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2화 〉 그림자와 하나가 되는 날(01)
* * *
피부에 열풍이 닿는 것처럼 더운 기운이 전해져왔다.
성인모드가 최대치로 개방되면서 예민해진 감각이 이노리의 몸에서 느껴지는 약한 열기마저도 민감하게 감지하고 있었다.
'씻고 온 건가?'
나는 이노리를 풀어주고 나서 가장 먼저 씻고 싶다고 요청했고 철저한 감시 하에 씻고 이 방으로 안내받았는데 이노리는 방금 전에 씻은 것처럼 살짝 물냄새가 느껴지고 있었다.
일반적인 맹물이 아니라 무언가 꽃향기가 살짝 섞여있는 입욕제를 같이 사용한 듯한 내음이 흘러 들어오는데 그 향이 미묘하게 이노리와 잘 어울리고, 익숙한 이노리의 체취와 익숙하지 않은 향긋한 내음이 섞이니까 이걸 뭐라고 해야 할까.
친숙하지만 친숙하지 않은 미묘한 기분이 전해져 들어왔다.
게다가 평상시의 깔끔한 닌자의 모습이었던 것과는 다르게 지금은 얇은 옷으로 자신의 몸을 가린 채 얌전히 무릎을 꿇고, 무언가를 기대하는 듯이 어둠 속에서도 구별이 가능한 검은 눈동자로 두근두근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는 이노리를 보면서 나도 그녀에게 쉽사리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다.
"일단은... 이쪽으로."
이부자리에서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 이노리를 불러들였다.
"품 안으로."
"......"
차마 얼굴을 마주보고 안길 용기가 없었는지 이노리는 나에게 등을 내밀고 품에 안겨주었다.
'일단은 긴장감을 푸는 것이 중요하겠지'
이부자리 위에서 긴장한 숨소리를 내고 있는 이노리를 살짝 안아주면서, 그 목덜미에 손을 얹고 조심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흣..."
입술을 꾹 물고서 반응을 참으려고 하는 이노리였지만 내가 일부러 목 뒤쪽의 자잘한 머리카락이 있는 부분에서 목을 지탱하는 근육부분과 등까지 이어지는 부분을 살살 문질러주고 있으니 이노리는 잔뜩 긴장한 상태로 내 앞에서 소리를 참아내는 중이었다.
"솔직히 내도 돼."
"괘, 괜찮습니다. 이 정도는 참을만... 아앙!"
일부러 신음소리를 참으려는 모습을 보면서 심술이 나서 귀를 살짝 물어주니 버티지 못하고 귀여운 소리를 흘리고 있었다.
곧바로 손을 내려서 이노리의 쇄골부분을 살짝 만지면서 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으니 이노리가 알아서 스스로 옷고름을 풀면서 쉽게 만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평상시에도 이노리의 가슴으로 애무연습을 하던 것이 기본인지라 서로 만져지는 것과 만지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다.
평상시처럼 망사의 거칠거칠한 감촉이 없이 부드러운 젖가슴이 손에 들어온다.
망사 안에 요염하게 살이 부풀어오른 모습과는 다르게 맨살을 만지고 있으니 평상시처럼 꽉 조여드는 탄력감은 부족해져 있었지만 그것을 메우고도 남을 정도의 부드러운 감촉이 내 손에 가득 차오르고 있었다.
'아담하네'
비율로 따져보자면 그리 작은 편은 아니었다. 평상시에는 망사 옷에 짓눌려서 줄어들어 있을 뿐 이렇게 자유롭게 풀어주고 있으니 내 손은 적당하게 채울 정도의 볼륨감은 있었으니까.
이노리의 가녀린 몸에 비하면 꽤나 존재감이 있는 편이기는 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만져봤던 거대한 덩어리들에 비하면 약간 손색이 있을 뿐...
"주군...?"
내가 딴 여자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이노리가 귀신 같이 나를 부르고 있었는데, 나는 방금 다른 생각을 했다는 걸 들키지 않기 위해 더욱 열심히 이노리의 가슴을 만져주었다.
벌써 수십번은 만지면서 가지고 놀았던 가슴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노리의 약점이 어디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가볍게 중지와 약지손가락을 사용해서 이노리의 유두를 위 아래로 살짝 가둔 뒤 근처를 동그랗게 문질러주기 시작한다.
안 그래도 [민감체질]이라서 애무에 약한 이노리였기 때문에 몇 번 회전시키지 않아도 그녀의 입에서는 뜨거운 입김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우읏......"
이부자리 위에 뻗어있던 이노리의 다리가 살짝 움직이기 시작한다.
