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배 위에 올라탄 독사
* * *
그렇게 현재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가녀리고 선하던 마음을 포악하고 잔인하며 비열하고 냉철하게 바꾼 것은 바로 미아였다.
그렇기에 그녀는 생각했다. 자신에게는 사랑을 할 자격도, 사랑을 받을 자격도 없노라고.
'웃기지 정말.'
사람은, 살아있다고 전부인 생물이 아니었다. 마음이 살아있지 않으면 몸이 살아있어도 그건 죽은 거니까. 미아는 현재를 죽인 살인자였다. 스스로 그렇게 생각했다.
어쩌면 그녀가 했던 모든 행동은 그 뿌리부터가 잘못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요즘 들어 미아는 부쩍 그렇게 생각하는 횟수가 늘어갔다. 이유는 몰랐다. 그냥, 어째서인지 마구 떠올라서, 그런 생각으로 머리가 꽉 차버리고는 했다.
'엄격하게 대한다는 핑계로, 나는 그 사람을 학대했던 게 아니었을까?'
자신의 어린 시절이 그만큼 힘겨웠기 때문에, 당연하게 현재도 그 만큼의 어려움을 겪어야만 한 사람 분을 할 수 있는 인간이 될 수 있다고 여겼다. 현재는 자신이 아닌데, 왜 멋대로 자신의 과거를 투영하고 그대로 따라주기를 바랬었던 걸까.
그건, 비틀린 집착이고 잘못된 애정이며 글러먹은 호의였다. 아니, 어쩌면 자신의 트라우마를 그를 통해 해소하려고 했었던 건지도 모른다.
예전, 가장 믿었던 이에게 배신 당해 죽을 뻔 했던 과거를, 그를 통해 재현하고 극복하려고 했었는지도.
"하하, 하하하."
미아는 덧없이 슬프게 웃었다.
'나는, 내 상처를 남에게 비춰 보려고 했던 쓰레기야.'
예전의 그녀가 정말로 그랬었는지는, 심지어 미아 본인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시간이란 것은 절대 되돌릴 수 없으며 또한 기적 같은 효과를 가지고 있어, 지금의 자신은 과거의 자신이 어땠는지 명확하게 떠올릴 수 없었다. 그런 망각이 축복인지 저주인지는, 모두의 생각이 다를 것이다.
적어도 미아는 저주라고 여겼다. 되돌릴 수 없는 상흔을 자신에게 아로새기는 시간은 굉장히 무섭고도 무거운 저주였다.
'그러네, 제대로 속죄하지 않으면 안되네.'
미아는 나름의 답을, 약간 비틀린 결론을 도출해내는데 성공했다.
* * *
다음날, 현재가 아침에 눈을 떴을 때였다. 미아의 복장이 이상했다.
"뭐냐 너?"
아니 이상한 건 아니었다. 정확히 현재의 취향이었다. 왜냐 하면 미아가 입고 있는 것은 어디서 기성품을 사온 것이 아니라 현재가 주문 제작한, 그 디자인, 색상, 소재까지 모조리 지정해 만든 바니걸 의상이기 때문이었다.
현재의 상당히 포괄적인 물음에 미아는 이렇게 답했다.
"나 생리 끝났어."
"생리 끝난 거랑 그 차림이랑 무슨 상관이 있는데?"
"어차피 개처럼 박을 거잖아? 또 네 취향으로 입혀놓고서. 그러니까 미리 준비한 거야."
미아가 뭘 생각하는지 정확히는 몰라도 섹스할 생각이 가득인 것 만큼은 확실해보였다. 그렇기에 현재는 괜히 한 번 튕겼다.
"아니, 이젠 케이트가 있으니까 당분간 그런 거 안해도 돼. 네가 하고 싶은 게 아니면 억지로 할 필요 없다는 얘기지."
현재는 이러면 또 미아가 평소처럼 쭈뼛거리면서 물러날 줄 알았다. 그녀는 결코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니까. 아주 예전부터 그랬다. 사람을 대하는 게 서투른 어린 아이처럼.
"하고 싶어."
그러나 오늘 미아는 돌직구를 던졌다.
"너를 원해."
그러자 당황한 것은 현재였다.
'얘가 왜 이래?'
