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순애조교 위강력간물-85화 (85/119)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국경

* * *

"우물이 썩지 않아 다행이구나."

온몸이 완전히 정액 범벅이 되었던 파탈리테는 도시의 우물을 찾아 몸을 씻고 있었다. 그녀 정도는 아니라도 상당히 더러워진 현재도 함께였다.

물에서 지하수 특유의 미묘한 냄새가 나기는 했지만, 정액에서 나는 밤꽃 냄새 범벅이 되는 것보다는 나았다. 첨단 화학의 바디 워시 만큼은 아니라도 이 시대의 향기 비누 또한 어느 정도 냄새를 씻어주는 효능은 가지고 있었다.

"너는, 언제 어떤 물이 몸에 닿든지 아파오는 거지?"

물이 닿을 때마다 가끔씩 찌푸리는 얼굴에서 그녀가 겪는 아픔을 간접적으로 느낀 현재는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그래."

파탈리테는 이 정도의 아픔은 기꺼이 견딜 수 있는 전사였다. 하지만 그 아픔 자체보다 그 아픔의 원인이 신이 내린 저주라는 점이, 자신의 동족 모두가 똑같은 고통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사무쳤다.

물에 닿을 때마다 조금씩 마음이 슬퍼오고 마는 것이다.

'역시, 나는…….'

그런 파탈리테의 모습을 보고 현재는 그녀를 구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결심했다."

"무엇을?"

"나도 엘프를 구하겠어. 너희 종족에 걸린 신의 저주, 내가 풀어줄겠다고 약속한다."

"갑자기?"

파탈리테는 뜬금 없는 현재의 말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아, 모르는가?"

현재는 당당한 태도와 꾸며낸 말투로,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말했다.

"너와 내가 서로 몸을 섞었기 때문에, 너는 내 거다."

"허?"

더 해보라는 듯이, 파탈리테는 눈썹을 살짝 꿈틀거리며 현재를 바라보았다.

"네가 내 거니까, 네 숙원도 내가 덜어가지 않으면 안되는 거지. 만약에, 네가 싸우다 죽더라도 내가 대신 엘프란 종족을 구원해줄 테니까. 아무 걱정하지 마라."

두 사람의 삶은 그런 삶이었다. 오늘 살아있었다고, 내일도 살아있으리라 낙관할 수는 없는 삶. 계속되는 싸움이 기다리는 지옥 악귀와도 같은 삶.

그러니까 전한다.

"나는 굉장히 대단한 사람이라서, 너한텐 버거운 싸움도 척척 해나갈 수 있는 사람이거든."

네가 있든, 있지 않든, 너의 목표를 내가 이루어주겠노라고.

'이른 바 떡정이라는 거지.'

파탈리테는 예쁘고, 귀엽고, 현재와 서로가 서로의 몸을 탐했던 사이이기 때문에 행복해져야만 한다. 현재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리라 결심했다.

"노력하는 사람이 성공하길 바라는 건, 누구나가 가진 보편타당한 희망이란 말이야. 그러니까 너는 꼭 잘돼야 해."

현재의 솔직한 응원에 파탈리테는 꼭 가슴을 꿰뚫리는 듯한 뭉클거림을 느꼈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아. 너는, 아닌 척 하면서 너무 올곧단 말이다.'

파탈리테는 웃으면서, 꼭 하고 싶은 대답을 전했다.

"나는 죽을 생각 없다."

그래야 너를 계속 볼 수 있을 테니. 문득 떠오른 생각에 파탈리테는 잠시 생각해버렸다.

'이건, 사랑이라는 건가?'

절대로 알 리 없다고 여겼던, 몽글거리는 무언가가 가슴 아래에 쏙 하고 숨어들어온 느낌.

'아니면 어떤가. 지금 이 순간 몽실몽실한 느낌이 머리를 가득 채워주고 있는데.'

파탈리테는 저 대책 없이 막나가고 무언가 엉성한 양아치 모험가가, 제 꿈의 절반을 훔쳐가버리겠다는 것이, 썩 나쁘지 않은 기분이라고 느꼈다. 아니 즐거웠다.

'나에게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 감정이야.'