평범하게 일자로 뻗어있던 허벅지가 살짝 힘이 들어가면서 무릎이 닿는 X자로 교차되고 발가락 끝에 힘이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조금씩 반응이 오기 시작하자 나는 살짝 이노리의 유륜 근처를 손가락으로 크게 잡고 그 안쪽을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단순히 유두를 잡아당기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하면 오히려 조금 아파서 성감이 떨어지게 되기 때문에, 적당히 가슴의 살로 뒤덮여 있는 그 안쪽의 유선을 자극함으로써 최적의 쾌락을 주는 것이다.
평상시에는 이노리가 이렇게까지 깊게 만지지 못하게 하지만 지금은 특별한 상황이니까 가능한 일이다.
"이노리는 여기가 약했지?"
"흐읏!"
본인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잡고 문지른다면 보통 유두를 가지고 장난을 치지 이렇게 유두 안쪽의, 유륜 안쪽 부분을 일부러 손으로 주물러서 자극한다는 발상을 어떻게 하겠는가.
나도 직접 이노리의 가슴을 가지고 유두도 만지고 그걸 일부러 눌러서 문지르면서 실제로 성감대가 좀 안쪽에 있는 것이 아닐까 추정하고 있었고 지금에 와서야 제대로 써먹고 있는 것이었고.
'이노리의 체취가 강해지고 있다'
약간 먹향기와 꽃향기가 섞인 이노리 특유의 향취가 강해지고 있었다.
몸에서 조금씩 땀이 배어나오기 때문인지 아니면 여자로써 성감을 자극받으면서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특유의 야한 냄새를 발휘하는 것인지.
아니면 성인모드이기 때문에 현실적이지 않은 기능을 그냥 넣어둬서 참고하라고 해둔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이걸로 이노리가 흥분하고 있음은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평소라면 야한 일을 할 때에는 최대한 복면을 쓰고 표정을 감추려고 하는 이노리였지만, 지금은 복면이 없이 맨 얼굴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오른손을 들어서 손등으로 입을 살짝 가리고 있었다.
'[민감체질]이라는거 참... 힘들겠구나'
내가 만약 민감체질이면 길을 가다가 여자들과 몸만 닿아도 바로 푸슛푸슛할 정도가 아니었을까.
나에게 몸을 만지게 해주면서도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노리는 정말 대단한 인내심을 가지고 있는 셈이었다.
조금씩 내가 만지던 가슴골 사이에 땀이 맺혀서 흐르는 것을 느끼며, 나는 그녀의 흐트러진 옷고름을 더욱 펼치면서 가슴을 드러나게 하고는 가슴을 잡고 있던 오른손을 떼어서 검지손가락만 세우고는 이노리의 가슴골 사이에 살짝 대었다.
"......?"
평상시에 하지 않는 행동에 이노리가 멍하니 내 손짓을 보고 있다가, 약간 배어오른 땀과 함께 미끄러지듯 그녀의 배꼽을 향해 내려가기 시작하는 순간 깜짝 놀라서 나를 올려다 보았다.
"주군... 하앙...!"
갈비뼈가 있어서 단단한 부분에서 뼈로 보호받지 못하는 민감한 복부로 손가락이 들어가자 이노리의 배에 힘이 들어가면서 그 감촉을 막아내려고 했지만 나는 공격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위를 문지르면서 스쳐 지나가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힘이 들어간만큼 이노리의 몸이 뛰었다.
복근을 스치고 지나가면서 이노리의 배꼽 윗부분에 손가락이 닿으면서 이노리의 긴장감이 최고조로 달했을 때.
살짝 손가락을 떼어서 배꼽을 넘어가 그 아랫부분에 대는 순간 이노리의 입에서 작은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배꼽이 민감하구나?'
그래서 방심하고 있는 이노리의 배꼽에 엄지 손가락으로 꾹 눌러주었다.
"히잇!"
일단 배꼽의 모양이라는 것이 뱃살이 얼마나 있냐에 따라서 모양이 달라지기 마련이었는데, 기본 형태는 동그란 모양이지만 이노리처럼 단련한 배꼽은 세로로 갈라진 일자 배꼽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물론 구멍은 똑같이 동그랗지만 뱃가죽이 잡아당겨져 일자로 잡아당겨진 모습이었기 때문에 엄지손가락으로 살살 문질러서 안에 넣으니 손가락에 딱 맞물리는 귀여운 배꼽이 만져지고 있었다.
"아... 아앗...!"
지문인식을 하듯이 엄지손가락으로 꾹 눌러서 배꼽 안에 들어찬 공기를 빼내고 손가락을 잡아당기면 손가락을 무는 것처럼 배가 딸려서 살짝 올라오다가 다시 떨어지며 바람이 들어간다.
