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갑자기 온 손님
* * *
"거인이! 거인이 쓰러지지 않아!"
검은 복장의 병사들은 열심히 현재를 공격했으나 그 어떠한 공격도 닿지 못하고 무위로 돌아갔다. 독침, 단검, 화살, 장검, 창, 그 모든 공격들은 현재의 거대한 몸집을 다 가려줄 수 있는 타워실드에 막혀 허무히 패배했다.
그 크기, 그 무게는 괴악했으나 방어력만은 진짜배기였다. 100 킬로그램을 가볍게 넘는 통짜 철판의 방패는 움직이는 성벽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리고 공격이 멈춰 방어가 필요 없어지면 휘둘러지는 거인을 가르는 검. 검신만 2미터가 넘는 그 검을 커다란 키의 현재가 한손으로 휘두르니, 리치가 한손검은 물론이요 양손검을 다루는 검사들에 비해서도 압도적이었다. 현재는 꼭 믹서기의 칼날이 된 것처럼 자신의 근처에 있는 모든 적들을 갈아버렸다.
믹서기와 다른 점이라면, 믹서기는 제 자리에서 재료들이 다가오기를 기다리지만, 현재는 적극적으로 적에게 달려들며 적들을 갈아버렸다는 것이었다.
"우오오오!"
"거인 만세!"
"승리가 눈 앞에 있다!"
"제국의 태양이 우릴 보우하사!"
황녀 측의 병사들의 사기가 오르면서 검은 복장의 병사들을 쓸어버리기 시작했다. 그 선두에는 슈퍼 믹서기 유현재가 존재했다.
"죽어라!"
피가 주는 흥분, 억눌려 비틀려있는 광기가 그를 포효하게 했다. 그 모습은 마치 전장의 식인귀 오거의 돌격을 보는 것 같았다.
"와아아아아아!"
전투는 현재가 난입하고 10분도 되지 않아 정리되었고 황녀 측이 승리했다. 그리고 현재는 황녀와 대면하게 되었다.
"영광으로 받들거라. 이 몸이 그대의 노고를 치하하노라."
황녀는 꼭 구해진 사람이 아니라 구한 사람처럼 거들먹거렸다. 그 태도에 현재는 잠시 황당했으나 그러려니 받아들이기로 했다.
인간, 선 위치에 따라 사는 방식도 행동도 심지어는 생각과 마음마저도 완전히 달라지는 생물이다. 눈 앞의 황녀가 철딱서니 없는 어린 아이처럼 구는 것을 굳이 이해할 필요는 없었다. 그냥 받아들이면 될 뿐.
'생긴 것에 어울리는 철딱서니 없는 말투이긴 하다만.'
황녀는 작았다. 평균 신장이 꽤나 작은 편인 이 세계에서도 특히 작아, 현재와의 키 차이가 마치 배는 되는 듯이 보였다. 현재는 땅 위에, 황녀는 마차 위에 올라탄 채 서서 이야기를 하고 있음에도 현재는 그리 올려다 보지 않고 황녀와 눈을 마주할 수 있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쯤 되어보이는 신장, 그러나 가슴만이 이상 발달해 나이를 종잡기 어려웠다. 까고 말해, 머리통과 젖통의 크기가 비슷했다. 어린 아이 같지 않게 잘록한 허리와 빵빵한 엉덩이가 마냥 어린 아이는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있었다.
얼굴은 또 그런 몸매와 달리 상당한 동안으로, 거의 키와 어울릴 지경으로 보였다. 살이 오른 건지 젖살이 덜 빠진 것인지 빵빵한 볼. 잡아당기면 쭉 늘어날 것 같아 한 번 쯤 당겨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했다.
귀하게 자랐다는 걸 증명하듯 영양을 잘 받아 윤기를 머금은 금발은 양 머리 위로 당겨올려져 경단 같은 머리를 두 개 달고 있었는데, 그렇다고 뒷머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허리 아래로 쭉쭉 뻗어나가는 생머리가 있는 것이 상당히 독특한 헤어스타일이었다.