성욕이 들끓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그랬다면 훨씬 더 부끄러워하면서 머뭇거렸겠지. 그러나 지금의 미아는 꼭 무언가 전장에 서길 결의한 전사 같은 모습이었다.
'뭘 잘못 먹었나?'
미아는 고민하는 현재를 덥썩 덮쳐들려고 했다. 현재는 손을 뻗어 가로막았다.
"아니, 이제 일어났는데 세수는 해야지."
"물은 이미 받아왔어."
현재는 미아가 미리 준비해둔 물통으로 세수를 했다. 미아는 그런 현재를 얌전히 기다렸다. 세수를 마친 현재는 손까지 꼼꼼이 씻고선 수건으로 물기를 닦은 후 침대에 앉아있는 미아 앞에 서서 그녀에게 물었다.
"갑자기 무슨 심경의 변화야?"
"네가 망가지게 만든 건 나니까, 네가 분노로 망가뜨리는 것도 나여야 해. 그러니까 이제 다른 여자에게 화풀이 하지 마. 누군갈 부수고 싶다면 나를 부숴."
그녀는 매우 단호했다. 현재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케이트는 자기도 즐기는데. 봤잖아? 아주 좋아 자지러지는 거."
"황녀하고도 서로 즐겼다고, 농담이라도 그렇게 말하지는 않겠지?"
"흠."
현재는 대답할 말이 궁했다. 그야 어떠한 동의도 호감도 없이 황녀를 강간했던 것이 사실이니까. 하지만 어쩌겠는가. 현재의 마음 속에 있던 올바름이란 브레이크는 과거 어딘가에 망가진 채로 흘려놓고 와버린 것을. 그리고 그 브레이크가 떨어져나가게 만든 것은 바로 눈 앞에 있는 작은 여자.
'그러니까 죗값을 치르겠다고?'
처음부터 미아가 현재를 따라온 이유는 애초에 그거였다. 하지만 죄의식에 짓눌린 그녀는 현재를 제대로 막지 못하고, 그저 옆에서 죄의 무게를 나누는 것 뿐인 소극적인 태도를 취해왔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무슨 심경의 변화를 겪었는지 이제 다른 여자에게 손 대지 말고 자신에게 모조리 풀라고 그렇게 명령하고 있었다. 이전의 소극적인 태도와는 무언가가 완전히 달랐다.
"야, 약한 주제에 명령하지 말라고 했잖아."
그렇다고 쉽게 알겠습니다 숙이고 들어갈 현재가 아니었다. 그에게는 명분이 있었다. 다름 아닌 미아가 준 명분이.
약자는 강자에게 절대로 복종해야 한다는, 세상에선 통용되지 않더라도 둘 사이에서는 절대적으로 지키기로 맹세한 하나의 규칙이 있었다.
약한 미아는 강한 현재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권리가 없었다.
"명령하는 게 아니야."
미아는 당당히도 선언했다.
"지금 너를 유혹하는 거야."
"뭐?"
이쯤 되니 미아가 이상해져도 아주 단단히 이상해졌음을 현재도 인정하는 수 밖에 없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다른 여자는 생각도 못할 만큼 내게 빠지게 할 테니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어."
바니걸을 입은 미아의 머리가 현재에게 다가왔다. 그녀는 현재의 넓은 등짝을 양 팔로 힘껏 끌어안으며 입을 맞췄다. 어찌나 세게 끌어안았는지 가슴과 가슴이 맞닿아 서로 비벼지며 신선한 자극을 현재에게 선사했다.
"읍!"
입술을 범해지듯이 빼앗긴 현재의 입 속으로 미아의 혀가 거칠게 침범해왔다. 그 혀는 현재의 침이 꿀이라도, 아니 엘릭서 쯤 되는 귀한 영약이라도 된다는 듯이 세차게 타액을 갈취했다.
입안에 고인 자연적인 침만으로는 부족했는지 더 내놓으라고 농성하듯 자꾸 입안 곳곳을 찔러대었다. 그건 꼭 잔뜩 열이 오른 독사 한 마리가 입안을 헤집고 다니는 것 같아 현재는 그것만으로 자지가 발딱 섰다.
