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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 노부나가의 가신이 되었다-170화 (170/171)

〈 170화 〉 언제부터 암캐가 사람 말을 했지?(1)

* * *

“배, 뱉어주세요오. 주, 주인님의 침…….”

“허.”

그녀의 간절한 아니, 끈적거리는 욕망에 찬 읊조림을 들은 일영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새로운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주는데.

‘마조히스트에 얀데레인가.’

그래도 꽤 적잖은 시간을 함께하며 그녀에 대해 모르는 것 빼고는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그 생각이 조금은 많이 틀린 모양이었다.

그녀는 일영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외로웠다.

우울했고.

위태로웠으며.

나아가, 음탕했다.

일영의 검은색과 갈색이 뒤섞인 동공이 그녀의 야릇한 얼굴을 눈에 담았다.

눈물과 땀으로 젖은 눈가는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고, 특유의 은색과 핑크빛이 맴도는 동공과 벌어진 선홍빛 입술 사이로 갈구하듯 경련하는 혀는 그녀가 색욕에 미친 탕녀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이리라.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도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

‘가능할 리가.’

스스로 자조하며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스스로도 그 자신의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고 있음을 말이다.

“흐으으극…….”

그녀의 눈에 맺힌 자신은 어떨까.

일영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 중요한 건 사소한 고민이나 잡념이 아닌 이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이었다.

생각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는다.

이번 일로 생기는 모든 대가 역시, 결국 스스로 인내할 것이기에.

비스듬하게 턱을 당긴다.

그녀의 뜨거운 체온이 손끝을 타고 느껴지고, 일영은 무언가를 기대하는 듯이 눈가에 맺힌 눈물을 그렁거리는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이미 수차례 입을 맞췄기 때문인가.

아니면, 이 열기에 입이 말랐기 때문인가.

까슬한 감촉이 각기의 타액에 다시금 젖어가고,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갈구하며 침을 삼켰다.

술 내음이 담긴 타액이 그녀의 굴곡진 혀를 타고 식도로 넘어간다. 아케치 미쓰히데는 그런 일영의 타액이 달콤한 꿀이라도 된 것처럼 받아 삼켰다.

헤으.

아기새에게 먹이를 주는 모양이 이러할까.

이성을 잡을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다 큰 여성이, 그것도 미인이 자신을 갈구하고 원하며 탐하는데도 가만히 있을 수 있는 남자가 몇이나 될까?

이윽고 서서히 입술이 멀어진다.

이전보다 더욱 굵은 실이 둘 사이를 잠시나마 이어주다 끊어지고, 때마침 창밖에서 은은하게 비추어 내리는 달빛 아래에서 아슬아슬하게 갑주를 걸친 그녀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어깨까지 흘러내린 옷은 조금의 핏기가 도는 그녀의 희고 가녀린 어깨를 도드라지게 만들었고, 이미 끈이 풀려 다다미에 널브러진 갑주의 조각들은 그 자체로 벗고 있는 것보다 더욱 야릇함을 더한다.

그녀의 육신은 다른 여자들과 달랐다.

노부나가의 경우엔 탄탄한 근육이 강점이고, 요시나리의 경우에는 큰 가슴과 볼륨감이 장점이라면, 아케치 미쓰히데는 슬렌더인듯 하면서도 도드라지는 마른 근육이 그녀의 특유의 아름다움을 더했다.

뭐랄까.

적당히 잘 다듬어진, 조각상을 보는 듯한 즐거움이 있었다.

하아, 하아…….

내뱉는 숨결이 가라앉음에 따라 과열된 공기가 조금은 식어간다.

하지만, 그건 분위기를 망치는 그런 느낌이 아닌, 구운 고기의 풍미를 더하는, 조금의 쉬어가는 시간일 뿐이었다.

아직 전희를 다 마치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미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엔 너무도 충분한 시간이었음을 확실했기에 일영과 아케치 미쓰히데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은 이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져 있었다.

스윽.

일영은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쓰다듬었다.

뺨에 붙은 머리카락을 떼어내어 주고 헐떡이는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은 일영은 이윽고 속삭이듯 그녀의 귓가에 읊조렸다.

“……미노에서 온 암캐였나. 언제부터였지? 내게 따먹히고 싶다고 생각한 게.”

“아,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라…….”

그녀는 일영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고개를 저었지만, 지금 그녀가 바라는 것은 그것에 수긍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알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마치 당장이라도 자신을 혼내고 추궁해달라는 듯이 아주 허술하도 자신을 껴안고 미친 듯이 두근거리는 심장을 감추지도 않고 있지 않은가.

‘원한다면.’

가신이, 자신을 따르는 부하가 원하는 것을 제공해주는 것 또한 주군의 역할이 아니겠는가.

안겨있는 아케치 미쓰히데의 머리채를 부드럽게 한 바퀴 돌려 잡는다.

그러곤, 이윽고 뒤로 거칠게 끌어당겼다.

“……꺄윽!”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고통과 거친 행동에 그녀는 당황한 듯 떨리는 동공과 일그러진 얼굴로 일영을 바라보았지만, 그 순간 일영은 느꼈다. 자신의 무릎 위에 앉아 있는 그녀의 허벅지 사이의 깊은 그곳이 순간 경련한 걸 말이다.

