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순애조교 위강력간물-110화 (110/119)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파티가 너무 강함

* * *

현재가 여태까지 시험해본 정신 마법은 모조리 실패했다. 그는 자신의 발상이 근본부터 문제가 있음을 인지했다.

'성공한 마법은, 빛을 내는 마법, 밧줄을 강화하는 마법, 장난감을 빙빙 돌리거나 진동하게 하는 마법…….'

광자의 생성, 재질의 변환, 동력의 작용, 그 현상이 명확하게 눈에 보이는 마법들은 상상해내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매우 불확실하고 구체적이지 못하며 눈에 보이지도 않는 정신 계열의 마법에 입문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대체 어떻게 하면 정신에 마법으로 간섭할 수 있을까?'

그가 뇌의학의 권위자였다면 어떻게든 할 수 있었을까?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 오히려 어설프게 뇌니 뉴런이니 존재만 알고 작동 방식을 모른다는 사실은 현재가 정신 계열 마법을 사용하는데 크나큰 장해물이 되었지 도움은 전혀 되지 않았다.

'베르딜리온은 아주 잘만 하던데.'

드래곤은 선천적으로 정신에 관련된 기파를 감지할 수 있는 감각이 있어 인간과는 인지 체계 자체가 달랐고, 그랬기에 현재는 그 인지를 기반으로 한 설명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선천적으로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이 소리라는 개념을 이해할 수 없듯이, 현재도 정신이 감각을 통해 느껴진다는 개념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베르딜리온의 가르침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는 그 스스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만 했다.

'그렇다면 내가 드래곤과 같이 느끼게 된다면?'

현재는 생각했다. 애초에 정신을 인지하지 못한 채로는 결코 정신에 간섭하는 마법을 쓸 수 없을 거라고.

그렇다면, 가장 먼저 깨달아야 할 마법은 남의 정신을 느낄 수 있는 마법이었다.

'1번, 내가 드래곤과 비슷한 감각 기관을 얻는다. 2번, 정신이 내뿜는 파동이란 것을 내가 시각이나 청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대충 두 개의 후보가 추려졌다. 자신이 변화하든지, 자신에게 오는 정보를 변환시키든지.

그러나 드래곤이 느끼는 감각이 대체 무슨 감각인지, 그 개념도 감각도 전혀 알 수 없는 현재가 따라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렇다면, 상대방의 정신이 내뿜는 무언가를 내가 알아볼 수 있는 형태로 전환한다.'

현재는 두번째 길을 골랐다. 상대방의 정신의 시각화, 청각화. 인간의 가장 발달하고 의존하는 두 감각으로 그 정보를 받아낼 수 있다면, 조작을 가하고 간섭하는 것도 불가능은 아닐 것이었다.

'문제는 그걸 대체 어떻게 수신하냐는 건데.'

상대방의 정신파를 수신하기 위해 현재는 모든 감각을 끌어모아 여자에게 집중했다.

'이 새끼가 대체 뭘하는 거지?'

여자의 표정은 그리 말하는 듯 했다. 현재는 어렴풋이 무언가를 깨달았다.

'그래. 정신 자체는 눈에 보이지 않아도, 그 정신이 만들어내는 현상은 모두 내게 보인다. 호흡의 속도, 눈빛, 표정, 연기가 섞이더라도 그 연기조차 정신에 영향을 받고 있어.'

관찰, 통찰, 그것을 반복하면 여자의 심리 상태를 알 수 있을 게 뻔했다. 현재는 그녀가 보이는 반응 하나하나를 깊게 느끼며 마력을 통해 그 반응을 분석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떨림, 마력의 파동.'

어느 순간 현재는 깨달았다. 그녀의 몸 속에 있는 마력 또한 그녀의 정신 상태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그래, 애초에 마법은 정신의 구현화고, 마력은 그 에너지. 그렇다면 마법을 쓰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마력은 정신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던전에는 마력이 너무 낮을 경우 아예 저항하지 못하는 함정들도 있다. 그래서 모험가들은 어느 정도는 마력을 올렸고, 베테랑 모험가인 여자의 마력은 상당했다. 그래서 그 정신이 마력에 영향을 주는 것을 꽤나 커다랗게 느낄 수 있었다.

'그럼 이 마력의 파동을 완전히 분석할 수 있다면?'

현재는 여자에게서 여러 다양한 감정을 이끌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신 마법을 쓰기 위해서는 일단 각 감정이 마력에 어떠한 떨림을 가지고 오는지 알아야겠다고 판단한 것.

"후우……."

현재가 여자의 가슴에 손을 댔을 때, 여자는 오히려 안도했다. 현재의 손길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저, 그 어떤 의도도 알 수 없이 바라만 볼 때가 남자로서 몸을 탐하는 것보다 훨씬 더 두렵고 긴장되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이것이 안도의 감정?'

현재는 그녀의 마력이 떨리는 양상을 유심히 살폈다.

"별로 크지는 않네?"

수치심을 자극하기 위해 현재는 말을 걸었다. 여자는 짧게 답했다.

