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화 〉 흥 누나 삐졌어(04)
* * *
결국 욕망에 이기지 못하고 부탁하고 말았다.
쪼르르르...
자신의 수통에서 물을 흘려보내서 자신의 손에 떨어지게 만들고, 그것을 노출되어 있는 내 고추를 문지르면서 씻겨주고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정성스러우면서도 뭔가 기분이 미묘해지는데, 그녀의 한쪽 손은 내 가랑이 사이에 들어와서 아래쪽에서 받쳐주면서 문지르고 있었고 한쪽 손으로 수통을 기울여서 물을 뿌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
일단 냉기보존 마법이 걸려있는 수통인지라 미지근한 물이 아니라 냉장고에 넣어둔 정도의 시원한 물이 흘러나오니까 자꾸 하반신이 움찔거리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마리안의 손가락이 내 고간을 붙잡아서 도망가지 못하게 만든다.
'뒤를 돌아볼 수 없는 상황이라서 그렇지 지금도 [감금욕망]이 빛나고 있지 않을까...?'
가두는 대상이 내 분신인 것 같지만.
쪼르르르...
다행히 정액이 뿜어져 나오지는 않아서 오랜시간 씻어야 하는 상황은 아니었기에 물을 살짝 뿌리고 마리안의 손가락으로 구석구석을 씻어주는 것이 끝이었는데, 그 동안 마리안은 일부러 나를 자극하려고 한 것인지 중간부터는 노골적으로 내 물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 동안 이노리의 손기술에 단련받은 나로써는 오히려 힘이 너무 들어가서 중간에 아프거나, 혹은 그걸 주의해서 너무 힘을 풀어서 별로 조여드는 기분이 없는 마리안의 손기술로는 자극이 되지 않았지만.
"동생? 누나한테 할 말 없을까?"
원래 그녀의 예상대로라면 이렇게 만져주면 '누나 나 고추가 이상해 소변이 마려운 것도 아닌데 자꾸 부풀어오르고 있어'라고 매달릴 것이라 생각한 모양인데 말이지...
"아...!"
하지만 조금 반응이 오려는 순간 마리안의 손톱이 살짝 내 기둥을 스치고 지나가면서 발기하려던 물건이 시무룩하게 죽어버렸다.
'끄응... 매번 기술 좋은 이노리에게 봉사받다가 마리안의 마구잡이 봉사를 받으니 오히려......'
방금 전까지 분위기 좋았는데 갑자기 확 깨는 기분이 먼저 들었다.
이걸 보고 역체감이라고 하던가?
하기야 성기 임시레벨이 +4에 달할 정도로 수련해온 이노리에 비해서 마리안은 아직 0, 그러니까 애무기술이 전무하다 볼 수 있었다.
게다가 내가 이노리와 연습하는 것과는 다르게 마리안이 다른 남자를 상대로 연습하는 것도 아니고, 성인모드가 해금된 인원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같은 여자들에게 기술을 전수받는 일도 없을 테니...
움찔.
지금도 뿌리 부분을 잡는 손에 힘이 들어가서, 내가 만약 단단하게 발기된 상태였으면 똑하고 부러질 정도로 힘이 들어갔지만 다행히 힘이 풀려있어서 조금 아픈 정도로 끝나는 수준이었다.
"나 고추 아파..."
"그, 그래? 미안해, 누나가 아직 잘 못해서..."
사실 남의 성기를 만진다는 것이 꽤나 세심한 손길이 필요한 법이라서 나도 이노리를 상대로 연습하고 있는데, 마리안은 특히나 힘도 강해서 더욱 정교한 손길이 필요하지만 검을 사용하는 기술에서는 정교할지 몰라도 맨손으로 하는 기술은 그야말로 초짜나 다름이 없었다.
아니 힘이 강해서 오히려 더 안 좋았다. 그냥 할퀴거나 아프고 끝이 아니라 조금만 삐끗하면 정말... 내가 고자라니! 를 외치게 만들 수도 있으니까.
'가능하면 조금... 입으로라도 빼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안 되겠다'
잘못하면 진짜 뜯긴다.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마리안의 주춤거리는 손길을 피해서 물기가 떨어지는 자지를 내 손으로 잡아 바지 안으로 집어넣었다.
"아직 덜 닦이지 않았을까? 누나가 조금만 더..."
살짝 아쉬운 목소리로 집착하는 마리안에게 나는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해주었다.
"이제 시원해! 고마워 누나!"
일부러 누나라고 불러주면서 마리안의 수작을 차단했다.
* * *
아직 이른 시간인지라 깨어있을까 아니면 잠을 잘까 고민하다가, 안 그래도 마리안 때문에 제대로 잠을 못 잤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잠을 청하기로 결정했다.
"이리 들어와."
