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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 노부나가의 가신이 되었다-103화 (103/171)

〈 103화 〉 잠깐의 휴식(11)

* * *

일영은 노부나가의 벌어진 다리 사이, 가장 깊숙하고도 질척한 계곡에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

츄릅.

마치 목이 마른 대형견이 물이 똑똑 떨어지는 개울을 핥듯이 일영의 분홍빛 혀는 이미 애액으로 점철된 노부나가의 둔덕을 훑고 있었고, 그런 일영의 모습에 노부나가는 몸을 움찔거리면서도 한없이 다정하고 애정섞인 시선으로 바라볼 따름이었다.

스윽.

그녀의 부드러운 손길이 일영의 검은 머리를 헤집는다. 일영 역시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그녀의 손길을 온전히 느끼며 부드럽게 눈을 감으며 애무에 집중할 따름이었다.

긴 선을 따라 가로로 한번.

이윽고 살짝 옆으로 돌린 혀로 표피를 걷어내고, 애액와 침으로 번들거리는 그녀의 질 안으로 살짝 말아 밀어 넣는다.

“……흐응.”

아직 자극이 그리 크지 않아서일까.

노부나가는 잠시 허리를 비틀고 옅은 신음을 흘림으로써 그것에 대한 답을 건넸고, 일영은 조급하지 않게 부드럽고 다정한 혀 놀림으로 그녀의 보지를 탐할 뿐이었다.

하릅. 츄르읍.

야릇하고 음탕한 소리가 둘 사이에 가득 맴돌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옅은 자극이 임계점으로 다다르자 노부나가는 달뜬 숨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하아.”

흐트러진 그녀의 모습을 보여주듯 흐른 땀이 턱선을 따라 목에 흘렀고, 그 물방울은 이윽고 쇄골에 맺혀 작은 옹달샘을 이뤘다. 그리고 그 순간.

합.

“흣?!”

일영은 입을 벌려 겉은 분홍에 갈라진 균열은 붉은색을 띠는 그녀의 소중하고도 야릇하기 그지없는 보지를 한입에 머금었다.

“흐으응…….”

그 누가 알까.

천하의 오다 노부나가가 이리도 달뜬 숨을 내뱉을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이리도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다는 걸 말이다.

일영은 어느새 서서히 부어오른 클리토리스를 혀로 가볍게 톡건드렸고, 그러자 순간 움찔하는 반응이 일영의 양 볼을 스쳤다.

‘귀엽네.’

이리도 귀여울 수가 있을까.

처음에는 반쯤 동경이었다.

아니, 살아남기 위해 잡아야 하는 보증 수표라고 해야 했을까. 그러나 이젠 아니었다.

“으응, 흐으으윽!”

무르익은 음핵을 핥고, 굴렸고, 때때로 아주 살짝 깨물었다. 그러자 처음엔 다소 여유롭던 노부나가 역시 몸을 떨며 일영의 머리를 쓰다듬는 손이 더욱 거칠어질 수밖에 없었다.

“아흐윽……!”

입술을 질끈 깨물고 몸을 잡아먹을 듯이 밀려오는 신음에 대항한다. 그리고 일영은 노부나가가 대항하는 대척점에 서서 그녀를 공략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촉.

일영의 혀가 부드럽게 노부나가의 클리토리를 핥던 어느 순간, 그녀는 이리저리 뒤틀리던 허리를 주체하지 못하고 결국.

“흐, 흐으극♡”

자신의 사타구니에 얼굴을 묻고 있던 일영을 하체에 그대로 끌어안은 채, 아치가 된 허리가 그녀가 받은 자극을 극단적으로 보여주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이 이런 뜻일까.

“하아, 하아아…….”

노부나가는 분명히 버틸 만했었던 자극이 갑작스럽게 강해진 이유조차 알지 못한 채,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애써 감추며 살짝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츄릅.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일영은 입가에 점철된 그녀의 애액과 침을 가볍게 옷 소매로 닦아내곤 싱긋 웃었다.

두 남녀의 시선이 맞닿는다.

그리고, 일영은 기다렸다는 듯이 겉에 걸친 옷을 끌어 내려 방의 한구석으로 대충 던졌다. 그러자 당연하게도 그의 몸에 빼곡한 흉터가 노부나가의 눈에 맺혔고, 그녀는 묵묵히 그런 일영의 몸을 살피다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무사의 몸이로구나.”

그녀는 단지 그렇게 말하며 그의 품 안에 끌어안긴 채로 천천히 흉터를 훑었다. 손끝에 걸리는 흉터는 그녀가 아는 것도, 모르는 것도 있었다.

깊이도, 폭도, 무기도 모두 다른 흉.

만약 다른 이에게 있었다면 그저 안타까움에서 그쳤을 그것이 일영에게 박혀있으니, 왜인지 짜증이 났다.

때문에, 그녀는 자신의 얼굴이 붉게 물든 것도 잊은 채 고개를 들어 너무나도 다정한 시선으로 자신을 내려보는 일영을 향해 말했다.

“넌 내것이다.”

“응?”

“그러니까, 다치지 말거라.”

갑작스러운 노부나가의 말에 일영은 자신도 모르게 너털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원래대로라면 투정에 가까운 말이었겠으나, 혼인을 약조한 지금 그녀의 말은 현실이 되었으니까 말이다.

때문에, 그는 장난스럽게 되물었다.

“만약 다치면 어쩌실 겁니까?”

“……응?”

“다치면 말입니다. 제 몸의 주인은 노부나가니까.”

