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6화 〉 닌자는 주군의 편리한 도구(02)
* * *
꿀꺽.
작은 입술에 내 물건이 집어삼켜지는 감각.
사실 평소에도 몇 번이나 맛봤던 감촉이지만, 교실에서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이 꽤나......
'앞 자리에 있는 세리가 성인모드 해금되었으면 바로 걸렸겠지만......'
어차피 세리도 역사책 펼쳐 놓고 꾸벅꾸벅 졸고 있었고 오필리아도 성인모드 해금이 안 되어있어서 내가 밑에서 무슨 짓을 벌이는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수업에 집중 좀 해 아렌. 자꾸 지적당하잖아."
단지 내가 자꾸 부스럭거리고 있으니 주의를 줄 뿐.
"집중... 하려고 노력하고... 으읍... 있다고..."
오늘 여러가지 일이 있어서 발기된 상태라 집중이 안 되니, 어쩔 수 없이 몰래 숨어들 수 있는 이노리에게 한 발 뽑아달라고 부탁한 상태였다.
나는 분명히 쉬는시간에 이노리에게 도움을 받으려고 했는데 그녀가 수업에 집중하라고 핀잔을 줬으니 본인이 내가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움찔.
뜨거운 숨결이 내 고간에 닿고 서로간에 최대한 숨을 죽인 채 한쪽은 몸을 숙여서 자지를 빨고 있고 나는 물려주고 아무렇지 않게 연기하고 있다는 것이 참.
만약 이노리가 이전처럼 [충성소망]단계였거나 나에게 본심을 밝히지 않았다면, 즉 애정도를 참으려 했다면 거부했겠지만 [충성욕망]단계로 진화한데다가 자신도 아까 키스를 하면서 살짝 흥분한 상태였기 때문에 억지로나마 이런 일을 시킬 수 있었다.
'전투라면 조금 부족하지만 이런 면에서 꽤 편리하단 말이지 이노리는......'
물론 마법적인 능력이 있는 카렌 선생님에게는 걸릴 수도 있지만 지금은 마법도 검술도 모르는 역사 선생님 시간이라서 느긋하게......
"우웃!"
나도 모르게 절정에 달하는 순간 전립선이 팽팽하게 아파와서 소리를 지를 뻔 했는데, 오필리아가 그것을 듣고는 걱정스럽게 묻는다.
"왜 그래 아렌? 어디 아파?"
"아, 아니, 괜찮... 아..."
겨우 참았다. 여기서 잘못 쌌으면 이노리가 놀라서 비명을 지르거나 움직임을 보여서 다른 친구들에게 들킬 수도 있었으니...
"이노리. 나온다......"
책상에 얼굴을 숙이고 이노리에게 '목소리'를 속삭이면 그녀가 [그림자 주머니]를 사용해서 정액을 따로 수납하고 나중에 처리해주기로 했다.
그래서 지금쯤 입을 떼고 그림자 주머니 속으로 넣어야 하는데......
'어라...?'
그림자 주머니... 지금 펼친 건가?
왠지 부드럽고 촉촉한 것이 아직까지 이노리의 입 안에 귀두가 들어있는 기분인데?
'어? 설마... 지금 받아내려고...?'
아니면 내가 그림자 주머니 안에 들어가보지 못해서 그런데, 그 안쪽도 사람 몸처럼 따뜻한 건가?
'어떻게 되고 있는 거지?'
그림자 주머니 안인가? 아니면 여전히 이노리의 입 안인가?
정확히 판단하지 못한 상태로 이미 한계에 도달한 내 전립선이 열리며 사정을 시작했다.
"흐읍......"
이 상황이 흥분되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안에 가득 찰 정도로 정액이 꽉꽉 눌러 담겨져 있어서 그런 것일까.
아까 앨리스에게 흥분한 것도 있어서인지 14cc에 달하는 다량의 정액이 흘러나와 이노리의 입으로 들어갔다.
"우읏......!"
손에 움켜쥐고 있던 역사책이 찌그러지도록 힘을 준 채로 마음껏 이노리의 몸에 사정한다.
마리안은 나에게서 흘러나온 목소리에 무언가를 느꼈는지 뒤를 힐끔 돌아보려고 했지만 잡지 못한 상황이었고, 더 이상 냄새가 흘러나가지도 않아서 홀리오나 사일리안에게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웃... 우웃..."
최대한 신음소리를 줄이려고 했지만 이런 상황에서 지퍼만 열고 고추를 내민 채 사정하는 기분이 좋아서 나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왜 그래 아렌? 어디 아파?"