내 침낭이 버젓이 옆에 있지만 마리안은 자신의 침낭을 열면서 들어오라고 했는데, 이곳이 숲인데다가 새벽이라 조금 쌀쌀하기도 했고 내 침낭을 새로 열고 들어가는 것도 귀찮아서 그냥 마리안이 열어준 침낭 안으로 쏙 들어가버렸다.
꽈악.
물론 마리안은 내가 들어오자마자 무슨 조개가 입을 다무는 것처럼 자신의 팔다리를 사용해서 나를 묶어뒀지만, 적당한 압력감은 숙면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냥 이 정도는 당해주기로 했다.
"잘 자 누나아..."
이렇게 순진한 동생연기를 해두면 최소한 자는 동안 건드리지는 않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마리안의 가슴을 조물락거리며 잠에 빠져들었다.
꿈도 꾸지 않을 정도로 짧지만 깊은 잠을 자고 난 뒤 내가 눈을 뜨니 어느새 해가 높이 떠 있었다.
아예 해가 중천에 뜬 것은 아니었고 아침해가 뜨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8시에서 9시 사이 정도?
'그래도 한 3시간 정도는 잔 것 같네'
아직 피로감이 있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움직이는데 불편한 수준은 아닌지라, 마리안의 품 속에서 다리를 쭉 펴면서 기지개를 편 다음 고개를 들었다.
"아렌...? 왜 여기에 있어...?"
반팔과 반바지로 보이는 편안한 잠옷을 입고 있던 오필리아는 자고 일어나서 부스스한 머리를 한 채 당황한 표정으로 나와 마리안이 들어있는 침낭을 보고 있었다.
"거기에 같이 들어갈 수 있었어...?"
"응?"
아, 그러고 보니 오필리아는 아직 성인모드가 해금이 되지 않아서 침낭을 하나당 1인만 사용할 수 있는 제한이 있었나보다.
'하기야 오필리아도 가능하다면 나와 같은 침낭을 쓰는 편이 호위하기에 더 좋은데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가... 이것도 성인모드에 들어가는 건가?'
"어쩌다 보니 들어왔는데... 마리안?"
내가 콕콕 몸을 건드려 보아도 마리안은 내 몸을 안은 채 놓아주지 않았다.
잠들었나? 라고 하기에는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 있으면서 나를 꼭 안으면서 머리를 자기 가슴골로 찍어누르고 있으니까 잠을 덜 깬 건가?
꾸우우욱...
'숨막혀......'
안 그래도 가슴이 커서 얼굴과 몸 사이에 틈이 별로 없는 편인데 그 위에 내 머리를 억누르고 있으니 숨이 턱 막힌다.
잠시 그대로 있던 마리안인 훗, 하는 웃음소리를 흘리고는 드디어 나를 풀어주었다.
"푸하!"
그리고는 어제와는 다르게 자신의 침낭을 살짝 열어서 빠져나갈 수 있게 해줬고, 나는 네 발로 기어서 마리안의 침낭에서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마리안은 어차피 자신이 불침번을 서고 나면 고블린 마을로 진행할 것이라 아예 옷을 챙겨입고 있었는데, 다른 곳은 모르겠지만 마리안의 가슴골에 내가 흘린 듯한 땀과 손으로 주물거린 듯한 인위적인 주름이 잔뜩 생겨 있었다.
노골적으로 그녀의 유두를 주무른 것이 티날 정도로 회오리 방향으로 쭈글쭈글한 주름이 있는데... 내가 잠결에 저렇게 만졌구나 생각하니 왠지 부끄럽기도 하고.
'그보다 왜 벗는 것보다 입는거에 반응이 오지?'
하나하나 셔츠의 단추를 잠그면서 올라가는 손길을 따라서 내 시선도 올라가고, 마리안의 봉긋한 가슴골을 단추가 가리면서 마지막으로 넥타이를 두르고 다시 매는 모습으로 가슴골이 가려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지는데 마리안은 내 노골적인 시선을 보고서도 일부러 보여주려는 것처럼 손길을 늦춰서 천천히 옷을 입고 있는데...
"아렌? 아침 준비 해줄래?"
약간 가시가 돋아있는 오필리아의 말에 나는 얌전히 공용 짐에 들어있는 냄비를 꺼내서 장작 위에 올렸다.
뭔가 미묘하게 오필리아의 표정이 굳어있고 마리안은 여유롭게 웃고 있는 것 같은데, 왠지 양쪽에서 살기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기분에 신경쓰고 싶지 않아서 자리를 피했다.
"......"
나무그늘 밑에서 잠든 이노리는 밤새서 불침번을 맡고 해가 떠오른 지금에서야 조금 잠을 자고 있었다.
'음...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되겠지?'
