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순애조교 위강력간물-68화 (68/119)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물 위의 흡혈귀

* * *

두렵다. 무겁다. 버겁다.

보이는 것은 환상. 들리는 것은 환청.

시체가 산을 이루고 피의 강이 흐른다.

불타는 도시는 모두 그녀를 위한 번제.

흐르는 피는 모두 그녀를 위한 공물.

비명은 찬송가이며, 절망은 그녀의 몸을 불리는 살이 되어준다.

마시고 취하여 강해지면, 그 끝에는 분명 신위가 기다리고 있으리라.

여왕이시여, 부디 저희를 이끄소서.

여왕이시여, 부디.

이 저주 받은 혼들에 깊숙히 새겨진 각인을 모두 지워주소서.

신보다 더 강하고 위대한 힘으로써.

오직 당신만이 그 비원을 이룰 수 있나이다.

"극! 크흑! 커흐윽! 그아윽!"

파탈리테는 말라가는 목을 제 손으로 쥔 채 할퀴었다. 그 고통은 칼이 손가락을 도려냈을 때나 화살이 뱃가죽을 뚫고 장기를 후벼팠을 때와 비할 바가 아니었다.

원래 붉은 눈동자는, 흰자에 일어난 과도한 충혈, 아니 출혈로 인해 마치 태양이 피를 흘리듯 하얀 눈자위를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물의 저주가 그녀를 죽이려 한다. 약해진 그녀의 몸은 이것을 감당하지 못한다. 어디에도 가지 못하는 그녀는 이렇게 증오스럽던 신의 저주로 죽음을 맞이하고 마는 거다.

"어떻게,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건 없어?"

눈 앞의 어리석은 소녀는, 신들이 왜 엘프를 저주했는지도 알지 못하는지, 그 저주 받은 종족에게 자꾸만 호의를 건네려고 했다.

'그만, 싸우기 싫어, 이제 그만하고 싶어, 그냥 나를 죽여줘.'

엘프의 여왕이며 종족의 기둥인 자의 마음은 사실 유리조각처럼 연약하고 날카로워서, 스스로의 마음을 찢으면서 계속해서 상처 입고 있었다.

'여왕이시여, 부디 환난날에 저희를 건지소서.'

몇백 번을 들었던 말인가. 몇천 번을 새겨진 말인가. 이제 그만 쉬고 싶은 소녀에게 저주처럼 새겨진 원망은, 결국 그녀를 죽지 못하고 움직이게 만들고 만다.

'싸우기 싫어.'

그럼에도 싸워야 한다.

"목말라……."

"저, 뭘 준비해주면 될까? 물은 못 마시는 거지?"

미아의 질문에 파탈리테는 답한다.

"체액."

"체액?"

"피, 모유, 애액. 아무튼 생명력을 담고 있는 액체."

"애액?"

뜬금 없는 후보군의 등장에 미아는 당황했다.

"이 상태에선 몸이 물을 받아들이지 못하겠지만, 생명력을 조금 나눠주면, 그것으로 버틸 수 있어."

"정말로 후보가 피나, 모유나, 애, 그, 애액인 거야?"

저렇게 괴로워하는, 꾀병이 아니라 온몸에서 땀을 흘리고 실핏줄이 터져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는 아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미아가 한 번쯤 되묻지 않을 수 없을 만큼 그 후보 목록이 매우 괴상했다.

"오줌이나 땀은 찌꺼기지만, 피와 모유와 애액은 생명이 담긴 체액이니까."

'아니 그러니까 왜 애액이 그 사이에 껴있냐고.'

미아는 따지고 싶었으나 파탈리테는 눈에 띌 정도로 심각하게 죽어가고 있었다. 오래 생각할 여유 따위는 없었다.

'역시 피로 할까.'

모유는 나오지 않는다. 내고 싶다고 낼 수도 없다. 그렇다고 애액을 마시게 할 수도 없으니, 남은 후보라고는 피 밖에 없는 것이었다.

