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1화 〉 언제부터 암캐가 사람 말을 했지?(2)
* * *
끼잉, 끼잉…….
아케치 미쓰히데의 입가에서 흘러나오는 천박하고도 야릇한 신음은 진짜 암캐가 보채는 것처럼 음탕했다. 덕분에 일영은 그 모습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킬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광경을 보고 어찌 흥분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하아.
신음 사이에 섞인 숨소리로 구태여 묻지 않더라도 그녀가 얼마나 흥분했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몸이 너무 뜨거워.’
한편, 아케치 미쓰히데 역시 자신의 변화를 눈치챈 지 오래였으나 이미 욕망과 쾌락에 잠식되어버린 육신은 그녀의 이성적인 모든 판단을 거부했다.
때때로 정신을 차리려고 해봐도, 자신을 비스듬하게 내려보며 욕망에 차 있는 일영의 눈빛을 마주하면 저절로 아래가 젖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의 눈에 만족감이 스치는 걸 느꼈기 때문인가.
그게 아니라면.
그런 걸 신경조차 쓰지 못할 정도의 배덕감에 뇌가 마비되어버린 것인가.
일영도 그녀도 알 수 없는 문제였다.
“헤으우…….”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그녀가 일영의 명령에 충실하게 굴복했다는 점이었고, 일영은 천천히 그녀의 머리로 손을 뻗어 가볍게 쓰다듬고는 속삭이듯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잘 했어.”
조금 전까지 으르렁거리던 그의 목소리라기에는 괴리감이 가득하다. 그 누가 이토록 다정한 사내를 조금 전의 난폭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무서운 사람…….’
입가에 고인 침을 꿀꺽 삼키며 아케치 미쓰히데는 자신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뇌리를 스치는 걸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그런 남자이기에 더욱 더 끌리는 이유는 말이다.
후으.
그녀의 달뜬 숨이 허공에 맴돈다.
내뱉은 숨결 사이로 다시금 깊게 삼킨 숨 사이, 코끝으로 농밀한 남성의 체취가 가득 밀려온다.
“하, 하으극…….”
머리가 하얗게 질린다.
너무나 야릇한 상황 속에서 맡은 냄새이기 때문인지, 그저 일영의 자지 앞에서 숨을 쉰 것일 뿐인데도 그녀의 허벅지 사이로 흐른 애액은 다다미를 적셨고, 발은 끝까지 오그라들며 저릿거리는 근육통을 유발했다.
미칠 거 같다.
조금이라도 빨리, 거대한 거근을 한입 가득 삼켜 그의 녹진한 아기씨로 입안을 채우고 싶다는 원초적인 욕구가 그녀의 머리를 가득 채운다.
“낑, 끼이잉…….”
애처로운 눈빛으로 일영을 올려 본다.
비에 젖은 강아지가 새로이 나타난 인간에게 사랑을 갈구하듯, 오직 자신만을 원하고 탐하며 갈망하는 그녀의 모습에 일영은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 가학적인 너털웃음을 흘리며 물었다.
“먹고 싶어?”
“헥, 헤윽.”
주르륵.
입가에 흐르는 침을 구태여 막지 않고 턱까지 흘린다. 벌겋게 달아오른 뺨은 당장이라도 수치심에 터져버릴 것만 같았지만, 정작 그녀는 뺨에 닿을 듯 말 듯 껄떡거리는 자지의 앞에서 거친 신음과 함께 숨을 헐떡이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히 애가 타도록 만들었다.
물론, 더 약을 올린다면 좋겠지만 일영은 구태여 그러지 않고 마치 아이에게 상을 주는 어른처럼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긋하게 말했다.
“해봐.”
간식을 던져주듯 무심한 목소리.
하웁.
일영의 그 말에 아케치 미쓰히데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의 묵직한 거근을 입에 품었다.
그러나 역시 처녀이었기 때문인지, 그녀의 움직임 자체는 풍기는 음탕함에 비해선 한없이 소극적이고 서툴렀다.
핥짝, 헤르읍.
천천히 휘감는 혀의 감촉은 그 자체로 야릇하기 그지없었지만, 때때로 어깨를 조금 떨며 마치 소중한 사탕을 핥는 듯한 그 모습은 뭐랄까.
“……미치겠네.”
솔직하게 말하자면, 조금 많이 꼴린다.
콰악!
그의 거친 손길이 그녀의 머리채를 틀어쥐고, 일전에도 겪었던 그의 손길이었던 덕인지 그녀는 순간적으로 놀랐음에도 조금쯤은 불안감이 담긴 얼굴로 일영을 바라보았다.
어떤 쾌락을 줄까.
어떤 아픔을 줄까.
환희와 불안감이 뒤섞인다.
그리고, 일영은 그런 그녀의 감정 알고 있음에도 나긋하게 속삭였다.
“입 벌려.”
“에. 우으읍!”
일영의 명령에 홀린 듯이 벌어진 자그마한 틈새로 거대한 자지가 비집고 들어간다. 굵은 혈관들이 치열에 부딪혀 긁혔고, 아케치 미쓰히데는 갑작스럽게 입에 밀려 들어오는 압박감에도 본능적으로 어중간하게 열려 있던 입을 벌리고 그의 자지를 받아들였다.
그녀의 입안은 분명 작은 편이 아니었지만, 일영의 거근은 그녀의 입안도 모자라 순식간에 식도까지 찌르기엔 충분했다.
으부으.
선홍빛을 띠는 입술이 침과 일영의 타액으로 점철되어 달빛을 머금는다. 갈라진 입술 사이로 밀려 들어가는 자지의 선을 따라 그녀의 침이 뚝뚝떨어졌고, 일영은 얼추 반절쯤 삼켰다는 걸 가늠하며 물었다.
