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아르젠타의 영웅
* * *
던전은 위험한 곳이었다. 일인분을 하지 못하는 나약한 생물 유현재에게 있어서는 특히 그랬다. 그는 눈에 띌 수 밖에 없었다. 세 사람이 합을 맞추는 가운데 뒤에 서서 방패를 들고 그저 가만히 서있는 것이 눈에 띄지 않을 리가 있겠는가?
'씨발, 이딴 거에 어떻게 적응하라는 거야?'
힘의 강하고 약함이 문제는 아니었다. 던전 생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고블린은 은총이 없는 현재라고 해도 베어죽이는 게 불가능한 상대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살육은 커녕 싸움에조차 익숙하지 못한 한국인. 닭 목 비트는 것도 힘들어할 그에게 오리보다도 훨씬 큰 고블린을 도륙하라는 것은 너무 무리한 요구였다.
그게 말 못하는 짐승일지라도, 두 다리로 걷고 두 팔을 쓰는 인간 형의 생물이라는 것 또한 그가 느끼는 여러 압박들의 이유 중 하나였다.
"왜 가만히만 있어? 살고 싶으면 싸우라고 했잖아."
미아는 대체로 온화한 성정이었으나 한 번 밀어붙일 때는 그 어떠한 자비도 없었다. 이 순간에 현재는 그 사실이 너무나도 사무쳤다.
'고블린들보다 저 여자들이 훨씬 괴물 딱지 같잖아.'
현재는 미아의 밥 빨래 청소를 대신하는 식모 살이를 하며 그녀와 조금은 친해졌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집에서 느긋하게 일상을 보내는 미아와 함께 하는 것은 그녀의 진정한 면모를 전혀 알지 못한 채 겉핥기를 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미아의 직업은 모험가. 레벨은 35. 소도시 아르젠타에서 가장 강한 인간. 죽이는 것을 직업으로 삼은 전사다. 그런 일면들이 전혀 드러나지 않은 부분을 함께 했다고 해서 그녀를 안다고 생각했던 것은 언어도단이었다.
던전에서의 미아는 폭군이고 학살자였다. 검을 한 번 휘둘러 여러 고블린들을 동시에 찢어발기는 것은 경이로운 기술이었다. 현재는 그 모습을 보며 경외감과 동시에 거리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거리감을 느끼는 것은 현재 뿐만이 아니었다.
"진짜 더럽게 쓸모 없네."
"짐꾼이 아니라 짐덩이를 데려왔잖아?"
"이상한 일이네. 미아는 똑부러지는 아이인데, 왜 던전에 짐덩이를 데려왔을까?"
미아를 제외한 두 사람, 린네와 카르아는 현재가 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난 이후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분위기를 살핀 것이었다. 현재가 정말로 약한 건지, 이게 고약한 농담은 아닌지. 그리고 몇 번의 전투를 거치는 사이 그녀들의 의심은 확신이 되었다.
이 자는 정말로 약해빠진 쭉정이이다. 무슨 사정인지는 몰라도, 제몫을 하지 못하는 얼간이가 파티에 끼어들었다. 그렇게 확신했다.
그 멸시는 던전 도중에서 불을 피우고 휴식을 취하는 도중에 정점을 맞이했다.
"야, 요리사. 이건 아니지 않아? 비스킷을 끓는 물에 풀어서 말랑하게 만드는 건 요리사가 아니라 세 살 먹은 애새끼도 할 수 있는 일인데?"
"그러게 말이야. 나는 신선한 수프라도 먹을 수 있는 줄 알았지."
던전 탐사때 챙기는 식량은 모두 부피가 작고 열량이 높은 보존식 뿐이다. 불필요한 짐은 모두 사치이므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는 욕망처럼 꼭 지키지 않아도 좋을 것에 할애할 만큼의 여유 따위는 없었다.
"최대한 넉넉히 식량을 챙기려면 보존식 외엔 넣을 수 없잖아요. 제대로 된 요리도구를 챙기자면 짐이 말도 안되게 늘어날 테고."
현재의 말은 두 사람의 태도를 누그러뜨릴 수 없었다. 애초에 두 사람도 당연히 그것을 알고 있었다. 알고 있으면서도 약자인 현재가 마음에 들지 않아 괜히 시비를 거는 것이었다.
"그럼 대체 네 쓸모는 뭐야? 힘도 약해, 싸우지도 못해, 자랑했던 요리도 못해?"
"그러니까, 대체 왜 따라온 거야?"