정답이었다.

그녀가 스스로 인지하고 있든, 아니면 그저 오늘 알아낸 성적 취향인지는 몰라도 이제 그가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자, 잠깐마아…….”

찰싹!

그녀가 입을 연 순간, 일영의 손이 거칠게 그녀의 뺨에 닿았다. 살과 살이 맞붙는 거친 소리가 방에 울려 퍼지고, 일영은 벌겋게 달아오른 뺨을 부여잡고 얼얼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에게 낮고 그르렁거리는 듯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닥쳐.”

평소 한량처럼 보일 정도로 옅은 미소를 띤 채, 웬만큼의 모든 이들에게 예의와 적절한 선을 긋던 일영은 지금 이 자리에 없었다. 아니, 오히려 비하자면.

‘전장에 섰을 때, 그 눈빛…….’

아케치 미쓰히데는 뺨과 머리채에서 느껴지는 고통에도 그저 멍하고 몽롱한 눈으로 일영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미 그의 것으로 가득 채워진 입가에서 그의 향기가 느껴지고, 조금 전까지 자신을 따스하게 데워준 온기가 앞에 있음에도 그녀는 감히 그것을 갈구할 수 없었다.

당연한 일이다.

이미, 그녀는 일영의 소유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니까. 때문에, 그녀는 머리채를 잡힌 그 모습 그대로 천천히 어깨를 떨며 천천히 옷을 벗었다.

우악스러운 손길에 머리가 잡혀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음에도, 그녀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의 손아귀 안에서 그 행동들을 이어나갈 뿐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가 모든 옷가지를 벗고 완벽한 알몸이 되었을 무렵, 그녀는 서늘한, 마치 사냥감을 지그시 바라보는 듯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일영의 모습에 눈을 질끈 감으며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손을 뻗는다.

그리고, 척 보기에도 잔뜩 성이 나 있는 그의 허리춤을 가리고 있는 천 쪼가리를 묶은 끈을 풀어낸다.

스윽.

밑으로 끌어 내려지는 바지가 일정 선을 넘자, 곧 일영의 육중하고도 두꺼운 자지가 고개를 들어 아케미 미쓰히데의 뺨을 스치고 위로 솟구쳤다.

“하아, 하아…….”

짙은 남성의 향취가 코끝을 스친다.

끝자락에선 백탁액에 가까우나 그보다 훨씬 투명한 무언가가 물처럼 흘러나오고 있었고, 그녀는 그 압도적인 크기와 체취에 압도되어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일영은 그녀를 재촉하지 않았다.

꿀꺽.

단지, 그녀의 거칠게 쥐었던 머리채를 조금은 풀어주어 자연스럽게 그녀의 행동을 유도할 뿐이다.

하아, 하아…….

일영의 거대한 양물 옆에서 그녀의 옅고도 뜨거운 숨결이 스친다.

그리고, 자신을 무표정으로 내려보는 일영의 모습에 그녀는 결국 무언가를 결심한 듯이 천천히 입을 열어 선홍빛의 혀를 내밀었다.

일반적인 그것보단 조금 더 길다.

핥짝.

그런 혀로 그녀는 천천히 일영의 자지에 혀의 끝을 가져댔고, 순간 꿈틀거리는 혈관의 움직임에 가녀린 어깨가 떨렸다.

그러나 이미 맛을 보아버린 이상, 그녀가 탈출할 수 있는 길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탈출하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처음엔 단순히 맛을 본다 정도의 혀 놀림은 점차 그녀의 욕망과 욕구에 따라 격렬해졌고, 머잖아 그녀는 일영의 귀두 끝을 한 모금 베어 물려고 했다.

하지만 바로 그때.

“쯧.”

일영은 거칠게 그녀의 머리채를 틀어 당겨 당장이라도 게걸스럽게 자신의 자지를 삼킬 듯한 그녀의 애무를 강제로 밀어냈다.

“……왜, 왜?”

이건 그녀로서도 이해할 수 없던 일인 탓일까. 그녀는 눈동자를 깜빡거리며 조금은 서럽다는 듯이 되물었으나, 바로 그 순간.

터억.

일영의 손이 자신의 자지 앞에서 벌겋게 달아오른 그녀의 턱을 틀어쥐었고, 일영은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를 싸늘한 눈으로 내려보곤 물었다.

“어느 암캐가 사람 말을 하지?”

“아.”

그제야 그녀는 일영이 자신에게 원하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고,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 새 몸을 부르르 떨며 눈을 깜빡였다.

눈물이 맺혔다가 이윽고 떨어진다.

수치심, 배덕감, 기대감, 흥분감, 자괴감…….

그녀의 몸을 감싸는 그 모든 욕망의 덩어리에 그녀는 몸을 부르르 떨었지만…….

스륵.

천천히 고개를 숙인다.

그녀는 더욱 더 농밀해진 남자의 체취에 옅게 심호흡을 하고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뱉었고, 곧 뺨을 지나 귀에 닿는 일영의 거근에 천천히 볼을 비벼댔으니.

“끼이잉, 끼잉…….”

낮게 울리는 그 소리는 흡사, 발정 난 암캐의 그것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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