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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게임에 중국산 성인모드 깔지마라-43화 (43/91)

〈 43화 〉 나를 딸감으로 쓰면...(01)

* * *

E반과 F반의 합동 마법수련장.

카렌 선생님이 직접 마법을 가르치는 곳이었는데, 검술반의 수련장은 허수아비나 목검, 간단한 방어구가 널려있는 평범한 훈련장 같았다면 이곳은 달랐다.

마법에 사용되는 촉매나 지팡이가 있는 것을 제외하면 마치 양궁장처럼 과녁이 놓여 있었고 학생들은 각자의 마법을 사용해서 그 과녁을 맞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 외의 다른 수련이 필요한 마법사들은 각자 온갖 원소를 머금은 방에서 자신들의 수련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 눈이 뿜어져 나오는 방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프로스트 오브를 들고 유지하는 데이츠가 그러했다.

우리를 알아보고는 부풀어오른 볼살에 차오른 땀을 닦아내면서 방에서 나오는 데이츠를 향해 오필리아와 내가 손을 흔들어 인사를 건넸다.

"응? 아렌이랑 오필리아 아냐. 둘 다 마법에도 관심이 있던가?"

­ 데이츠의 호감도가 '친구'단계가 되었습니다 –

"오늘은 견학이야 견학. 아렌이 한번 보고 싶다고 해서."

오필리아가 내 어깨를 잡으면서 그렇게 대답하자 나는 그냥 한번 웃어주면서 데이츠의 관심을 끌었다.

"흐음. 그렇단 말이지. 다들 마법에 대해서는 알아?"

그 말에 오필리아는 손가락을 하나 들어올려서 작은 불꽃을 보여주었고 데이츠의 시선이 나에게 돌아오자 나는 당당하게 대답해 주었다.

"몰라."

"......왜 왔어?"

"배움에는 제한이 없으니까."

다른 친구가 들었으면 비웃음부터 날렸겠지만 데이츠는 곤란한 웃음과 함께 자신의 얼굴에서 흘러나오는 땀을 닦아내었다.

"으음... 뭐 그래. 오필리아는 기본은 아는 것 같으니 수련장을 마음껏 이용하면 되고, 아렌 같은 경우는 초보지?"

"그렇지."

"원래는 부반장인 홀리오가 안내해줘야 되겠지만 지금 홀리오는 좀 바빠서 말이지... 아렌은 잘 모르겠지만 다음 실습이 지나면 바로 반 대항전이 있거든."

"아, 이야기는 들었어."

사실 나도 그것 때문에 온 거다.

다음번 실습이 끝나면 곧바로 반 대항전이 시작되는데, E반과 F반의 모든 학생이 대련을 벌이는 것이다.

검술과 마법 양쪽에서 상위 6명, 총 12명의 인원을 뽑아서 대련을 하는데 거기에서 승리한다면 E반의 혜택(기본 지원 포인트라거나 몇몇 시설 우선이용권 등) 우리가 받고 E반은 F반의 수준으로 강등당한다.

역사적으로 E반과 F반이 바뀌는 경우가 없지는 않았지만 이번 기수는 단 한 번도 반이 바뀌지 않을 정도로 A반과 B반, 그리고 C반과 D반, E반과 F반 사이에서는 꽤나 높은 수준의 격차가 있었다.

'주인공 보정 때문에 내가 찾아가서 몇 가지 조언을 주면 능력치가 크게 오르니까'

검술반은 이미 충분히 강하다 못해 넘쳐난다고 생각해서, 승률을 조금이라도 올리기 위해 마법반에 방문한 것이다.

일단 마법반에 아는 얼굴이라고는 몸 쓰기 싫어서 오는 홀리오, 세리 같은 마법은 교양 수준으로 배우는 학생들과 데이츠나 올리비에 같은 마법가문 출신의 캐릭터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데이츠의 능력치는 충분한 수준이고... 그래도 혹시 모르니 수련할 때 좀 도와줄까?'