혀가 빠져나가고 입술이 멀어지자, 두 사람의 입과 입 사이를 늘어지는 기다란 침방울이 이어주었다. 꼭 두 사람의 끈끈한 인연을 상징하는 것 같았다. 그 인연이 악연인지 기연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지만.
"사정 봐줄 필요 없어. 뒷일 같은 거 생각하지 마. 내 기분 내 마음 내 건강 다 잊어버려. 그냥 하고 싶은대로 해. 다 받아줄게. 자르든 부수든 망가뜨리든 네것으로 하든 전부 괜찮아. 나는 완전히 네 거야."
유혹인지 도발인지, 미아는 그리 당당히 말했다. 현재는 피식 웃었다.
"분명 후회할걸? 나는 네 생각보다 훨씬 더 변태인데."
"괜찮아. 죽이고 싶다면 죽어줄 각오도 돼있어. 그러니까 나를 봐."
'이게 섹스하자는 여자의 태도냐고. 무슨, 결투하자고 각오하고 온 것 같잖아?'
그 미묘한 태도의 괴리 때문에 현재는 자꾸 헛웃음이 났지만, 그렇다고 꼴리지 않는다는 건 아니었다. 진한 딥키스를 나눴고 가슴에 젖가슴을 부비적댔다. 눈빛은 도도하지만 입은 매우 천박했다. 무얼 해도 좋다고 당당히 선언했고 옷은 자신의 취향에 맞춘 바니걸이었다.
이런 상황에 흥분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럼, 일단, 엉덩이도 쓸 수 있게 해야겠어."
현재는 미아의 아직 범하지 않은 마지막 구멍도 길들이기로 선언했다. 의약품으로 관장하는 사치는 부릴 수 없겠지만, 우유로도 가능하다 들었으니 대충 어떻게든 되겠지.
"그래."
"그리고 날 주인님이라 불러."
"좋아. 좋아요."
미아는 순순히 존대로 말을 바꿨다. 거의 3년간을 하인처럼 부렸음에도 전혀 거부감이 없는 모양이었다.
"네 몸 곳곳에 내 거라는 표식을 새길 거야.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걸로. 그런 꼴이 되면 다른 남자는 받아주지도 않을 걸?"
"애초에, 주인님 말고 다른 남자는 관심도 없다니까요?"
하. 아직도 이상한 소리를 한다며 미아는 퇴폐적인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마음 속에 새겨진 일그러짐도 이젠 드러나지 않을 수 없게 커다랗게 부푼 모양이었다.
"내가 주인님만 보니까, 주인님도 나만 봐요."
미아는 두 손으로 현재의 얼굴을 붙잡고, 벌써 두번째인 진한 입맞춤을 했다. 긴 키스가 끝나고 현재는 그에 대한 답을 했다.
"싫은데?"
"읏."
미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했고 현재는 여유가 넘쳤다.
"네가 알아서 나를 빠지게 하겠다며? 그럼 할 수 있는 만큼 해봐. 일단 지금의 나는 그 말을 들어줄 생각이 없어. 매력적인 먹잇감이 있으면 한 입씩 맛은 보고 가야지."
"그래요. 내가 잘 할 테니까 두고 봐요."
미아는 승부욕을 불태우면서 현재의 바지춤 사이로 손을 넣어 커다랗게 기지개를 켜고 있는 자지를 밖으로 끌어냈다.
귀 앞으로 튀어나온 옆머리를 귀 뒤로 넘기면서, 미아는 자지에 입을 맞추고 그대로 입안에 삼켰다. 따뜻하고 미끌거리는 혀가 귀두를 마구 훑었다. 자극적이었다.
벌써 기술이 몸에 익었는지 상당히 괜찮은 펠라였다. 머리를 귀 뒤로 넘기는 동작과 선정적인 바니걸 의상,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표정이 모두 현재를 자극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조금 늘었다고 자신감이 붙을만도 하네. 현재는 그렇게 생각하며 미아의 펠라치오를 즐겼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지 않고, 제 2의 단계로 넘어갔다. 미아는 자신의 커다란 가슴으로 자지 주위를 감싸고 위 아래로 젖통을 흔들기 시작했다. 이미 턱에서 질질 흐른 침으로 윤활제가 가득 발린 자지는 부드러운 가슴살 사이에 압박당하며 극상의 행복감을 느꼈다.
