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배 위에 올라탄 독사
* * *
짝! 커다란 소리가 나도록 현재는 케이트의 엉덩이를 때렸다.
"아앙."
그 사이에 질질 흐른 애액이 엉덩이를 맞은 탓에 사방으로 튀었다.
'이걸 진짜로 그냥 기다리네.'
솔직히 몇 분 정도 지나면 오지 않는 현재에게 지쳐 또 이런 자세를 하고 있는 자신에게 현자 타임 비슷한 회의감을 느껴 그만두리라고 생각했는데. 미아의 옷을 이것저것 고르다가 거의 한 시간이 지나도록 케이트는 같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거 진짜 또라이년 아니야?'
솔직히 할 생각은 없었는데, 이렇게 기특하게 기다렸으니 상을 주지 않고 넘어가기는 좀 그랬다. 물론, 그건 다 변명이고 사실은 이 만큼이나 발정난 케이트를 보니 살짝 꼴렸을 뿐이었다.
"책임자란 년이 이렇게 하루 종일 자지만 탐하고 있어도 돼? 너 따위를 상사랍시고 모시고 있는 상단 녀석들이 불쌍하다 진짜."
"아앙~. 어차피 항구에 정박하기 전까지는 딱히 할 일도 없는 걸요?"
그렇다. 떡을 치고 있든 잠을 자고 있든 배는 꾸준히 앞으로 나아간다. 현재는 그게 마음에 들어 뛰는 대신 배편을 선택하지 않았던가? 이렇게 놀고 있어도 목적지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은 그를 조금은 안심하게 했다.
'빌어먹을 싸움이 기다리고 있는 건 여전하지만 말야.'
영원히 이 배의 시간이 멈춰서 이런 놀이나 하며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는 덧없는 생각도 한 번 해보고, 역시 그런 일 따윈 일어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지금을 즐기기 위해 현재는 자지를 꺼냈다.
"대체 얼마나 발정이 났으면 가만히 엎드려만 있었는데 이렇게 축축하게 젖냔 말이야."
"죄송해요! 상시 발정기인 변태년이라 정말 죄송해요!"
그리 사과하는 케이트는 하나도 죄송해지 않아 보였다. 그냥 남자를 홀리려는 것인지 작고 귀여운 엉덩이가 씰룩이며 현재를 유혹하고 있었다. 균열 사이로 침이 뚝뚝 떨어지는 것이 꼭 입맛을 다시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잔뜩 굶주렸다는 의미임을 생각해보면 애액을 침으로 비유하는 것이 썩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짝! 현재는 케이트의 엉덩이를 다시 한 번 때리고선 보지 안으로 자지를 끼워넣었다. 잔뜩 달궈진 보지에 흥건하게 채워진 애액 때문에 마치 러브젤 범벅으로 만든 구멍에 박는 느낌이었다. 현재는 그대로 허리를 흔들어 뜨거운 구멍을 마구 즐기기 시작했다.
"개걸레 좆물받이년. 보지 빼곤 쓸모도 없는 자지 케이스년. 팔다리도 별로 필요 없어보이는데 다 잘라버려줄까?"
"윽, 좋아요! 주인님 취향으로 만들어주세요!"
정작 진짜로 죽이려고 하면 잔뜩 쫄아서 울고불고하면서, 케이트는 뭐든지 일단 예스를 외치고 보는 예스우먼이었다. 아무래도 그녀는 분위기에 잘 휩쓸리고 생각은 나중에 하는 타입인 모양이었다.
"머리도 별로 쓸모 없어 보이지? 그냥 좆물만 받으면 되는 몸통에다 머리가 달려있을 필요가 뭐 있냐고."
"아, 아흐흐흑. 흑! 흐걋!"
후배위로 개처럼 마구 쑤셔진 끝에, 케이트는 현재의 말을 알아들을 여유가 없는 상태가 되었다. 온몸을 난도질하듯 마구 후벼파는 쾌락. 쉬지 않고 쌓여가며 늘어나는 쾌감. 생각을 하기는 커녕 숨도 쉬기 힘든 격렬한 교미에 케이트는 언제부턴가 비명 밖에는 지르지 못하고 있었다.