데이츠는 특성인 [눈보라 마술사]는 아직 제대로 빛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꽤나 노력파라서 약한 마나라도 상대를 제압하는 기량이 좋아서 약간만 조언해주면 될 거다.

'저쪽은 내가 도와주지 않아도 되겠지'

[마탄사수] 올리비에는 F반의 마법으로는 최고 실력자였으니까.

손가락으로 마나를 총알처럼 발사할 수 있는데 위력은 심심한 편이지만 사거리가 길고 연사속도가 빨라서 이런 대련에서는 최강의 전력이라 할 수 있었다.

아, 참고로 이런 순위에서 앨리스는 열외다. [별의 마법사]는 너무 사기 능력이라서 사실 대련에서 없는 패로 취급하거든.

'검술반은 사일리안, 케이, 마리안이 있으니까 질 일이 없고 나머지는 중간만 해줘도 승리 예정... 마법반이 오히려 구멍인데 말이지'

그렇다면 만능 캐릭터인 오필리아에게 마법을 가르쳐서 마법사쪽으로 내보내고 데이츠랑 올리비에를 밀어주면 된다.

'만약 내가 마법을 배울 수 있다면야... 나도 시도해봐도 괜찮겠지만'

그래도 내 실력이 그만큼 강해질지 모르는 일이고, 목검이 있는 검술쪽과는 다르게 마법쪽은 별다른 아이템이 없어서 안전을 위해서는 검술반으로 참전할 예정이었다.

물론 내가 실전경력은 괜찮지만 대련 중에는 중간 이하의 성적을 보였기 때문에 상위 6명에 뽑히지 못할 가능성이 높지만.

'어차피 내가 반 대항전의 참전순서를 결정하고 상대를 보고 누가 상대할지 계산해야 하니까 직접 참전하는 것보다는 코치나 감독 역할을 하는게 옳겠지'

뭐, 아무튼 그렇게 해서 마법반에서 쓸만한 전력은 오필리아, 데이츠, 올리비에 정도였고 한 명을 키운다면 홀리오를 밀어주는 편이 좋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아렌은 오늘 나랑 같이 있어. 기초는 내가 가르쳐줄 테니까."

요즘 들어 검술반에 들어가면 마리안과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늘어나서 그런가, 오필리아는 오늘따라 적극적으로 나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검술반에 가면 보통 마리안을 봐주고 그 다음에는 사일리안과 미래를 대비해서 케이 정도를 확인하고 오필리아는 시간이 남거나 다른 친구들이 바쁘지 않는 이상 우선순위가 밀렸다.

'나중에 적이 될 캐릭터를 일부러 키우는 취미는 없으니까 말이지......'

하지만 지금은 마법반 튜토리얼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일단은 오필리아와 같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왠지 평소보다 신이 난 오필리아는 구석에 마련된 마나수련실의 문을 열어서 나를 집어넣고, 자신도 따라서 안으로 들어왔다.

"오필리아는 마법 쓸 줄 알아?"

"간단하게는. 쨘~!"

아까 데이츠에게 보여줬던 것처럼 자랑하듯이 손가락에서 불꽃을 피워내는 오필리아였다.

"나, 마법사의 재능이 있을지도?"

'그거야 당연히... 있겠지'

[완성된 혈통의 힘]은 그야말로 모든 분야의 능력치와 스킬을 최대로 발휘하게 해주는 사기 특성이니까.

물론 지금은 [다재다능]이라는 위장된 특성으로 나와있지만.

"오필리아는 역시 대단하네."

"그렇지? 아렌에게도 알려줄까?"

마법사의 분류를 따지자면 철저하게 공부를 하고 연구해서 마법을 사용하는 마법사가 있었다.

이쪽은 본인의 체질상 마나를 모으기 어려운 체질이라 할지라도 도구나 별개의 마나를 가진 지팡이를 사용해서 마법을 쓸 수 있었는데, 특별한 마법적 혈통이 없는 홀리오와 세리가 이쪽에 속했다.

그와는 반대로 아예 본능적으로 마법을 사용하는쪽이 [별의 마법사] 앨리스였는데 일반적인 마법수련으로는 따라갈 수 없는, 말 그대로 타고난 수준의 마나량과 특수한 별의 마법을 사용한다.