미아는 파탈리테의 단검을 빌려 제 손목을 그어내려다가, 문득 이 아주 깨끗하고 아름다운 피부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야, 그녀 자신만의 몸일 뿐이었다면 흉터 한 줄 쯤이야 망설이지 않았겠지만, 이 몸은 현재가 무려 엘릭서를 써서 되살린 몸, 그 덕에 흉터 하나 없는 온전하게 깨끗한 몸이지 않은가?

그러니 어느 정도는 현재의 소유라고 주장해도, 틀린 말은 아니지 않을까? 그런 몸에 의미 없는 상처를 남기고 싶지는 않다고, 미아는 그렇게 생각하고 말았다.

'그럼 남는 건 애액 뿐인데?'

눈 앞에는 피눈물을 흘리며 죽어가는 소녀. 피는 낼 수 없지만, 애액을 나눠주는 것으로 그녀를 살릴 수 있다면.

그건 분명 성스러운 일이겠지. 매우 성스러운 일.

"커헉!"

파탈리테의 기침에 피가 섞여나왔기에 더 망설일 시간은 없었다. 미아는 천옷 스치는 소리를 내며 알몸이 되었고, 그 상태에서 자신의 몸을 달구기 시작했다.

"흣!"

상상하는 것은 당연히, 현재의 손길이었다. 그 커다랗고 굵은 손 이외의 남자 따위 미아는 알지 못했다. 잡아당기는 것은 유두에 매단 링, 자신의 젖꼭지를 관통한 그녀와 현재의 사랑의 증표.

'반지도 없는 주제에, 이상한 거나 달고.'

잠깐 입이 삐죽 튀어나왔으나 미아는 그 생각을 구석으로 치운 채 자신의 유두를 간질이는 일에 공을 들였다. 별로 어려울 것도 없이, 그 튀어나온 분홍색 막대는 피를 모아 빳빳하게 몸을 세웠다.

'역시, 전보다 훨씬 민감해졌어.'

현재의 바람대로, 그녀의 유두는 피어싱을 뚫기 이전보다 훨씬 민감해져 있었다. 가끔은 속옷에 스치는 것만으로 느껴서 불편을 느낄 정도로. 이렇게 야한 몸이 된 덕분에 그녀의 아랫도리에 벌써부터 신호가 왔다. 그것을, 손으로 긁어내 전해주면 되는 것일까?

"그, 애액이 나오면, 모아서 먹여주면 되는 거지?"

"그래서는, 손에 묻어, 낭비되잖아. 직접, 얼굴 위에 올라와서, 입에다, 먹여줘."

숨 쉬기도 힘든 듯 두 문장을 말하는 데에 한참 시간이 걸리는 파탈리테. 미아는 어쩔 수 없이 그녀의 요구대로 침대 위 그녀의 머리맡에 무릎을 꿇고 앉아 은밀한 부분을 그녀의 입 위에 닿게 했다.

"앗!"

기다렸다는 듯이 질내로 곧장 파고드는 혀에 미아는 깜짝 놀라 어깨를 움찔거렸다. 파탈리테가 아래에서 떨어지는 국물을 받아먹을 줄 알았지, 이렇게 적극적으로 혀를 뻗어 탐할 것이라고는 생각치 못한 것이었다.

'아, 진짜 뭔가 빨려나가는 느낌이?'

베테랑 모험가인 그녀는 자신의 몸 상태에 상당히 민감했다. 확실히, 파탈리테가 혀를 꽂아넣은 순간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의 기운이 조금씩 빨려나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진짜 이런 걸로 나아질 수 있는 건가?'

여전히 반신반의이긴 했지만, 달리 방법도 없었기에 미아는 커다란 가슴을 당겨 제 유두를 모으고는 동그란 고리끼리 서로 비비며 현재의 손이 있다고 망상하여 자위를 재개했다.

"힉!"

그 자위를 돕겠다는 듯, 파탈리테의 가슴 방향을 향해있는 미아의 클리토리스 위에 파탈리테의 손이 얹혔다. 제 스스로도 자위를 하며 파탈리테에게도 도움을 받아 미아의 성감과 애액은 그 양을 점점 늘려갔다.