따라오고 싶지 않았다. 집이나 지키고 싶었다. 부조리하게 끌려왔다. 아니, 애초에 이 세계에 떨어진 것부터가 자기 의도가 아니었다. 현재는 그런 말들을 외치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어 삼켰다.
은총이 없다는 걸 함부로 드러내지 마라. 미아의 조언이 떠올랐던 탓이었다. 그저 약하다는 이유 만으로 이 정도의 냉대를 당하고 있는데, 아예 은총이 없는 수준이라는 걸 들키면 대체 어떤 박대를 당하게 댈지 모른다. 그런 불안감이 현재를 지배하고 있었다.
"윽……."
현재는 구원을 바라며 미아의 눈치를 살폈다. 이 파티의 실세이자 리더는 미아. 그러니 그녀에겐 이 괴롭힘을 막아줄 책임이 있다고 현재는 생각했다. 미아의 눈치를 살피는 건 현재 뿐이 아니었다. 리넨과 카르아 두 여자도 미아의 눈치를 살폈다.
아무리 쓸모 없어도 현재는 미아가 데려온 인간이었다. 그리고 미아는 리넨과 카르아를 합친 것보다도 강했다. 두 사람이 눈치를 보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니까 그녀는 당장이라도 이 괴롭힘을 말릴 수 있었고 사과까지도 시킬 수가 있었다.
하지만 미아는 현재의 시선을 외면했고, 이는 두 사람의 괴롭힘을 묵인한다는 뜻이었다. 그 사실을 눈치 챈 두 사람의 괴롭힘이 강도를 더했다.
"야, 와서 내 다리 좀 주물러. 뛰어다녔더니 근육이 뭉치는 것 같네."
"내가, 어째서."
"쓸모도 없는 게 눈치도 없네?"
카르아는 현재에게 다가가 주먹을 쥐고 명치를 갈겼다. 퍽! 하는 소리가 단순한 장난이 아님을 알려줬다.
"억! 컥! 헉! 우웩!"
현재가 방금 먹은 비스킷을 토해냈다. 카르아의 맨 주먹은 위력이 망치와 다를 바가 없었다. 아니, 진심을 다했다면 분명 죽었겠지. 힘을 빼고 가볍게 친 것만 해도 망치와 다를 바가 없는 수준인 것이었다.
"약하면 눈치라도 빨라야지.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지 않겠어? 안 그래?"
카르아는 미아를 향해 윙크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미아가 약하고도 눈치 없는 인간을 아주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런 인간은 죽는다. 반드시 죽는다. 그런 인간조차 살아갈 수 있을 만큼 부드러운 세계가 아니었다 여기는. 현재는 그것을 뼈에 새겨질 정도로 처절하게 배웠다.
* * *
"고블린 하나 이상을 반드시 죽여. 그렇지 않으면 우린 나서지 않을 거야."
"뭐라고?"
"가."
미아는 그 말과 함께 현재를 던전 안쪽으로 밀어넣었다. 앞에 있는 것은 다섯 마리의 고블린. 미아에게 있어서는 일검에 해치울 수도 있는 잡것들에 지나지 않지만, 현재에게 있어서는 겪어본 적 없는 두려운 상대였다.
키는 자신의 절반 정도. 그러나 날카로운 날붙이로 무장을 했다. 단검을 든 녀석이 둘, 창을 든 녀석이 하나, 장검을 든 녀석이 둘이다. 창이나 장검이라 해봤자 고블린 스스로의 키에 걸맞은 길이, 현재가 든 진짜 장검이 훨씬 압도적인 사거리를 지니고 있었다.
분명히 이길 수 있다. 은총이 없는 현재라고 해도 하나의 고블린을 죽이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손을 뻗으면 된다. 검을 휘두르면 된다. 몸을 지킬 카이트 실드는 고블린의 창과 검 정도에는 뚫리지 않는다. 그러니까 승리가 확실한 싸움인데도, 그런데도 현재는 망설였다.
'별 거 아니야. 고기는 질리도록 다뤄봤잖아? 그것도 분명 언젠가는 살아 있었던 것들. 그걸 죽인 거야. 그러니까 그렇게 하기만 하면 돼.'
현재는 새삼 자신이 살육과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구나 깨달았다. 죽여본 것이라고는 모기와 바퀴벌레 정도. 일식 조리사 자격증도 있는 주제에 활어 한 번 잡아본 적이 없다는 게 떠올라 잠깐 웃고 말았다.
그러나 전혀 유쾌한 웃음은 아니고, 불안감과 떨림에 일그러진 웃음이었다. 언제 울음으로 바뀌어도 이상하지 않은 그런 뒤틀린 웃음이었다. 웃음이라 부를 수 없는 어떠한 웃음.