현재도 진짜로 목을 떼어버리거나 팔다리를 잘라버리려고 물어본 것은 아니기에 그냥 피스톤질에 집중했다. 다만, 왠지 허리만 붙들고 있기엔 손이 심심했기에 그 사이 케이트의 가슴쪽으로 손을 넣어 아래로 튀어나온 유두를 붙잡고 빙글빙글 돌리며 끌어대었다.
"헤으윽! 하응! 아그긋!"
자세가 무너져서 팔은 접히고 머리는 침대에 옆으로 쳐박힌 채로, 케이트는 몸을 계속 관통하는 행복감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여분의 행복을 입 밖으로 토해내었다.
그것은 분명, 세상 누구보다도 행복하다고 주장하는 듯한 얼굴이었다. 현재에 의해 옷가지를 잔뜩 떠넘겨받은 미아는, 선실에 있는 궤짝 안에 옷을 챙겨넣는 일도 끝나, 할 것이 없는 탓에 그 얼굴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게 좋을까.'
선실만 나가면 케이트는 정말 빈틈 없는 엘리트 상인이었다. 부하들을 대할 때는 카리스마 넘쳤고,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에도 예절에 결코 부족함이 없었다.
그런데 현재 앞에만 서면, 그하고 둘만 남으면-두 사람 모두 명목상이라도 미아는 없는 셈 치니 일단 제외하고-, 완전히 짐승 암컷이 되어서 성욕을 숨기려 들질 않았다.
'그게 분명 좋기는 한데…….'
미아도 절정을 못해본 게 아니었다. 현재의 도무지 멈출 줄을 모르는 섹스 탓에 온몸이 타는 듯한 절정을 맞이한 게 몇 번이었던가. 그렇지만, 그렇다 해도 저렇게 짐승 흉내를 내면서 애걸할 정도로 좋았냐고 물으면, 충분히 인간의 이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였다고 할까? 노예를 자처하고 복종을 맹세할 정도는 아니었던 건데.
'아…….'
미아는 무심코 아랫도리로 향하려던 손을 멈췄다. 격렬한 정사를 보고 있자니 예전에 느꼈던 황홀경이 떠올라서 무심결에 자신을 만지며 스스로 위로할 뻔 했다.
'아니, 별로.'
자신의 치태를 누가 보기라도 한듯, 마음을 읽기라도 한다는 듯이, 미아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자신의 음행과 음심에 대해 변명했다. 아직, 아무 것도 안했다. 아니, 뭘 하려 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런 변명과는 달리, 그녀의 질내 또한 촉촉하게 젖어들고 있었다.
'그냥, 저런 걸 억지로 보여주니까 몸이 멋대로 착각한 거야.'
미아는 또 변명했다. 그녀의 거기가 젖었다는 것 따위, 직접 알려주지 않는 이상 누구도 알지 못하는데도. 그냥 자신에게 변명했다.
그러고 보면, 현재는 자신의 정사를 보고 있으라고 명령한 적이 없었다. 그 꼴이 보기 싫었거든 그냥 선실을 나가 갑판에서 바람이라도 쐬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어째선지 미아는 두 사람의 교미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꼭 배고픈 와중에 아주 맛있는 요리를 발견하기라도 한 것처럼. 왜인지 시선을 끌리고 가슴이 두근대고 마음이 몽글몽글 설레이는 것이었다.
'나도, 나도 박히고 싶다.'
이미 성의 쾌감을 알지 못하던 어린 시절의 미아는 사라졌다. 여기 있는 건 교미가 어떤 느낌인지 아주 잘 알 때까지 계속해서 절정 당했던 암컷이다.
