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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게임에 중국산 성인모드 깔지마라-10화 (10/91)

〈 10화 〉 3학년 F반에는 닌자가 있다(04)

* * *

일단 이노리가 보는 앞에서 옷을 갈아입을 수 없어서 뒤돌아보라고 명령했다.

"어차피 어제 씻겨드릴 때에도 작은 주인님을 실컷 보았습..."

"알았으니까 뒤돌아 있어!"

일단 허겁지겁 속옷을 입고 바지를 입으면서 아카데미 정복을 챙겨입었다.

'사일리안... 이 개자식!'

그 놈이 문제다. 그 놈이 갑자기 술을 먹이지만 않았어도 방에 찾아온 이노리를 보고 정보를 확인한 다음에 서로 부끄러운 일 없이 적정선을 나눌 수 있었을 것인데!

"후... 좋아. 이제 돌아봐도 돼."

내가 허락하기 전에도 이미 갈아입는 소리만 듣고도 알아차렸는지 얌전히 내 앞에 정좌를 하고 있었다.

"지각이라고?"

시간을 보니 확실히 늦은 것 같기는 했다. 해도 중천에 떠 있고.

"예. 벌써 1교시 휴식시간입니다."

"먼저 가지 그랬어."

"자리를 비워도 투명화 기술로 숨어있겠지 하면서 출석체크가 되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와 씨 그거 완전 사기네. 자기가 원할 때마다 땡땡이를 칠 수 있잖아.

'그럼 출석율 100%도 아닌거 아냐?'

어쩐지 교실에서 매번 상호작용키를 누르고 다녀도 안 나올 때가 있더라. 결국 그녀도 다른 F반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땡땡이를 치던거구만.

"주군께서는 수업에 들어가지 않으십니까?"

"아니 어차피 늦은거 천천히 가려고."

이노리가 빨리 가야 한다고 대답한다면 서두르겠는데 그녀도 대단치 않게 여기고 있으니 천천히 가기로 결정했다.

"그보다 그 복장은 뭐야?"

"주군을 모시기 위한 기본 복장입니다."

"그... 게...?"

누가봐도 내가 아니라 작은 주인님을 모시기 위한 복장인데?

활동하기 편하게 바지를 입고 있기는 하지만 핫팬츠나 다름 없이 짧은 모습이었고 거의 타이즈에 가까운 타이트한 복장인지라 몸의 굴곡은 그대로 드러나서 그녀의 마른 갈비뼈가 옷 위로 드러나 보였다.

일부러 날씬한 몸매를 강조하기 위해 허리는 천으로 한 겹 둘러서 꽉 묶어두었는데, 그 등쪽에는 나비를 형상화한듯한 끈이 달려있어서 실용성은 없어보였지만 디자인적으로는 꽤나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

날씬한 몸에 어울리는 적당한 크기의 가슴에서 유두가 봉긋하게 솟아오른 장소를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을 지경이었다.

게다가 아래쪽의 둔덕조차 꽉 조여진 채로 도드라져 이게 옷인지 아니면 바디 페인팅인지 구별도 안 되었고 가슴골 부근에는 동그란 모양의 구멍이 패여져 있었는데 살이 거의 다 비춰지는 망사로 가려져 있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살이 더 도드라져 보이는 미친 복장이었다.

짧은 반바지 밑으로 조금이나마 구색을 갖추면서 길이를 늘린 부분도 망사, 겨드랑이와 팔뚝 중간까지 내려오는 망사를 달고 있어서 누가 보더라도 성욕을 자극하기 위한 복장이었다.

'성인모드 만든 놈... 왜 이렇게 꼴잘알인 건데?!'

캐릭터성 맞춰서 잘 만들었다고 칭찬이 자자하더니 진짜였네 젠장.

그래 닌자는 망사랑 가슴골이지... 객관적으로 생각하면 가슴이 완전히 큰 편은 아닌데 다른 몸이 말라서 상대적으로 커보이는 몸매라고 해야 할까.

'성향이 [충성소망]이라... 충성 자체만으로도 애정도가 오르는 건가?'

애정도 관리를 따로 해주지 않아도 되겠다 싶은데, 이 애정도가 너무 높으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마리안이 잘 보여주었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마리안이나 카렌 선생님과는 다르게 이노리의 하트 표시는 분홍색의 게이지가 차오르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좀 다른 모양이었는데, 게이지가 있기는 하지만 위쪽의 하트들이 비활성화 상태가 아니라 하트 5개가 다 활성화된 것처럼 보였다.

마리안조차 4개의 하트가 찰랑거리면서 채워졌지 마지막 하트는 비활성화 된 것처럼 흐릿했는데 이노리는 하트가 하나도 채워지지 않았음에도 5개가 다 선명하게 있었고 검은 색으로 비어있기만 했다.

"이노리."

"예, 주군."

"내가 묻는 것이 무엇이라도 사실대로 말할 건가?"

"예. 어차피 주군의 통찰력에서 벗어날 수는 없으니."