아무리 밤을 새는데 익숙하다고는 해도 약간의 휴식은 필요한 법이었다.
침낭 안에 몸을 눕힌 채 숨쉬면서 가슴이 살짝 들썩거리는 것을 제외하면 정말 죽은 듯이 자고 있는 이노리였다.
일단 우리는 밤에 이노리, 그리고 중간 새벽에는 오필리아, 마지막으로 아침에는 마리안이 불침번을 서는 모양인데 시간을 딱딱 나눈 것이 아니라 적당히 자기가 무리하지 않을 정도로 시간을 배분한 상태였다.
덕분에 밤에 강해지는 이노리가 꽤 많은 시간을 커버하고 있었지만.
'뭐 본인은 그림자 가문에서 배운 기술로 잠을 적게 자도 된다고 하니까......'
그러고 보니 이노리는 잠든 상황에서도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무표정으로 잠들어 있었는데 남들이 본다면 잠을 잘 때에도 흐트러짐이 없는 역시나 닌자! 라고 하겠지만 말이지...
'후훗... 귀엽구만'
상태창에 뜬 맨 얼굴을 보면 입을 살짝 벌리고 입가에 침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복면이 두꺼워서 겉으로 티가 드러나지는 않지만 말이지.
'내부는 축축하겠구만... 뭐... 좋은 주군으로써 밤 동안 소리도 내지 않고 고생한 수하에게 숙면을 선물해주도록 할까'
슬쩍 복면을 끌어내리고 이노리의 입을 타고 흐르는 침을 손가락으로 닦아내준다.
일어났을 때 복면이 침범벅이면 솔직히 불쾌할거 아닌다. 나랑 둘만 있으면 복면이라도 벗지 마리안이나 오필리아가 동행중이라 복면도 못 벗을 텐데.
쪽.
손에 묻은 이노리의 침을 한번 빨아먹고는 내 수통을 열어 냄비에 물을 담고 아침 조리를 시작한다.
조리라고 해봐야 특별한 것은 없고 약간의 소금과 향신료를 넣고 건조식량을 때려박아 끓이는 것이지만.
고블린들의 습격이나 다른 문제 없이 아침식사 준비가 끝나자 자신의 침낭에 머리만 집어넣은 채 졸고있던 오필리아와 죽은 듯이 잠들어있는 이노리를 깨우러 갔다.
"일어나 오필리아."
"우으응..."
눈을 반쯤 뜬 채로 오필리아는 몸을 일으켰지만 몸만 일으켰을 뿐 자기 자리에서 고개를 숙인 채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나는 가차없이 오필리아의 뒷목을 간지럽혔다.
"아, 아하하핫...! 간지러워!"
가뜩이나 신경이 예민한 오필리아는 목덜미에 손이 살짝만 닿아도 깜짝 놀라는데 지금처럼 살살 간지럽히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아레엔~! 이런거 안 해도 일어난단 말이야!"
"그래도 이게 효과가 좋은 걸."
"너무해 정말!"
자신의 목덜미를 가리면서 투덜대는 오필리아를 식사자리로 보내고 나무그늘 아래에서 잠들어 있는 이노리에게 향한다.
"이노리. 이노리?"
일부러 자리로 다가오는 마리안이나 투덜거리면서 국자를 젓고 있는 오필리아가 듣지 못하게 작은 목소리로 이노리를 부른다.
하지만 이노리는 푹 잠든 상태였고 나는 그녀의 복면을 살짝 풀고는 다시 벌어져서 침이 배어나오려고 하는 그녀의 입술을 손가락으로 살살 문질러 주었다.
"일어나 공주님."
쪽.
입을 헤 벌리고 자고 있어서 그 위에 살짝 입술을 겹쳐주었다.
깊은 키스는 아니고 가볍게 뽀뽀를 한 정도였는데, 자신의 입술을 손가락으로 문지를 때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던 이노리가 갑자기 화들짝 놀라면서 그림자 안으로 아예 파묻혀버리더니 잠시 후 새빨개진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
"주, 주군! 방금 무슨...!"
"쉬이잇!"
갑자기 흥분해서 크게 소리지르는 이노리에게 다급하게 손으로 입을 덮어서 목소리를 막았다.
나와 이노리가 주종관계라는 사실을 남에게 알려서는 안 되었기 때문이었다.
"왜 그래? 아렌 혹시 리타한테..."
" 아니야! 내가 깨우다가 잠결에 소리지른 거래! 그렇지 이노...리타?"
습관적으로 이노리라고 부르려고 하다가 리타라고 바꿔부르니 뭔가 호칭이 이상해졌지만, 이노리는 자신의 복면을 허겁지겁 다시 쓰면서 맞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끄덕이고 있었다.
얼굴은 터질 것처럼 빨개져 있었지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