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배 위에 올라탄 독사
* * *
'길드장님처럼 능숙하게 사람을 다룰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얼마 전까지는 부길드장이었고, 이제는 길드장이 되어버린 여자 파리안. 그녀의 가장 큰 장점은 실패를 두려워 않는 대범함과 격식을 따지지 않는 실리주의였지만, 그렇다고 사람 다루는 기술과 언변 없이 장사꾼이 성공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분명 능력이 있었다.
케이트는 근본적으로 파리안과는 다른 인간이었다. 여인으로서의 매력을 무기로 쓰면서 기분 내키는대로 남자와 배를 맞추는 일 따위는 할 수 없었고, 그래서 이십대 중반인 지금까지도 처녀였다.
몇몇 질투심 많은 여자들처럼 파리안을 창녀라고 모멸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파리안은 이익을 위해서는 다리를 벌리지 않았다. 여자로서의 매력을 무기로 쓰기는 하지만 정작 몸을 섞는 것은 진정으로 마음에 든 남자들 뿐이었다.
'부럽지만, 따라하긴 정말 어려운 기술이지.'
남들의 호의를 이용하면서도 거부감은 느끼지 않게 만드는 극한의 줄타기, 케이트는 사람들의 마음을 능히 다스리는 파리안의 모습을 동경하고 있었다. 그래서 파리안을 닮을 수 있도록 자신의 꽉 막힌 부분을 버리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것이 마냥 잘 되지만은 않았다. 그녀는 조금 서툴렀다.
'아니, 분위기에 넘어가서 허락하지만 않으면 되는 거잖아. 나는 이 남자한테 어떠한 매력도 느끼지 못하고 있고.'
현재가 어떠한 사람인지 모르고 케이트는 그렇게 오판을 했다. 얼마나 날카로운 송곳니를 숨긴 짐승인지 몰랐기에.
그녀의 목을 넘어가는 술의 양이 점점 많아지고, 심지어는 한 병을 다 마셔 없애는 바람에 다음 병을 까야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그렇게 대낮부터 케이트는 취기에 잠식되고 있었다. 독사의 독액과도 같은 술구덩이에 빠져버린 채로.
침대에 누워 안 좋은 속을 다스리고 있는 미아는 그 장면을 보며 훼방을 놓고 싶다는 충동을 계속 재고 있었다.
'지금 말리지 않으면 저대로 넘어가겠는데.'
그러나 또 이런 생각이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
'말려? 내가 무슨 권리로?'
정의에 대한 선망은 어디에서부터 왔던가. 미아가 약자를 구하고 지키고 싶었던 것은 그렇게 하는 것이 가장 큰 인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녀가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현재이며, 그의 기분을 거스르는 선택은 어리석은 짓인 거다.
그러나 모방하여 흉내내던 정의감이 어느새 마음 속에 눌러붙었는지, 그녀 스스로의 엄격한 윤리관을 거스르는 행위를 볼 때마다 꼭 생선 가시를 씹어삼키는 듯 무언가 턱턱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
'뭘 착한 척을 하는 거야. 그냥 사람들에게 관심 받는 게 좋아서 정의로운 척 했던 위선자 주제에.'
비록 위선일지라도 생애 마지막까지 관철한다면 그것이 또 하나의 정의가 되어주겠지만, 미아가 그런 위선을 쌓아온 시간은 짧았다. 스스로의 생에 한 점 부끄러움 없었노라 선언하기에는 마음에 퇴적된 단단함이 너무 부족했다.
어정쩡한 관계와 어정쩡한 태도와 어정쩡한 정의감. 그 모든 것에 짓눌리며 미아는 하루가 갈 수록 자기혐오를 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었다. 이 감정의 끝이 어디일지, 사실은 시작이 어디인지조차 알지 못한 채.
"자, 짠!"
