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작품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땡큐
배 위에 올라탄 독사
* * *
"대체, 그건, 무슨 파렴치한 복장이야?"
케이트는 경악했다.
수인이란 신의 버림을 받아 은총을 잃고 인간에서 짐승에 더 가깝게 변해버린 존재이다. 그런 수인을 모방하여 만든 의상을 입다니. 신벌을 받고 싶어서 안달이 난 모습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
'자기는 더한 변태면서 대체 뭐래?'
현재는 케이트가 왜 저렇게 놀라는지 알지 못했다. 그의 사고의 기준은 여전히 또 한국에 있었기에 바니걸이 왜 문제가 되는지 알 수 없었던 것.
물론 한국에서도 바니걸은 아주 파렴치한 복장이 맞지만.
"시, 신성모독이야. 신벌이 두렵지도 않느냔 말이야."
현재는 그제서야 케이트가 생각하는 걸 알아챘다. 대충 신실한 교회 신자 앞에서 서큐버스 코스프레를 한 느낌일까. 이 세상 인간들은 그 누구도 예외 없이 신의 신실한 신도였다. '상태창'이라는 것으로 매우 명확하고 확실하게 신이 실재한다는 증거를 체현할 수 있는데, 신이 없다고 우길 수는 없는 것이었다.
"이게 누구 취향의 옷인지, 보면 몰라? 애초에 현재는 황녀도 털어먹은 미친 사람이야. 신을 모독한다? 이 정도는 기행 축에 끼지도 못해."
"황실과, 신이, 같은 것도 아닌데……."
물론 둘 다 아득히 높고 범접할 수 없는 존재이기는 하지만, 그렇다 한들 신은 다시 황실보다 훨씬 더 높고 위험한 차원의 존재였다. 그래서 벌벌 떠는 케이트에게 미아는 비아냥거리며 도발했다.
"왜, 이제 와서 무서워졌어? 그럼 빨리 도망치는 게 좋을걸? 히갸앗?!"
짝! 큰 소리가 나도록 엉덩이를 맞은 미아가 비명을 질렀다. 질의 바깥으로 줄줄 흐르고 있던 보짓국물이 아래로 후두둑 떨어졌다. 현재는 자세 탓에 그걸 얼굴로 맞아야 했다.
'나쁘지 않군.'
물론, 더럽다는 생각 따위 들지 않았다. 그냥 즐거울 뿐. 그러나 즐기는 건 즐기는 거고, 그가 미아를 때려서 멈춘 것은 이 말을 하기 위해서였다.
"누가 미친 사람이야. 주인님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야?"
"흥, 변태에 미친 사람 맞으면서. 이기이익!"
현재가 질구멍에 굵고 기다란 손가락 두 개를 쑤셔박았기 때문에 미아는 소리를 지르며 허리를 들었다. 그러나 현재는 이미 반대쪽 손으로 허벅지를 잡은 채 도망가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변태는 아직 쑤셔주지도 않았는데 펠라만 하고선 흠뻑 젖은 너고."
구멍 안에서 손가락이 문어 다리처럼 꿈틀거리자 미아의 휘어진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읏, 하아흐! 이히익!"
질 구멍 내 깊숙한 곳, 배쪽에 가까운 부분을 현재는 마구 긁어댔다. 그곳은 미아와의 많은 정사를 통해 밝혀낸 미아의 약점이었다. 손가락이 약점을 마구 긁어주니 미아는 갖고 싶던 선물을 받아 신이 잔뜩 난 어린아이처럼 온몸을 비틀면서 기쁨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만! 그마냇!"
현재는 손가락을 빼내고 그대로 미아의 엉덩이를 다시 한 대 찰싹 때렸다. 뽀얗게 익은 복숭아를 닮은 미아의 작고 귀여운 엉덩이는 너무 먹음직스럽게 생겨서 눈 앞에 있으면 한 대 때리지 않고서는 참을 수 없을 정도였다.
