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순애조교 위강력간물-37화 (37/119)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배 위에 올라탄 독사

* * *

"더어……, 더어……, 더해주세요오……."

"너, 힘들어서 죽으려고 하잖아?"

"죽어도 조아아……, 죽는 것도 좋으니까 죽여주세요오……."

배면 좌위로 한 발, 정상위로 한 발, 기승위로 머리채를 잡은 채 거칠게 박아서 한 발, 도합 세 발의 질내사정을 받았음에도 케이트는 만족할 줄을 몰랐다.

아니, 만족은 진작에 했다. 이미 쾌락의 호수에 푹 잠겼음에도 더 갖고 싶다고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것이었다. 그녀의 몸은 진작에 힘이 다해서 아까부터 두 발로 서기는 커녕 사족보행도 계속 실패하고 침대 위를 비비적대며 기어다니고 있었다.

그럼에도 새로운 쾌락을 갈구한다. 더 부으면 넘쳐흘러서 망가질 것을 알면서도, 아니 더 부어서 넘쳐흐르고 망가지는 것이 목적인 듯이. 댐이 터져버린 케이트는 그야말로 서큐버스처럼 정액을 탐했다.

'이 새끼, 진짜 종족이 서큐버스인 거 아냐?'

이 세계에서 생활하는 3년동안 서큐버스의 이야기 따위 들어본 적이 없었지만, 어쩌면 활동 영역이 달라서 만나지 못했을 뿐 사실은 인간의 나라에도 숨어있었던 게 아닐까. 현재는 그런 재밌는 생각을 하면서 케이트의 녹아내린 얼굴을 살폈다.

그래, 이렇게 쓸 데 없는 생각이 드는 것은 그가 현자타임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미 충분히 케이트의 몸을 가지고 놀았던 현재는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걸 식사로 표현한다면 이제 배가 불러 별로 더 먹고 싶지 않은 상황. 그런데 자꾸 음식이 날 좀 먹어달라고 포크를 들이미는 그런 느낌이었다. 이 음식이 맛있긴 하다. 아주 맛있기는 한데…….

'실신 시키지 않으면 멈추지 않을 것 같은 여자로구만.'

만족은 했지만, 더 하기 힘들다는 것은 아니었다. 현재의 절륜함은 끝이 없어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자지를 발딱 세울 수 있었다. 정력이란 곧 생명력과 같은 것, 생명력이 엄청나게 강해진 그는 정력 또한 그에 맞춰 진화한 상태였다.

"그럼, 진짜로 죽여줄게."

"흐아아아아?"

현재는 케이트의 목을 졸라 들어올렸다. 그제서야 맛이 가있던 케이트의 머리에 살짝쿵 이성이 돌아왔다. 그녀는 겁에 질려 갑자기 버둥거렸다. 눈에서는 눈물이 찔끔 흘러나왔다.

"왜? 죽여달라며?"

분위기에 취했던 거지 실제로 죽여달라는 말은 아니었다. 그런데 왜일까, 진짜 죽을 것 같다고 생각하니 온몸이 이렇게 오싹오싹한 것은. 그것은 마냥 한없는 공포가 아니라, 절망 속에 숨어 있는 쾌락 한 조각이 온 몸을 스크래치하며 지나가는 듯한 그런 이상한 감각…….

현재는 허리 대신 목을 잡은 채 오나홀을 쓰는 것처럼 보지 구멍에 자지를 맞추고 그대로 쑤셔박아, 질식시키면서 그대로 또다시 삽입을 했다.

'이러다가 진짜로 죽으면 어쩌냐…….'

그러면서 현재는 그런 걱정을 했다. 질식 플레이는 실제로 사망할 위험이 매우 높은 행위였고, 꼭 죽지 않아도 할 수록 뇌가 망가지는 절대로 해선 안되는 행위였다.

그러나 인간이란 존재, 술 마약 담배가 나쁘다고 끊을 수 있던가? 한 번 중독되면 인생 종치는 행위임을 명확히 인식한 채로도 쾌락을 좇는 어리석은 존재가 바로 인간이었다.