그리고 그 사이에 현재는 취해버려 눈이 풀린 케이트에게 술을 더 먹이고 있었다. 꼭 인사불성으로 만드는 게 목적이기라도 한 것처럼. 사실 그게 목적이 맞았다.
"아, 더 마시면, 안되는데, 아?"
케이트는 어느 순간까지는 스스로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었다고 여겼지만, 취했기 때문에 다시 다음 술잔을 꿀꺽꿀꺽 받아마신다는 지옥의 순환에 빠져든 순간 더는 제 정신을 가눌 수 없었다.
아무도 건들지 않았는데 앉아있는 그녀의 머리가 빙글빙글 돌았다. 꼭 졸기라도 하는 것처럼. 꾸벅꾸벅 아래로 떨어지는 머리를 마지막 남은 이성이 제자리로 돌려놓고 있는 모양이었다.
"엣, 그러니까, 응? 어……."
"슬슬 일 얘기를 해볼까? 일단 내가 가진 보물들의 처분은 전부 너에게 맡길게. 이렇게 술을 마시면서 신뢰감을 주는 걸 보니까 참 믿을 만한 사람 같단 말이야."
어딘가 끼워맞춘 게 분명한 어설픈 논리였으나, 술에 취해 사고력이 떨어진 케이트에게는 그저 자신에게 좋은 기회가 왔다는 듯이만 들렸다.
"그럼 우리의 거래가 성사된 기념으로 건배!"
"건배애!"
모르겠다. 아무튼 취기가 올라 기분은 좋고, 커다란 거래를 할 수 있다고 하니 더 기분이 좋고, 너무 많이 취해버린 케이트는 술이 제 몸을 좀먹는 독이 될 것이란 사실도 잊어버린 채 벌컥벌컥 계속해서 들이켰다.
"하으으으아으……."
그리고 마침내 쓰러졌다. 현재는 그녀의 어깨를 잡고 흔들어보았다.
"일어나! 아직 쓰러지면 안돼! 우리 일 얘기를 한참 하는 도중이었잖아!"
"헤으으으으……."
"이봐! 진짜 잠들면 큰일난다고? 다 큰 사내 앞에서 그렇게 칠칠치 못한 모습을 하고 있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법이야?"
"코오오……."
"왜 이렇게 가드가 얕지? 돈에 홀려버린 거야? 아니면 술자리 경험이 별로 없는 거냐. 적당히 취하면 취했다고 하고 도망 갔어야지."
쯧쯧, 혀를 차며 현재는 엎어진 케이트의 가슴에 손을 갖다댔다. 꽉 조이는 옷 위로 소담하게 부푼 가슴이 부드러움을 뽐냈다. 맨 가슴을 더듬는 것도 물론 좋지만, 이렇게 포장지를 씌운 채 만지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었다.
가슴을 마구 희롱해도 깨어나지 않는 걸 확인한 현재는 케이트를 안아올려 침대로 데려왔다. 그리곤 미아에게 명령했다.
"비켜. 내려가 있어."
애정도 배려도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명령에 미아는 침대에서 내려가고는, 그렇게까지 명령하지 않았는데도 방 구석에 쳐박혀 쪼그려 앉았다.
현재는 케이트를 가슴이 윗면으로 오게 눕히고는 그 위에 올라타 무릎 꿇어 앉은 채로 말랑한 가슴을 탐했다. 꽉 조이는 블라우스의 단추를 하나하나 풀어 안쪽을 확인했다.
가슴을 가린 것은 코르셋 비슷한 형태의 속옷이었는데, 끈으로 묶여 조인 것이 꽤나 풀기 귀찮은 형태였다. 현재는 그것을 힘주어 뜯어버리는 대신 하나하나 매듭을 풀어나가면서 선물 포장지를 벗기는 느낌을 즐겼다.
작고 새하얗게 부푼 가슴이 드러났다. 마른 몸매 답게 그리 크지는 않은 느낌이었다. 이어 현재는 그녀의 콧잔등에 걸려있는 안경을 치웠다. 나무테 안경을 치우고 나니 그것만으로 인상이 확 바뀌는 느낌이었다.