핏빛 눈동자는 일견 소름 끼쳐보일 수도 있었으나, 원체 귀여운 상의 얼굴 속에 박혀있는지라 그리 위협적이지는 못했다. 옷은 과연 황녀답게 비단으로 된 드레스를 입고 있었으며 손에는 원앙 수컷의 장식깃을 뽑아 만든 부채가 들려있었다. 그녀는 부채를 펼쳐 제 입을 가리면서 말했다.
"말해보거라. 여행자여. 무슨 보답을 바라느냐?"
"너."
"응?"
황녀는 제 귀를 의심했다. 그래서 되물었다. 착각이라 생각했다. 그야 황녀 보고 너라고 부를 인간도 받을 보답을 고르라는 말에 황녀를 고를 인간도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너를 원한다고 말했어."
"무엄하다! 본녀가 누구인지 아까 알려주지 않았느냐! 천것의 머리로는 그 이름과 지위를 알아들을 수조차 없었단 말이냐?"
인간의 제국은 오직 하나. 그렇기에 황녀의 윗사람은 그 형제자매들과 황제, 그리고 황후와 황비들 뿐이었다. 그 중에 그녀가 모르는 얼굴은 없었고, 그렇기에 그녀는 모르는 얼굴 누구에게나 막 대할 권리가 있었다.
이는 지엄한 제국의 법도에 정해져있으며 현재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이었다. 법이면 어쩔 건데.
"제8 황녀 케루비아라 했잖아? 그 정도는 외웠어."
"그럼 경외하라. 찬양하라. 그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려라. 나는 만인의 위에 서는 황가의 혈통. 천것이 감히 고개를 들고 바라보아도 될 존재가 아니니라. 네 공로를 인정하여 다소의 무례는 봐주고 있었으나, 지금 네 행동은 명백히 도를 넘고 있느니라."
"황가의 교육 수준은 처참하네."
현재는 손으로 제 얼굴을 짚으면서, 입으로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 아이를 상대하는 느낌이었다.
"아니면 그냥 개인이 멍청한 건가? 어린 꼬마마냥. 젖통만 보면 애 둘 딸린 아줌마처럼도 보이는데, 아니, 다섯 쌍둥이 정도는 쳐줘야 하나?"
"젖통? 그 무슨 천박한!"
황녀는 펼친 부채 뒤로 붉어지는 뺨을 숨기면서 소리 질렀다.
"압도적인 힘 앞에서 지위니 명성이니 혈통이니 하는 것들은 모두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거, 아직도 깨닫지 못하겠어?"
"반역죄다! 황실 모독죄다! 제국의 군대에게 영원히 쫓기는 몸이 되고 싶은 것이냐!"
"그딴 게 무서운 인간이면 이렇게 꼿꼿이 서있지는 않았겠지. 어때? 정신이 들어?"
"지금이라면! 지금 그 말을 취소하고 무례를 사과한다면, 척살 명령까지는 내리지 않겠다."
황녀는 여전히 고자세를 유지하며 권위로 찍어누르려고 하면서도, 생존본능으로써 벌벌 떨리는 몸을 숨기지는 못했다. 그녀의 가는 다리가 애처로울 정도로 파르르 떨렸다.
"지금이라도 무릎 꿇고 예의를 갖춘다면 너무 거칠게 다루지는 않을게. 황녀님도 아픈 것보단 부드러운 게 기분 좋지 않겠어?"
"뭣들 하느냐! 저 무례한 천것의 입을 틀어막지 않고!"
황녀가 주변의 병사들에게 명령했다. 그러나 그들은 애초부터 전의를 상실한 상태였다. 전장에 난입하여 그 어떤 거침도 없이 인간을 학살하던 거인, 그 모습이 악귀 오거를 떠올리게 한다 하여 벌써 식인귀의 오명을 뒤집어쓴 자, 그런 자를 상대로 덤벼들 이는 있지 않았다.
"어서 잡아라! 녀석을 잡지 못하면 너희는 모두 목이 떨어질 게야!"
황녀가 다시금 일갈하자 병사들이 어영부영 싸울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여전히 덤벼들지는 못했다.