그와 비슷하게 원래 냉기의 힘을 타고난 [눈보라 마술사] 데이츠였지만 지금은 고지혈증 때문에 혈관의 마나흐름이 막혀서 홀리오나 세리처럼 연구하는 방식으로 도구를 사용해 마법을 사용하는 방식이었고.

'저게 마나인가?'

어린아이처럼 내가 신기해하는 표정을 짓자 신이나서 눈 앞에서 마법을 사용하는 오필리아의 피부를 타고 흐르는 흐릿한 흐름을 열심히 관찰한다.

그녀의 가슴에서 시작되는 마나의 흐름이 팔을 타고 손 끝으로 흘러가면서, 그 끝에서 갑자기 색이 바뀌면서 불꽃이 되어 모습을 드러낸다.

"흐응......"

방금 전까지 자랑하듯 마법을 보여주던 오필리아가 일부러 특유의 콧소리를 내면서 손을 내렸다.

"아렌. 너무 시선이 노골적이지 않아?"

"응? 시선......"

오필리아는 자신의 앞섶을 손으로 살짝 가리면서 얼굴을 붉히는데 나는 그제서야 마나의 흐름을 확인한다는 느낌으로 오필리아의 가슴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아주 능글맞아~"

"오해야 오해. 마법을 어떻게 쓰는지 보려고 그렇게 확인한 거라고."

"솔직하지 못하네."

"솔직히 그 이유라고."

'성인모드도 개방 안 되었으면서!'

이미 마리안의 큰 가슴에 익숙해져서 오필리아 정도는......

'아니지... 매섭게 성장하고 있으니까 성인모드가 개방될 정도가 되면 마리안에게 뒤쳐지지 않는......'

"방금 전에 그렇게 얘기하고는 또 다시 음흉한 눈으로 보고 있지 않아?"

이번에는 차마 부정하지 못해서 고개를 홱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자, 손 줘봐."

"응?"

내가 우물쭈물하면서 이론 책이나 뒤져보고 있으니 오필리아는 자신의 가느다란 손가락을 내밀어서 나에게 손을 달라 요청하였다.

"뭘 하려고?"

오필리아가 나에게 나쁜 짓을 할 일은 없었기 때문에 일단 내 왼손을 넘겨주니, 오필리아는 왼손으로 내 손목을 잡고는 오른손 검지를 펼쳐서 내 손바닥에 살살 문지르기 시작했다.

"느껴져?"

"간지러워."

"아하하... 그런 느낌이야."

"아니 이건 그냥 그냥 살이 문질러져서 간지러운 건... 으응?"

손바닥에서 살짝, 정전기가 오르는 듯이 따가우면서도 간지러운 기운이 느껴지고 있었다.

오필리아의 손가락이 내 왼쪽 손바닥을 따라서 움직일 때마다 약간의 시간차이를 두고 내 아랫배에 들어있던 무언가가 손바닥으로 흘러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간질간질간질~"

일부러 신이 난 것처럼 내 손바닥을 간지럽히던 오필리아의 검지손가락이 내 손바닥 중심을 꾸욱 눌렀다.

'뭔가 배가 간질간질한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오필리아는 성인모드가 개방되지 않아서 나도 성인모드가 해제되지 않고 있었는데 왜 자꾸 간질간질한지 모르겠다.

마리안이나 이노리였다면 성인모드가 열려서 고추가 간지럽나 할 텐데 지금은 이상하게......

"자~ 손 잡기!"

마나를 사용해서 내 손바닥을 자극하던 오필리아는 덥썩, 하고 자신의 손가락을 내 손에 끼워넣었다.

눈에 보이기에는 가느다랗고 예쁘장한 손이었지만, 내 손이 더 작았기 때문에 누나 손을 잡은 남동생처럼 내 손이 오필리아의 손에 안겨있는 모양이었다.

"이게 뭐야."

"요즘은 아렌이 손을 잘 안 잡아주니까?"

