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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 노부나가의 가신이 되었다-149화 (149/171)

〈 149화 〉 집안 정리(3)

* * *

“……하으윽! 으으윽!”

달뜬 신음이 입술 사이를 비집고 흐른다.

이제는 익숙해진, 그러나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더 성욕을 끌어 올리는 그녀의 비음에 달아오른 허리를 더욱 깊숙하게 찌른다.

철퍽.

눅진한 서로의 타액이 교접하는 순간 맞닿아 다다미에 흩뿌려지고, 그 사이를 핏줄이 도드라지는 일영의 자지가 그녀의 둔부를 강하게 찔렀다가 빠지고를 반복했다.

“하, 하흐극!”

작살에 걸린 물고기처럼.

쾌락에 절어버린 여성과 남성의 육신은 제각기의 선을 그리며 뒤엉킨다.

그 자신을 제외하곤 단 한 명의 남자도 품어본 적이 없는, 핑크빛을 띠는 둔덕이 아직도 미묘한 저항감을 가지고 일영의 자지를 품는다.

거부감의 발로가 아니다.

다만, 우월한 수컷의 그것을 삼키는 것에 대한 원초적인 두려움과 설렘일 뿐이다.

허리가 다다미의 바닥에 한 번 거칠게 튀었고, 그녀의 허벅지의 보기 좋은 살집이 그의 육체가 움직이는 흐름과 떨림에 맞추어 움직였다.

“하, 흐그그, 으으극……!”

“하아, 하아……!”

노부나가의 신음과 일영의 신음이 어지럽게 뒤섞이지만, 둘은 서로의 숨결을 뺨과 목덜미에 뱉어내며 끊임없이 갈구하고, 욕망하며, 탐식했다.

타액과 숨결이 오간다.

열락은 달아오른 숨결과 서로의 둔부가 맞닿으며 점차 끓어올랐고, 어느새 그들의 주변엔 헤끄무레한 수증기가 아주 살짝 드러났다가 사라졌다가를 반복했다.

“흐, 흐윽, 이, 일영, 일여엉.”

“……하아, 예. 주군. 큭.”

이미 수차례 사정을 마친 증거가 다다미를 적시고, 둘의 발가락이 수차례 오므라들었다가 펴지고를 반복하며, 이미 목덜미와 가슴팍에는 수많은 사랑의 흔적이 남겨져 있음에도 둘은 개의치 않았다.

천수각의 제일 상층.

그 자체로 그녀의 권위를 상징하는 이 시대의 마천루 위에서.

화르륵.

꺼질 듯 흔들거리는 등불과 창밖의 달빛이 그들의 움직임을 따라 일렁거리는 그림자를 만들어내고, 둘의 그림자는 어지럽게 흔들리고 뒤엉키며 그야말로 미친 듯이 뒤섞였다.

정상위나 후배위는 식상하다.

일영의 가슴에 노부나가의 발이 닿았고, 거칠게 그녀를 들어올린 일영은 벽에 그녀의 등을 기대고 아래에서 위로 끌어 박는다.

“아, 아아.”

입술을 비집고 다른 종류의 쾌락에서 기인한 야릇한 신음이 터져 흐른다. 조금 다르게 그의 남근을 머금었을 뿐이거늘 어찌하여 아랫구멍을 비집고 내부를 헤집는 감각은 이리도 상이하단 말인가.

알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우, 후으…….”

단지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뿐.

신음을 최대한 갈무리하며, 흉터로 가득한 일영의 탄탄한 몸에 한없이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거칠지만 다정함이 담긴, 모순적인 손길이 그녀의 젖가슴을 모았다. 동시에 하웁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가슴팍에 일영의 얼굴이 파묻힌다.

스읍, 후.

이빨 사이에 걸리는 조그마한 유두의 딱딱한 반발감과 여인의 가슴에서 나는 묘한 젖 내음, 가슴 사이에 흐르는 살의 체취가 코를 타고 묘한 야릇함과 열락을 더해간다. 동시에 그녀 역시 그에 보조를 맞춰 일영의 등에 손톱을 파묻으며 한쪽 다리를 바닥에 위태롭게 지지했다.

“끄으.”

그렇게 벽을 등지고 얼마나 교접을 이어나갔을까?

낮게 흘린 그녀의 목소리에서 지금 그녀가 힘들다는 걸 깨달은 일영은 자연스럽게 그녀를 다시 다다미의 바닥에 눕혔고, 덕분에 생겨난 찰나의 휴식기에 일영은 자신의 아래에 깔려있는 그녀의 얼굴을 지그시 응시했다.

머리를 자르지 않은 지 꽤 된 것인가.

분명 처음 만났을 땐 단발과 부스스한 숏컷 언저리에 있었던 머리카락은 어느새 조금 정돈된, 긴 단발이 되어 있었다.

“하아, 하아.”

그의 손이 살며시 그녀의 머리카락을 따라 귓바퀴를 스쳤고, 그의 손길은 지친 듯이 달뜬 숨을 내쉬고 내뱉고 있는 그녀의 입술에 닿았다.

“하웁.”

일영의 엄지손가락이 그녀의 입속으로 부드럽게 밀고 들어가 치열을 건드린다. 완전히 고른 편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현대 일본의 그것처럼 덧니가 심한 편은 아니었다.

‘나랑 비슷하네.’