고블린들은 지성 없는 짐승이지만 지능은 있는지 현재의 커다란 덩치를 경계하여 쉽게 덮쳐들지 못했다. 그런 대치가 길게 이어졌다. 현재 입장에서는 지옥 같은 대치였지만 파티원들이 보기엔 애들 장난 같지도 않은 한심한 꼬라지였다. 그녀들에게 고블린 다섯 마리란 준비운동도 안되는 하찮은 상대에 불과했던 것이다. 린네는 하품까지 했다.
"어이! 대체 언제 싸울 거야!"
카르아가 소리 지르자 놀란 고블린들이 덮쳐들었다. 현재는 카이트 실드로 몸의 절반 정도를 가린 채 그 공격을 받아냈다. 작은 체구에 어린 아이마냥 힘이 없으리라 생각했던 고블린들은 야생동물처럼 강렬했다. 방패에 덮쳐드는 충격이 결코 가볍지 않았다.
'방패 없이 찔렸다간, 정말 죽는다!'
수준은 떨어져도 날붙이, 그리고 충분한 힘. 방패가 없는 부위를 찔렸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리 경험이 없는 현재라도 예상할 수 있었다. 움직여야 한다. 선공해야 한다. 죽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섯이나 되는 고블린은 수의 우위를 통해 방패 없는 빈 공간을 공격해 들어올 테고 그래서야 정말로 죽고 만다.
먼저 죽이지 않으면 죽는다는 위기감이 현재를 움직이게 했다. 장검이 휘둘러졌다. 고블린 하나의 몸이 반으로 갈라졌다. 아니, 반으로 갈라지다 말았다. 힘이 부족한 탓에 갈비뼈에 걸린 검은 빠지지도 들어가지도 않고 서걱거렸다.
"기에에엑!"
고블린이 비명을 질렀다. 꼭 지옥의 정중앙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었다. 베테랑들이 보기엔 정말 어린애 장난 같은 싸움이었지만, 당사자인 현재에겐 그렇게만 느껴졌다. 현재는 검에 끼어 덜렁거리는 고블린을 발로 차 떨쳐냈다. 그제서야 검이 겨우 뽑혀나왔다.
"큭!"
현재가 들고 있는 카이트 실드는 엔암스 양식을 채택한 방패였다. 두 가죽끈 사이로 팔을 넣어 고정하기에 손잡이 하나에 무게를 의지하는 센터그립 방식보다 무게 부담은 적으나, 대신 방패를 자유롭게 휘둘러 자세를 고치기가 힘든 방식이었다.
그래서 현재는 낮은 곳에서 들어오는 공격을 막기 위해 거의 엎드리듯 몸을 숙여야 했다.
부욱!
나무판 위로 덧댄 가죽이 찢어지며 소음을 냈다. 방패가 없었다면 찢어진 것은 방패 가죽이 아니라 자신의 살가죽이겠지. 그 사실이 현재를 움직이게 했다. 두번째 참살. 이번에는 고블린의 목을 쳤다. 목뼈 정도는 힘으로 부러뜨릴 수 있었기에 깔끔하게 목을 절단했다.
"후욱!"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두 마리 고블린을 처치한 것이 현재의 한계. 세번째, 네번째, 다섯번째 고블린이 빈틈을 노렸다. 현재의 순발력으로는 막을 수 없는 공격들. 현재는 이제 살갗이 다 찢어발겨지리라는 각오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진작에 움직였다면 이길 수 있었는데!'
고블린은 약했다. 그것들이 무서운 이유는 잔꾀를 쓰고 함정을 설치하며 독을 사용하기 때문. 은총이 없다 한들 현재가 이기지 못할 상대는 아니었다.
그의 패인은 망설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것. 죽이겠다고 재빨리 결의하지 못한 것. 그런 것들.
그리고 그가 승리하게 된 요인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미아가 하나, 린네가 하나, 카르아가 하나. 카르아의 철퇴에 맞은 고블린은 절구에 빻인 마늘처럼 산산조각이 났고, 린네가 던진 단검은 고블린의 심장을 정확히 꿰뚫어 절명시켰다. 마지막으로 미아가 휘두른 검은 이렇게나 깔끔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현재가 휘둘렀던 형편 없는 검과는 달리 그 어떤 뼈도 가볍게 잘라내며 완벽하게 고블린을 양단했다. 그 솜씨가 어찌나 훌륭한지 베고 난 검에 피 한 방울 묻지 않았을 정도였다.
