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순애조교 위강력간물-63화 (63/119)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황도에서

* * *

"……저기, 미안합니다."

현재가 추가 주문한 따뜻한 물로 씻겨주는 사이 기나긴 절정의 여운이 다 사라진 미아는 정신을 차린 후 매우 쭈뼛거리면서 그렇게 사과를 해왔다.

"뭐가?"

"그, 배 위에다가 오줌 싸버려서 미안해?"

여성 사정의 존재를 모르는 미아는 꼼짝 없이 자기가 흥분해서 오줌을 싸갈긴 것이라 생각하고 말았다. 자기 의지로 참을 수 없을 때까지 현재가 몰아붙여서 억지로 싸게 만든 것이라고는 눈치 채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귀엽네.'

미안함으로 시선을 피하며 머뭇거리는 미아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 현재는 여성 사정에 대해 알려주지 않기로 했다.

가르쳐주지 않으면 다음에 또 이런 귀여운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흐음, 우리 강아지는 화장실도 못 가리는 못된 강아지네? 가릴 수 있게 될 때까지 잔뜩 혼나야겠는데?"

"아니, 화장실도 못 가리는 건 아닌데……."

"그럼 아까 내 배 위에 오줌 싼 건 일부러?"

현재의 지적에 미아의 얼굴이 수치로 새빨간 홍시처럼 익어버렸다.

"아니, 못 가리는 거 맞나 봐……. 진짜 미안합니다……."

"진짜 미안하면 내 오줌도 마셔줄래?"

"뭐?"

깜짝 놀라 되묻는 미아의 입에 현재는 엄지 손가락을 슥 집어넣었다.

"미아의 예쁜 입을 변기로 써도 되냐고 물어보는 거야."

"으으, 으응."

미아는 거절하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절정의 여운을 다 털어내고 맨정신이 돌아온 그녀에게 시키기엔 너무 거부감이 큰 행위였던 모양이다.

'아까 완전 가버렸을 때 시켰으면 해줬을 거 같은데.'

모든 정사가 끝난 후이기도 하고, 오늘은 문신에 피어싱에 애널 개발까지 체력도 정신력도 잔뜩 썼을 터다. 이제 와서 2회전에 들어가기도 뭣하니, 이 다음 단계는 다음 기회에 하도록 하자. 현재는 그리 결정했다.

"그래, 그럼 벌로 내일까지 뱃속에 계속 이거 넣고 있어."

현재는 노래방 마이크의 헤드 부분 두께 정도 되는 애널플러그를 꺼내들었다. 동그란 구슬 형태 끝 부분엔 바닥에 세울 수 있는 손잡이가 달려 있어, 그 앞까지만 집어넣으면 항문이 조여지며 손잡이를 붙잡고 앙다물어 고정될 수 있는 형태였다.

아까 확장에 쓰던 애널비즈는 8번까지나 있는데 6번까지 밖에 못 길들여 끝까지 넣을 수가 없고 그래서야 일어서거나 걸을 때 꼬리처럼 구슬 두 개가 대롱대롱 매달릴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은 상당히 불편한 일이고 다칠 수도 있을 터.

이 6번 구슬과 굵기가 비슷한 애널플러그라면 엉덩이 구멍이 벌어지도록 조교하는데 딱 알맞을 것이라 여겨졌다.

"으, 너무 큰데."

이미 그만한 크기가 실컷 들락날락했음을 깨닫지 못한 미아는 겁을 먹었지만, 현재의 속삭임에 어쩔 수 없이 그걸 받아들였다.

"아까 들어갔던 내 귀두가 더 굵어. 힘 빼고 있어. 괜히 힘 주면 찢어지니까."

"으응, 으힉!"

부드럽게 밀어넣으니 충분히 길이 든 항문이 쭉 벌어지며 쏙하고 애널 플러그를 삼켰다. 그러나 차라리 장 안으로 집어넣으면 편할 텐데, 손잡이만을 바깥으로 한 채 항문이 벌려진 채로 있으니 위화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끄, 끝까지 넣으면 안돼? 벌려진 채로 있는 거 너무 이상해."

