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작품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황도에서
* * *
가게의 재료가 소진되는 바람에 한 곳에서 식사를 마치지 못하고, 옆 가게로 자리를 옮겨 똑같은 푸드 드링킹 쇼를 펼친 후에야 파탈리테는 만족했다.
'저게 정말 진짜로 다 들어갔네? 어떻게 배가 저렇게 막 늘어나는 거지? 엘프의 특성?'
미아는 임신 말기인 듯 빵빵하게 부푼 배를 두드리며 흐뭇한 표정을 짓는 파탈리테와 함께 암흑가의 거리를 걸었다. 완벽히 마른 몸매에 배만 볼록 튀어나온 것이 신기했다. 아까의 사건으로 유명인이 되어버린 미아와 파탈리테에게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꽂혔다.
"뭐야, 저 엘프. 왜 저리 배가 부풀었지? 그 사이에 임신이라도 한 건가?"
"말이 되냐? 아무리 엘프라도 그렇지. 그 잠깐 새에 배가 저렇게 부풀겠냐고."
"그럼 저건 뭔데?"
"아마, 옷 속에 중요한 물건이라도 숨긴 거겠지."
로브 때문에 맨살이 드러나진 않았기에 사람들은 그리 생각했다. 진실을 아는 미아만이 경악할 뿐.
'너무 그림 같이 아름다운 아이라서 현실의 존재 같지 않을 정도였는데, 이렇게 먹는다고 위가 부푸는 걸 보니 새삼 인간미 넘치는구나. 다른 의미로 현실의 존재 같지 않게 느껴지게 됐지만…….'
문신 가게에 도착해보니 현재의 손에 의해 비참하고 문란한 꼴이 된 문신사 둘이 슬픔을 참지 못해 크게 훌쩍이며 흐르는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크흑……, 이렇게 더럽혀지고 말다니……."
"난 이제 시집 못 갈 거야."
우는 그녀들의 얼굴 위에는 여성기와 남성기, 악마, 제국에서 쓰는 글자와 문어 그림 등이 문신으로 새겨져 있었다.
"저거 다 네가 한 거야?"
"응."
미아의 물음에 현재는 명쾌히 대답했다. 문신사들의 얼굴에 새겨진 문신들은 현재가 연습 삼아 새긴 것이었다. 곧이어 미아의 배에 새길 문신에 실수가 있으면 안되니까.
"내 문신, 마저 완성하려는 거지? 그래서 연습한 거고?"
"그래."
현재는 새기다 만 미아의 문신을 꼭 완성시키고 싶었다. 이제 와서 무를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잉크가 그녀의 아랫배 피부 안쪽에 자리했으니까. 지금 그만두면 보기 흉한 흔적만이 남을 뿐이다.
그래서 작업은 계속 되어야만 했다. 하지만 다시 같은 문신사들에게 맡기자니, 방금 일어난 일에 앙심을 품고 문신에 장난질을 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때문에 현재는 직접 문신을 새겨주기로 하고, 벌을 줄 겸 문신사들의 얼굴에 문신을 연습한 것이었다. 자기 얼굴에 새겨질 문신을 가르치는 만큼 장난질 따위는 결코 칠 수 없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문신사들이 친절하게 문신 새기는 법을 알려줬음에도 현재는 자비 없이 여성의 소중한 부위인 얼굴에 질 나쁜 낙서를 새겨넣었다. 물론, 그녀들에게 있어 이것은 그나마 다행인 최선의 결말이었다. 어설프게 자비를 구하거나 장난질을 했다면 현재는 그들에게 훨씬 더 끔찍한 결말을 선사했을 테니까.
'나한테 완전히 물들어버렸구나.'
미아가 그 여자들을 불쌍히 여기지는 않았다. 애초에 이런 방식의 철저함을 추구하는 것은 현재가 미아에게서 배운 것들이었다. 혹여나 미아가 당하는 바람에 노예로 팔려나갔다면, 저런 문신 쯤은 우스운 수준의 능욕을 당했겠지. 그렇기에 저 정도 징벌은 전혀 과한 처사로 여겨지지 않았다.
"이만 가봐."
현재는 울고 있는 문신사들을 말과 손짓으로 쫓아내고선 미아를 향해 물었다.
"준비 됐어?"
"응."
"그럼 여기 와서 누워."
