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순애조교 위강력간물-118화 (118/119)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여신

* * *

현재의 상태창은 사라져 있었다. 물의 여신 알파니에게 받은 힘이라 그녀를 통째로 적출하며 상태창도 빼앗긴 것이었다.

"이건 제가 다시 축복을 드릴 수는 없겠네요. 한동안은 물의 여신이 가진 힘 근처에도 가지 않는 게 좋은지라."

"그럼 내가 줘야겠네."

베르딜리온이 그렇게 말했기에, 어쩔 수 없이 현재는 대지의 여신이 된 파탈리테에게 상태창을 받았다.

당연하지만, 레벨 1이었다.

"내가 레벨 1?"

소름이 끼친다는 표정으로 상태창을 바라보는 현재.

"뭔가 게임 같아서 조금 흥미로운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기억이 날아간 그는 상태창이 생긴 것 자체에 만족하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나랑 있었던 일은 뭐가 기억나?"

파탈리테는 기대감을 갖고 현재에게 물었다.

과연 사랑의 힘이랄까. 현재는 이 세계에서 겪은 거의 모든 것을 싸그리 잊어버렸음에도, 미아와 아주 진한 관계였고 사랑했던 사이라고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미아는 사랑을 나누던 도중 울다 웃다 느끼다가 아주 진이 빠져 잠들어버린 상태였다.

그리고 다시 옷을 입은 현재는 파탈리테와 베르딜리온에게 뒷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패배 복종 암컷 오나홀 선언을 하던 모습이……."

"왜 그딴 것만 기억하고 있는데!"

파탈리테는 버럭 화를 냈다.

"감동적인 장면도 있었잖아. 너의 꿈은, 내가 절반 가져가겠다! 그랬던."

"아니, 내가 그런 오그라드는 대사를 했을 리가."

"……."

아쉽게도 파탈리테와 동료애를 나눴던 순간은 머릿속에서 지워진 모양이었다.

"그래도, 고마워. 네 동료가 되지 않았다면 분명 이런 결말에 도달할 수는 없었겠지."

잊은 것은 잊은 거고 일어난 건 일어난 것. 파탈리테는 현재에게 감사를 표했다.

"왜 모든 게 다 끝난 것처럼 얘기하는 거야?"

그것이 현재에겐 상당히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그의 기억은 한국에서 살던 시점에서 끊겨 드문드문 이 세계의 추억이 끼워져 있는 상태였는데, 무언가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끝난 느낌이라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엘프에게 걸린 저주는 모두 풀렸어. 네가 해결해야할 문제도 여기에 끝났지. 그러니까 우리 모험은 끝이야."

"그럼, 너는 떠나가는 거야?"

"가야지. 저주는 풀렸어도 아직 엘프들은 나약해. 내가 이끌어주지 않으면 인간의 노예나 되고 말겠지."

"그런가……."

파탈리테의 말을 곱씹던 현재는 툭 내뱉듯이 말도 안되는 소리를 했다.

"안 가면 안되냐?"

"뭐라고?"

"나는 네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이대로 헤어지기 싫은데."

"또 이상한 소리를. 아무 기억도 안 난다면서."

떠올린 단 하나 뿐인 야한 장면 때문에 붙잡는 건 아니었을 터다. 그랬다면 훨씬 강압적이고, 변태적인 태도로 말을 했겠지.

"가지 마."

이렇게. 억지 부리듯이.

"왜?"

"그냥 네가 없으면 허전할 것 같아."

"미아라는 예쁜 부인을 놔두고, 다른 여자한테 작업 거는 거야?"

"곁에 있으면 꼭 연인 사이어야 되냐? 그냥 같이 있을 수도 있는 거잖아."

"나는 대지의 여신의 책무를 다 해야만 해."

개인의 욕망을 위해 책임을 저버릴 수는 없었다. 파탈리테는 십만이 넘는 인간을 죽인 이상, 그 이상의 인류가 번영하도록 신의 책무를 다해 죗값을 치르지 않으면 안됐다. 그렇게 생각했다.

