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화 〉 아침 저녁으로 일하는 닌자(01)
* * *
내 품에 안겨서 헐떡이는 마리안의 상태창 뒤로 나는 거울을 돌아보았다.
주인공이기 때문에 별다른 특성이 없던 내 상태창 옆으로 흐릿한 황금색의 특성이 떠올라 있었다.
[검의 명가]
마리안이 보유한 특성이었다.
이게 왜 내 얼굴에 떠있는지 당황하고 있는 동안 마리안은 땀에 절은 몸을 나에게 기대면서 속삭였다.
"하아... 하아... 누나... 열심히 했어..."
"아... 어... 으응..."
"앞으로도... 쭈욱... 함께..."
그녀의 애정도는 이미 다섯번째 하트의 절반을 채우고 있었다.
"수고했어 누나."
"응... 누나... 열심히 했어..."
조심스럽게 마리안의 등을 쓸어주면서 그녀를 달래준 뒤 나는 천천히 결합해 있던 서로의 몸을 떼내었다.
꿀럭...
붉은 핏기운이 섞여있는 체액으로 범벅이 된 서로의 몸을 보며 나는 일단 내 상태의 확인보다 마리안을 챙겨주는 것이 먼저라고 판단을 내렸다.
"저기 누나...? 지금 잠들면... 우리 큰일나는데...?"
하지만 마리안은 이미 만족한 표정으로 잠들어 있었다.
"......어떻게 하냐..."
갈렌이 오기 전에 어떻게 해서든 만족한 모습으로 잠든 마리안을 치워야 한다.
"누나아...?"
아. 이거 좆됐다.
* * *
마리안과 동침한 이후로 나는 동반수련공의 중급과정을 익힐 수 있었다.
정확하게는 동반수련공은 이미 내 몸에 익혀져 있었고 중급과정에 대한 설명문을 번역해서 읽을 수 있던 것이지만.
며칠 정도 시간을 거치고 동반수련공과 시스템 메시지 등을 조사하면서 조금씩 정보를 모았다.
동반수련공을 참고하고 내 상태창이나 시스템 메시지를 떠올리며 수첩에다 내용을 정리해서 기재해 두었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이렇다는 거지?"
성인모드는 원래는 금지되어서 막혀 있는 애무나 전희를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상호간의 자위까지는 성인모드의 기본 기능으로 추가되어 있어서, 마리안을 조교실에 넣어두고 묶어둔 다음 가슴을 사용해서 나 혼자 자위를 했을 때에도 특수한 기능이 발현되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에서 끝이 아닌 것이 추가로 서로의 성기가 맞닿을 경우 성기레벨이 개방, 특수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 기능은 내가 사용할 줄 몰라서 개방되지 않은 거고... 지금은 전부 확인이 가능하지만'
성인모드가 개방되었어야 하며 나에게 애정도가 일정 이상 있어야하고 여성 캐릭터의 아랫배를 유심히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감수해야 했지만.
게다가 상태창을 보려면 눈을 부릅뜨고 힘을 줘야한다면 이건 은근히 야한 눈빛으로 상대의 아랫배를 봐야하니까 누가 봐도 변태새끼로 몰리기에 딱 좋은 기능이었다.
'뭐, 어쨌거나'
그리고 서로간의 성기가 결합되고 본격적인 성관계에 들어섰을 경우 상대를 만족시킬수록 애정도가 크게 올라가게 된다.
특히나 다섯번째 하트는 마리안과의 사이에서 벌어진 관계 한 번을 대만족시키면서 끝났기 때문에 절반 가까이 차올랐는데, 며칠간의 시간이 지나면서 다섯번째 하트의 게이지가 전체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보았을 때 다섯번째 하트는 꽤나 유동적으로 늘고 줄어드는 모양이었다.
'즉... 주기적으로 서로 합체를 해야한다는 거군'
다른 애정도는 떨어지지 않는데 성적인 부분의 애정도에서만 이렇다니. 이상한 곳에서 현실적이었다.
즉, 이전까지의 성인모드는 맛보기였고 실제로는 서로간의 성기가 닿았을 경우에 성기레벨을 토대로 대결을 하게 되는 셈이다.
내가 익힌 무공비급 중 하나인 동반수련공은 바로 이 때 작동하는 것이다.