"허억, 허억, 허억!"
흥분과 공포에 현재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카르아가 비아냥댔다.
"기껏 고블린들 상대로 더럽게 쫄아가지고는. 고추 떼지 그래?"
린네도 한 마디 얹었다.
"꼭 한 번 따먹어야겠다 생각했는데, 아닌 것 같네. 이딴 게 침대 위라고 달라질 리가 없지."
미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허억, 허억, 허억!"
누구의 격려도 없는 채로, 현재는 살육의 흥분과 죽음의 공포를 떨쳐내야 했다. 그러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었다.
* * *
"이게 린네의 몫, 이건 카르아의 몫, 불만 없지?"
"뭐야, 저 얼간이 몫은 없다고 처음부터 말해줬으면 그렇게 괴롭히지는 않았을 텐데."
"미아도 짓궂은 면이 있어 정말."
던전의 끝, 보물이 놓여 있는 보상방. 미아는 공평하게 보물을 삼등분 했다. 그렇다. 일인분을 하기는 커녕 짐덩이만 되었던 현재를 위한 몫은 없었다.
밥그릇 싸움이었다는 걸까. 던전 내내 기분이 안 좋았던 두 사람은 언제 그랬냐는 듯 방긋 웃으며 우스개를 주고 받았다.
"이제 보니 좀 잘 생긴 것 같아. 할 줄 아는 것도 없으니, 기둥 서방으로 진로를 잡아보는 건 어때?"
"그래. 생긴 것 하나는 멀쩡하니까. 푸후훕."
여전히 현재를 비웃고 멸시하는 것은 그대로였다.
"내 몫은?"
현재도 알았다. 지금 따지는 게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은. 그는 파티원이 아니라 파티의 짐덩이였고 배분 따위 있을 리 없다는 걸 머리로는 이해했다.
하지만 그는 너무 억울했다. 애초에 오고 싶지 않다고 했다. 끌고 온 것은 미아였다. 그리고 개고생을 했다. 고블린을 죽이기도 하고 죽을 뻔도 하고 던전 내내 무거운 짐을 들고 옮기느라 죽는 줄만 알았다. 그런데 아무런 보상이 없다니,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수업료를 내도 모자랄 판에 내 모오옧?"
"어이가 없네 어이가 없어."
두 사람이 비웃었으나 미아가 따라웃는 일은 없었다. 대신 그녀는 담담히 이번 일의 보수를 전했다.
"수고했어. 여기 이번 일의 보수야."
은화 다섯 닢이었다. 금화 하나가 은화 열 개의 가치를 지니고 있기에 금화로 치면 반 닢 가치가 되는 것이었다.
현재는 귀머거리가 아니었고 이번 보상이 대충 금화 백 닢 가치가 넘는다는 사실을 들었다. 나흘 간의 여정 치고는 너무 큰 수확이었다. 돌아가는데 며칠이 더 걸릴 것을 고려해도 그랬다. 미아가 왜 평소 그렇게 빈둥거려도 돈이 많은지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다.
백 닢이 넘는 보상이 나와 그걸 삼등분 했는데, 자신에게 떨어진 보수는 금화 반 닢. 현재는 그 부조리함에 치를 떨었다. 자유민이 되기 위한 조건 중 하나는 금화 스무 닢을 모으는 것. 만약 보상을 사등분한다면 한 번에 해결되는 일인데, 이렇게 금화 반 닢 씩 받아서야 앞으로 마흔 번은 던전행을 해야 자유민 신분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게, 말이 돼?'
그렇게 생각하는 와중에 미아가 현재의 손에 얹었던 은화 다섯 닢 중 네 닢을 도로 가져갔다.
"그러고 보니 검 값과 방패 값을 받아야 했지. 검은 금화 5개, 방패는 금화 2개였는데, 일단 하나는 남겨줄게. 당신도 하고 싶은 일이 있을 테니. 나머지는 천천히 받도록 하지."
아니, 모아야하는 금화는 스물 일곱이었다. 빌어먹을 검과 방패 할부금을 내야했기에. 그 자신은 갖고 싶다고 한 적도 없는 것인데.
'씨발.'
현재는 욕지거리를 밖으로 내뱉을 수가 없었다. 고블린들을 종잇장마냥 찢어발기던 미아의 모습이 여전히 선명해서. 소녀는 마냥 귀여운 아이가 아니라 살육 전차였다.
'씨발!'
그는 분노를 어느 곳을 향해 토해내지 못한 채 안으로 삭이며 속부터 썩어문드러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