'아니 진짜 생일도 몰랐는데...'

일단은 잠시 고민하다가 그녀의 상태를 물어보았다.

"네 성적 취향은 어떤 거지?"

"무슨 질문인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흥분하고 발정하냐는 질문이야."

그 말에 이노리는 잠시 입술을 달싹이며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주군께... 충성하는 것이 제 모든 것입니다."

그 말에 충성소망이라는 붉은 글씨가 반짝거렸다.

"그 외에는?"

첫 번째 성향은 원래 금방 개방되지만 두 번째 성향은 3번째 하트가 채워져야 개방되던데, 혹시라도 이노리가 먼저 알려준다면 [???]내부의 성향을 미리 알지 않을까 싶었다.

'캐릭터성에 맞춰서 성향이 붙도록 해뒀다면 미리 대비할 수도 있고'

마리안처럼 하트 세 개 개방되었다고 감금소망 이런거 붙어버리면 곤란하니까.

"주군. 이 질문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단순히 흥미를 위해서라면?"

사실 이런 질문, 대답을 한다면 호감도가 떨어져야 하지만 이노리는 한 번 주종을 맺으면 호감도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주군을 모시는 것이 그림자가 할 일. 제 취향은..."

정좌한 그녀의 몸이 살짝 움츠러들면서 고개를 숙인 상태에서 상태창의 얼굴이 붉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주군께서 저에게 벌을 주는 것... 입니다."

"......그러니까..."

나는 살짝 긴장한 채 떨고 있는 이노리의 등으로 돌아가서, 그녀의 엉덩이를 향해 손바닥을 내려쳤다.

찰싹.

몸에 달라붙는 타이즈에 가까운 바지 아래에 잠들어 있는 그녀의 엉덩이는 둔부가 과장되게 부풀어 오른 체형은 아니었지만, 탄탄하고 알맹이가 가득 차 있어서 내 손바닥에 적당한 반발력을 전해주었다.

말 그대로 차진 감촉이었다.

"흐응..."

이노리는 최대한 참으려고 했지만, 내가 그녀의 엉덩이에 손을 대는 순간 그녀의 하트 게이지가 크게 출렁인다.

'그다지 강하게 때린 것 같지는 않은데...'

약간 괴롭힘 당하는 것을 좋아하는 정도라면 그럴 수 있겠다.

게다가 지금 상황은 자신이 충성하는 대상인 나에게 직접 벌을 받고 있었으니 첫 번째 성향과 두 번째 성향이 조화를 이루는 상황이 아닌가?

하트 게이지가 크게 차올라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띠링­

그래봐야 이제 겨우 한 개를 채우고 두 번째 하트의 바닥에 깔려있는 정도였지만.

'마리안은 얼마나 버그인거야...'

띠링­

[피학소망]

그리고 하트 게이지가 차오르는 것을 확인하자 내 눈 앞에서 [???]로 가려져 있던 두 번째 성향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아...!'

하트 게이지는 한 개도 채우지 못하고 한 개를 약간 밑도는 정도에서 멈췄는데 이노리의 두 번째 성향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뭐야 이건... 세 번째 하트를 개방하지 않고도 내가 추리하거나 질문하는 것으로 알아낼 수 있는 건가?'

어쩌면 그 이전에도 내 질문이나 행동에 따라서 개방이 가능하고 하트 세 개가 되면 강제로 공개되는 형식인지도 몰랐다.

'잠깐만 그럼 마리안은 뭔데?'

하트가 채워지지 않아도 개방이 된다, 즉 [???]는 하트가 늘어나기 전에도 효력을 끼치고 있다는 건데.

내가 예상한 기능은 하트가 3개가 되면 새로운 성향이 붙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보면... 아니, 생각해보면 랜덤으로 성향이 붙으면 성인모드에서 캐릭터성을 잘 살렸다는 얘기가 나올 리 없잖아?

그렇다면 마리안의 감금소망은... 랜덤요소가 아니라 그냥 그걸로 고정된 거라고?

"하......"

그럼 마리안의 나머지 하나는? 그건 또 뭐지?

"주... 군...?"

"......"

손바닥에 남겨져 있는 쫀득한 감촉에 나도 모르게 이노리의 몸에 손이 문질러지고 있었다.

왜 그러니까 쫀득한 떡을 주무르다 보면 먹는 것조차 포기하고 떡이 분해될 때까지 주무르게 되는 것처럼, 태어나서 처음으로 만져본 여자의 부드러운 감촉, 그것도 쫀쫀하게 타이즈에 감싸여 있는 탱글탱글한 엉덩이에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것이다.

'윽... 나도 모르게'

지금 만지고 있던 건 실수였지만, 애써 태연하게 일부러 그랬다는 듯이 뻔뻔한 표정을 지으며 입술을 꼭 깨물면서 참고 있던 이노리의 귓가에 물었다.

"또 있지?"

아직 [???]로 표기된 성향이 남아있었다.