"어차피 여기 신들은 다 제멋대로라며? 그럼 너도 제멋대로 해도 되는 거 아니야?"

"그 때문에 엘프는 저주 받았고 고블린은 몰락했어. 그런 실수가 또 되풀이되게 둘 수는 없어."

"알 게 뭐야. 어떻게 얻은 힘인데. 너도 즐기면서 살아야지."

"너, 정말……."

"현재야! 돌아왔구나!"

침대에 누워 자는 척하던 미아가 상체를 일으켜 현재를 뒤에서 끌어안았다.

'가슴!'

커다란 가슴 두 개가 등에 비벼지자 현재의 가슴이 두근두근 설렜다. 방금 세 발이나 안에 쌌는데도 다시 흥분될 정도.

그 기억은 흐릿해도 추억이란 감정만은 남았지만 역시 많은 부분을 잊었기에 새로 결혼한 신혼부부라도 된듯 자꾸 설레였다.

'이런 미녀가 내 아내라고?'

로또 1등, 아니 슈퍼볼 1등에 당첨된 것보다 더 좋은 기분.

"이렇게 무책임하고 아무 생각이 없어야 우리 현재 답지!"

"그거 욕 아니야?"

"칭찬이야!"

칭찬이 맞는 것 같았다. 칭찬이 아니면 이렇게 부드러운 가슴을 비벼 포상을 줄 리가 없었으니까.

"너는 정말, 내가 좋아하던 모습 그대로구나."

"뭐야, 역시 너도 날 좋아하던 거였냐?"

"동료로써."

파탈리테는 씨익 웃었다.

"사실, 신이 할 일이라는 게 그렇게까지 많지는 않거든요? 공간의 제약도 거의 없고. 그러니까 굳이 떠난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은데?"

신계의 선배, 베르딜리온은 파탈리테의 결심이 무색하게 그런 소리를 했다.

"에?"

"그러니까 저도 따라갈래요. 넷이서 함께 오순도순 살아봅시다!"

그녀의 마음 속에선 그것이 이미 결정된 사항인 모양이었다.

"말했다시피, 나는 엘프의 여왕으로서……."

"여왕이 아니라 신이잖아."

"응?"

"솔직히 저주 풀어줬으면 됐지, 더 이끌어준다고 돌아가는 건 너무한 일이라고 본다."

"맞아. 파탈리테는 자기가 한 일에 대해 상을 받을 자격이 있어!"

"현재, 기억 못하는가? 나는 13만의 인간을 죽인."

"그건 기억해."

거짓말이었다.

"그런 거 상관 없다고 지금 말하잖아."

그렇지만, 이리 말하지 않으면 파탈리테가 떠나갈 것 같아 현재는 그리 말했다.

미아와는 달리, 기억은 모두 흐릿하고 아무 것도 잡히지 않을 듯 보이지만, 그럼에도 마음 어딘가에 남은 동료애가 있어, 그녀를 붙잡고 싶었다.

"너는 충분히 열심히 했고, 쉬어도 되고, 불만 있는 놈은 내가 때려패줄 테니까."

"너한테 당하는 건 너무했다."

그런 현재의 말에 파탈리테는 웃었다.

'이게 내가 좋아하는 남자.'

선의는 희박하고, 인정은 적고, 도리도 모르는 흉악범. 그렇지만, 자기 동료들만은 지극히 아끼는 남자.

가끔, 동료가 아니라 섹스토이로 생각하지 않나 의심이 들기는 하지만, 아무튼 애정 하나 만큼은 확실하게 쏟아붓는 그런 남자.

'나쁜 남자네.'

네 글자로 줄이면 나쁜 남자, 두 글자로 줄이면 변태, 세 글자로 줄이면 쓰레기인 그런 현재를 파탈리테는 좋아했다.

"그럼, 조금만 땡땡이 칠까."

인간의 수명은 겨우 백 년. 대지의 여신인 파탈리테가 살아가야 할 시간은 그 수십 배는 넘는다.

그렇다면, 아주 잠깐 쉬는 시간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파탈리테는 그렇게 스스로를 위한 변명을 만들었다.