"아... 아니, 괜찮... 흐읍...!"
안 그래도 민감해진 몸인데 오필리아가 등에 손을 얹으니까 몸 안에 남아있던 정액이 추가로 쏟아져 나왔는데 덕분에 조금 더 흘러나와 15cc이상의 정액을 소실한 기분이었다.
"흐아아......"
아까 전부터 참았던 정액을 배출하는 쾌감에 나도 모르게 소리를 흘렸고, 결국 아까부터 뭔가를 의심하고 있던 마리안이 역사 선생님이 있건말건 벌떡 일어나서 나에게 다가온다.
"동생? 괜찮아?"
마리안까지 다가오니까 다들 내가 정말 어디 아픈가 싶어서 교실 내부가 웅성거리고 있었다.
물론... 아니 조금 고추가 아프기는 한데 남자로써는 건강하다고 해야 할까...
파르르...
사정의 여운으로 내가 떨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다들 걱정하는 동안 다행히 이노리는 [그림자 인법]을 사용해서 자리를 빠져나가 자기 자리에 얌전히 앉아 있었다.
다만 그녀의 복면 안쪽에는 하얀 자국이 남아있어서 내가 놀란 눈으로 그녀를 보니, 살짝 복면을 내려서 자기 입술에 남아있는 끈적한 정액을 혀로 핥아 모두 삼키는 것으로 증거를 인멸했다.
'저, 저 일부러 보여주는거 봐!'
그 모습을 보는 순간 귀두 끝이 저릿하게 지려오는 것만 같은데 차마 수업시간에 몰래 이노리를 불러서 빨게만든 내가 원칙적으로 잘못한 것이기 때문에 따질 수가 없었다.
'요... 요망해졌어...!'
분명히 시원하게 한 발 뽑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저릿저릿한 감촉이 하반신에 남아있었다.
* * *
낯선 천장이었다.
아니, 낯선 천장인지 아닌지도 구별하기 어려운 검은 색의 어둠이 내 눈 앞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혹시나 꿈인가 싶어서 눈을 감고 다시 잠들었다가 일어나도 숨이 턱 막힐 정도로 검고 어두운 천장이 내 시야를 채우고 있을 뿐이었다.
'뭐지?'
몸은 나른하고 주변의 무언가가 내 몸을 누르는 것처럼, 가위에 걸린 것처럼 팔다리가 잘 움직이지 않는다.
내 방과는 다르다.
당장 내가 누워있는 곳이 침대가 아니었고 푹신한 이불이었으며, 이불 밖으로 나가있는 내 손등에 닿는 감촉이 시원하면서 까끌까끌한 돗자리 같은 느낌이었으니까.
고개를 돌려보니 아주 흐릿한 호롱불 하나와 함께 그 밑에 흐릿한 촛대가 보였는데, 나른한 상태에서도 나는 천천히 손을 뻗어 호롱불을 잡아보았다.
꽈득.
손으로 호롱불이 걸려있는 막대를 잡는 순간 불빛은 크게 흔들렸지만 막대는 움직이지 않았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낡은 나무대를 세워둔 것 같았지만 안에는 철근이라도 심은 것인지 손으로 잡아당겨도 옮겨지거나 흔들리지도 않았다.
'어디보자...... 지금 이 상황은 무엇일까......'
아직 졸린 듯이 반쯤 감긴 눈을 하고 있으면서도 나는 천천히 호롱불에서 손을 떼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보인다.
회색의 상태창이 떠 있었는데 당연히 내가 알 수 있는 존재들이 아닌지 그 내용은 ???로 도배되어 있었다.
'다섯'
"우으응......"
일부러 잠꼬대를 하는 척을 하면서 이불 안으로 손을 넣어서 몸을 확인해 보는데 결박당하거나 해꼬지를 당한 기색은 없었고 그저 몸이 엄청나게 나른해서 힘이 들어가지 않을 뿐이었다.
'수면제 같은 걸 먹였나?'
오늘 저녁에는 식당에서 다 같이 밥을 먹었는데 언제 넣은 것인지, 아니면 내가 자는 동안에 뭔가 다른 수단을 사용한 것인지.
가만히 생각하며 눈을 슬며시 감고 있던 나는 나를 향해 쏟아지던 시선들이 멀어지고 하나의 상태창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내 코 위로 작은 추를 늘어뜨린 실을 겨누기 시작할 때.