“더 할 수 있지?”
아니, 그건 물음이 아닌 완곡한 명령.
일영의 주문에 아케치 미쓰히데는 눈물까지 맺혔음에도,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압박감에도 그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잘 밀려들어 가지 않는 자지를 삼키려 노력할 뿐이었다.
헤으브. 하윽극.
흥분의 신음과 숨쉬기 힘든 고통이 뒤섞인 열기가 그녀의 얼굴을 벌겋게 달아 오르게 만들었다. 때문에, 일영은 그녀를 편하게 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틀어쥔 손으로 고개를 뒤로 꺾었다.
커억!
순간적으로 뒤로 젖혀진 목.
그녀는 마침내 눈물을 흘렸고, 일영은 한결 편해진 자세 그대로 천천히 자지를 밀어 넣으며 그녀에게 충고했다.
“최대한 식도를 열어.”
끅, 커윽…….
고통에 일영의 허리를 쥔 그녀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눈빛으로 애처롭게 그만해주기를 바라지만 일영은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머잖아 그녀의 숨이 서서히 옅어지자 일영은 아쉬움을 참고 자지를 입에서 빼낼 수밖에 없었다.
“하아, 하으윽……. 쿨럭!”
그리고 때마침, 잠깐 옅어졌던 달빛이 그녀의 얼굴에 비추어지자 일영은 아차하고 말았다.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
고통에 부들부들 떨리는 몸.
힘이 풀렸는지, 엉망으로 꼬인 다리.
나아가 스스로 어깨를 끌어안으며 일영을 원망스럽게 바라보는 눈빛까지.
‘너무 과했나?’
아무래도 흥이 돋다 보니 어쩔 수 없었던 일이었다. 하지만 상대에게 상처가 되었다면 그건 잘못된 것이니 그가 무어라 말을 하려던 그때였다.
“……왜, 왜. 뺐어요.”
“뭐?”
“삼킬 수……. 있었는데…….”
그녀는 몸의 떨림이 멎자, 언제 어깨를 끌어안았냐는 듯이 네발로 다시금 그의 자지 앞으로 기어왔다.
“근데에……. 주인니임……. 저 암캐가 감히 말……. 했는데.”
그리곤,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는 일영의 자지에 다시금 얼굴을 비비며 속삭이니.
“벌……. 벌 주세요오…….”
뚝.
그 말을 들은 일영은 순간적으로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이성의 끈을 부여잡아주던 무언가가 끊어지는 것을 느꼈고, 그 이상의 대화는 더 이상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콰악!
자지를 바라듯 얼굴을 비비는 그녀의 목을 틀어쥐고 거칠게 다다미에 밀친다.
하윽!
그리고, 그녀가 등의 고통과 목의 압박감에 신음하든 말든 억지로 다리를 벌려 이미 애액으로 점철된 허벅지를 거칠게 끌어 당겼다.
“하그극!”
다다미의 거친 표면에 그녀의 등이 쓸려 벌겋게 일어나든, 일영이 힘조절에 실패해 그녀의 목에 손자국이 남았다는 건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자, 잠까안!”
막상 도발해 놓고도 미지에 대한 두려움은 본능적으로 뇌리에 각인된 것인가. 그게 아니라면, 이조차도 자신을 흥분시키려는 그녀의 얕은 앙탈에 불과한가.
어느 쪽이든 상관 없다.
그렇다고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
일영의 귀두가 그녀의 음부에 닿자, 아케치 미쓰히데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듯이 부르르 떨린다. 그리고, 그녀는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을 벌렸으나.
으으읍!
“아가리 닥쳐. 찢어버리기 전에.”
거친 손이 그녀의 입과 코를 막아버리고, 그는 그녀가 무얼 할 새도 없이 단번에 끝까지 자지를 박아 넣었다.
“하, 하으그그그!”
눈이 찢어질 듯이 커지고, 허리가 순간적으로 통튀며 굴곡을 그리며 위 아래로 떨렸다.
작살에 물고기가 꿰이듯.
일영의 거근은 그녀의 은밀하고도 깊은 곳을 단번에 유린한 것도 모자라, 본능적으로 꽉 조이는 질의 반항에 그녀의 배꼽 부근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가학적인 미소를 지었다.
“어디까지 들어갈 수 있을까.”
“드 이사으……!”
큰 손으로 틀어막은 입술 사이로 무언가 말이 비집고 흘러나온 것만 같기는 했으나 그가 알 바는 아니었다.
그리고, 일영은 꽉 잡고 놓아주지 않으려는 질 내부를 천천히 뿌리치며 귀두 부분을 제외한 자지를 끝까지 빼내었고, 이미 미래를 예견한 듯이 몸을 떨고, 눈물을 흘리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너무 압박할 땐, 당근도 필요하겠지.
천천히 입을 틀어막은 손을 때어낸다.
그리고,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지 입술을 뻐끔거리며 훌쩍거리는 그녀를 위에서 포개듯이 부드럽게 끌어안으며 귓불을 살짝 깨물었다.
온기와 아주 약한 자극.
그것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된 탓일까.
미친 듯이 경련하던 그녀의 몸이 거짓말처럼 진정되기 시작했고, 겹쳐진 가슴 너머로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가 서로의 온기를 확인시켜 주었다.
그리고, 일영은 다정하게 그녀의 눈가를 닦아주곤 속삭였으니.
“……아프면, 어깨 물어.”
끄덕.
그녀는 일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살포시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일영의 허리가 단번에 그녀의 허리를 꿰뚫었고, 일영은 어깨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흘리고 말았다.
‘……아무래도 나도 뭔가 깨어난 모양인데.’
그건 어딘가 불안한 미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