그러니까, 며칠이나 굶주린 와중에 저런 격렬한 섹스와 즐거워하는 암컷을 보면 무심코 부럽다고 생각해버릴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아니 미친, 내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성욕은 매우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인데도, 꼭 어떤 나라의 얼간이들처럼 그게 죄라도 되는 듯이 미아는 부정했다. 실은, 현재에게 계속 끌린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걸 들키면 얼마나 놀림 받을지, 얼마나 비참하게 매도 당할지 대충 상상이 갔기 때문이다.
'목도 막 조르면서, 가슴도 막 때리고, 변태라고 막 비웃으면서, 그렇게 거칠게 해버리겠지.'
현재는 여태까지 미아를 아주 조심스럽게 대해왔다. 말로는 이것저것 모욕하는 어투를 사용했지만, 정작 본편에서는 부드럽기 짝이 없었다. 충분히 젖지 않으면 넣지도 않았고, 항상 잔뜩 달아오를 때까지 애무했다.
오래 써야 하니까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을 붙이면서까지. 아니, 정말 그게 본심인 걸까? 덕분에 미아는 처녀를 잃던 날 빼고는 한 번도 성교로 인한 상처를 입은 적이 없었고, 이렇게 많이 해도 괜찮은 걸까 싶은 와중에도 안쪽에 병이 들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건, 분명 엄청나게 좋은 기분이었다. 애무, 전희가 길면 길 수록 여자를 위한 섹스, 삽입의 비중이 클 수록 남자를 위한 섹스라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라서, 미아는 부드러운 애무에 몇 번이나 절정하고, 그 후에 이어지는 삽입에선 쌓여온 쾌감이 정신을 잃어버릴 정도까지 농축되어 폭탄이 터지듯이 쾅 터져버렸다.
'저렇게 거칠게 다뤄지는 건 대체 어떤 느낌일까?'
하지만 저렇게 거칠게 당해본 적은 없어서, 저렇게 당하면 어떤 느낌일까 자꾸 궁금하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었다.
'저건 너무 심한 것 같은데…….'
와중에 현재와 케이트의 섹스는 더 격렬해져서 현재는 머리채를 잡고 케이트의 머리를 들어올리면서 박고 있었다. 당연히, 저렇게 머리채를 잡히면 뜯겨나갈 듯이 아프다.
그런데 케이트는 그 아픈 게 마음에 드는지 또 잔뜩 웃으면서 동시에 찌푸리는 얼굴을 하면서 침을 질질 흘리면서 비명 같은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하앙! 좋아! 좋아요오!"
'아니, 나는 저런 변태가 아니라. 그냥 궁금해서 그런 것 뿐이고.'
케이트의 성적 지향은 도를 넘는 부분이 있었다. 아니 조금 많이 심각했다. 그러니까 미아는 자신은 그럴 리가 없다고 저런 변태와 비슷할 리 없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아래가 안된다면 위라도, 그렇게 무심결에 제 유두를 간질이러 올라가던 손을 의식적으로 잡아내리면서. 전혀 만지지도 않았는데, 그 유두는 아주 빳빳하게 고개를 쳐든 상태였다.
* * *
케이트의 체력이 다되어 실신해버린 후, 현재는 그녀의 뺨을 때려 깨워서는 네 방에 가서 자라며 쫓아내버렸다. 그 후에 상단의 단원에게 부탁해 커다란 물통에 채운 뜨거운 물을 받았는데, 배 안에서 목욕을 한다는 사치를 누리기 위해서였다.
너무 거칠게 몸을 섞은 탓에 옷을 입어도 가려지지 않는 여자 냄새와 남자 냄새가 풀풀 났으니 들키지 않기가 힘들었겠으나, 그것은 케이트가 알아서 감당할 일. 현재는 대충 그렇게 생각하며 뜨거운 물 안에 몸을 담궜다.
아무리 남 눈치를 그리 보지 않는 현재라도, 갑판에서 자기 혼자 목욕을 즐기는 것은 껄끄러웠으므로, 그는 선실 안에서 목욕을 했다.