현재의 명령에 미아는 로브를 벗고 바니슈트도 벗은 후에 얌전히 침대 위에 누웠다. 그리고 아까처럼 두꺼운 천을 들어 몸을 가리려 하는데, 그 팔목을 현재의 손이 잡아 막아세웠다.
"가리지 마."
"그치만 부끄러운데."
"부끄러울 게 뭐 있어. 난 미아 남자친구고, 미아 가슴은 이렇게 예쁜데."
"하응. 너무, 주무르지 마아."
현재는 부드럽고 풍만한 미아의 가슴을 한번 주물주물 주무른 다음 문신침을 손에 들었다. 겨우 한 시간 조금 넘는 시간 배웠을 뿐이지만, 잉크로 피부 안쪽을 물들이는 요령은 충분히 배웠다.
그에 더해 인간을 초월한 손재주를 지녔으니 오히려 숙련된 문신사들보다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거란 자신이 들었다. 이 정도 정밀함을 지녔다면 문신 새기는 기계를 자처해도 될 만큼의 실력이었다.
현재가 시술을 시작하려는데 미아가 데려온 모습 그대로 멀뚱멀뚱 서있는 파탈리테가 눈에 들어왔다. 현재는 그녀를 바깥으로 내보낼 생각은 없었다. 아직 완전히 길들여지지 않은 노예를 안 보이는 곳에 풀어놓으면, 언제 탈주할지 모르는 일이다.
그렇다고 굳이 문신을 새기는 그 긴 시간을 멀뚱히 세워둘 이유도 없으므로 현재는 이렇게 지시했다.
"파탈리테. 앉든 눕든 편하게 쉬고 있어. 자도 좋아. 작업은 꽤나 오래 걸릴 거야."
"알겠어."
그 말에 파탈리테는 현재가 아까 앉아서 팔에 문신을 받았던 의자에 털썩 앉았다. 현재는 그쪽에 돌린 시선을 거둬들이고 미아의 배에 집중했다.
'이렇게 부드럽고 예쁜 배가 내 마음대로…….'
매일 만지지만서도 결코 질리지 않는 감촉이었다. 현재는 미아의 아랫배쪽에 손을 얹고 꾹꾹 눌렀다.
"헤으윽, 뭐하는 거야!"
미아가 성감을 느껴 신음하고는 얼굴을 붉히며 소리질렀다.
"너무 부드러워서 만지지 않고 넘어갈 수 없었어."
"나 정도면 복근 탄탄한 편 아니야?"
확실히 미아의 배에는 잘 빠진 일자 복근이 있었다.
"피부의 근본적인 보들보들함이 다르단 말이지."
그러나 그럼에도 현재의 악어가죽마냥 질긴 피부와 딱딱하기만 한 복근과는 다른, 여자의 몸이라는 느낌이 팍팍 드는 부드럽고 아름다운 배였다.
이제는 그곳에 현재의 소유물이라는 징표가 되는 문신이 새겨지고 있지만.
"진짜 시작할게."
현재는 조심스레 문신침을 찔러넣었다. 물론, 조심한다고 해서 통증이 아예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근본적으로 문신이란 피부를 뚫고 그 밑에 잉크를 채우는 것이기에 마취를 하지 않는 이상 아프지 않게 시술하는 건 불가능했다.
미아는 그 쿡쿡 찌르는 감각에 왜인지 몸이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자연스레 터져나오려는 신음을 미아는 억눌러 참았다.
'아픈데, 기분 좋아.'
그 묘한 감각에 미아의 아랫도리가 살짝 젖어들기 시작했다.
'어째서?'
미아는 당황했다. 문신사들이 배에 문신을 새길 때에는 아프기만 하지 야릇한 기분 따위는 느끼지 않았었다.
'현재가 서툴러서 그런가?'
있을 법한 일이었다. 아무리 솜씨가 좋다 한들 근본적으로는 단시간에 기술만 살짝 베껴온 현재였으니까. 하지만 미아는 그보다 더 그럴 듯한 가설을 발견했다.
'아니면, 만져주는 게 현재라 그런가?'
배에 계속 닿는 현재의 굵고 거칠고 기다란 손가락, 남성미 넘치는 그 따뜻한 손은 보고 있으면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미아는 자신의 배를 뚫어져라 노려보며 열심히 손을 놀리고 있는 현재를 보았다. 문신에 집중하고 있는 현재는 어쩐지 평소보다도 더욱 멋있어 보였다.
"아……."
무심코 흘린 신음에 현재가 손을 멈추고 미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많이 아파?"