"그랬다간 못 꺼내서 배를 갈라야 할 수도 있는데? 절대로 끝까지 넣으면 안된다?"

오늘 이상의 흥분상태로 만들면 어떻게든 꺼낼 수는 있겠지만은, 그건 매우 위험하고도 귀찮은 일일 것이라 현재는 경고하기 위해 일부러 더 무섭게 말했다.

"……알았어."

미아가 겨우 수긍하자 현재는 미아를 꼭 끌어안고 물에 젖은 머리를 부드럽게 쓸면서 다정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오늘 너무 좋았어. 허락해줘서 고마워. 포용력 좋은 미아랑 서로 사랑하게 되어서 나는 정말 행복해."

"응. 맞아. 나 아니면 절대 안해주지 이런 거. 잔뜩 감사하도록 하세요."

어깨를 쫙 펴고 콧대를 높이며 우쭐해하는 미아. 가슴을 들어올리던 도중, 짤랑거리며 흔들린 유두의 피어싱이 야릇한 느낌을 몸 속으로 전해왔다.

'이거, 자랑스러워 해도 되는 거 맞나?'

왠지 말만 그럴싸하게 하면서 제멋대로 휘두르고 있다는 느낌이 없지 않은데.

'그래도 아까 느낀 행복감은 진짜였어.'

사랑이 없는 섹스가 그렇게 행복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진짜 자궁 절정의 경험으로 믿을 수 없는 행복감과 충만감 그리고 사랑을 느꼈던 미아는 그렇게 생각하며 현재의 사랑을 믿기로 했다.

* * *

아침부터 나왔지만 무기와 옷을 사고, 미아 배의 문신을 끝낸 뒤, 가슴에 피어싱을 뚫고, 애널 개발을 또 반나절이 넘는 동안 한 덕분에 이미 해가 저문 저녁이었다. 숙소에 돌아온 현재는 얌전히 기다리던 파탈리테를 데리고 여관 1층에 딸린 식당으로 나왔다.

"미안, 너무 늦었지. 혹시 정말 숙소에서 하루 종일 아무 것도 안했어?"

"응. 돈이 없으니까."

파탈리테의 말에 현재는 자신이 놓친 부분을 떠올렸다. 왜 알아서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도시에서 돈 한 푼 없이는 그 무엇도 할 수 있는 게 없을 터인데.

"아차, 한 푼도 주질 않았었구나. 진작 말을 하지. 그럼 점심도 굶었단 말이야?"

"그렇다."

"그럼 배고프겠네. 많이 먹어."

"하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이 불편한 일은 아니었다. 사막에선 살아남기 위해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움직여야 했으니까. 잠 이외의 이유로 멈춰있는 것 따위 절대로 부리지 못할 사치였지. 그래서 나는 하루 온종일 자유로운데 아무 것도 안 한 경험이 나쁘지 않았다. 기분 좋은 나태였으니 신경 쓰지 않아도 좋다."

파탈리테는 매우 똑부러지는 발음으로 차근차근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현재는 좀 당황했다. 그렇게까지 깊게 물어본 적은 없는데.

"그러냐. 다행이네."

"응."

그리고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현재도 파탈리테도 괴물 같은 식사량을 가지고 있기에 식탁을 가득 채우고 자리가 모자라 대기 중인 음식이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파탈리테는 이전과 달리, 음식을 통째로 마시는 대신 입에 넣어 씹으면서 향과 맛을 즐겼다.

고급 여관의 요리는 충분히 훌륭해, 사막처럼 삭막한 미식의 세계를 살아오던 파탈리테에게 아름다운 새 기억을 새겨넣어주었다.

"맛있어."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음식을 입에 쉼 없이 집어넣으며 동의하는 현재. 이 여관 주방장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지구의 화학 조미료 없이 천연 향신료만으로 이렇게 먹을 만한 요리를 만들어냈다는 건 요리에 상당한 조예와 경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근데, 미아 너는 왜 하나도 안 먹어?"