동반수련공은 성인모드를 활성화 했을 때 효과를 발휘한다
동반수련공은 자신보다 성기레벨이 낮은 상대에게 치명타 효과를 발휘한다
성 관계시 치명타가 터지면 상대의 성감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성공적으로 관계를 종료할 경우 상대가 가진 특성스킬을 배울 수 있다
마지막 특성이 사기였다.
그 날 이후 마리안의 특성인 [검의 명가]를 손에 넣었는데, 4%밖에 되지 않아서 효과는 쥐꼬리만했지만 검술반에서 검을 휘두를 때마다 조금씩 손에 감겨드는 기분을 느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이성의 능력을 빼앗는 무공은 상대를 약화시키거나 약탈하는 방식이 많아서 혹시나 싶어서 마리안의 특성이 손상되었는지 확인해 보았는데 다행히 그녀가 가진 [검의 명가] 특성은 별다른 손상 없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말 그대로 동반수련, 상대의 능력을 배워오는 무공인 모양이었다.
확실히 오행무경심법은 대기만성형 능력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특성을 배워올 수 있다면 동반수련공이 생각보다 훨씬 사기적인 능력이었다.
'그렇다면 만약, 내가 12명의 모든 여성 캐릭터의 능력을 전부 가져올 수 있다면......'
3학년 F반의 여학생들 중에서는 사기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동반수련공의 제약에는 3학년 F반의 캐릭터만이 아니라, 만약 선생님들의 특성도 가져갈 수 있다면......
'물론 선생님들은 유니크 특성이라 할 수 있는 황금의 특성은 아니지만 있어서 나쁠 건 없지?'
당장 지금 검술반을 지도하는 하이디 선생님의 특성은 [노련한 여기사]로써 몇몇 유명 NPC들에게서 보이는 특성이었다.
물론 하이디 선생님에게는 애정도가 거의 없어서 능력치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그리고 성기레벨 같은 경우는 내가 마리안의 가슴을 사용해서 자위한 것으로 레벨이 앞서나갔던 것처럼, 자위행위를 함으로써 레벨을 올려둘 수도 있었다.
물론 제대로 성행위를 하는 것보다는 훨씬 적게 오르지만 시도 때도 없이 매일 같이 꾸준하게 레벨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할까.
"끄으응..."
다음번에 마리안을 끌어들이면 이번에는 절정으로 보내버려서 [검의 명가] 특성을 10% 이상 올릴 생각으로 열심히 성기레벨을 올리기 위해서 매일 수업이 끝나면 방에서 자위에 열중하다가 요새는 아예 수업시간에도 잠깐 빠져나가서 자위를 하고 온다.
띠링
아렌의 성기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잔여 사정량이 최대 45cc로 늘어납니다
체력수치에 따라서 발기의 지속시간이 늘어납니다
'이런 식으로 정력이 강해질 줄이야......'
레벨이 존재하는 게임세계 만만세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면 이 개고생을 해서 이제 겨우 성기레벨이 3이었다.
진짜 며칠 동안 정신만 차리고 숨만 쉬면 자위를 해서 이 정도인데 역시나 자위만으로 성기레벨을 올리기에는 큰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이렇게 열심히 자위를 하다보니 손독이 올라서 퉁퉁 부어오르고 있기는 한데, 오행무경심법으로 체력수치가 꾸준히 오르고 있어서 금방 회복되는 것이 다행이었지만 그래도 아픈 건 어떻게 막을 방도가 없었다.
'하긴 딸만 쳐서 성기레벨 100찍고 한번에 다 공략하고 다니면 그게 바로 밸런스 붕괴지'
이 정도만 해도 아직 레벨 1인 마리안은 이제 치명타 맞고 몇 분만에 보내버릴 수 있다는 생각에 만족하면서 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다.
'남은건 마리안을 사용해서 키워볼까...'
그래 무공 이름 자체가 동반수련공인데 혼자서만 하면 한손수련공이지.
'뭐... 막상 그 날 이후 마리안이 꽤나 불편해 보이지만 말이야'
그 날 이후 며칠 동안 엉거주춤하게 걸어다녀서 누가 봐도 골반이 아픈 상태로 돌아다녔으니 말이다.