'이만큼 마음에 드는 장난감은 찾기 어려울 것 같은데.'

현재의 걱정은 생명에 대한 존중도 아니요, 케이트에게 들인 애정도 아니고, 그냥, 어린 아이가 장난감에게 갖는 애착 정도였다.

'뭐, 기절한다고 죽는 건 아니니까.'

이번에도 살아남겠지. 귀찮아진 현재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의 마음 속에서 케이트를 질식시켜 기절시키는 건 이미 확정이었다. 그리고 결코 풀리지 않는 손에 의해 그건 현실이 되었다.

기절해 시체처럼 축 늘어진 케이트를 침대 위에 내려놓고서 거칠게 허리를 흔들던 현재는 이번에도 어김 없이 질 안에다 사정했다. 질식시킨 건 케이트를 위한 취향이었고, 그래도 남자가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으면 사정하기 전까지는 빼지 말아야하지 않겠는가?

눈을 뒤집어 까며 저승과 이승의 경계로 가버린 케이트는 그렇다 치고, 현재 또한 입가에 가득 미소를 띈 채로 기분 좋은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남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태어난 것 같이 비틀린 성벽을 지닌 여자는 아무데서나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운이 좋았다. 그와 동시에 현재는 또 이렇게도 생각했다.

'역시, 여러 여자를 따먹어보길 잘했어. 그러다 보니 이런 대단한 인재도 만났잖아?'

한 여자만 미친 듯이 사랑했다면 이런 재미를 느껴볼 수 있었을까? 여자마다 가슴의 크기, 그 탄력, 부드러움, 질의 압박감, 매끌거리는 느낌, 모양, 냄새, 그 모든 게 가지각각이었다.

그리고 개중에는 이런 미친 성벽을 가진 여자도 있었다. 이러니까 남자들이 도무지 한 여자에 정착하기를 힘들어하는구나. 그렇게 뒤늦게 깨달아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가 먹어봤던 여자 중 하나, 미아는 현재가 벌인 행위의 결과를 묵묵히 눈에 담고 있었다.

'저 여자는 좋아했지……, 좋아했으면……, 좋은 게 좋은 건가?'

아무리 그래도 강간으로 시작한 이상 죄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미아는 그런 복잡미묘한 심정을 느끼면서 현재를 바라보았다. 현재는 잔뜩 만족한 채로 기절한 케이트 옆에 누워 말랑한 젖을 주물거렸다.

원래 남자란 건 사정한 후의 현자타임에조차 가슴을 주물럭거리는 것을 좋아하기 마련이었다. 어지간히 정이 떨어진 것이 아니고서야.

'가슴이 그렇게 좋은가……, 내게 훨씬 큰데…….'

그러나 미아는 입 밖으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

* * *

다음날 현재는 일어난 케이트에게 옷을 입혀 쫓아냈다. 아무리 그래도 상행의 책임자를 이틀 연속 붙잡아두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런다면 배 안의 모두가 이변을 눈치챌 것이 분명했기에. 그리고 또 현재는 케이트가 어설픈 짓거리는 벌이지 않으리란 확신을 얻었다.

'그게 다 연기였으면 인정하고 속아줘야지.'

어젯밤의 케이트는 뭐랄까 한 마리의 야수 같았다. 남녀가 다를 뿐이지 쾌락을 탐해 정신줄을 놓아버리는 모습은 거침 없이 강간을 벌이는 현재와 다를 바가 없었다. 너무 그런 탓에 현재는 이렇게 명령까지 해놓은 상태였다.

'다른 남자랑 섹스하면 죽인다. 대딸이나 애무 같은 걸 해줘도 안돼. 뿅 가게 해주겠다는 게 아니라 진짜로 토막 쳐서 운하에 던져버리겠다는 소리야. 네 주인님은 나니까, 너는 나랑만 섹스해야 해. 알겠어?'

'네에…….'