"아니, 참을만 해."
미아는 느낀 것이 들킬까봐 조심스레 시선을 피했다.
"으흥?"
그러나 그걸 놓치지 않고 현재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문신을 새기는 아픔으로 느끼다니, 역시 미아도 아주 심각한 변태였구나?"
"아냐!"
미아는 일단 부정했다.
"아파서 좋은 게 아니라, 현재 너라서 좋은 거란 말이야."
어차피 알몸인 이상 아랫도리가 젖어가는 것도 유두가 빳빳이 선 것도 숨길 수 없었다. 그런 김에 그냥 사실대로 고백하자고 생각했는데, 정작 말하고 나니 상상 이상의 부끄러움이 마구 몰려왔다.
"으, 싫어! 부끄러워 죽을 것 같아."
미아는 아까 몸을 가리려다 통제당했던 두꺼운 천을 집어들고는 제 얼굴을 가렸다. 타조가 제 대가리만 숨기고 완전히 숨었다고 생각하는 것마냥. 그런데 오히려 얼굴은 가리고 알몸은 훤히 드러낸 그 모습이 현재를 새로운 성애에 눈 뜨게 했다.
'이거, 뭔가, 야동 촬영에 몸만 보여주는 배우 같아서 훨씬 더 꼴리는데?'
현재의 자지가 터질 듯이 부풀어올랐다. 문신 도중에 섹스를 한다니 도무지 올바른 선택은 아닌 것 같았지만, 그럼에도 진정시키지 않으면 안될 듯한 느낌에 현재는 어쩔 수 없이 바지를 내렸다.
"미아, 미안한데 한 발만 쌀게."
"으흥! 으흐흥흥!"
미아는 말을 뱉는 것도 부끄러운지 여전히 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채 도리질을 쳤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막는 것은 아닌지라, 현재는 그걸 그냥 앙탈로 받아들이고 아랫입을 향해 자지를 푹 꽂아넣었다.
아까부터 살살 느끼고 있던 덕분에 충분히 젖은 질구는 무리 없이 삽입을 받아들였다. 뜨끈하고 축축하고 미끌거리고 쫀득쫀득한 복합적인 감각, 꼭 정기를 쥐어짜려는 듯 자지를 주무르는 질근육을 음미하면서 현재는 허리를 흔들었다.
"윽! 흐윽! 악! 히엣!"
거친 왕복운동에 짐승처럼 헐떡이는 미아. 그 신음소리가 현재의 흥분을 더하고, 두사람의 성감이 계속해서 고조되며 합을 이뤘다. 현재도 온몸의 혈액이 자지에 쏠린 듯, 미아를 필사적으로 느끼려고 몸부림치는 신체 때문에 숨이 가빠왔다.
"크흐!"
양쪽 다 숨 쉬기 힘들 정도로 기분 좋은 섹스. 현재는 미아가 누운 채로 등을 비틀거리며 넘쳐흐르는 쾌락을 주체하지 못해 몸을 파르르 떠는 모습을 보며 그대로 질 안에 사정했다.
"하아!"
절로 얼굴 표정이 미소 짓게 되는 폭력적인 쾌감. 샤워기의 따뜻한 물을 맞는 느낌을 수십 배로 한 듯한 행복감에 현재는 막혀있던 숨을 토해냈다.
"아, 아앙! 하아아아아앗!"
이미 사정도 끝나고 넣었던 자지도 뽑아냈는데, 그동안 쌓인 쾌락의 여운에 또 한 번 절정을 맞은 미아가 행복에 겨운 울음소리를 내며 부르르 허리를 떨었다. 무서울 정도로 많은 양의 사정을 받은 탓에, 선 게 아니라 누운 자세 그대로임에도 고간으로부터 주르륵 정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미아, 엄청 좋았어. 역시 우리 미아가 최고야. 너무 예뻐."
현재는 그리 말하며 움찔거리는 미아의 가슴을 잡고 주물렀다. 그 가슴은 언제 잡아도 행복감을 주는 절대 질릴 수 없는 마약이었기에 현재는 애정을 담아 부드럽게 가슴 위를 쓸어주었다.
"흐으응……, 나도 좋았어……."
미아가 여전히 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채로 쭈뼛거리며 그렇게 말해왔다. 현재는 그 말을 들어서는 안됐음을 깨달았다. 방금 싸서 쪼그라들던 자지가 다시 벌떡 서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이 2회전이네."