일영은 무심결 그런 생각을 하며, 살짝 풀린 눈으로 자신의 엄지손가락을 할짝거리는 그녀의 뺨을 가볍게 두드렸다.

“그러니까, 그런 거 아니었다고 몇 번이나 말씀드립니까?”

“……후으. 너는 개새끼다. 개새끼야.”

일이 이렇게 된 것은 딱히 다른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었다. 노부나가는 서류 작업을 끝났을 때까지 곤히 잠들었다가 그들이 나간 뒤에 깨어났고, 잠시 술도 깰겸 창문 밖을 응시했다가 일영의 턱에 손을 가져대는 니와 나가히데의 모습을 본 것이다.

달리 오해할 일까지는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로선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일이기도 했다.

“……시바타 그 계집이나 아케치 그 계집도 신경 쓰이는데. 이젠 니와까지. 귀축이야. 귀축…….”

모리 요시나리의 경우엔 할 말이 없지만, 그래도 그녀로선 불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일영 그 자신이 인지하고 있든 없든 이미 그의 주변에는 언제든지 밑에 깔릴 천박한 계집들이 널려있지 않은가?

물론, 어디까지나 그녀의 생각이었지만 말이다.

“그리도 불안하십니까.”

“…….”

일영은 그렇게 물으며 그녀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졌지만, 노부나가는 그의 시선을 살짝 피하며 무언의 긍정을 표시했다.

때문에, 일영도 내심 깨달았다.

그녀의 불안함은 비단 오와리 내부가 아닌 교토에까지 닿아있다는 걸 말이다.

‘대체 어떻기에?’

그렇기에 이쯤 되면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일영은 이 세계에 떨어진 후 교토에 가본 적이 없다.

그러나 그 역시 바보가 아니었기에 만나는 이들마다 자신의 교토행그중 이성 관계를 주의하라 일러주자 그로서도 내심 궁금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이유에 자신이 여태까지 어떤 짓을 해왔는지는 전혀 담겨 있지 않았지만 말이다.

“흠.”

어찌 되었든, 일영은 노부나가의 살짝 토라진 얼굴을 바라보며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해야 그녀의 토라진 기분을 해결해 줄 수 있을까…….

그때였다.

“크, 크흠. 슬슬 오와리도 정상이 되고 있고, 당분간은 내정에 힘을 써야 할거다.”

여전히 그녀의 금색 눈동자는 일영의 시선을 피하고 있었지만, 살짝씩 돌아가 그의 얼굴에 꽂히는 시선에는 묘한 열락과 더불어 기대감이 담겨 있었다.

“……머지않아 몸이 달은 도쿠가와 측에서 먼저 성의를 보이면 오와리는 당분간 이마가와 쪽을 신경쓰지 않아도 될 것이고, 미노의 혼란 역시 잠재워지지 않았으니 사이토 그 미친년도 당분간 조용하겠지.”

그녀치고는 말이 길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것은 작금의 오와리를 둘러싼 정세를 아주 잘 포함하고 있었기에 일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묵묵히 그녀의 말을 경청했다.

내심 궁금했다.

이 시기에 태풍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오와리의 당주인 그녀는 대체 어떤 심정과 생각으로 이 난세를 헤쳐나가려는 것인가.

꿀꺽.

일영은 침을 삼켰다.

어쩌면, 지금 들을 말이 후대에 전해질 그녀의 한 마디가 될 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그, 그러니까.”

그녀의 붉은 입술이 벌어진다.

동시에, 노부나가의 뺨에 옅은 홍조가 띠고 이제까지 피하고 있던 일영의 얼굴을 당당하게 마주보며 말을 꺼내니.

“이, 임신하려면 지금이 적기 아니겠느냐. 일영.”

“예?”

일영은 잠시 멍한 눈으로 자신의 아래에 깔려 있는 그녀를 바라보았고, 곧 그녀가 무슨 말을 한 것인지를 깨닫고 자신도 모르게 너털웃음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하긴, 이런 분위기에 정세를 이야기할 때부터 조금 이상하다 싶긴 했지만 설마 그 결과가 ‘애를 낳자’일 줄은 몰랐던 탓이다.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미노를 침공하는 순간 오다 가문이 상락에 도전한다는 걸 본격적으로 다른 다이묘들이 알게 될 테니.

거기에, 일영도 낳고 싶은 생각이 없는 건 아니었다.

‘요시나리도 그렇고, 거참.’

현대에서 임신은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연인 사이에 되도록 피해야 하는 일이었는데, 이곳에 자리를 잡고 나선 임신 얘기를 많이 듣는 것 같았다.

‘어쩔 수 없는 시대 차이겠지.’

듣기론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죽는 일도 흔하다고 들었으니. 어쩌면 그녀들이 그에게 이토록 갈구하는 것 역시 그에 따른 불안함일지도 모른다.

스윽.

때문에, 일영은 부드럽게 손을 올려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을 쓸어 뺨에 붙은 잔머리를 떼어내 주고는 웃었다.

“각오는 됐어?”

격식을 차리던 존대에서 순식간에 말이 짧아진다. 그리고 그의 태도가 변한 순간, 노부나가는 침을 삼키며 천천히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본능적으로 느낀 것이다.

일영의 분위기가 바뀐 순간, 더 이상의 반항은 무의미하다는 걸 말이다.

“하, 하으윽!”

……아, 물론 반항은 애초에 하지도 않았지만 말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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