케이트는 자기가 물건 취급 당하는 게 기쁜지 잔뜩 얼굴을 붉힌 채 사랑하는 소녀 같은 표정을 짓고선 방을 나갔다. 아무래도 당분간은 안심해도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현재는 미아를 데리고 갑판에 나가 상쾌한 아침 햇살을 맞은 뒤, 스트레칭을 하고 식당에 가서 밥을 먹은 후에 돌아왔다. 어제 출항한 데다가 가끔씩 항구에 들려 보급을 받을 수 있는지라 신선한 재료를 쓴 괜찮은 식사가 나왔다. 말라비틀어진 육포와 딱딱한 비스킷은 보급이 불가능한 먼 바다 항해에서나 일어나는 참사였다.

'이러니까 꼭 호화 크루즈선 여행 같기도 하고.'

사실 한국을 기준으로 하면 너무 당연한 정도의 대접, 일반 여객선만 타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느낌이었지만. 이 세계에 떨어진 3년 동안 너무 고생을 해서 마음의 기준이 많이 낮아진 현재였다.

'그리고 뭣보다 아주 좋은 장난감을 발견했으니.'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하는 사람이라고 했던가. 케이트의 모든 것이 마음에 쏙 든 현재였기에 이 여행도 마음에 들 수 밖에 없었다. 식사가 끝난 후에 현재는 케이트를 또 방에 불렀다.

"무슨 일이세요? 주인님?"

당장이라도 다리를 벌릴 듯이 얼굴에 드러난 음심을 가릴 생각도 하지 않는 케이트.

"옷을 좀 보고 싶은데. 여성복 말야. 미아가 입을 거."

현재는 제 옆에 있는 분홍 머리 소녀를 가리키면서 그런 어울리지도 않는 소리를 했다. 정작 미아도 처음 듣는 소리라 그녀는 눈을 크게 뜨며 현재를 바라보았다.

"물론 품목 중에 옷이 있기는 하지만, 대단위로 포장되어 있어서 함부로 건드리기가……."

"있으면 가져와. 주인의 명령이야."

"……네."

이미 상행 책임자로서의 책임감보다 현재의 명령이 우선이 된 케이트였다. 그런 케이트가 물건을 챙기러 간 사이 미아가 물었다.

"갑자기 무슨 소리야?"

"짐을 줄인다고 네 옷은 거의 가져오지 못했잖아. 애초에 별로 예쁜 옷도 없기는 했지만."

미아는 치장에 그렇게까지 신경을 쓰는 편이 아니었다. 마을 처자 수준은 절대로 되지 못하고, 심지어는 일부 남자들보다도 심했다.

그야, 직업이 모험가고 싸워 죽이는 게 생업이며 언제 죽을지 모르니, 옷을 고르는 기준은 당연히 움직이기 편하고 튼튼한 것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던전에 갈 때 입는 가슴에 철판을 덧댄 한벌 원피스는 썩 보기 괜찮았으나…….

"너 맨날 똑같은 옷만 입었잖아."

"똑같은 옷이 아니라 디자인이 같은 다른 옷이야."

"안 빨아 입었다는 게 아니라, 다 똑같이 생겼잖아."

한때 현재는 이 소녀가 여자의 마음을 잃어버린 게 아닐까 진지하게 고민했었다. 튜닉에 슬랙스라는, 헐렁 그 자체인 복식의 옷을 수십 벌을 두고 돌아가면서 입는 걸 보고 정신이 나가버리는 줄 알았다.

그녀가 삭발을 하고 나타나 거슬려서 잘랐다고 해도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었다. 실제로도, 여자치고는 그다지 길지 않은 단발이기도 하고. 빠박이 머리로 밀어주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긴 생머리로 기르면 잘 어울릴 것 같은데."

대부분의 남자가 그렇듯이 긴 머리를 선호하는 현재는 무심결에 미아의 분홍 단발을 쓰다듬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미아는 얼굴을 살짝 붉히더니 반 걸음 정도만을 물러나는 것이었다.

"갑자기 왜 이래?"