번쩍.
기습적으로 눈을 뜨고 이불을 말아 몸을 굴렸다.
빙그르르 화악!
한 타이밍 늦게 그림자로 이루어진 밧줄이 나를 묶으려고 했지만, 내가 일부러 그들을 방심시키고 이불에 애벌레처럼 몸을 둘둘 말고서 회전했기 때문에 제대로 묶지 못했고 뒤늦게 내 몸을 묶어봐야 내가 노리던 것은 이불에 불을 붙이는 것이었다.
화륵!
목화솜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두꺼운 이불 끝에 불이 붙으면서 어둑어둑한 주변의 어둠이 걷혀가기 시작했고, 회색의 상태창들이 멀어져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이불을 불타는 망토처럼 회전시켜 어깨에 두르는 것으로 주변을 밝게 비춰보였다.
"다섯. 나이로 보았을 때......"
다들 덩치는 꽤 작은 편이었다.
나보다 키가 큰 성인 남성이 두 명, 하지만 내 친구들의 평균과 비교해보면 꽤 작았고 나머지는 이노리와 비슷한 체형이 하나, 더 작은 체형이 둘.
게다가 내가 불을 질러서 주변을 밝히는 순간 그림자 속으로 녹아내리듯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이곳이 어디인지, 그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그림자 가문]인가?'
본래는 친구들을 데리고 쳐들어와야 하는 곳이었다.
그런데 혼자서 이곳에 끌려오다니 지금까지 확인한 적이 없는 이벤트였고 공략조차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어차피 이노리를 지금 시점에 손에 넣었다는 것부터가 버그성 플레이였으니 이 정도의 변수는 각오해야 하지 않나 싶기는 했다.
"흥!"
패앵!
코에 흘려보내려던 약물을 한번 풀어내고 나니 이제서야 정신이 드는데, 오행무경심법으로 인해서 몸에 들어온 약물이 빠르게 분해되면서 제 정신이 돌아오고 둔해진 감각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다.
뿌득!
바닥에 박혀있던 촛대를 뽑아들자 바닥에 고정시켜두기 위해 못이 네 개나 박혀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는데 그래봐야 [검의 명가]특성도 올리고 힘도 강해진 나에게 있어서는 약간 자세를 취하면 뽑아낼 수 있는 수준이었다.
"자... 그럼 이제 물어볼까."
주변에 불길이 퍼져가며 어둠이 걷혀가는 도중에, 나는 어둠에 숨어있는 다섯을 향해 물었다.
"너희는 누구지?"
당연히 그들은 섣불리 대답하지 않았다. 단지 우연이겠지, 내가 본능적으로 불을 질러서 자신들이 다가오지 못하게 만들었겠지라고 생각하고 있겠지.
지금도 슬쩍 거리를 벌려서 나를 포위하려고 하는데, 나는 일부러 모르는 척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가 내 뒤로 돌아오려는 그림자를 향해 촛대를 휘둘렀다.
후웅!
그림자가 어그러지며 그 사이에 숨어있던 사내가 잠시 모습을 드러냈으나 그는 빠르게 지붕 아래의 숨은 공간으로 사라져버렸다.
"이렇게 나온다면야."
불타는 이불로 인해 주변에 화재가 커져가기 시작하자 몇 명이 동요하는지 상태창이 바쁘게 움직였는데 불을 제압해야 할지 나를 제압해야 할지 고민하는 모양인데.
'그럼 이쪽에서 선택하게 해줄까'
펄럭!
내가 깔고 자고있던 이불을 벌로 걷어 차서 불붙은 이불 위로 덮어서 화재를 진압하고, 나는 나에게 주어진 이점인 '너네 집에 불났다'전술을 포기했다.
불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금방 제압할 수 있는 수준으로 줄어들자 그들은 화재진압보다 우선 나를 제압하기 위해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화재가 갑자기 꺼지면서 내가 갑자기 왜 전술적 이점을 포기하는지 이해 못한 [그림자 가문]의 일원들이었지만 아까부터 그들을 당황시키는 내 행동을 보면서 쉽사리 접근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사실 내가 다시 불을 끈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이노리. 당장 나에게로 와."
나도 '그림자'의 가호를 받는 몸이었고, 언제 어디라도 불러낼 수 있었으니까.
그들과 마찬가지로 너무 밝으면 그녀가 올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스르르륵...
내가 들고 있는 호롱불이 만들어낸 그림자에서 나의 그림자, 이노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