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순애조교 위강력간물-115화 (115/119)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여신

* * *

"야 이게 어떻게 된 거야."

"그러게요."

"그러게요가 아니라 좆됐잖아!"

"원래 모험에는 위기가 따르는 법 아니겠어요? 저도 모든 일을 다 예상하지는 못한답니다. 아하하."

현재가 따져묻자 베르딜리온은 특유의 나사 풀린 표정으로 웃어넘겼다. 하지만 현재는 함께 웃어줄 수 없었다. 왜냐하면 매우 위험한 상황에 빠져있기 때문이었다.

"오랜만에 궁전에 오신 손님들인데, 그 주인이 맞이하러 나오지 않을 수 없지."

궁전을 탐사하던 도중 그들은 대지의 여신과 만나 그대로 붙잡혀버렸기 때문이었다.

"설마 던전의 주인이 보스방에 얌전히 안 있고 돌아다닐 줄 누가 알았겠어요?"

"그건 맞는 말이긴 해. 보스면 보스답게 보스방에 얌전히 있어야지."

현재는 베르딜리온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히는 고개 밖에는 끄덕일 수 없었다.

그의 몸은 모조리 흙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에 붙잡혀 꼼짝도 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대지의 여신은 강했다. 베르딜리온의 표현에 따르면 주신들의 레벨은 300대 중반, 100대 초반인 현재와 베르딜리온이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분명히 황금으로 보였던 벽과 바닥에서 흙으로 이루어진 커다란 손이 네 개 나와 그들 전부를 붙잡는 동안 현재 일행은 아무런 저항조차 할 수가 없었다.

힘의 차이가 너무나 명확했다.

'진짜 개좆된 거 아닌가?'

현재는 정신이 혼미해졌다. 드래곤 베르딜리온에게 패배했을 때와 같이 아무런 해답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너는 여태까지 한 명의 남자를 경험했구나. 지고지순함, 참으로 마음에 드는 덕목이야. 화목한 가정을 위해서는 당연한 일이지."

대지의 여신은 미아를 자기 앞에 끌어다놓고 그 몸을 훑더니 이상한 소리를 내뱉기 시작했다.

'저건 뭐야? 유니콘도 아니고.'

유니콘은 처녀를 좋아하지만 대지의 여신은 정조를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너 또한 여지껏 한 명의 남자를 경험했구나. 그런데, 뭐지? 왜 방금 그 아이와 같은 남자를 품었던 것이냐?"

미아를 보며 매우 마음에 들어했던 여신은 파탈리테를 보며 조금 화가 난 듯 했다. 그러나 파탈리테에게 뭐를 하지는 않았고, 이어 심판대 위에 서게 된 것은 현재였다.

"이, 이, 이, 이 쓰레기 같은 놈!"

여신은 폭발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미아, 빵집 딸, 파리안, 황녀, 케이트, 파탈리테, 프리다와 발바타 파티의 세 여자.

무려 열 명의 여자를 덮친 현재를 보고 대지의 여신은 매우 분노했다.

"절반 이상이 강간이었다고? 이 쓰레기! 축생! 강간마! 범죄자! 괴물!"

신화에 따르면, 고블린들에게 윤간 당해 미쳐버렸다고 하는 여신은 강간을 저지른 현재의 과거를 읽어내고 극대노했다.

"이, 이, 이, 이 녀석! 여자를 범하는 게 그리도 좋더냐!"

"아악!"

흙으로 된 거대한 손이 현재를 터뜨릴 듯이 세게 쥐었다. 아마 몸의 강도가 평범한 인간과 같았다면 진작에 터져버렸을 거다. 그를 버티게 해준 것은 높은 레벨과 마력의 보호였다.

"그렇게 범하는 게 좋다면 평생 그것만 하도록 만들어주마!"

대지의 여신이 만들어낸 흙의 손이 현재를 들고 궁전 바닥 아래로 스며들듯 사라져버렸다. 이내 대지의 여신도 똑같이 사라졌고, 그녀가 사라지자 미아와 파탈리테, 베르딜리온은 해방되었다.

"어떡해! 현재가 잡혀갔어!"

미아가 당황했다.

"구하러 따라가는 수 밖에 없잖아."

파탈리테가 말했다.

"그러게요. 저희가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겠네요."

베르딜리온이 동의했다.

그렇게 세 여자는 궁전의 가장 안쪽, 대지의 여신이 기거하는 방으로 가기 위해 모험을 시작했다.

* * *

"아흑!"

따먹히는 여자처럼 울부짖은 것은 현재였다. 그도 그럴 게 그는 실제로 따먹히고 있었다.

금발에 장신에 어마어마하게 풍만한 몸매를 지닌 대지의 여신에게 그 거근을 잡아먹힌 채 끝없이 정액을 쥐어짜지고 있었다.

"아직 열 발 밖에 안 쌌잖아? 더 힘을 내란 말이야?"

현재는 남성 사정을 넘어선 남성 사정, 사정 레벨 2라고 할 수 있는 남성 시오후키를 경험했다. 사정 직후 민감해진 귀두와 요도를 끝없이 자극하면 정액이 아니라 오줌이 쏘아지는데, 그걸 무려 질 조임으로 당해서 싸버린 것이었다.