그러나 파탈리테는 아직, 가장 깊숙히에 품고 있는 마음은 숨긴 채 드러내지 않았다.

'아군도, 적군도 가리지 않고 너무 많이 죽였다. 너는 인간이란 종에 소속감을 느끼지 않는다 했지만, 그렇다 해도 나의 죄악의 무게는 태산보다 더욱 무거워. 나를 원망하는 자와 저주하는 자는 저 밤하늘의 별 만큼이나 무수히 많지. 그러니까 내게, 행복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는 거다.'

파탈리테의 눈에 죽어간 이들의 그림자가 비쳤다. 그들 중에 진심으로 죽고 싶어 죽은 사람 따위는 한 사람도 없었다.

죽고 싶지 않은데, 살해당했거나, 아니면 죽고 싶어질 때까지 괴롭힘을 당한 사람들 뿐.

생명은 모두 살고 싶어한다. 파탈리테는 너무 많은 생명을 짓밟았기에, 자신은 행복해질 자격이 없다고 믿었다.

'너는 또 내게 이미 죽은 사람 따위 알 바냐고 소리질러 주겠지. 양심 같은 건 개나 주라고 외치겠지. 정말, 절대로 따라할 수 없는 사고방식이다. 나와는 너무 달라. 그렇기 때문에 끌리는 걸까.'

이 깊은 어둠은, 드러낼 수 없다. 현재가 받아줄 것을 강렬히 예감했기에, 그래서 더 드러낼 수 없다.

살해의 대죄를 용서해줄 수 있는 자는, 살해당한 사람 뿐이다. 현재는 대신 용서해줄 수 없고, 대신 용서해줘서도 안된다.

살해당한 사람은, 이미 죽고 없기 때문에, 세상 그 누구도 파탈리테를 대신 용서해줄 수 없다. 그녀는 구원 받을 수 없다. 그녀 스스로가 그렇다고 굳게 믿었다.

'역시 너와 내가 같아질 수는 없는 거다.'

파탈리테는 현재를 부러워 하지만, 부럽다고 해서 같아질 생각은 없었다. 사람이란 원래 그렇게나 바뀌지 않는 것이다.

* * *

두 사람은 몸을 씻고 돌아와 미아를 깨우고 식사를 했다. 괜히 불을 피웠다가 추적자들의 눈에 띌까봐 익히는 요리는 하지 않았다.

"오늘 국경을 넘을 거야. 그러면 진짜 문명 바깥 세계가 시작되는 거지."

현재는 이미 서울에서 아르젠타 시로 떨어지며 문명을 잃어버리는 듯한 경험을 했었지만, 문명 수준이 낮은 것과 정말로 문명이 없는 미개척지대로 들어가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아니, 미개척지대 정도면 차라리 낫겠지. 지금부터 가는 곳은 저주 받은 대지. 사람을 환영해줄 리가 없는 불친절함 그 자체 같은 땅이다.

"나는 익숙하다."

파탈리테가 말했다. 그녀는 거친 사막에서 평생을 보냈을 뿐 아니라 때때로 저주 받은 대지에 들어가본 적도 있었다.

힘을 키우기 위해서. 고블린을 잡아먹고 생명력을 흡수하며 아티팩트를 모으기 위해서. 지금 현재가 그곳을 향하는 것과 온전히 같은 목적을 가지고서였다.

"그러니까 길잡이 역할을 맡겨도 좋다."

"파탈리테와 함께 와서 다행이야."

완전히 모르는 두 사람만 가는 것과 경험자를 끼워 가는 것은 전혀 다를 거다. 현재는 파탈리테를 파티에 넣은 것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예쁜 엘프가 유능하기까지 하다니. 나는 정말 운이 좋다니까.'

처음에는 그저 아름답다는 생각 외에 별 것 없이 받아들였던 파탈리테. 그러나 그녀는 전투에 대한 성장 잠재력과 아티팩트나 마법에 대한 지식, 저주 받은 대지의 경험까지 두루두루 훌륭한 고급 인재였다.

'잠깐 훼까닥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괜찮아진 것 같지?'

한때 함께 싸웠던 전우들의 비참한 말로를 보고 폭주했었지만, 현재의 계속되는 격려로 파탈리테는 상당히 힘을 찾은 듯한 모습이었다.