"미안하게 됐다."

"그럼 어떻게 생겼나 볼까?"

현재는 여자의 로브 안쪽, 몸에 달라붙는 가죽 셔츠를 찢어 봉긋한 두 가슴을 드러냈다. 너무 작지는 않고 크지도 않은, 마른 그녀의 몸매에 딱 어울리는 가슴이 드러났다.

"핑크색이네, 많이 쓰지는 않았나봐?"

"큭."

단순히 만져지거나 매도를 당했을 때보다 색을 지적 당하는 게 더 부끄러웠는지 여자의 얼굴이 조금 붉어졌고, 동시에 마력이 조그맣게 떨렸다.

'이것이 부끄러움의 감정? 맞겠지?'

"오크 수컷 하나에 인간 암컷 셋이라서 분명히 밤마다 광란의 섹스 파티를 즐기고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 적! 없다!"

파티 자체를 모독 당한 탓인지, 그녀가 여태까지 중 가장 크게 화를 냈고 마력이 크게 들썩였다.

'이건 분노? 아니면 수치?'

정확하게 알 수 없어 현재는 계속 그녀를 자극하며 정보를 수집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럼, 뭔데? 그 오크 자지에 박혀본 적이 없단 말이야? 매일 밤이 아니라 사흘에 한 번 일주일에 한 번 그렇다 하는 시시한 이유로 화를 낸 건 아니겠지?"

"발바타는 벨루나의 연인이다. 동료의 남자에게 손을 댈 것 같으냐."

의외로 정조 관념이 좀 있는 모양이었다.

'벨루나가 누구지?'

현재가 아는 이름은 발바타 뿐, 어차피 남은 두 여자 중 하나일 테니 대충 넘어가기로 했다.

"실은, 벨루나가 무서워서 손 못 댄 거 아니야? 괜히 치정 싸움에 칼 맞고 죽을까봐 무서웠던 거지?"

"상대할 가치도 없는 소리를."

하지만 그 말과 달리 여자는 현재를 상대해야했다. 여전히 꽁꽁 묶인 몸은 완전히 현재의 손아귀에 떨어져 있었으니.

"이렇게 야한 몸인데 성욕을 참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벨루나가 무서워서 오크 수컷엔 손을 못 대니까, 날마다 몰래 로브 속에서 보지로 자위하거나 그런 거지?"

"바보 같기는. 누구나 너처럼 머릿속에 성에 관련된 것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옷 속으로 몰래 자위하는 건 네 얘기겠지."

"나는 자위 같은 거 안해. 아기를 배게 하는 소중한 씨앗을 찍 싸서 버리기엔 너무 아깝잖아? 너 같은 여자를 임신 시키는데 써야 하는데."

현재는 바지춤에서 빳빳하게 솟아오른 거근을 꺼내 여자의 눈 앞에 들이댔다. 그 크기에 여자는 깜짝 놀랐고, 정신파가 떨리는 게 느껴졌다.

'이건 동요? 아니면 두려움인가?'

현재는 마법 수련에 집중하느라 발기가 풀리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이런 상황 자체가 그가 매우 좋아하는 상황이었기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묶여 있는 여자, 명백한 힘의 차이, 자신을 두려워하는 상태.

그는 능욕과 강간을 아주 좋아하는 인간 말종 쓰레기였던 것이다.

'저쪽도 즐기게 해주면 윈윈 아니겠어?'

보통이라면 강간 도중에 상대 여자까지 신경 써주지는 않지만, 오늘은 정신 마법을 수련할 예정이라 아주 좋아 죽게 만들어줄 예정이었다.

'완성품이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물론, 정신 마법 수련이 처음인 만큼 여자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는 전혀 확신이 서질 않았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애초에 먼저 덮쳐들어온 것은 저쪽, 저쪽은 죽일 생각으로 덤벼들었던 거다.

죽음보다 더 끔찍한 결말을 맞게 되더라도, 그것이 현재의 탓은 아니겠지. 그것은 모두 그녀 스스로가 불러온 재앙에 불과했으니.

"혹시라도 내 아이를 배게 되면 잘 부탁해. 꼭 아버지를 넘어서는 엄청난 용사로 키워달라고."

찡긋, 기분 나쁜 윙크를 날리며 현재는 웃었다. 여자의 얼굴은 칙칙한 흙색으로 굳어갔다.

"그럼 시작해볼까."

두려움, 고통, 기쁨, 쾌락, 온갖 감정을 수집하기 위해 현재의 손과 머리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신 마법의 수행을 위해서는 거친 감정의 격류를 맛볼 필요가 있었기에, 그의 손속은 평소보다 더욱 잔인하고 매정했다.

"끼야악, 흑!"

그러나 비명인지 신음인지를 흘려도 구원이 오는 일은 없었다. 그녀의 파티원들은 모조리 붙잡힌 뒤였고, 이곳은 인간도 오크도 살지 않는 험지였으니까.