"오."
케이트의 유두는 부푼 살 속으로 가라앉은 함몰 유두였다. 안으로 쏙 들어간 지금은 그저 하나의 작은 균열이 보일 뿐이었다. 손가락을 뻗어 벌리니 위아래로 살에 파묻힌 핑크빛의 돌기가 살짝 고개를 내밀었다.
"재밌네."
여자라는 인종은 다들 제각각의 몸매와 생김새를 하고 있어 새로이 하나를 손에 넣을 때마다 평소에는 가리고 다니는 옷의 안쪽이 어떻게 생겼는지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다.
케이트는 안으로 굽은 듯 얇은 허리가 강점으로 가슴은 그럭저럭 없지는 않은 편이었고 골반은 여자라는 티가 날 정도로만 벌어져 있었다. 하지만 핑크빛의 함몰 유두는 먹어본 여자 중에 처음이라 현재는 나름 흥이 났다.
조이는 치마를 생각 없이 벗기다가 옆을 잠근 단추를 발견하지 못해 핑 소리가 나며 단추가 떨어져나갔다. 옷을 망가뜨린 것을 속으로 사죄하며 현재는 치마를 벗기고 안쪽의 속옷도 치웠다.
깔끔하게 정리된 주홍색 수풀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의 머리카락과 꼭 닮은 색이었다. 이쪽까지 깔끔하게 관리해둔 것을 보니 보지에서 냄새가 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현재는 그쪽에 코를 박았다.
"킁, 킁킁."
기분 좋을 정도의 달큰한 체향이 느껴졌다. 과일 향과는 거리가 먼 독특한 향취. 그러나 남자를 기분 좋게 만드는 여자의 냄새였다. 현재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질 균열 안쪽으로 혀를 집어넣었다.
저번에 미아가 황녀에게 해주었던 애무가 인상 깊어 한번 쯤 따라해보고 싶어졌던 것이었다. 혀로는 질내를 핥으며 코로 콩알을 비비는 두 점의 동시 공격이다.
깊숙히 혀를 넣자 단순한 질 근육과는 다른 굉장히 미끌거리는 무언가가 느껴졌다. 현재는 설마 하며 혀를 빼고 손가락으로 질구를 벌려 안쪽을 확인했다.
선실에 들어오는 빛이라고는 작은 창을 통해 비추는 햇빛이 다였기에 상당히 어두웠지만, 그런 와중에도 보이는 불투명한 조직은 처녀막이 분명해보였다. 그 안쪽에는 작게 초승달 모양으로 뚫린 구멍이 있었다.
'처녀라고는 절대 생각 못했는데.'
딱 봐도 20세를 넘긴 나이의 여인, 처녀막이 붙어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워커 홀릭이란 건가?"
하긴, 이 젊은 나이에 상행을 책임질 정도의 간부가 된 여자다. 일에 파묻혀 사느라 남자를 몰랐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었다. 이상하게 속이기 쉽고 잘 넘어오는 것도 그런 탓이었나. 현재는 그런 생각을 했다.
"귀엽네."
케이트의 유두는 아래를 빨린 자극에 피가 몰려 발기했는지 제가 파묻혀 있던 균열을 빠져나와 꼿꼿하게 솟아있었다. 현재는 그 딱딱한 돌기를 비비적대면서 혹시 케이트가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가 안색을 살폈다. 정말 완전히 떡이 되어버린 건지 이렇게 괴롭히는데도 깨어날 생각을 않는 그녀였다.
"코오오……."
현재는 뭔가 어디까지 해야 일어나자 보나 싶은 심경이 되어 그 귀엽게 부푼 가슴을 찰싹 때렸다. 노출되는 일 드문 여린 피부가 놀랐는지 선명한 손자국이 남았으나 케이트는 얼굴을 찌푸릴 뿐 일어나지는 않았다.