"그만 좀 해! 씨발! 미친 창녀 여신아!"

이런 건 현재의 취향이 전혀 아니었다. 하지만 슬프게도 수컷이란 생물이라 여신의 미적으로 완벽하고 풍만한 몸을 보면서 아름답기까지 할 정도로 향긋한 체향을 맡을 때마다 의지와는 상관 없이 다시금 자지가 빳빳해졌다.

'이것이 강간이라는 것인가!'

늘 하던 입장에서 당하는 입장이 되니 매우 당황스러웠다. 심적으로 이만큼 불안하면 발기부전이 올만도 한데, 여신의 손놀림과 혀놀림 앞에 그의 자지는 계속해서 다시 되살아났다.

"왜? 이런 걸 좋아하는 거잖아? 번식, 번식, 번식만 머리에 가득 차가지고!"

여신의 눈빛이 광기로 번뜩였다.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너도 평생 번식하기 위해 살아가는 짐승으로 만들어줄게. 여태까지와 다를 것도 없잖아?"

여신의 말에 현재는 직감했다. 이대로 잡혀서 쥐여짜지고 있으면 자신도 고블린이나 그 비슷한 괴물이 될 거란 것을!

사실은 이미 뇌가 녹았는지 여신의 질내를 쑤신 자지를 흔들고 싸는 것 밖에 거의 생각이 나지 않기는 했다.

'아니 그거 평소랑 똑같은 거 아닌가?'

근데 평소에도 예쁜 여자만 보면 비슷한 상태였기에 현재는 자신이 얼마나 고블린화되고 있는지 잘 감이 오질 않았다.

"크흑!"

현재는 비명 같은 신음을 지르며 열한번째 사정을 했다. 그 정액은 모조리 여신의 자궁 안으로 흘러들어갔지만, 여신이 얌전히 그의 아이를 임신해줄 거라곤 생각되지 않았다.

'아냐, 혹시 몰라. 미친 여신이라서 아무 생각 없이 임신할지도?'

잠깐 망상을 하며 욕망이 또 들끓었던 현재. 그러나 일단 어떻게든 이 상황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튀어나왔다.

'고블린이 되기는 싫어!'

그러나 여신의 힘은 강대했다. 그녀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흙의 손들은 현재를 완벽하게 구속해 단 한 치도 움직일 수 없게 했다.

그가 움직일 수 있는 건 허리 뿐, 짐승처럼 허리를 흔드는 것 이외의 그 어떠한 행동도 할 수 없었다.

"크흐흑!"

그러나 갑자기 대지의 여신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고, 현재의 몸을 속박하고 있던 흙들이 모조리 바닥으로 후두둑 떨어졌다.

"뭐지?"

풀려난 현재는 무슨 일이 일어난지 몰랐으나, 일단 무언가의 기회가 온 것은 확실해보였다.

'근데 무슨 기회냐?'

무기는 도중에 빼앗겼고 옷은 벗겨져서 완전한 알몸이었다. 이대로 도망쳐 알몸런을 해야 하는가, 아니면 맨손으로라도 여신에게 덤벼들어야 하는가?

"으악!"

망설이는 사이 여신은 아랫배를 붙잡고 아파하면서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고 있었다. 다 큰 어른에 제법 몸집도 큰 여신이 그러고 있으니 조금 추했다.

'꼬시다.'

현재는 일단 그 꼬라지를 보고 속이 시원해지는 걸 느꼈다.

'근데 대체 무슨 일이지?'

설마 자신의 정액에 엄청난 힘이 들어있어서 그것에 당해 괴로워하는 걸까?

'설마.'

현재는 자신의 말도 안되는 망상을 지워버렸다.

"대체 무슨, 내게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

대지의 여신이 절규했다.

"멍청하긴. 생명의 근원이자 신력의 정수인 자궁에 아무 정액이나 받아들이니 그런 꼴이 나지."

어느 여자의 목소리가 말했다.

"아니 시팔, 내 입이 왜 이래?"

현재는 그 목소리가 자기 입에서 튀어나온 것에 깜짝 놀랐다. 그래서 목소리가 여자가 됐나 당황했지만, 다행히 자기가 말할 때는 멀쩡한 남자 목소리가 나왔다.

"너, 너!"

대지의 여신은 상대가 누군지 알았는지 몸을 벌벌 떨었다.

"오랜만이야. 언니."

"으윽, 씹소름!"

현재는 대지의 여신을 언니라 부른 자기 입을 꼬매버리고 싶었다. 자기가 한 말은 아니지만, 자기 몸이 한 말은 맞았다.

"알파니, 너!"

"미안한데 언니의 힘은 내가 가져갈게. 쓸 데 없이 고블린이나 뿌리는데 쓰는 것보단 내가 가져가주는 게 더 낫지 않겠어?"

"어떻게, 내가 전혀 느끼지 못하게 다가왔지?"

"이 남자는 다른 세계에서 왔거든. 이 세계의 것이 아닌 몸 뒤에 숨어있으면 아무도 날 찾아내지 못하더라고?"