3개가 한계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미개방된 성향이 남아있는 것은 확실했다.

"......"

"하나 더 있을 텐데?"

"주군은... 속일 수 없지만... 그쪽은..."

주군의 명령은 어길 수 없었지만 부끄러움 자체를 참을 수는 없었는지 이노리는 몇 번이고 입을 열었다가 망설이고 있었다.

"주군께서... 제 몸을..."

이노리의 얼굴이 터질 것처럼 빨갛게 변하면서 이 상황 자체도 피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인지 하트 게이지가 오르는 것을 확인하고 있을 때.

"잠깐."

내가 말을 멈추게 하는 것과 함께 이노리도 기척을 알아차리고 바로 그림자 속에 자신을 숨겼다.

방문 앞에 익숙한 상태창이 떠 있기 때문이었는데, 원래는 이노리의 상태창을 확인하기 위해 정신을 집중하고 있다가 우연히 시야 끝에 걸려든 상태창을 확인하고 이노리를 숨긴 것이다.

똑똑똑.

"들어와."

"오, 일어나 있었구나?"

아무렇지도 않게 낡은 문을 열어버리는 사람은 어제 같이 술을 마셨던 빛의 왕자 사일리안이었다.

"몸은 좀 괜찮아?"

"괜찮아 보이냐?"

사실 멀쩡하기는 하지만 지각한 핑계를 대기 위해서 일부러 눈쌀을 있는대로 찌푸렸다.

"아하핫... 왠지 미안하네. 아렌 네가 생각보다 잘 따라오길래 주량이 강한 줄 알았지."

나도 이 몸의 주량을 몰라서 골로 간 거다. 알았으면 스스로 자제했지.

미안하다는 듯이 웃고 있으면서도 또 한 병을 슬쩍 보여주는 걸로 보아... 이 놈은 반성의 기미가 안 보인다.

"다시는 너랑 술 안 먹어."

"에이, 그러지 말고. 적당히 먹일게 적당히."

"그보다 기숙사에는 왜 왔는데?"

"안 그래도 오늘 아침에 안 보인다고 오필리아 양이 엄청나게 걱정하면서 남자기숙사로 들어가겠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대신 다녀오겠다고 자청했지."

오필리아... 뭐 그럴 수 있지. 어제까지 멀쩡했던 놈이 갑자기 출석을 안 한다면, 심지어 얼마 전에 같이 암살자들에게 습격당하기까지 했다면 한 동안은 오필리아가 호들갑을 떨면서 걱정하는 일이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뭐 게다가 내가 아렌을 쓰러뜨린 범인이니 들키면 안 되잖아? 오필리아 양한테 들키면 엄청 무섭게 화낼 것 같다고."

"적당히 해. 그런 사이 아니니까."

"네 네, 그런 사이 아니시겠지."

어차피 아카데미 루트로 진행할꺼라 진짜 그런 사이 아니었다. 친구사이도 깨질 예정이니까.

"참, 그리고 리타가 안 보이는데 어디갔는지 알아?"

"글쎄? 나도 이제 일어나서."

"남자기숙사로 향하던 것까지는 봤는데."

'이 자식 알고 묻는거 아니야?'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내 어깨를 두드리며 사일리안이 슬쩍 귀뜸해주었다.

"점심 전까지는 와라. 그 때부터는 수업이 시작될 테니까."

"알았어."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사일리안이 자리를 피한다.

"하... 그래. 지금이라도 교실로 들어가야... 으악!"

갑자기 천장에 붙어있다가 떨어진 이노리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

사일리안과 대화하면서 녀석에게만 집중하느라 이노리의 존재를 깜빡잊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있더라도 내 뒤에 대기하고 있던가 할 줄 알았더니 천장에서 튀어나와?

"......"

얼굴을 붉힌 채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이노리를 보면서 나는 순식간에 몸을 감싸는 미묘한 감촉을 느끼며 떨었다.

'뭐지 이건? 왠지 모르게 몸이 더 민감해진 느낌에다가... 자꾸...'

온몸의 피가 하반신으로 쏠리는 듯한 기분이었다.

마치 장르가 다른 게임에 들어온 것처럼.

띠링­

­ 이노리의 셁겕겪 기능이 잠금 해제되었습니다 ­

­ 애정도가 4단계 이하이기 때문에 다음 단계로 진행할 수 없습니다 ­

­ 이노리의 호감도가 주군 단계에 도달하면 애정도와 관계없이 몸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

'뭐...?'

네 번째 하트에 무슨 기능이 있나 싶었는데, 다행히 이 부분은 글씨가 깨지지 않아서 시스템 메시지로 정확하게 설명되고 있었다.

즉, 하트 4개를 채우면 성인모드를 온전히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여기서 이노리 같은 경우는 주종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애정도와는 관계없이... 가능하다고 한다.

'제작자 미친 놈인가?!'

캐릭터 하나에게 이런 설정을 다 맞춰서 시스템을 넣어놨다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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