'배 안에서 이렇게 물을 끓일 여건이 되면 증기 기관도 돌릴 수 있는 거 아닌가?'
그러면서 현재는 이 세계의 과학에 대해 생각했다. 마법이라도 있었다면 지구에 비해 낙후된 것이 아니라 다른 세계이리라 생각할 수 있었겠지만, 이 세계의 마법은 유실되어 남은 흔적은 던전의 아티팩트에서 밖에는 찾을 수 없었다.
마법은 없고 과학은 훨씬 뒤떨어진 세계. 그렇기에 이 세계는, 신의 은총이라는 것 때문에 인간들이 기이하게 강하다는 것을 빼면 지구보다 훨씬 뒤떨어진 문명이 맞았다.
'내가 화학이나 기계공학을 배운 사람이었다면 뭐라도 할 수 있었을 텐데.'
그의 최종학력은 조리 고등학교 졸업. 대학은 애초에 쳐다도 보지 않고 졸업하자마자 취업했다. 화학이나 공학이란 것을 배웠다면 그 시간은 겨우 몇 년 남짓이었겠으나, 체계화된 교육 과정 안에서 배우는 것은 수천 년 인류 과학사의 정수다.
그런 걸 배웠다면 이 시대에서 뭐라도 기술 혁명을 일으킬 수 있었을 것을. 왜 평범하게 요리사의 길을 걷던 자신이 여기에 떨어졌는지 조금은 아쉬워지는 차였다.
'기왕 다른 세계로 올 거면 좀 능력 있는 인간을 데려오란 말이야.'
왜 자신은 이곳에 왔을까. 그것이 궁금해 현재는 그 답을 알고 있을 만한 유일한 존재, 여신에게 계속해서 말을 걸어보았으나.
'결국 다시 응답하지 않는 상태로 돌아갔고.'
여신은 현재에게 힘을 빌려줬던 그날 이후로 아무리 불러봐도 응답이 없었다. 기왕 사라진 김에 빌린 능력치를 안 갚아도 된다면 정말 좋겠지만, 그렇게까지 좋은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현재는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증기 기관은 뭐냐, 물을 끓여서 터빈을 돌리면……. 자세한 설계도를 모르면 별 의미 없나?'
그의 지식은 매우 단편적이었고 이 시대 사람들보다 나은 걸 만들 수 있으리란 확신이 들지 않았다.
발명은 발상이 절반 이상이라 하니 완성품을 대충이나마 알고 있는 이상, 이 시대의 사람들보다 압도적인 우위에 있는 것은 맞겠지만, 그렇다고 죽기 전까지 얼마나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을지…….
'그냥 깝치지 말고 편하게 사는 게 낫겠지? 미래 기술의 아이디어를 잔뜩 내놓고 가봤자, 내가 누리지 못하면 대체 무슨 소용이야?'
그리 생각하던 현재의 사고는 이런 결말에 닿았다.
'싸움이 끝나고 나서 천천히 생각해도 늦지 않는 문제다.'
그런 망상은 일단 살아남고 나서야 생각할 문제였다. 여신에게 빌린 능력치를 다 갚고 나면. 그때서부터 생각해도 늦지 않을 일…….
현자 타임에 도달해서 쓸 데 없이 망상에 잠겨있던 현재는 뒤늦게 미아가 빤히 자신을 바라보고 있음을 깨달았다.
"왜, 너도 목욕하고 싶어? 여기 들어올래?"
미아까지 들어오면 분명 물이 넘치겠지. 선실 바닥은 엉망이 될 테고. 그러나 현재는 그런 것까지 신경 써줄 생각이 없었다. 대충 선원을 불러다 바닥을 닦으라 시키면 되겠지. 그 정도로 갑질에 익숙해진 상태였다.
"아니, 너무 골똘히 생각하길래. 그냥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해서."
"별 거 아냐."
미아의 물음에 현재는 그리 성의 없이 답했다. 미아의 입술이 조그맣게 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