그녀가 받을 유일한 구원이 있다면, 그것은 현재의 정신 마법이 빠르게 완성되는 것 뿐이겠지. 그렇다면, 적어도 괴롭지많은 않을 테니까.

* * *

"아니, 왜 이렇게 약해?"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미아는 탄식을 내뱉었다. 먹은 것도 소화시킬 겸 수련을 할 겸 가볍게 싸워봤는데, 오크 전사 발바타는 정말 놀랄 만큼 약했다.

"둘이서 덤벼도 시시할 정도라니."

미아는 발바타를 순식간에 이겨버린 후에 너무 시시한 나머지 오크를 닮은 여전사 벨루나도 풀어주어 이 대 일로 싸움을 벌였다.

"훈련 상대는 커녕 소화 시키는 운동도 안 되겠어."

그러나 그것조차 시시했다. 만복으로 나른해져 하품이 나올 정도로 시시한 싸움에 미아는 실망했다.

'이렇게나 강했었다니!'

한 편 발바타와 벨루나는 크게 절망하는 중이었다. 기습에 투명화라는 말도 안되는 상황 때문에 붙잡힌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던 중, 명백한 힘의 격차를 겪고 나서 마음이 꺾이고 있는 것이었다.

"너희는 몰랐겠지만, 나는 파티원 중 최약체야."

미아는 절망하고 있는 두 사람에게 그렇게 첨언하기까지 했다. 너무 예전에 싸워 지금의 우열을 가리기는 힘든 파탈리테야 모르겠다 쳐도, 현재나 베르딜리온에 비해 명확하게 약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런 파티에 기습을 시도하다니. 분수를 모르는 것도 정도가 있지."

"아니, 너희가 너무 강한 거다! 대체, 대체 너희는 누구냐?"

발바타가 억울함에 그리 물었고, 미아는 친절하게 대답해줬다.

"나는 미아야. 직업은 모험가고."

"들어본 적 없다! 너만한 강자의 이름이 대륙에 울려퍼지지 않았다니 말도 안된다!"

"최근 한 달 사이에 급격하게 강해진 거라."

있을 수 없는 성장을 했다. 신의 은총으로 얻는 능력치는 전투의 경험이 쌓일 수록 늘어나는 깨달음 비례 성장형이 아니라, 단순히 쓰러뜨린 적의 질과 양으로 올라가는 형태였기 때문에 미아는 파티에서 1인분만 하고 있어도 레벨이 쭉쭉 올랐다.

그것은 이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형태의 성장, 게임으로 치면 쩔이나 버스를 탔다고 할 수 있는 그런 엄청난 속도의 성장이었다.

물론, 그럴 수록 파티의 전력은 강해지고 더 강하고 위험한 던전에 도전할 수 있을 테니 현재가 의도한 바이기는 했다.

그런데 그 강하고 위험한 던전이라는 게 나오질 않아서, 너무 약한 적들을 상대하는 그림이 계속되며 미아는 지루함마저 느끼게 될 정도였다.

"안전한 게 나쁜 건 아닌데, 빨리 강해져야 하는 입장에서 지루한 싸움만 계속되는 건 좀 그러네."

"이곳이 지루할 정도라고? 대체 어디서 나온 괴물이냐."

명백한 힘의 차이를 체감하고 절망에 젖은 벨루나는 눈 앞의 귀여운 여자가 도무지 같은 사람으로 보이지를 않았다.

마치, 던전의 마수 수십 마리를 합쳐놓은 듯한 끔찍한 괴물. 그렇게만 보였다.

"재미 없어졌으니까 그만 하자. 둘 다 얌전히 돌아와서 앉아있어."

미아는 묶지도 않고 도망 가지 말라고 말로써 지시했고, 발바타와 벨루나는 그 명령을 거부할 수 없었다.

그들은 그제서야 깨달은 것이었다. 미아 뿐 아니라 파탈리테나 베르딜리온 또한 말도 안되는 강자임을.

저런 괴물 옆에서 느긋하게 제 할 일이나 벌이고 있는 존재들이 약할 리가 없지 않은가.

'대체 우리는 무슨 일을 당하는 거지?'

아까 끌려간 동료는 아직도 소식이 없다. 단순히 능욕하기 위해 데려간 것이라면 그리 멀리 가지도 않았을 텐데.

대체 어디서 무얼 당하고 있는지 모르니 끝없는 긴장감과 공포심이 찾아와 몸을 짓눌렀다.

'젠장! 이 녀석들을 따라오는 게 아니었는데!'

이제 와서 후회해봤자 소용 없는 일. 그들은 과거를 바꿀 수도 없고 선택을 물릴 수도 없었다.

그저 도살장의 돼지처럼 가만히 자기 차례를 기다릴 뿐.

그러나, 도살장의 돼지는 자신들이 고기가 될 거라는 것이라도 알지. 이들은 무엇이 될지도 모르는 채로 막연히 기다려야만 했다.

1분 1초가 하루고 한 시간처럼 느껴지는 상태로 그들은 오랜 시간을 견뎌야 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