어지간해선 별 변화 없는 뚱한 표정이 여전한 듯 하지만, 어째선지 전보다는 밝아진 것 같다고 현재는 그리 느꼈다.

식사를 마친 그들은 짐을 챙겨 폐허의 도시를 벗어났다. 이후 걷다 보니 자연적으로 국경을 나눠주는 거대한 산맥이 점점 더 크게 보였다.

그 앞에는 꽤나 듬성듬성한 간격으로 감시탑과 요새 주둔지가 세워져 있었다.

엘프와의 전쟁으로 한 번 무너져내렸던 흉터인지, 성벽이 재건되고 있는 공사현장도 보였다. 들키지 않기 위해 도로를 사용하지 않고 무성한 잡초 수풀을 헤치며 지나온 덕에 공사 현장 쪽으로 물자를 나르는 인부나 병사들과 마주치지는 않았다.

"밤을 기다려 어둠을 틈타 지나가는 거야."

이것은 사전에 이야기가 되어있던 부분이었다.

그 기나긴 국경을 모조리 막고 있을 수는 없는 법. 감시탑은 곳곳에 세워져 있었지만 사각이 없지는 않았다.

현재와 일행은 감시가 힘들어지는 밤에 그 사각을 노려 빠져나갈 계획이었다.

"그때까진, 이 바위 뒷쪽에서 대기."

언덕과 바위 사이, 가까이 오지 않으면 발견하기 힘든 자연적인 은신처가 있었다. 현재는 그곳에 몸을 숨긴 채 언제든 출발할 수 있게 짐을 메고 있었다.

파탈리테는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는 걸 즐기는지 눈을 감고 앉아 명상을 하고 있었고, 미아는 짐을 내려놓더니 갑자기 현재 쪽으로 다가왔다.

"왜?"

미아는 대답보다 먼저 현재의 바지춤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밤까지 할 것도 없는데, 시간 때울 일이 이것 밖에 더 있어?"

"갑자기?"

"아니면, 오늘은 너무 많이 빼서 지쳤어?"

현재는 미아의 태도가 이상한 이유를 눈치챘다. 파탈리테와 끈적한 섹스를 한 것을 들킨 모양이었다. 하긴, 그렇게 길고 끈끈한 섹스였는데 제대로 된 방음장치도 없는 옆방에서 눈치 채지 못할 리가 없었다.

"여긴 바깥이고, 국경에는 병사들이 쫙 깔렸는데?"

"언제부터 그런 걸 신경 썼다고."

미아는 그리 말하며 현재의 자지를 슥슥 손으로 훑어 크게 만들었다. 표정은 어딘지 싸늘했다.

"그리고 바깥이란 게 신경 쓰인다니, 이제 멀쩡한 건물에서 잘 기회도 없잖아. 그럼 일 년 내내 나랑 섹스 안 할 거야?"

"아니."

"그거 봐."

미아는 현재의 커진 자지를 바지 바깥으로 슥 빼내더니 자기 치마 사이로 집어넣었다.

"너, 언제부터?"

현재는 두 가지 이유로 크게 놀랐다. 언제부터 이리 흠뻑 젖어 있었나, 그리고 언제부터 속옷도 입지 않고 있었나. 둘 모두 미아가 평소에는 보여주지 않던 모습인지라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아! 현재 자지 너무 좋아! 이게 없으면 살아있는 거 같지가 않아!"

현재의 취향에 맞춰주고 싶은 것인지 무언가 오버리액션을 하며 기승위를 시작하는 미아.

현재는 누운 것도 앉은 것도 아닌 어정쩡한 자세에서 제 자지를 딜도처럼 멋대로 사용하는 미아를 보고 있었다.

'이러니까 꼭 내가 따먹히는 것 같네.'

나쁘지는 않았다. 적극적인 여자친구의 모습을 보는 건 남자로서 분명 기쁠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괴롭히는 걸 많이 못했단 말이지.'

파탈리테에게 부탁을 받은 탓에 현재는 매우 자제했다. 두 사람의 섹스는 알콩달콩한 신혼부부처럼 서로 사랑을 속삭이는 원앙부부 느낌의 섹스였다.