"지금 나한테 덤벼들어서 3초만에 이승 하직하기, 대 황녀 말 무시하고 어떻게든 살아남을 방법 찾기, 확실하게 당장 죽기 대 어쩌면 살지도 모를 길로 가기네. 어쩔래? 후자를 선택해도 상관 없는데. 나는 오늘 처음 만난 너네들 목숨에 울어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그냥 덤벼들어도 좋아."
사람의 온정? 인간의 양심? 최소한의 도덕? 정의? 그따위 것의 흔적은 한 톨도 느껴지지 않는 현재의 태도에 병사들은 겁에 질려 오히려 한 걸음 물러섰다.
"불쌍한 황녀님, 죽으라면 죽을 충실한 신하 하나 없구나. 어떤 삶을 살았는지 대충 알겠어."
"그건!"
"괜찮아. 나는 여자는 잘 안 죽여. 특히 주무르기 좋게 훌륭한 빨통을 가진 여자는 어지간해선 살려두는 편이야."
현재는 마차 위로 올라가며 황녀의 가슴을 손에 쥐었다. 작은 몸이었으나 큰 가슴이었기에 손이 만족스러울 정도로 꽉 찼다.
"참고로 빨통은 빨기 좋은 우유통의 준말이다. 황녀님은 모르실까봐."
그의 손이 황녀의 몸을 덮고 있던 비단 드레스를 속옷 째로 찢어발겼고, 빛을 받은 일이 없어 새하얗기만 한 속살이 드러났다.
"휘유, 당첨이네. 벗기기 전보다 더 만족스러운 모양이야."
황녀의 가슴 모양은 어디 내놓아도 책 잡힐 일 없는 아름다운 명품이었다. 커다란 크기에도 충분한 탄력으로 전혀 늘어지지 않고, 주무르기에 따라 하늘로 치솟고 땅으로 내려앉는 모습이 시각적으로도 촉각적으로도 완벽한 만족을 주었다.
"무례한 놈! 네 죄를 네가 알렸다!"
찰싹, 황녀의 손바닥이 현재의 뺨을 떄렸으나 그녀의 힘으론 현재의 얼굴을 일 밀리조차 밀려나게 할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너무 앙탈 부리지는 마. 좋은 우유통을 가진 여자는 어지간해선 죽이지 않는다고 했지만, 모두 죽이지 않는다고 말하지는 않았으니까."
"윽!"
황녀는 겁에 질려 몸을 움츠렸다. 그러나 그 드러난 가슴과 배를 가리는 일은 허락 받지 못했다. 왼가슴을 현재의 오른 팔에 붙들린 채라 앞섶을 가리는 일이 불가능한 것이었다.
'이대로 순결을 잃는 건가?'
황녀의 처녀는 매우 큰 가치를 지닌 자원, 황제의 칙명으로 엄밀하게 간수되던 것이었다. 미래의 낭군될 자를 위해 성지식은 주입 받았으나, 그와 별개로 자위조차 금지된 성과 지극히 멀찍이 떨어진 삶을 살아오던 그녀였다.
케루비아는 매우 당황스러웠다.
'안돼. 이대로 범해질 수는 없어.'
어떻게든 회유해야 했다.
"지금 본녀를 놓아주면 끝없는 향락을 제공해주겠다. 제국 최고의 미녀들을 원없이 준비하마. 하나보단 여럿이 낫겠지?"
"아니, 내가 원하는 건 지금 바로 여기 있는 너야."
현재는 그리 말하며 황녀의 허리를 들고 머리를 잡아 끌어 키스를 했다. 발이 땅에서 뜬 황녀는 그 불안함에 양 다리를 버둥거렸다.
'내 첫키스!'
혀를 깨문다는 하책을 고를 수는 없었다. 정말 살해당할지도 몰라. 그녀가 평생 상상도 못해본 일이었지만 생물의 기본 구조에 새겨진 생존본능은 그런 어설픈 반항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거의 강간 당하듯이 혀를 마구 쑤셔진 후에 농밀한 남자의 냄새를 느끼면서 내려놓아진 황녀에게 현재가 비웃으며 덧붙였다.