"아팟!"
"말은 아프다고 하면서 왜 이렇게 축축하게 젖는 거냐고."
현재는 아까 했던 생각을 조금 고쳐야 했다. 미아는 발정난 게 아닌 건 아니었다. 그것보다 더 급하고 중요한 무언가 때문에 드러나지 않았을 뿐. 분명 생리 탓에 하지 않는 일주일을 넘는 시간동안 천천히 성욕이 쌓아올려져 어느때보다 잔뜩 굶주린 상태가 분명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잘 느끼게 되고 질질 쌀 수 있게 되었겠는가?
"발정기면 발정기라고 사실대로 말하지 그랬어."
"발정 안했어요! 흥!"
그건 어딘가 자존심을 긁는 발언인지, 아니면 자존심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를 상처 입히는 발언인지 미아는 강하게 부정했다. 그런 미아에게 케이트가 비명을 지르듯 크게 한 소리 했다.
"주인님께 아무 관심 없다면서! 거짓말쟁이! 도둑고양이!"
케이트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미아가 현재를 꿀 떨어지는 눈빛으로 보고 있다는걸. 현재의 근육이 탄탄한 몸매와 커다란 자지가 드러나 수컷으로서의 매력을 발산할 때마다 갖고 싶다는 듯 눈빛에 탐욕이 깃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케이트 자신이 강렬하게 현재를 원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여자가 남자를 원한다는 신호도 명확하게 잡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진작부터 미아를 견제했다.
'수라장이네.'
케이트가 질투하는 것을 보고 현재는 우월감을 느꼈다. 이러면 꼭 두 여자가 자길 두고 싸우고 있는 것 같지 않은가? 같은 게 아니라 사실이었다.
'이 녀석, 그냥 그거였잖아?'
현재는 그제서야 미아의 모든 이상한 태도들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단 하나의 해답을 찾았다.
"야, 미아야. 너 혹시 질투했냐?"
"질투라니? 뭐를요?"
미아는 뻔뻔스레 아닌 척 했다. 아니, 그건 현재를 속이기 위한 게 아니었다. 그녀는 제 자신조차 속인 상태였다. 이건 절대 질투 같은 감정이 아니라고. 그냥 예전에 지은 죄를 속죄하는 거라고.
왜냐하면, 질투한다고 하는 것은 너무 부끄러우니까. 그러니까 이것저것 이유를 붙여서 얼기설기 이어붙인 변명으로 질투라는 감정을 숨기고 있었다.
"케이트만 계속 박아주니까, 쟤만 자지를 먹는 게 너무 부러워서 이렇게 폭주해버린 거지?"
"개소리야. 바보. 등신."
"이게 주인님한테, 말버릇 좀 봐."
찰싹, 다시금 엉덩이를 한 대 때리자 미아의 몸이 기쁨으로 떨렸다. 진짜로 아파서 움찔거리는 것과 기쁨으로 떨리는 것은 반응의 모양도 느낌도 다르다는 것을 현재는 케이트의 몸을 써서 익혔다.
"아주 좋아 죽겠지?"
"누가 맞는 걸 좋아한다고……, 하응!"
다시 한 대 또 때리니까 희열에 젖은 달콤한 비명이 나왔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몸은 솔직한데?"
익숙한 대사를 뱉으면서 현재는 미아의 엉덩이를 마구 희롱했다. 두 손으로 엉덩이를 꽉 잡아 벌리면서 엄지로는 보지의 바깥쪽을 훑어 흘러나온 애액으로 마구 부볐다.
"언제부터 맞기만 해도 느낄 수 있는 변태 암컷이 됐는지. 에휴."
그리고 그 안의 질 구멍으로 혀를 집어넣어 살을 맛보았다. 입 안에서 뜨뜻하게 덥혀지는 혀에 못지 않게 뜨겁게 달아오른 질구멍이 미끌미끌 꿈틀꿈틀거리는 게 아주 재미 있었다.