'치명타만 거의 100번은 맞았으니 그럴만 하기는 해'
당장 마리안의 특성인 [검의 명가]도 좋은 특성이었지만 최고 사기 특성은 아니었고, 사실 최고의 특성은 오필리아가 가진 [다재다능]... 아니, [완성된 혈통의 힘]이지만 그건 오필리아 생일날 일이 터지니까 얻기가 불가능하다.
'다른 사람은 역시......'
그나마 지난번에 포인트를 나눠주는 사건 이후 나랑 말도 한 마디 안 하지만, 적어도 공포에 질리지는 않는 앨리스를 돌아보았다.
힐끔.
내 시선을 느꼈는지 앨리스가 자신의 몸을 움츠리면서 살짝 멀어지려고 하기는 했는데, 그래봐야 같은 교실 안이라 도망갈 곳은 없었기 때문에 나는 느긋하게 야한 눈을 하면서 그녀의 몸 상태를 확인해 보았다.
'어차피 앨리스도 성기레벨 0이겠지 뭐... 아니, 자위를 했으니까 1이려나? 이번에 레벨 오른 김에 살살 꼬드겨서 [별의 마법사] 특성을 얻어볼...'
앨리스의 허리 옆으로 새로운 정보가 떠올랐다.
성기레벨 : Lv.7
= 자위횟수 : 169회 =
= 경험인수 : 0명 =
= 보유 정액량 : 0cc =
= 누적 정액량 : 0cc =
"커헉!!"
뒷자리에서 터져나온 내 비명소리에 역사수업을 진행하던 선생님의 얼굴에서 욕설이 튀어나오려고 했지만, 내가 필사적으로 입을 틀어막고 고개를 숙이고 있으니 더 이상 따지지는 못하고 다시 수업을 진행했다.
'미친... 미친 거 아니야? 성기레벨 7?!'
심지어 경험인수가 많은 것도 아니었다.
경험인수는 0인데 자위만 169번을 하면서 성기레벨을 7까지 올려?!
나는 성기레벨 2에서 3으로 올리는데 진짜 껍데기가 헐도록 흔들었는데, 대체 앨리스는......
'성인모드 해금된 이후로... 얼마나 한 거야...? 아니 시간상 그게 되기는 해?'
등에 식은땀이 줄줄 흐를 정도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앨리스는 내 야한 시선을 느끼고 자신의 아랫배를 살짝 감싸고는 부르르 떨고 있었는데, 그러는 동안 얼굴 옆의 망상가가 빨갛게 빛나면서 조금씩 허벅지를 틀면서 그녀의 몸에서 특유의 체취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잠시 후 고개를 숙이고 자세를 낮춘 앨리스의 자위횟수가 169에서 170으로 바뀌었다.
'진짜... 진짜냐...? 수업중에?'
움찔!
그러면서 자꾸 몸을 부르르 떨거나 움찔거리면서 힐끔힐끔 나를 쳐다보는데, 내가 야한 눈으로 앨리스를 보는 건지 앨리스가 야한 눈으로 나를 보는 건지 구별하기 어려운 지경이 되어있었다.
"으흣...!"
부르르르...
왜 아무것도 안 했는데 애정도가 오르는 건데.
그리고 벌써 세 번째 칸을 다 채워가지 않니?
'아니... 앨리스가 나를 지금 딸감으로 쓴 건가?'
물론 마리안도 대련장에서 나를 딸감으로 쓰기는 했지만 둘 다 첫 자위인데다가 나도 그건 기분이 좋았는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딸감으로 쓰였다는 것과 저 170번 중에서 내가 몇 번이나 쓰였을지 생각하면 넋이 나갈 정도였다.
동시에 남자로써 자존심이 상했다.
'천천히 올리려고 했는데......'
순간적이기는 했지만 성기레벨 7이라는 수치를 보는 순간 나는 전의를 잃었었다.
하지만 이내 오기가 생기면서 마리안을 생각하며 적당히 성기레벨을 올리려 했던 내 뚜껑을 열리게 만들었다.
"이노리. 오늘부터 내 방에 찾아와도 돼."
원활한 자위를 위해 한 동안 방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금지시켜 두었던 이노리의 제약을 풀어주었다.
아니, 오히려 이제부터는 이노리가 필요할 테니까 무조건 불러야지. 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