그는 둘이 있을 때 내뱉던 평어가 아닌, 정말로 주인을 대한다는 듯한 존대를 다시 입에 담았다. 그런 일영의 되물음에 노부나가는 잠시 입술을 잘근 깨물며 고민을 했고, 이내 답을 내렸다.

“할복시킬 것이다.”

“하하핫!”

이번만큼은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이건 거의 ‘너 죽으면 나한테 죽어’라는 말과 다르지가 않지 않은가. 결국, 그 마음은 다치지 말라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일영은 어느새 조금은 진정된 듯, 자신의 무릎 위에 걸터앉아 품 안에 안겨있는 주군이자 사랑하는 여인의 뺨을 살짝 어루만졌다.

얼굴이 뜨겁다.

때문에, 그는 그녀의 어깨에 천천히 고개를 파묻고는 속삭이듯 말했다.

“명심할게. 나의 아내.”

“……!”

나의 아내.

지금 노부나가에게 그만큼 야한 말이 있을까. 그녀는 순간 조금 전 절정 직전까지 갔었다는 사실도 잊은 채, 달아오른 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 숨결은 정확히 일영의 목에 닿아 유혹이 아닌 유혹이 되어버렸고.

“……그럼, 슬슬 제대로 해볼까.”

일영은 그렇게 속삭이며, 어깨에 기대었던 얼굴을 거두고 시선을 마주치기가 무섭게 그녀의 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덮었다.

하웁.

두 입술이 마주하는 숨결이 흐르고, 그는 자신의 무릎 위에 앉아 있던 노부나가를 들어 일으켜 세운 후 천천히 뒤로 리드했다. 넘어지지 않게, 천천히 뒷걸음질을 쳐 벽에 다다른 그들은 벽 하나에 의지한 채로 미친듯한 키스를 이어나갔다.

꽈아악!

“하, 흐으윽!”

타액과 타액.

숨결과 숨결.

혀와 혀.

서로의 것을 미친 듯이 탐하며, 일영은 그녀의 가슴을 꽈악 쥐었다. 살짝 벌어진 손가락 사이로 그녀의 선홍빛 유두가 솟구치고, 그는 살짝 내린 시선 끝에 걸린 그것을 바라보곤 입술을 떼어내 단번에 그것을 삼켰다.

합!

딱딱하게 굳은 유두는 일영의 입안에서 구르며 더욱 큰 자극을 일으켰다. 때문에, 이번엔 가슴에 파묻힌 일영을 또 다시 끌어안은 노부나가는 그의 능숙한 애무에 서서히 풀려가는 눈빛으로 교태가 섞인 신음을 흘렸다.

“……응, 흐으응!”

봉긋하게 솟구친 그녀의 가슴은 꽤 큰 편이었다. 더욱이 평소 압박 붕대로 가슴을 묶고 다녀서일까, 처지는 것 역시 없이 완벽한 형태를 자랑했다.

때문에, 일영은 너무나도 만족스럽게 그녀의 가슴을 탐하며 애무를 이어나갔다.

가슴골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숨을 쉰다.

때때로 흘러내린 땀과 함께 살을 핥았고.

이윽고 쇄골에 맺힌 땀을 혀로 한번 훑고는 그녀의 목에 가볍게 키스했다.

그러나 그때였다.

조금 전부터 어딘가 불안한 눈빛으로 자신을 내려보던 노부나가는 이윽고 ‘이 말을 해도 될까’ 따위의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

“응?”

갑작스러운 노부나가의 서두에 일영은 말해보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그런 그의 태도에 노부나가는 이내 괜찮겠지라는 표정으로 천천히 붉은 입술을 열었다.

“모, 모리와는 어땠지?”

“아…….”

그제야 일영은 노부나가가 모리 요시나리에 하룻밤을 먼저 양보한 것을 떠올렸고, 그는 자신을 가슴 안에 끌어안은 채 어딘가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노부나가를 올려보았다.

그런가. 불안한 것도 당연하리라.

그렇기에 일영은 답했다.

헛된 기만이나, 면피용 멘트가 아니라 오직 진심만이 담긴 말.

“내게 최고의 여자는, 지금 품 안에 안겨 있는 여자야.”

“……!”

그런 그의 말에 노부나가는 황금색으로 반짝이는 눈을 동그랗게 떴고, 그는 가슴을 핥고 있던 입을 떼어냈다.

그러자, 노부나가는 조금 게슴츠레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 말은, 나중에 다른 년을 안으면 그년이 최고라는 뜻이구나.”

정확한 해석이다.

하지만, 일영은 언뜻 뚱해진 그녀를 탄탄한 아랫배를 부드럽게 쓸으며 속삭이니.

“어차피, 널 제일 많이 따먹을 건데. 뭐.”

일영은 그렇게 말하며 그녀를 더욱 벽으로 밀어붙였다. 그러자 왜인지 살짝, 아주 살짝 열려 있던 창문이 닫히고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

그리고 그 순간.

‘으읍!’

그들이 벽으로 밀고 들어와 자신도 모르게 신음이 뒤섞인 비명을 내지를 뻔했던 오다 노부유키는 한창 절정에 이르렀던 자위 자세 그대로.

“……제, 제발 조용히 하십시오. 아가씨.”

드물게 당황한 채로 천장에서 떨어진 닌자.

타키가와 카즈마스의 손길에 입이 틀어 막힌 채 그대로 굳고 말았다.

노부유키의 벽안이 흔들린다.

동시에, 타키가와 카즈마스 역시 최대한 노부유키가 손을 넣고 있는 쪽으로 시선이 닿지 않게 노력하며 생각했다.

‘……들키게 놔둘걸 그랬나.’

라고 말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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