"웃"
현재는 조금씩 젖어오는 케이트의 질 안에서 애액을 훔쳐 손가락에 펴바르고는 그걸 윤활유 삼아 클리토리스를 비비적대기 시작했다. 남자로 치자면 자고 있는데 귀두에 애무를 당하는 셈. 이 정도면 깨어나지 않을까 기대했으나 케이트는 호흡을 흩뜨리며 싫은 소리를 낼 뿐 여전히 깨어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읏. 흐으, 으으, 으응……."
"빨리 안 일어나면 잠든 채로 처녀를 따이는데? 그래도 안 일어날 거야?"
숨길 생각도 없는 현재는 케이트의 귀에 대고 그렇게 얘기했으나, 완전히 술에 꼴아버린 처녀는 도무지 일어날 생각을 않고 팔을 휘젓더니 제 귀를 막았다. 단잠을 방해하는 시끄러운 소리가 매우 거슬린 모양이었다.
"나는 최대한 깨워주려고 했어."
양손으로 두 가슴의 유두를 각각 흔들거리면서 현재는 웃었다. 한 손에 반도 채우지 못하는 작은 가슴은 그럼에도 하얗고 고왔기에 아름다웠다. 손을 빨아들이는 듯한 흡입력은 부족해도 작은 가슴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었고, 미관상 좋으니까 그걸로 괜찮다는 생각도 들었다.
현재는 마침내 바지를 벗어던지고 커다란 성기를 꺼내들었다. 겨우 며칠 빼지 않았다고 쌓였는지 평소보다 더 단단히 서버린 듯한 느낌이었다.
현재는 손으로 자지를 옮겨 케이트의 보지 입구에 정확히 맞추고는, 그 굵은 귀두를 망설이지 않고 쑥 집어넣었다. 휘감기는 질의 감촉과 팽팽하게 당겨지는 처녀막의 감각, 개의치 않고 끝까지 쑤셔넣으니 어느새 막이 뜯어지는 느낌과 함께 깊숙히 자지가 쑤셔넣어졌다.
"윽! 흐으으으, 그윽, 히엑?"
그건 가슴을 손바닥으로 맞은 것보다도 훨씬 큰 충격이었는지, 마침내 기절하다시피 잠들어 있던 케이트가 깨어났다.
"머야아, 이게 머야아? 어?"
그 잠깐 잤다고 술이 깰리도 없는 법. 여전히 헤롱헤롱한 상태인 그녀는 뇌가 망가지기라도 한 것처럼 이 상황을 이해하는 데에 한참이 걸렸다.
"아, 아아? 아?"
한 번도 손가락 이상의 것을 받아들여본 적 없는 부위에 꿰뚫리는 통증과 커다란 이물감. 그것이 제 처녀를 잃은 감각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데에는 정말로 한참이 걸렸는데, 현재는 그녀가 그걸 받아들이는 과정을 매우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물론, 자지는 여전히 그 질내에 꽂혀있는 채였다. 정상위였기에 현재는 케이트의 얼 빠진 얼굴과 당황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똑바로 관전할 수 있었다.
"정신이 들어?"
"당신, 뭐하는, 아니, 왜? 어?"
아주 천천히, 꼭 불 위에 올린 물이 달아오르듯이 천천히 그녀의 머리에 분노가 차고 들기 시작했다.
자신은 절대로 허락한 기억이 없었고 그럴 생각도 없었다. 그렇다면 이건 분명하게 강간이겠지. 그걸 간신히 인지해낸 케이트는 취한 머리에 취한 입으로 어설프게 항의를 했다.
"아파! 이거, 강강이야! 당쉰, 큰일날 쭐 알어! 어?"
그렇게 말하면 뭐가 해결되기라도 하는 줄 아는지, 장사는 잘 알아도 사람 일은 잘 몰랐던 케이트는 그렇게 소리를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