나, 나중에 가져도 되잖아, 흑, 나, 나한텐 너뿐이야!”
찔걱찔걱찔걱.
조금 전 내 말에 윤승하의 질이 강하게 내 자지를 조여왔다. 진짜, 진짜 위험했다!
“지, 진짜?”
“무, 물론이지!”
“나, 나도 시우뿐이야!”
윤승하가 그렇게 말하며 다리로 내 허리를 더 강하게 조여왔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나는 얼마 못 가서 사정감을 해방했고.
뷰르르르릇!
그대로 윤승하의 질내에 정액을 토했다.
아, 망했다.
***
어렸을 때부터 윤승하는 남자처럼 지냈다.
치마 대신에 바지를 입었다.
머리는 기를 수 없기에 항상 단발보다 조금 더 짧게 잘랐다.
가끔 윤채린이 기다란 머리를 흩날릴 때, 그녀는 그것을 부러워했었다.
어렸을 때였다.
윤채린이 자기처럼 숏컷에 바지를 입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다 남자처럼 다니다가 역대 천마들의 기억이 뒤섞임에 따라 폭주가 더 잦아졌다.
윤승하를 도와주고 싶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윤채린은 기다란 머리를 하고, 치마를 입고, 여자로서 행동하였을 때가 가장 폭주할 위험이 줄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윤승하는 윤채린이 부러웠었다.
“하아.”
크게 한숨을 쉬는 이시우가 보였다. 뱃속 가득 따뜻한 이물감이 찬게 들었다.
이상한 느낌이었지만, 그것이 싫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았다. 내가 드디어 소녀가 되었다는 가장 큰 현실감이 들었으니까.
‘조금 급했나.’
윤승하는 잠깐 후회했지만, 고개를 저었다.
처음에 야한 짓을 하기 위해서 이시우에게 최면을 걸었지만……솔직히 말해서 이시우는 정말 괜찮았다.
자기 자신을 배려했고, 머리가 좋고, 능력도 좋았다. 무엇보다도 성실했다.
휴일에는 종일 훈련이나 내공 수련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며, 평일에도 수업이 끝나면 훈련하고, 훈련하고, 또 훈련한다.
잘생긴 남자는 여자들이 꼬이기 마련. 그러나 저렇게 성실한 이시우이니까, 여자도 알아서 거절할 거라는 계산도 있었다.
그때 당시에 충동적으로 최면을 걸었지만…그녀는 후회하지 않는다.
“미안, 시우야. 내가 너무 흥분했나 봐.”
“……아냐, 일단 몸 좀 닦자.”
이시우가 아공간 팔찌에서 물티슈를 꺼내 자신의 몸을 닦아 주었다.
정령을 이용해서 몸을 닦는 게 더 빠르지만……윤승하는 이시우의 이런 세심한 손길이 좋았다. 이런 사소한 배려를 이시우는 정말 잘한다.
‘그래서 호감이 갔었지.’
그래서 싫었다. 나랑 섹스하고 있는 이시우의 눈앞에서 다정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아야네가. 아야네가 왔을 때, 솔직히 철렁했지만.
아야네와 다정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이시우를 보자, 그녀의 몸속이 뭔가 타오르는 것 같았다. 질투……이기도 했었지만, 흥분이기도 했었다.
아야네는 모르겠지만, 그녀 앞에서 이시우와 섹스하는 게……윤승하는 잠깐 그 광경을 생각하며 침을 삼켰다.
혹시 나는 이런 취향이었나. 노출증은……정령사라는 것으로 변명할 수 있었지만, 남의 앞에서 섹스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생각보다 더 흥분되었다.
꿀걱.
윤승하는 조금 전의 일을 생각하면서 침을 삼켰다. 혹시 더 가능할까?
“……한 번쯤은 뭐 괜찮으려나.”
이시우가 그렇게 중얼거리고, 자신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
“하읍.”
그의 혀가 잇몸을 두들겼다. 윤승하는 자연스레, 입을 벌려 침입을 허용했다. 그의 혀가 내 입에서 춤을 췄다. 굉장히 익숙한 혀 놀림.
‘분명 여자 경험이 어느 정도 있어.’
윤승하는 잠시 눈을 감았다. 그가 다른 여자의 귀에 사랑한다. 속삭이고, 섹스하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몸속에서 불이 타오를 것 같았다.
찔걱.
이시우의 손이 윤승하의 보지 안으로 들어왔다. 조금 전의 정액이 땅이 툭툭 떨어졌다. 윤승하는 그것이 아까웠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정말 아까웠지만, 지금 떨어진 것의 몇 배, 몇십 배 받을 생각이었으니까.
“흐윽, 시우야, 정말 좋아, 흑.”
“그래, 나도 좋아, 사랑해, 승하야.”
사랑해.
그 한마디에 기분이 붕 떴다. 조금 전, 시우의 정을 몸에 토해졌을 때보다 더. 윤승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아까 전, 이시우가 다른 여자들이랑 했다는 생각으로 타오를 것 같은 불길이 사라졌다.
‘괜찮아.’
지금까지 더러운 것들에게 이시우의 몸이 더럽혀졌다고는 해도, 이제는 자신이 있으니까.
내가 그의 마지막 여자가 되면 아무런 문제 없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