"아니! 문신은 언제 새길 건데!"
"몰라! 아무튼 2회전이다!"
"짐승! 변태! 말미잘!"
미아의 매도를 들으며 현재는 다시 한 번 자지를 쑤셔넣었다. 흥분도가 아까보다 더 높았기에 이번에는 그녀 몸 위에 바짝 엎드려 풍만한 가슴을 핥고 또 깨물면서 허리를 흔들었다.
"끼얏! 아훗!"
다 가시지 않은 절정의 여운과 추가되는 유두, 유륜의 자극에 미아는 더욱 다채로운 비명소리를 들려주었다. 그 소리의 아름다움이 흡사 악기를 연주하는 것 같아 현재는 더욱 흥분을 더해가면서 열정적으로 그녀의 목소리를 뽑아내었다.
"겨드랑이는 왜 핥아! 히엑!"
두번째, 세번째, 네번째로 이어지는 사정 간에 계속해서 애무 방식과 체위를 바꾸면서 미아의 몸을 탐했다.
"헤엑, 흑? 힉! 히힉!"
몸에 차오르는 행복감을 도저히 참을 수 없는지 새어나오는 비명 같은 웃음.
"아……, 하앙……."
그런 웃음을 계속 흘리던 미아는 결국 혼절했는지 잠들었는지 그도 아니면 쾌락에 너무 깊이 잠겨 바깥 세상을 생각할 여유가 없어졌는지, 몸을 찌르면 나는 기계적인 신음만을 흘리면서 무슨 말을 해도 대답이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너무 심하게 했나? 문신을 하기는 해야 하는데.'
네 번 싸고 나서야 간신히 이성을 찾은 현재는 다시 문신침을 손에 들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몸에 너무 많은 절정의 잔향이 남은 미아가 침을 찌를 때마다 가볍게 절정하는 것을 반복하며 허리를 부르르 떠는 탓에 문신을 안정적으로 새길 수가 없게 된 것이었다.
"헤……, 헤헤……."
"미아, 야, 정신이 들어? 미아."
현재는 미아의 얼굴을 가린 수건을 치웠다. 눈은 뜨고 있었다. 그러나 눈을 뜨고 기절이라도 한 것인지 뺨을 툭툭 치는데도 반응이 없었다. 미아는 풀린 눈과 완전히 녹아내린 얼굴을 하고선 시야의 초점을 잡지 못하고 헤롱거리며 행복한 꿈속을 헤매이는 듯 작은 웃음을 흘리기만 했다.
"헤으으……, 하앙……."
'이런, 이러면 어쩔 수 없이 나머지는 내일 해야겠구나.'
현재는 너무 심하게 했음을 반성하며 아무 반응도 못하고 그저 계속해서 헤실거리고 있는 미아의 몸에 옷가지를 입히고 품 안에 안아들었다. 아무래도 여관에 데려가 쉬어야할 것 같았다.
"가자. 숙소로 이동할 거야."
현재는 정사 내내 의자에 앉아 멍한 표정을 하고 있던 파탈리테를 챙겼다. 소녀는 맹한 표정으로 미아를 바라보더니 이렇게 물었다.
"고장난 거야?"
"고장나다니. 그냥 너무 가버려서 잠시 외부 자극에 반응하지 않게 된 것 뿐이야."
"그게 고장난 거 아니야?"
"사람한테 고장난다는 표현 같은 거 쓰지 마라. 꼭 물건인 것 같이."
"노예는 물건인 거 아니야? 나는 물건이야 아니야? 미아는 네 노예야 아니야?
그건 상당히 핵심적이면서도 어긋나 있어 소름 끼치는 질문이었다. 현재는 이 엘프 소녀가 정상과는 상당히 범위가 먼 녀석임을 알아챘다.
'이게 그야말로 종족이 다르다는 건가. 아무리 인간과 닮았어도.'
하긴, 몇 시간을 아무 것도 안 시키고 앉혀놨는데 별다른 소리가 없던 것부터 범상치 않기는 했었다. 보통 인간은 그러지 못하니까.
"인간, 연애도 번식도 주종 관계도 모두 이해할 수 없는 일 투성이다."
엘프 소녀가 중얼거렸다. 현재가 조용히 대꾸했다.
"나도 너를 이해하는 일이 상당히 힘들 것 같다."
현재는 왠지 이 엘프와의 관계가 평탄치 않으리라는 예감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