지금까지 수련하면서 여러가지 상황에 대해서 연습해보기는 했겠지만 이런 방식으로 당한 것은 처음인지 이노리는 눈에 띄게 당황해서 이부자리가 어지럽혀질 정도로 다리를 바둥거리고 있었다.
"주, 주군, 그것은 그만......"
"왜 그래?"
퐁.
살짝 손가락으로 배꼽을 누르고 안을 문질러준다.
일부러 안을 깊이 만지는 일은 벌이지 않는데, 안 그래도 [민감체질]인데 배꼽은 연약한 분위라서 안을 직접 문지르면 굉장히 아파할 것 같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바깥 부분만 살짝 문지르면서 만지고 있는 중이었다.
"주군, 어째서 이런 더러운 곳을..."
"응? 씻고 올 때 배꼽 제대로 안 씻었어?"
내가 엄지손가락을 회수해서 냄새를 확인하려고 하자 이노리는 내 오른손을 꽉 붙잡아 버렸다.
"씻었습니다! 그러니까 맡지 말아주시기를...!"
내가 오른손을 움찔할 때마다 자신의 손으로 꼭 잡은 채 올리지 못하게 만드는 모습을 보니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흘러나왔다.
"여기까지 할까?"
이미 이노리의 유두는 봉긋하게 솟아올라 있었고, 그녀의 몸에서는 흥분감이 돌아서 내 품에 안긴 채로 조금씩 떨고 있었으며 입에서는 발정난 암컷 특유의 야한 입김이 쉴 새 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약간 아쉬운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이노리의 체질을 생각하면 너무 많이 괴롭히면 본편에 들어가서 체력이 떨어져서 제대로 할 수가 없을 테니 적당한 부분에서 멈추는 것이 좋을지도 몰랐다.
이노리의 몸을 만지고 있던 손을 떼어내고, 나는 그녀의 하얀 어깨에 손을 얹으면서 물어보았다.
"지금까지는 평소에 했던 일이지만 이제부터 뭘 할지는 잘 알고 있지?"
잔뜩 붉어진 얼굴로 이노리는 얌전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타마미 이노리."
"네... 주군..."
"지금부터 나와 함께 해줘."
내가 손을 잡으면서 그렇게 말하자 이노리의 얼굴이 잔뜩 붉어지고 있었다.
기쁨과 부끄러움, 그리고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초롱초롱한 눈으로 평소와는 다르게 내 눈을 피하지 않으면서 그녀는 내 품 안에 안긴 채 자신의 머리를 뒤로 꺾어서 내 입술을 맞췄다.
"이제부터... 괜찮지?"
"기꺼이... 명을 받들겠습니다 주군."
쪽.
가볍게 입을 맞춘 이노리는 내 품에서 빠져나간 뒤, 자신의 몸에 살짝 걸려있던 옷을 완전히 벗어던졌다.
실제로 여자기숙사 목욕탕에서 이노리의 속살을 본 적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완벽하게 알몸이 된 상태로, 그것도 정면에서 이제부터 나와 하나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본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어찌보면 최초공개나 다름이 없었다.
내 앞에 얌전히 무릎을 꿇은 채, 부끄러운 표정으로 명을 기다리고 있는 이노리를 보면서 나도 입고 있던 옷을 벗어서 이부자리 옆에 개놓았다.
"그럼. 잘 부탁한다."
"잘... 부탁드립니다 주군."
이노리가 지금까지 경험이 없기는 하지만 지식은 충분히 배워둔 상태였기 때문에 시작 전에 윤활액을 발라야 편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내가 시키지 않아도 이미 발기되어 있던 내 자지를 자신의 입으로 핥기 시작하는데, 평상시에는 자신의 혀와 입으로 정액을 뽑아내서 내 욕정을 풀어주기 위해서였다면 지금은 자신의 혀와 입술을 사용해서 성교를 진행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침으로 코팅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얼굴과 거의 비슷한 길이의 자지를 정성들여서 핥고 있는 이노리를 보면서 나는 그녀의 등을 살짝 만지면서 기다리고, 충분히 침이 발려졌다고 생각했을 때 이노리의 머리를 잡아서 움직임을 멈추게 만들었다.
"이번에는 내가 해줄게."
"괜찮습니다 주군. 그건......"
"내가 하고 싶어서 그래."
알몸이 된 이노리가 이부자리에 눕혀진 채로 조심스럽게 다리를 벌렸다.
이전에도 바지 위로 손을 대서 문질러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천조각 하나없이 만져보는 것은 처음이라 나는 긴장된 표정으로 그녀의 꼭 다물어진 보짓살을 살짝 벌려보았다.
'음......'
이노리의 오빠는 입가에 점이 있고 어머니는 눈물점이 있어서 이노리도 찾아보면 점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여기 있었구나......'
위치로 보았을 때 본인도 여기에 점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