그렇게 현재와 파탈리테 둘이서 음식을 마구 집어삼키는 동안, 미아는 뭐가 불안한지 한 입도 먹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었다.

"어디 안 좋아?"

현재가 묻자 미아는 슬쩍 일어나더니 남들이 듣지 못하게 현재의 귀에 딱 붙어서 조용히 물었다.

"지금 엉덩이에 그런 걸 끼고 있는데 먹어도 괜찮은 거야?"

'아.'

미아가 인식하는 사람의 소화기관이란 입에서부터 항문까지 일자로 이어진 생김새인 모양이었다. 그야,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기는 한데, 정말 일자로 이어진 건 아니고 꾸불꾸불하고 오래 머무는 저장 공간도 여럿 있어서 지금 먹는다고 당장 엉덩이로 밀어넣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괜찮아. 소화라는 건 하루에서 이틀 정도는 걸리거든. 아까 열심히 비웠으니까 그동안은 괜찮을 거야."

"그런 건가?"

"너무 많이만 안 먹으면 보통은 그렇지."

"많이 먹지는 않을 거야. 당분간은 배만 타고 있을 예정이잖아?"

미아가 중얼거리자 현재가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하지만, 나한테 잔뜩 귀여움 받으려면 많이 먹고 체력을 비축해야 할 텐데?"

성행위는 상당히 많은 체력을 요구한다. 그걸 한창 열심히 배운 미아의 얼굴이 슬그머니 선홍빛을 띄었다.

"그럼, 적당히 먹을까."

즐거운 식사가 이어졌다. 문득, 현재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그렇게 많이 썰어보고서, 대장 소장이 엄청나게 구불거리는 모양이라는 것도 모르는 건가?'

하기야, 그런 걸 신경 써서 해부하며 살펴 보지 않는 이상, 사람을 많이 죽였다고 내부 장기를 잘 알게 되는 것은 아니겠지. 기껏해야 배를 찔리면 위험하다는 것과 단숨에 절명시킬 수 있는 심장의 위치 정도만 알고 있다 해도 의아함을 느낄 일은 아닐 것이다.

현재는 그런 깊은 생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미아의 엉덩이를 주물럭거렸다.

"뭐해?"

"예쁘고 귀여운 엉덩이가 거기 있어서 그만."

"사람들이 보면 어떡해!"

슬슬 늦은 밤이지만 식당은 비어 있지 않았다. 오히려 밤이기에 술을 찾는 부자들이 많이 있었다. 본래 시골일 수록 일찍 모두가 잠들고, 커다란 도시일 수록 밤이 늦어도 불이 밝게 켜져 있기 마련.

부자들이 묵는 고급 여관인 덕분에 초나 기름을 전혀 아끼지 않고 환하게 불을 밝혔고, 이 여관이 잠드는 시간은 보통의 여관보다도 특히 더 늦었다.

"그럼 내가 엄청 자랑스럽겠지? 이렇게 예쁜 여자가 내 여자친구라고 사람들이 알아줄 테니까 말이야."

현재가 말하자 미아는 흥, 하고 콧바람을 뱉더니 더 이상 따지지 않게 되었다.

'쉽네. 미아 너무 쉽잖아.'

현재는 엉덩이를 주무르다가 슬쩍 손을 옮겨 엉덩이 사이에 끼워져 있는 애널 플러그를 건드렸다.

"거기까진 하지 마! 밥 먹고 있잖아!"

조용한 분노가 현재에게 쏘아졌다. 현재는 이 이상은 하지 않고 다시 식사로 돌아가기로 했다.

'어쩜 저렇게, 정력이 넘칠까? 하루종일 해놓고서 또 하고 싶어 하네?'

미아는 현재의 그 넘치는 건강이, 이전처럼 마냥 버겁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기꺼울 정도였다. 본인은 그렇게 의식한 사실을 별로 인정하고 싶지 않아 했지만. 그럼에도.