"으윽."
너무 강한 공세에 현재는 오래 참지 못하고 싸고 말았다. 사정하다 보면 귀두가 점점 민감해지기에 이렇게 빨리 싸버릴 생각 따위는 없었는데. 미아가 작정하고 뽑아내려 하니 그렇게 긴 시간을 버틸 수가 없었다.
'아주 제대로 마음 먹었나본데?'
현재는 이 상황이 꽤 흥미로웠다. 미아가 어떤 심경인지. 정말 어디까지 가려는 건지. 왜 이러는 건지 모두 궁금했지만, 일단 지금의 기분 좋음에 집중하기로 했다.
"벌써 삼킨 건 아니지? 입 벌려서 얼마나 나왔나 보여봐."
베에, 입을 벌린 미아의 구강 안쪽으로 잔뜩 사정한 진하고 끈적이는 정액이 보였다. 현재는 미아처럼 예쁜 여자의 안에 자기 씨앗이 잔뜩 들어있다는 사실에 큰 만족감과 정복감을 느꼈다.
'지금 상황이 어째 정복한다기보단 정복 당하는 느낌이지만.'
그래봤자 미아가 하는 것은 봉사, 자신이 주종 관계의 주인이다. 현재는 그리 생각하며 명령을 내렸다.
"무슨 맛이야?"
"조금, 써요. 끈적이고, 콧물 같은 느낌?"
무슨 요리의 평가를 바란 것도 아니기에 그 정도면 충분한 대답이 되었다.
"냄새는 어때?"
"향긋하고, 야한 냄새. 중독될 것 같아."
"좋아. 잘했어. 이제 삼켜도 돼."
이런 게 어깨 너머로 배웠다는 걸까. 미아는 현재가 직접 가르친 것 뿐 아니라 케이트에게 했던 것들도 잘 배우고 있었다. 어쩐지 계속 곁눈질로 훔쳐보더라니. 생각보다 훨씬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미아가 정액을 삼키고 나서 현재는 다시 물었다. 물론 자기가 먼저 덮쳐드는 선택지도 있겠지만, 기왕 미아가 팔 걷고 나선 김에 무슨 일을 벌이는지 구경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제 어쩔 거야?"
미아는 현재를 침대에 밀어 대 자로 눕혔다. 버티려고 하면 버틸 수 있었겠지만 현재는 순순히 쓰러져 주었다. 그리고 미아는 현재의 얼굴쪽 위로 올라탔다. 그러더니 바니걸 복장의 아랫도리를 살짝 제껴, 포동포동한 음순이 고개를 빼꼼 내밀게 만들었다.
"어디서 감히 주인님 얼굴에 보지를 막 들이대?"
"시끄러워요. 어차피 좋아하잖아요."
미아는 그리 말하더니 그대로 현재의 얼굴 위에 앉아버렸다. 잔뜩 젖은 암컷 구멍 사이에서 남자를 불끈거리게 하는 암컷 향이 났다.
그리고 미아는 허리를 잔뜩 구부리더니 현재의 유두를 핥기 시작했다. 유두 하면 여자의 성감대라는 느낌이지만, 사실은 남자도 충분히 성감을 느낄 수 있는 부위였다. 특히 미아처럼 예쁜 여자가 핥아준다면 전혀 개발되지 않은 유두라도 충분한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손보지도 써줄게요."
그와 동시에 손을 뻗어 대딸까지 시작하는 미아. 암컷 냄새를 맡으면서 유두를 빨리면서 대딸을 받는 느낌은 꼭 온몸을 동시에 공격 받는 것 같이 즐겁고 간질거려서 확실히 평소와 공수가 반대가 된 느낌이라 새로웠다.
'이런 것도 나쁘지는 않네.'
뭔가 묘하게 휘둘리는 듯 휘두르는 듯하며, 현재는 그 새로운 즐거움에 빠져들어갔다. 그때, 선실 문이 갑자기 열리고 케이트가 방에 들어왔다.
"히이익?"
그녀는 아주 깜짝 놀랐다. 미아는 그러거나 말거나 열심히 하던 일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