"그럴 수가!"

여신의 설명에 그걸 들은 여신은 깨달았다. 자신이 너무 안일했음을. 아무리 힘을 잘 숨긴 이가 상대였다 한들, 쉽게 자궁을 내어주지만 않았어도 그 힘에 침식당하지는 않았을 거다.

"네가 죽은 게 내 탓은 아니잖아! 왜 이러는 거야!"

마지막으로 대지의 여신은 온정에 기댔다.

"그래. 언니는 잘못이 없지. 하지만 지금 가장 약하고, 또 방심했잖아? 약한 쪽부터 잡아먹히는 건 자연의 순리야. 그건 신들의 세계에서도 다를 바가 없어."

현재의 몸을 지배하는 여신은 웃었다.

"으악! 존나 게이처럼 웃지 말라고!"

몸을 배배 꼬는 여성스러운 동작에 현재는 기겁했다.

"너는 뭔데 이렇게 자의식이 강해? 신에게 몸을 빼앗겼으면 좀 잠들란 말이야."

"약오름의 신!"

현재는 자신의 몸을 빼앗은 신의 이름을 부르짖었다. 그럴 수 있는 신은 단 하나 밖에 없었다.

현재에게 상태창을 주었고 힘을 빌려주었고, 그 모든 것에 대해 주도권을 지닌 단 하나의 신. 약오름의 신.

"남에게 빌린 힘을 잘도 자기 거라고 착각했구나. 후후훗."

그녀가 웃었다. 물론 현재의 입을 빌려서.

"게이처럼 웃지 말라니까!"

말은 그렇게 했지만 현재는 여태까지 중 최대의 위기가 찾아왔음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이 년이 물의 신이었구나!'

단서는 있었다. 상태창은 주신의 권능, 네 주신이 힘을 모아 만들어낸 인류를 위한 가호는 같은 주신이 아니면 줄 수 없다고 이야기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현재에게 상태창을 줄 수 있는 존재는 네 주신 밖에 없었다는 거다. 불의 신도 아니고 바람의 신도 아니고 대지의 신도 아니었으므로, 그 존재가 누구인지는 처음부터 명확했다.

물의 신. 알파니.

"언니, 아니 헤레니. 너는 분명 엘프들이 설칠 때 날 구할 수 있었어. 그런데 왜 그러지 않았어?"

"알파니. 나는."

"아니, 변명은 필요 없어. 그냥 네가 왜 여기서 죽어야 하는지 말해준 것 뿐이니까. 주제도 모르고 가증스럽게 억울한 척 하길래. 확실한 그 이유를 대줬을 뿐."

"나도 힘들었어, 그때!"

대지의 여신 헤레니는 믿고 있던 자신의 아이들에게 속아 마시면 오래도록 깨어나지 못하는 술을 입에 대고 윤간을 당하고 말았다.

그녀는 배신감에 치를 떨며 땅에 저주를 내리고 고블린들을 모두 번식 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저능한 괴물로 바꾸어버렸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 물의 여신 알파니는 신을 떨어뜨리고 자신들이 주신의 자리 한 켠을 차지하겠다고 생각한 엘프에 의해 살해당했다.

그녀는 거의 모든 힘을 잃고 작은 조각이 되어, 호시탐탐 되살아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씨발! 이 기억은 뭐야!"

그런 기억이 현재의 머릿속에 마구 쑤셔넣어지고 있었다. 물의 여신이 그 몸을 빼앗고 강신하려고 수작을 부리고 있는 것이었다.

"그만 버티고 사라져라. 인간. 그동안 고생 많았다. 신의 몸이 된 것을 영광으로 여기면서 안식에 들거라."

"계약이랑 다르잖아 씨발년아! 아직 상환일 많이 남았다!"

현재는 여신과 했던 계약을 들먹였다. 이자도 꼬박꼬박 냈는데 이렇게 몸을 빼앗기는 일은 납득할 수 없었다.

"나는 성실 납부자란 말이야!"

"이건 계약과는 전혀 관련 없는, 단순한 폭력이다. 인간에 불과한 네가 신에게 대항해서 되겠느냐?"

"이 좆 같은 세상!"

대충 예상은 하고 있었다. 그토록 강한 힘이 아무 대가 없이 올 리 없다는 걸.

갚기만 하면 끝나는 편한 일이 아니리라 예상은 하고 있었다.

"이대론 못 간다!"

끝이 좋지 않으리라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보려 했다.

그런데 또 다시 신에게 마음대로 휘둘릴 뿐이라니, 이런 결말은 절대로 인정 못해!

"이봐! 대지의 여신! 나와 손을 잡자! 이 씨발년을 지옥으로 돌려보내는 거다!"

현재는 기댈 곳이 눈 앞의 여신 밖에 없음을 깨달았다. 훼까닥 돌아버린 미친 년이지만 물의 신에 대항할 힘을 지닌, 아니 그 이상의 힘을 지닌 여신.

"대체 왜 좆된 건지 빠르게 설명을 해봐! 내가 그걸 해결하면 분명 이 년을 이길 수 있는 거겠지!"

현재는 대지의 여신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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