현재의 곁에 함께 있기 위해서.

* * *

"정말 그 남자도 웃겨."

파리안은 제 앞에 있는 임산부의 꼴을 보고 헛웃음을 지었다.

"대체 어찌 하면 남의 부하를 이런 꼴로 만들어놓는지."

조그맣게 불러온 배는 임신 중기를 상징하고 있었다. 팔다리는 여전히 말랐는데 배만 볼록 튀어나왔다는 점이 참 신기하면서도 야했다.

여자끼리 알몸을 보이는 게 큰일은 아니겠지만, 그 뒷구멍을 장난감으로 쑤시면서 알몸으로 자위를 하는 꼴이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케이트는 처음 파리안에게 몸을 의탁하고 아이를 낳게 도와달라 부탁할 때까지만 해도 얌전한 척을 했다.

하지만 그 자극적인 생활에서 벗어나 한 번도 성욕을 풀지 못하자 정신이 훼까닥했고, 결국 파리안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말았다.

남자와는 절대 안 되지만, 여자와는 몸을 섞어도 좋다는 현재의 허락 때문에.

케이트의 마조히스트 서브미시브 성향 고백에 파리안은 매우 당황했지만, 친애하던 유능한 부하를 차마 내칠 수 없었기에, 실은 임산부를 내쫓는 게 영 양심에 걸렸기에 그녀를 돕기로 했다.

"주인님은 잘못이 없어요, 하앙! 잘못은 다 마조 변태인 제가!"

보지를 발로 밟히면서 잔뜩 흥분한 케이트. 그녀는 혼자 하는 자위로 도저히 성욕을 지우지 못해 어쩔 수 없이 파리안에게까지 커밍아웃을 한 것이었다.

"아이한테 미안하지도 않아? 이래서 제대로 된 엄마가 될 수 있겠냐고!"

파리안은 엄지 발가락으로 케이트의 질구를 쑤셨다. 보통의 여자는 분비하지 않는, 임산부 특유의 임신즙이 그 발가락에 묻어났다.

"죄송해요! 야한 걸 좋아하는 변태 암컷 엄마라 죄송해요!"

"자기 아기한테까지 존댓말 쓰는 거야? 진짜, 얼마나 밑바닥까지 떨어지려는 건데?"

파리안은 카리스마 있는 리더. 남을 거칠게 다루는 일에도 상당한 재능이 있는 이였다. 현재와 몸을 섞을 때는 굳이 그런 성향을 드러내지 않고 한 명의 여자로 있었지만,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주인님이 되어줄 수도 있는 인간이었다.

레즈비언 성향은 희박해, 굳이 암노예를 구하지는 않겠지만. 제 발로 걸어들어온 암노예를 만족시켜줄 정도의 소질은 있었다는 거다.

"하아윽! 제일 낮게, 가축보다 애완동물보다 더 낮게! 케이트는 주인님의 성욕 처리기에요!"

"그래? 그럼 열심히 봉사해봐."

파리안은 침대에 누운 케이트 위에 올라가 그 얼굴에 앉았다. 케이트가 혀를 써서 보지에 봉사할 수 있게 아랫도리를 모두 드러낸 채.

이제야 제 역할을 찾았다는 듯 열정적으로 봉사하는 케이트. 그 혀놀림은 현재의 빡센 조교로 상당한 경지에 올라 파리안을 만족시켜주고 있었다.

"후우……, 좋아. 조금은 쓸만한 장난감이네."

"칭찬 감사합니다!"

파리안은 봉사에 대한 상으로 장난감을 써서 케이트의 후장보지를 후벼줬다. 아이가 배에 있기 때문에 조심하는 의미로 앞구멍은 깊게 들쑤시지 않는 중이었다.

대신, 상당히 개발된 뒷구멍은 충분히 보지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었다.

피슈우욱!

요란하게 분수를 뿜으며 가버리는 케이트, 파리안은 그런 케이트의 뺨을 때렸다.

"허락도 없이 오줌을 싸다니! 정말 버릇이 잘못 들었네!"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헤으윽!"