"그리고 일단 벗어나고 나면 제국 최고의 미녀들 대신 최고의 살인귀들이 내게 따라붙을 거라는 것 쯤은 바보가 아닌 이상 다 알고 있다고. 아니 바보라도 그건 다 알 걸?"
"거짓이 아니다. 본녀의 지위와 명예를 걸고 맹세한다. 지금 투항하면 어떠한 벌도 추적도 따르지 않으리라."
"개소리."
현재는 꼭 뜯다 만 포장지처럼 황녀의 몸을 덮고 있는 비단 드레스를 마저 찢어냈다. 크리스마스에 선물상자를 여는 것처럼 신나는 일이었다.
그녀의 몸은 관리를 아주 잘 했는지 피부가 백옥 같이 고왔고 혈통을 아주 잘 타고 났는지 여성으로서의 아름다움이 매우 잘 새겨진 몸이었다. 비율이 완벽한 몸매에 넓은 골반과 커다란 젖통, 그에 비해 가늘고 잘록한 허리와 팔다리는 유전자의 축복이 아니면 얻을 수 없는 것이었다.
제국 최고의 미녀들을 취하는 황제의 자식이기에 타고 날 수 있는 대단한 미모였다.
'애새끼 같은 얼굴도 이렇게 보면 별미네.'
그런 황녀의 얼굴은 수치와 두려움으로 붉으락 푸르락 이리저리 색을 바꾸고 있었다. 창백하게 질리려다가도 달아오르고, 달아오르려다가도 다시 잿빛의 그림자를 띄우는 것이 그녀의 머릿속에선 이후의 일이 꽤나 선명하게 그려지고 있는 모양이었다.
'경험이 많은가? 황녀면서?'
이 세계의 황가가 개방적인지 폐쇄적인지는 현재가 전혀 알 수 없는 정보였다. 그저 황녀에게 성지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단편적인 감상만 얻을 수 있을 뿐.
'그건 금방 확인할 수 있는 문제지.'
현재의 손가락이 황녀의 아랫도리로 향했다. 음순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의 꽉 닫힌 보지는 사용 경험이 거의 없음을 증명하는 듯 했다. 당연하지만 전혀 젖어있지 않았다.
'역시 미사용 신품 같은데.'
현재는 제 아랫도리를 살짝 내려 커다란 자지를 꺼내들었다. 빳빳하게 발기한 양물은 흡사 하늘을 가르는 성검처럼도 보였다.
엄청난 키 차이와 타고난 거근 때문에 둘 다 꼿꼿이 서있는데도 현재의 자지는 황녀의 가슴을 타고 올라 목을 찌를 수도 있었다.
그 위압감에 황녀가 경악했다.
"무슨 흉기를 달고 다니는 게냐!"
"보자, 여기서부터, 여기까지는 들어가겠네."
현재는 황녀의 배 위에 손가락을 대어 대충 길이를 재 보여주었다. 만약 끝까지 다 박아넣는다면 자궁은 가뿐히 지나쳐 폐와 심장을 찌를 정도의 흉기.
인간치고는 지나치게 큰 현재와 지나치게 작은 황녀의 차이가 만들어낸 환상적인 위협이었다.
"죽는다. 그런 걸 꽂히면 반드시 죽어. 용서하거라. 나는 아직 죽고 싶지 않다."
강간의 위협이 살해의 위협까지 격상되자 제8 황녀 케루비아는 질질 짜기 시작했다. 눈물을 주륵주륵 흘리는 그녀의 모습에 현재는 애처로움을……,
"그럼 최대한 적셔봐. 아이도 나오는 구멍이니까 어떻게든 된다고."
하나도 느끼지 않았다.
"아이는 그렇게 길지 않다!"
황녀는 울먹이며 호소했으나 그것조차도 현재에게는 그저 배경에 깔린 잔잔한 음악 정도로 밖에는 들리지 않았다.
"그럼 넣어볼까."
어차피 충분히 안 젖을 거다. 만약 된다고 해도 몇 시간이 걸릴지 모르고. 참을 성 없는 현재는 그런 결론에 닿아 그냥 당장 꽂아넣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