* * *

"옷부터 사러 가자."

"또?"

현재가 어제 애널 개발권과 맞바꾼 하루 자유 이용권, 그 얘기를 꺼내자 미아는 옷을 사러 가자고 얘기했다.

"내 옷 말고 네 옷. 현재는 나 보고는 이것저것 입게 시키면서 정작 자기는 뭘 입으려고 챙기는 일이 없더라?"

"그야 사이즈가 없으니까."

미아의 160cm 가량의 키는 이곳 주민들 기준에서 여자치고는 상당히 큰 편이었다. 그렇지만 옷을 구하려면 구할 수는 있는 정도. 애초에 영양 불균형으로 못 자란 사람들이 많아서 그럴 뿐 부유한 가정 환경에서 충분히 먹고 자란 여자들의 키는 그 정도는 되었다.

케이트만 해도 키가 165cm를 넘으니까. 그래봤자 현재에게는 여전히 머리통 하나 만큼 차이가 나는 작은 키지만. 부유하게 자란 여자들 키는 그쯤 됐기에 그녀들을 위한 고급 의상은 그 정도 키에 맞춘 경우가 많았다는 거다.

하지만 190을 넘는 현재는, 그야말로 이 세계에선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거구였다. 이만한 키의 사람이 있으면 따로 물어보지 않아도 별명이 '거인'이라고 알 수 있을 정도. 그것은 잘 먹고 자란 부잣집의 도련님들이라 해도 예외가 없었다. 이건 영양보다도 먼저 유전자부터 다르다는 문제였다.

한국 서울에서도 저만한 키를 마주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 그보다 평균 신장이 훨씬 낮은 이곳에서는 맞는 옷을 구하는 것부터가 고된 일이라서 소도시 아르젠타에서는 항상 맞춤옷을 해입어야 했다.

"내가 덩치 큰 사람들을 위한 전문 매장을 찾았어."

그래도 황성이 있는 황도라고 거구의 남성들을 위한 의류 매장이 따로 있는 모양이었다. 현재와 미아, 파탈리테는 마차를 타고 저번에 향했던 거리로 향했다. 단 이번에는 암흑가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 바깥에 있던, 미아가 파탈리테를 데리고 식당을 찾기 위해 걸었던 그 거리였다.

'기왕 소원권을 줬는데 이런 걸로 되는 건가?'

틈만 나면 미아에게 무리한 요구를 계속 해왔던 현재로서는 그녀가 이런 소박한 행복을 바라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 조금 죄책감을 느꼈다.

'이 좆으로 사고하는 짐승 같으니.'

매일 야한 생각만 하던 자신을 반성하며 현재는 조용히 미아에게 속삭여 물었다.

"어제 끼워둔 그거, 아직 잘 끼고 있어?"

전혀 불편해보이지 않는 미아의 모습에 혹시 빼버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응."

미아는 또 한 번 얼굴을 붉히면서 작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현재는 슬쩍 손을 뻗어 그녀의 엉덩이 사이로 손을 집어넣고 정말로 꽂혀 있는 상태인가 만져서 확인했다.

"장하네, 우리 강아지. 정말 착하다."

"밖에 나와서까지 그런 소리 할래? 오늘은 내가 하고 싶은대로 따라오겠다면서."

"응. 저녁에는 배를 타고 떠나야 하니까, 그리 많은 시간은 없지만."

오늘 저녁 상선이 화물의 교환을 마치고 떠난다. 그렇기에 황도에 머무는 시간은 오늘이 마지막. 돌아보면 참 성적인 일만 했구나 싶어 미안해지기는 했다.

"그럼 오늘은 야한 말 금지야. 야한 짓도 안돼."

"알았어."

현재는 오늘 하루 확실히 미아의 기분을 맞춰주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키스랑 꼭 끌어안는 것도 야한 짓이야?"

미아가 조금은 고민할 거라는 현재의 생각과 달리 빠른 답변이 나왔다.

"그것까진 괜찮아."

그건 괜찮은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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