절정에 몸을 떨며 고장난 것처럼 같은 소리를 반복하는 케이트. 미안하다는 말과 달리 그 얼굴엔 행복감만이 가득 묻어나고 있었다.

"길드장님!"

그때, 문을 두드리며 그녀를 찾는 사람이 있었다. 아마도 그녀의 비서겠지.

"두 시간은 절대 찾지 말라고 했잖아!"

파리안은 제 명령이 무시 당한 것에 신경질적으로 소리를 쳤다.

"엄청 중요하고 귀한 손님이 오셨습니다!"

"뭐야? 황족이라도 왔다는 거야?"

감히 약속도 없이 그녀를 찾아와 대뜸 튀어나오라고 할 이가 누구 있을까. 주변의 귀족들도 그녀를 막 대하지는 못했기에, 정말 황도에서 황족이 찾아오기라도 한 게 아니면 말이 안됐다.

"그런 것 같습니다!"

"정말로? 하아."

진짜 황족이라면 오래 기다리게 할 수는 없었다. 파리안은 잽싸게 주변을 정리한 후 깜짝 방문객을 맞이하러 가기로 했다.

"너는 그냥 여기에 있어."

"하응……."

파리안은 여운에 젖은 케이트를 방치한 채 물수건으로 재빨리 자신의 몸만 닦고 옷을 입었다.

아무래도 샤워를 할 만큼 여유는 주지 않아 이대로 가야할 것 같았기에 그녀는 향수를 뿌렸다. 체향이 다 가려질까 걱정되긴 했지만, 황족과 키스를 할 것도 아니고 어떻게든 가려지겠지 생각했다.

"어디지?"

"일단, 응접실에 기다리시게 해뒀습니다."

비서의 안내를 받아 응접실로 향한 파리안은 거기서 매우 의외의 인물을 맞이하게 됐다.

"케이트 말로는 일 년은 기다려야 할 거라고 들었는데요?"

"어쩌다 보니, 일이 금방 끝났네요."

현재는 씨익 웃으며 여유로운 척 대답했지만 사실은 상당히 불안했다.

'내가 또 저런 미녀랑도 섹스를 했다고?'

매일매일이 새로운 느낌이랄까.

"반 년도 안 걸릴 거리를 일 년 잡으셨다니, 계획성이 조금 많이 부족하신 것 같네요."

대지의 여신이 아군인데 대륙 횡단이 무슨 대수이랴, 현재는 파탈리테의 힘으로 거의 워프 비슷한 속도로 메스토크 시까지 날아왔다.

파리안은 갑자기 임신한 케이트를 떠맡은 것 때문에, 그리고 자기 유능한 부하를 암퇘지로 만들어버린 것 때문에 현재에게 유감이 매우 많았다.

"게다가 황족 사칭이라니, 죽고 싶으세요?"

그러니 까칠할 수 밖에 없는 건 당연한 얘기.

"겨우 황족 사칭으로 죽다니. 신족 사칭이라면 모를까."

그러나 눈 앞에 있는 것은 너무나 거대한 스케일의 하렘 왕이었다.

"이쪽은 대지의 여신 파탈리테고, 이쪽은 물의 여신 베르딜리온입니다. 미아는 전에 보셨다고 했죠?"

무려 주신을 둘 낀 하렘의 주인이었으니까. 아직 베르딜리온과는 몸을 섞지 못했지만.

"할 말이 있고 안할 말이 있지!"

파리안은 놀람과 동시에 현재를 걱정했다. 함부로 신을 사칭하는 이는 저주를 받아 수인이 되고 마니까.

하지만 현재에게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잠깐 불의 신께서 쉬는 시간이신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했다. 갑자기 미녀 둘을 데려와서 둘 다 주신이라는 미친 소리를 믿는 것보단 편했으니까.

"아니, 농담 아닌데."

"비라도 내리게 해볼까요?"

"지진은, 좀 그렇지?"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람?"

여유가 넘치는 두 여신 탓에 파리안은 머리가 쪼개지는 것 같았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