'생각해보면 전부 질투하는 말들이었는데, 왜 그걸 진작에 눈치 채지 못했지?'
다른 여자는 보지 마. 나만 봐. 여자한테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전부 나한테만 해.
찬찬히 다시 뜯어보니 모두 질투하는 여자에게 딱 알맞은 대사였다. 죗값이니 뭐니 하는 건 전부 포장이고 사족이었다. 진심은 그런 것과는 억만 광년 쯤 떨어있었다.
미아는 그냥 현재를 원했다. 절실하고 간절하게 원해서 붙잡고 싶으니까 무엇이든 해도 된다고 유혹하는 거였다.
'귀엽네.'
아직도 자기가 도덕이니 정의니 하는 것들의 끝자락이라도 붙들고 있다고 착각하면서, 죄의식이니 속죄니 하는 것들의 연장을 생각하고 있다고 스스로 최면을 걸면서, 그렇지만 그럼에도 질투를 참지 못해서 비틀린 욕망을 억지로 끼워맞춰 발현한 것이 바로 이 모습이었다.
그 간단한 사실을 현재가 깨닫지 못한 건, 3년간 미아에게 짓눌리고 박해 받았던 때의 트라우마 탓이겠지. 한꺼풀 벗기고 보면, 미아는 그냥 그 어린 나이에 어울리게 질투 가득한 소녀였다. 그녀의 나이 겨우 열아홉, 한창 귀여울 때 아닌가? 몸집도 딱 그 성격에 알맞게 아담하고 좋았다. 그 본성이 괴물도 사람도 잔뜩 썰어본 학살자인 것 따위는 아무래도 좋을 일이다.
"이이이익!"
현재가 미아를 생각하면서 웃는 얼굴을 본 케이트가 난입해왔다. 현재 위에 올라탄 미아를 밀쳐내면서 이렇게 소리지른 것이었다.
"주인님을 빼앗아가는 건 용서 못해!"
표독스러운 외침은 그 손에 칼이라도 들려있었거든 진짜로 찔렀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글쎄, 맨손이라고 미아가 칼 든 케이트한테 질 것 같지는 않았지만. 미아는 전투의 스페셜리스트고 케이트는 곱게 자란 아가씨였다. 두 사람 사이에는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격차가 있었다. 그것은 서로 맨손인 지금 절망적으로 드러나려 하고 있었다.
"그만."
현재는 몸을 일으켜 두 사람의 싸움을 멈췄다.
"이리 와. 둘이 나란히 서봐."
그리고는 두 여자를 나란히 세웠다.
"케이트. 너에게 알려줄 것이 있어."
현재의 뜬금 없는 말에 케이트가 긴장을 했다.
"뭐죠? 주인님?"
현재는 씨익 웃으면서 케이트의 옷을 벗겼다. 박히고 싶은 마음이 한 가득인지 그냥 허리끈을 풀면 머리 위로 슥 벗길 수 있는 원피스를 입고 온 케이트는 놀라울 정도로 천박한 속옷을 입고 있었다.
그것은 사실 속옷이 아니라 그냥 끈이었다. 꼭 밧줄로 귀갑묶기를 한 것처럼 가슴과 보지를 강조하는 기능 밖에 없는 끈을 몸에다 두르고선 속옷이라고 우기려고 디자인만 그 흉내를 낸 그런 것이었다. 크리스마스에 여자친구가 이벤트로 입어주면 남자들이 좋아 죽을 만한 그런 것.
'이런 개념이 이 세계에도 있을 줄은 몰랐는데.'
참 좋은 문화를 공유하고 있구나. 현재는 감탄하며 이 선물을 마음에 들어했다. 케이트는 아무래도 현재의 마음에 들고 싶어 이것저것 노력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현재는 그 마음에 대해 아주 완벽하게 보답해주기로 했다.