'왜 이렇게 된 건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네?'

미아가 파탈리테에 대해 아는 것은 그냥 동료가 될 엘프고 나이가 스물여섯이라는 것 뿐. 그리고 또 속눈썹이 매우 길어 예쁘고, 보석 같은 눈동자와 매력 있는 연갈색의 피부가…….

'아니,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파탈리테의 미색에 대해 생각하는 사이, 그 망상의 대상인 파탈리테는 자기 눈 앞의, 미아의 엉덩이 사이에 꽂힌 애널 플러그를 쏙하고 뽑아버렸다.

"앙?"

아무런 예고도 없는 행동에 미아는 깜짝 놀랐고, 하루를 넘게 벌려져 있어 아직 닫힐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미아의 엉덩이 구멍으로 파탈리테의 가늘고 고운 손가락이 무려 네 개나 들어왔다.

그 네 개를 합친 것이 현재의 손가락 두 개랑 겨우 비슷한 크기였지만, 그렇다 해도 동시에 네 방향으로 당기는 것은 자극이 너무 커서 미아는 느끼면서 허리를 부르르 떨었다.

"히약!"

그러면서 여전히, 파탈리테는 미아의 애액을 빨아먹고 있었는데, 부족하니까 더 내놓으라고 보채는 듯이 혀가 질 바깥으로 튀어나와 클리토리스를 빨아대고는 다시 질 안으로 들어가는 일을 반복했다.

"앙대! 학!"

너무 많이 조교 당한 미아는 전보다 훨씬 민감해졌고, 가느다란 네 손가락이 장벽을 마구 찌르고 자극하는 것에 큰 쾌감을 느껴 보다 더 많은 애액을 분출해냈다.

"그, 흐으……."

미아의 몸으로부터 생명력을 빨아들인 파탈리테는 몸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녀는 자기 얼굴 위에 앉아있던 미아를 밀어 넘어뜨리고는, 후배위로 박히기 딱 좋은 자세를 한 미아의 보지를 빨면서 유두를 당기고 남은 손으로는 후장을 괴롭혔다.

'아, 세 군데나 동시에!'

어째 처음 생각한 그림과 많이 달라졌지만은, 미아는 이게 의료 행위의 일환이라고 생각하며 파탈리테가 리드하는대로 몸을 맡기고 가랑이 사이를 적셔 생명수를 뿜어내는 일에 집중했다.

"아?"

애액을 빨던 혀가 떨어지고 파탈리테가 멀어지자 미아는 뭔가 아쉬운 듯이 짧은 물음표를 내뱉었고, 그 사이 파탈리테는 현재의 짐에 다가가 그가 성인용품점에서 잔뜩 사들였던 물건들 중 일부를 꺼내들고 왔다.

"잠깐, 리테 너 벌써 건강해진 거 아냐?"

"날 도와줬으니까, 나도 도와줘야지. 이 만큼만 하고 끝내는 건 미아도 아쉽지 않아? 만족할 수 있게 내가 도와줄게."

"아니잇!"

아니라고 말하려던 미아는 엉덩이에 끼워진 대형 딜도에 살짝쿵 가버리고 말았다. 보통 들어올 때보다는 밀어낼 때의 쾌감이 더 큰 항문이지만, 그럼에도 삽입만으로 갈 수 있을 정도로 미아는 감도가 좋게 개발당해 있었던 것이었다.

"히익!"

멋대로 꿈틀거리는 허리, 자꾸 오므려지는 손가락과 발가락. 미아는 현재가 아닌 사람에게 가버렸다는 게 왠지 열이 받았다.

'정확히는 사람도 아니고 장난감이지만.'

비록 나이는 훨씬 많다 하더라도 자기보다 체구가 훨씬 작은 여자애에게 장난감처럼 희롱당하고 헐떡였다는 게 그녀의 자존심을 건드린 거였다.

'나랑 같은 꼴을 당하는 걸 보지 않으면?'

미아는 파탈리테를 덮쳐들어 제압한 다음 침대 아래로 깔고 엎드려 자기가 위에 올라탄 자세를 했다.