"그냥, 배 안에 하루종일 있으면 심심하잖아. 선장은 구경 거리가 많네 어쩌네 했지만, 그것도 한두 시간이지. 이 느려터진 배 바깥을 계속 보고 있는다고 재밌겠냐고."

"그럼, 내 옷을 갈아입히는 거는 재밌어?"

"재밌을 것 같으니까 하자는 거지."

미아는 그 대답을 듣고 침묵했다. 곧 케이트의 지시를 받은 장정 몇 명이 대량의 옷가지를 걸어놓은 행거를 들고 방에 들어왔다. 아직 소형화된 바퀴가 상용화되지 않았는지 낑낑대면서 커다란 행거를 들고 오는 꼴이 퍽 우스웠다.

"밑에다 나무 바퀴라도 다는 건 어때? 이리저리 옮기고 다니려면 그게 편하지 않겠어?"

현재는 케이트에게 그렇게 한 마디를 했다. 그리고 그 한 마디로 간섭은 끝. 생산 단가가 어떨지 기술 효율이 어떨지도 모르면서 이래저래 훈수를 둘 수는 없는 법이었다. 그 말이 그럴듯했다면 언젠간 써먹을 수도 있겠지. 그것까진 알 바 아닌 일이고.

"원하시는 취향이 이쪽일 것 같아서 귀여운 의상 위주로 가져와봤습니다."

케이트는 짐을 나르는 남자들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절도 있는 말투로 훌륭한 비즈니스우먼을 연기했다. 정장을 차려입고 안경을 낀 모습이 처음 만났을 때처럼 깐깐해보이는 모습이었다.

아니, 이쪽 또한 그녀의 본모습 중 하나겠지. 현재가 술을 먹여 덮쳐들기 전까지는 수완 좋은 상인으로서 길드 간부가 될 정도로 잘 살아가고 있던 여자였으니까.

"와, 눈치가 좋네."

현재는 작게 박수를 쳐줬다. 케이트는 약간 우쭐해 했다. 행거를 옮겨주는 일꾼들이 나간 후에 현재는 미아에게 명령했다.

"야, 저거 입어봐."

현재는 노란색의 쉬폰 원피스를 가리켰다. 허리 부근에 봉제선이 들어가있어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귀여운 디자인이었다. 저 정도면 서울에서 입어도 전혀 위화감이 없을 정도로 무난하게 아름다운 의상이었다.

그야, 평민들이 무난하기만 한 튜닉에 슬랙스를 입고다니는 것은 그게 싸게 먹히기 때문이었다. 염색 기술과 고급 원단은 비싸지만 없는 것은 아니었으니, 파리안이나 케이트 또 황녀가 입은 복장들은 모두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었다.

그와 살을 섞은 여자 중에선 미아만이 모험가랍시고 자꾸 튜닉에 슬랙스를 입어댈 뿐. 현재는 그 사실이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저 얼굴이다 보니 튜닉에 슬랙스라고 떨어져 보이는 건 아니지만, 여자 느낌이 제대로 안 살잖아.'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배에 타고 있는 동안이라도 좀 예쁘게 차려입고 있었으면 싶은 게 현재의 마음이었다. 가만히 두면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테니 심심풀이로 예쁜 옷을 좀 입혀볼 셈이었다. 마침 이렇게 그녀만을 위한 의상실을 꾸릴 여건이 되지 않는가?

"그럼, 갈아입게 나가 있어."

미아의 말에 현재는 코웃음을 쳤다.

"우리 사이에?"

그러나 잠시 후 그는 생각을 바꿨다.

뭐랄까, 옷가게에서 데이트하는 커플처럼 미아가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 모습을 몇 번 봐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섹스는 잔뜩 해본 주제에 정작 연애 경험은 0회인 것이 현재였으니까. 그래도 서로 마음이 통해서 살을 섞었던 파리안과는 연애 비슷한 것을 했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할 뿐.

"그럼 나가 있을게."

현재는 손을 흔들며 방 바깥으로 나갔다. 방 안에는 미아와 케이트 둘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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