생긋 웃으면서 내 손을 잡고 신이 나서 흔드는데 그 모습을 보니 최근들어 마리안이나 이노리에게 신경쓴다고 오필리아를 의도적으로 피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미안해지네......'

나름대로 세리나 다른 친구들과 잘 지내는 것 같은데, 그래도 소꿉친구인 내가 가장 신경쓰였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내, 어차피 오필리아와 정을 떼어야 오히려 나중에 힘들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서 가슴이 착 하고 가라앉는 느낌이었지만.

"그래서, 마나의 흐름을 알겠어?"

"조금은."

나는 심장에 마나가 있지 않았기 때문에 마나 수련장에 놓여있는 한 뼘 반 정도 크기의 연습용 마법 지팡이(wand)를 들어올리고 마나를 끌어올려 보았다.

"안 되네."

그런데 지팡이에서는 오필리아의 심장과는 다르게 마나가 거의 느껴지지 않아서, 바닥에 지팡이를 툭툭 털면서 한번 확인해 보았다.

­ 연습용 마법 지팡이 –

­ 지능이 20 이상일 경우 착용 가능 –

­ 내구도 18/25 –

­ 충전량 0/10 ­

'충전량도 있었나?'

"잠깐만. 나 나가서 지팡이 좀 바꿔올게."

오필리아를 두고 잠시 지팡이를 바꿔달라 하기 위해 카렌 선생님을 찾았는데, 선생님은 바쁜지 보이지 않았고 홀리오가 피곤한 표정으로 마법사격 연습을 하고 있길래 가서 지팡이를 바꿔달라 했다.

"여기."

비품창고에서 새로운 마법지팡이를 받고 충전량이 8/10인 것을 확인하고는 다시 마나수련실로 들어왔을 때.

"아...!"

마나수련실에서 빠져나오는 예기치 못한 상대와 정면으로 마주치고 말았다.

[별의 마법사]

'네가 왜 거기에서 나와?'

가장 먼저 그녀의 얼굴 옆에서 하트가 두 칸이나 채워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나, 얘랑 아무 것도 안 했는데?'

"히, 히익...!"

마나수련실에서 무언가를 손에 들고 나오던 앨리스는 나를 발견하더니 화들짝 놀라서 들고 있던 책을 떨어뜨리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마나수련장 밖에서 세리와 수다를 떨면서 기다리고 있던 오필리아가 다가와 물어본다.

"아니 앨리스가... 여기는 무슨 일로 왔어?"

"응? 나도 모르겠는데. 그냥 마나수련장 이용하러 온 것 아닐까?"

"그... 런가?"

마나수련장이 마법반에서도 초보들이나 쓰는 곳인지라, F반 최강의 마법사(논외지만)인 앨리스가 사용하려 할 줄은 몰랐다.

'지난번 자위 목격사건 이후로 꽤나 나를 불편해하는 것 같은데 말이지...'

앨리스가 떨어뜨린 책을 주워드는데 내가 아는 책은 아니었고, 서적보다 조금 얇은 일기장 같은 물건인 모양이었다.

아이템 정보도 뜨지 않고 제목도 없어서 뭔가하고 살짝 표지를 열어서 확인해보니 속표지에는 '별의 마법 사용 설명서'라는 글자가 적혀있었다.

'잠깐만. 이런건 아이템 취급 받지 않나?'

원래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얻을 수 없는 버그성 아이템인가 싶어서 나는 오필리아에게 잠시 시간을 달라고 하고는 혼자서 마나수련실 안으로 들어갔다.

'설마 이걸 보면 별의 마법을 배울 수 있다거나?'

좋은 아이템을 얻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잠시 손에 들고 있는 책을 빠르게 훑어보았다.

'천문학. 태양과 달의 마나, 그리고 별을 인도하는 법... 그리고...'

3페이지로 빠르게 넘어가는 순간. 나는 갑자기 변한 내용에 의아함을 표할 수 밖에 없었다.

갑자기 내용물이 야설로 바뀌치기 당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심지어­

"......내가 왜 여기서 나와?"

내가 주인공인 야설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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