그 또한 달짝찌근한 특유의 느낌이 신선해 즐거웠지만, 역시 현재의 취향은 여자를 숨도 못쉴 정도로 괴롭게 만드는 쪽이라서 무언가 아쉬움이 남았다.

'먼저 꼬셨으니까 정당방위야.'

꼭 자기가 우위를 점했다는 듯이 기승위로 허리를 흔들며 현재의 자지를 잡아먹고 있는 미아. 현재는 미아가 용서해달라고 빌 때까지 참지 않고 거친 플레이를 즐기기로 결심했다.

슬쩍 어깨를 비틀어 등에 멘 배낭을 벗어버리고, 현재는 자기 페이스에 맞춰 허리를 흔들고 있는 미아의 양 옆구리를 잡았다.

"자신 있게 덮쳐든 것 치고는 너무 말랑하지 않아?"

미아는 웃었다. 현재가 할 마음이 들었다는 게 꼭 제 매력을 증명해준 것 같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있잖아. 나는 현재 거니까 마음대로 해도 돼. 싫다고 해도 속으론 좋은 거니까 하나도 안봐줘도 돼."

"어우."

오늘의 유혹은 강도가 좀 셌다. 질투 때문에 이상한 스위치가 눌린 걸까? 미아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반응이 아주 기쁘기 그지 없었다.

현재는 기승위로 자지를 삽입한 그 자세 그대로 몸을 일으키고 미아를 밀어붙여서 자세를 뒤집어버렸다.

이제는 미아의 머리가 바닥으로, 엉덩이가 현재의 허리춤으로 오는 뒤집힌 자세가 되었다. 위에서 아래로 찍어누르는 느낌 때문에 현재가 좋아하는 자세였다.

"이런 자세로 찍어눌러버려도 괜찮은 거지?"

"응, 내 안의 아가방 꾹꾹 눌러줘. 여기도 저기도 다 현재 거라고 영역표시 해줘."

"좋아."

현재는 꼭 굴착기로 땅을 파는 듯한 마음가짐으로 미아의 보지를 쑤셨다. 자세가 자세인지라 목부터 허리 등 허벅지 모두 상당한 부담이 갈 텐데 미아는 싫은 소리 하나 내지를 않았다.

'괜히 튕기면 실망할까봐 초조해하는 건가?'

역시 질투심은 괜찮은 조미료가 되는구나. 칼 맞기 딱 좋은 생각을 하며 현재는 미아의 몸 안에 정액을 한가득 뿌렸다.

"응, 흐응……."

강한 힘으로 자궁을 쿡쿡 쑤셔진 뒤, 그 안에 정액을 받아서 절정하는 미아. 현재의 팔 근처를 방황하던 다리는 어느새 사정당하는 정액을 한 방울이라도 놓치기 싫다는 듯 현재의 허리를 감싸고 꾹 조여 놓아주지 않고 있었다.

"흐아아……, 아아……."

현재는 미아의 입에서 침이 눈쪽으로 흐르는 것을 보고 뒤집은 자세를 그만두어 그녀를 엎드린 자세로 만들었다.

아무래도 앞구르기 도중 멈춘 듯한 그 자세는 너무 고난이도고 불편할 듯 했던 것이다. 보통 여자는 시도 자체가 불가능한 자세. 미아는 체력도 좋고 힘도 좋은 데다가 유연하기까지 하니 가능했지만, 그런 자세를 계속 시키는 것은 무언가 불쌍해보였다.

'체력적으로 힘들게 하는 거 말고, 성적으로 괴롭히고 싶단 말이야.'

하지만, 동시에 그런 자세도 군말 않고 따라주는 미아의 모습이 아주 사랑스럽기도 했다.

'조금 더 괴롭혀볼까?'

현재는 엎드린 미아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미아의 피학성향은 아직 상당히 낮은 상태. 그러나 현재는 미아가 케이트 만큼 아픈 것에 환장하진 못하더라도 가벼운 스팽킹 정도는 즐겨주길 원했다.

"아! 히읏!"

때릴 때마다 뚝뚝, 뚝뚝, 하고 애액을 흘려대는 모습을 보니 불가능한 일은 아닌 듯 보였다.

'역시 조금 더 개발된 것 같지?'

현재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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