"나만 만족하는 건 너무 미안하니까, 리테도 아주 기분 좋게 해줄게."

미아가 공세로 전환하자 파탈리테도 당황하며 식은땀을 흘렸다.

"아니, 나는 그런 거 필요 없는데."

"필요 없는 게 어딨어?"

미아는 파탈리테의 옷을 벗겼다. 상체를 가리는 속옷은 없었다. 그야, 가릴 만큼 가슴이 발달하지 않았으니까. 거의 완전히 평평한 파탈리테의 가슴은 남자라고 우기면 속아넘어갈 정도였다.

'하지만 아래쪽은 완전한 여자애야.'

전혀 발달하지 않아서 일자의 균열 밖에 보이지 않는 보지, 그쪽을 손가락으로 벌렸을 때 미아는 깜짝 놀랐다.

'갈색 피부 사이에 이렇게 선명한 분홍색 보지가……, 너무 예쁘고 야하잖아?'

어두운 색 옆에 있으면 밝은 게 더 밝게 보인다던가? 파탈리테의 갈색 피부에 대비된 분홍색 보지는 보통 사람보다 훨씬 더 밝게 보였다. 물론, 실제로 밝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겠지만, 피부에 대비되는 느낌 탓에 더욱 더 밝게 보였다.

그게 너무 핥고 싶게 생긴 나머지 미아는 그쪽에 입을 갖다 박고서 한 발 늦게 엄청난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이렇게 변태짓을 하고 있다고? 현재한테 옮았나?'

이전이었다면 어떤 상황이 와도 이런 짓은 하지 않았을 텐데. 현재에 의해 성적 윤리관과 도덕관이 어느 정도 망가뜨려졌다고 새삼 깨닫고 놀라고 말았다.

'그래도 어떡해. 야한 짓은 기분 좋은 거잖아.'

이건 복수다. 자기 몸을 마음대로 가지고 놀다 가버리게 만든 파탈리테에 대한 복수. 그리 생각하자 미아는 무언가 합리화가 성공한 듯이 느껴졌다.

"리테의 보지 너무 선명한 분홍색이라 엄청 예쁘네."

자기가 먼저 시작한 탓인지 뭐라 반항하지도 못하고 미아의 혀를 받아들이는 파탈리테. 혀를 스윽 깊숙히 집어넣은 미아는 그리 깊지 않은 곳에서 외부의 침입에 반항하는 어떤 막의 존재를 느끼고 말았다.

"리테, 처녀였구나?"

"큽!"

갈색 피부라 잘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처녀라는 지적에 파탈리테의 얼굴이 살짝 붉게 달아올랐다.

'내가 이걸 뚫어버릴 수는 없지. 리테도 사랑하는 사람하고 첫 경험을 하고 싶을 테니까.'

미아는 질내를 괴롭히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클리토리스와 유두로 목표를 바꿨다. 이쪽이라도 절정을 느끼게 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리라.

"리테, 유두가 엄청 민감하구나?"

미아는 파탈리테의 한쪽 유두는 빨고, 다른 한쪽은 손가락으로 꼬집으면서 애무하는 일에 집중을 했다. 완전히 빳빳하게 솟아오른 파탈리테의 유두는 그녀가 상당한 성감을 느끼고 있음을 미아에게 알려주었다.

"왜 이렇게 말이 없어? 싫으면 싫다고, 좋으면 좋다고 말해야 할 거 아니야?"

파탈리테는 대답할 수 없었다. 첫째로는 너무 느끼고 있어서였고, 두번째로는 지금 가슴 속을 채우는 이상한 감정에 당황하고 있어서였다.

'이 여자는 왜 이렇게 야하고 귀여운 거야?'

같은 여자끼리지만, 파탈리테는 이성에게서나 느낄 만한 감정을 느꼈다. 아니, 파탈리테는 남성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지 않았으므로, 이성에게서나 느낄 만한 감정이란 건 올바르지 않은 표현이겠지만. 그래도.

그럼에도 어떠한 특별한 형태의 사랑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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