"자, 이제 잘 봐봐."
현재는 양손에 두 여자의 가슴을 하나씩 쥐었다.
"미아의 가슴은 이렇게 크고 탱글탱글해서 손에 꽉 차는데, 네 형편 없는 젖탱이는 너무 작아서 손에 반도 안 차잖아. 이 차이를 대체 어떻게 극복할 거야?"
극복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없는 가슴을 대체 어떻게 키운단 말인가? 그것은 지구의 선진국인 한국에서도 여전히 극복할 수 없는 문제였다.
보형물을 넣어 억지로 크기를 커보이게 만들 수는 있었으나, 그 사이즈 확대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었고, 만일 그렇게 수술을 한다고 해도 가슴 밑에는 보기 흉한 흉터가 남으며 만지는 느낌도 자연산과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케이트가 할 수 있는 것은, 풀 죽은 얼굴로 사죄하는 것 밖에는 없었다.
"죄송해요! 빈약한 젖탱이 밖에 못 가지고 있어서 죄송해요!"
사실 현재는 두 여자의 몸매 모두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케이트는 가슴은 작았지만 미아보다 꽤 더 큰 키에 불구하고 허리가 더욱 얇아서 완벽한 모델 체형에 해당하는 몸매였다.
세로로 얇은 하얀 몸은 마치 가녀림을 극한까지 추구해낸 예술품 같아서, 보고 있으면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대단한 몸이었다. 당연히, 거의 모든 남자가 탐낼 만한 엄청나게 예쁜 몸이었다.
그리고 미아는, 딱 적절한 키에 커다란 가슴, 일상 생활이 불가능해보일 정도의 폭유는 아니지만, 검을 휘두르는데 상당히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 거유였다. 그리고 배에는 보기 흉하지 않을 정도의 건강한 일자 복근이 새겨져 있어 꼭 무대 위에서 하루 종일 춤 추는 아이돌 가수 같은 느낌이 났다.
작고 귀여운 엉덩이에 가느다란 다리, 이 두 사람이라면 정말 어딜 가서 누구를 꼬시라고 해도 가능할 것 같았다. 물론, 둘 다 성격에 약간씩 하자가 있긴 하지만은. 어디까지나 몸매나 얼굴을 보면 그렇다는 얘기였다.
그런데 이렇게 비교하면서 케이트를 욕보이는 것은, 사실은 케이트를 괴롭히는 게 아니라 상을 주는 것이었다. 그녀는 매도 당하고 힐난 당할 수록 흥분하는 중증의 이상성욕자였으니까. 괴롭히는 게 아닌 게 아니라 괴롭히는 것이 곧 포상인 건가? 이와 같이 케이트는 정상적인 언어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존재였다.
"그거 알아? 너 아랫도리에 살이 하나도 없어서 박을 때마다 존나 아픈 거. 떡감이 아주 개판이라고 진짜. 박히기 위해 태어난 암컷 치고는 너무 결함품이잖아?"
현재는 가슴을 쥐었던 손을 떼고선 케이트의 뺨을 툭툭 쳤다. 이것도 거짓말은 아니었다. 현재가 평범한 남자였다면 아마 섹스 도중에 아랫배보다 더 밑에 있는, 교합 중에 계속 부딪히는 부분에 멍이라도 들었겠지. 그러나 그는 너무 튼튼했고 그 정도 자극 쯤은 그냥 별미 같은 느낌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죄송해요! 박히기 위해 태어난 주제에 떡감 구린 결함품이라 죄송해요!"
케이트는 현재의 매도에 불안과 흥분과 쾌락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얕잡아지는 것에 대한 흥분, 그러나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불안, 자기 스스로가 비참한 꼴이라고 인정하면서 느끼는 희열 가득한 쾌락.
그 속에서 케이트는 더욱 더, 현재가 자신을 더욱 더 매도해주길 간절히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