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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 노부나가의 가신이 되었다-102화 (102/171)

〈 102화 〉 잠깐의 휴식(10)

* * *

문틈 사이로 익숙한 이들의 얼굴을 본 노부유키는 찰나의 순간 멍하게 서 있다가, 이내 입을 벌렸다.

“……흡!”

노부유키는 자신도 모르게 내뱉으려던 간헐적인 숨결을 틀어막은 채, 침을 꿀꺽 삼키곤 빠르게 주변을 살폈다. 다행히 지켜보는 이는 아무도 없기에 안도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곧 깨달았다.

자신의 언니인 노부나가가 어째서 천수각의 제일 상층을 비웠는지, 또 올라가려던 그때 왜 그리도 시종들과 사무라이들이 말렸는지를 말이다.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말릴 것이지!’

그녀를 막아섰던 이들이 듣는다면 억울해서 미칠 소리였지만, 지금 이순간만큼은 노부유키 역시 진심이었다. 차라리 귀띔이라도 해줬으면 그렇구나 하고 돌아갔을 것이 아닌가. 노부유키는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치면서 생각했다.

‘지, 지금이라도…….’

지금이라도 돌아가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는 자리를 피하기 위해 고개를 돌리며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그때.

하으읍.

두 남녀의 숨결이 교차된다. 언뜻 바람이 빠지는 소리 같기도 한, 간결한 그 소리가 노부유키 내면의 음습한 상상력을 간질거렸다.

꿀꺽.

겉으로 보기엔 한없이 투명한 강물 아래에 가라앉아 있던 구정물이 충격에 서서히 떠오르는 것이 이런 느낌일까. 그녀는 스스로 걷잡을 수 없이 솟구치는 호기심과 정의를 내릴 수 없는 갈증에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시야에 맺힌 건 두 남녀가 이전보다 더욱 더 격정적으로 입을 맞추는 모습이었다.

하아, 하으읍.

헤르으읍.

언제나 당당하고.

때론 오만했으며.

늘 두려웠던 언니의 모습은 없다.

“일여엉. 일여어어엉…….”

단지, 턱 아래로 누구의 것인지 모를 타액을 흘리며 한없이 애타는 목소리로 우월한 수컷의 입맞춤을 갈구하는 한 마리의 암컷이 있을 따름이다.

“……숨소리가 거치네. 흡.”

그뿐인가. 일영의 모습 역시 낯설긴 매한가지였다. 그는 평소 보여주던 나긋하고 능글맞은 모습이 아닌 한없이 낮게 깔린 중저음으로 말했다. 그 안에 담긴 것은 억누름을 이겨내고 튀어나온 색기와 더불어 퇴폐적인 읊조림이었다.

그는 명목상 자신의 주군이자 가문의 주인인 노부나가의 뺨을 넓은 손안에 가두고 입을 맞췄다. 그 모습을 본 노부유키는 자신도 인지하지 못한 사이 스스로의 입술을 혀로 훑었다.

하아, 하으아.

꿀꺽.

그렇게 얼마나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던 것일까. 그녀는 미친 듯이 두근거리는 심장소리를 주체하지 못하고 반쯤 본능적으로 옆방으로 걸어 들어갔다.

동시에 명석한 두뇌가 회전한다.

‘이, 이 광경을 눈에 담는다면 훗날 쓸모가 있을지도 몰라.’

스스로도 반문할 정도로 개소리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자신의 논리를 꽤 신뢰했다. 그것은 말하자면 방어기제에 가까웠다.

「이런 걸 보고 싶어 할 리가 없으니까.」

눈앞의 한없이 야한 장면을 구경하는 데에 자신 나름대로의 타당한 이유를 제멋대로 가져다가 붙인 것이다. 어느새 스스로 합의를 마친 그녀는 조용히 들어온 옆방의 작은 창문 틈새 사이로 눈을 가져댔다.

말하자면, 이건 적의 약점을 파헤치는 것이다. 그녀는 스스로 끊임없이 자신의 명분을 되새기며 둘의 관계를 관음(??)하기 시작했다.

스륵.

방 안에 들어온 그 찰나 사이 일영과 노부나가는 키스를 끝내고 다음에 돌입해 있었다. 노부나가는 방바닥에 누워 그를 올려보고 있었고, 일영은 그녀의 다리를 자신의 어깨에 올린 채 매끈한 각선미를 자랑하는 그것을 부드럽게 쓰다듬고 있었다.

스윽.

마치 도자기를 다듬는 듯한 손길은 별다른 행동 없이 그 자체로 한없이 색정적이고 동시에 야릇했다. 그리고 그때. 노곤한 표정으로 자신을 올려보는 노부나가를 향해 일영은 대뜸 입을 열었다.

“보통 이 각도에서 예쁘기 힘든데, 예쁘네.”

흥분을 억누르는 듯 낮게 깔리면서도 특유의 장난기가 뒤섞인 어투다. 그의 말을 들은 노부나가는 살짝 볼을 붉히며 화답했다.

“아첨이 많이 늘었어.”

“아첨이라니. 서운하게.”

일영은 그녀의 다리를 계속 쓰다듬으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리고 그녀가 무어라 다시금 말을 하려던 그때.

할짝.

“무, 무슨!”

갑작스럽게 발바닥에서 느껴진 끈적한 감촉에 노부나가가 어깨를 흠칫 떨었다. 그리고 곧 그녀는 일영이 자신의 발바닥을 핥았다는 걸 깨닫고 눈이 찢어질 정도로 뜨며 외쳤다.

“그, 그걸 왜!”

“응? 왜?”

그러나 일영은 뭐가 문제냐는 듯이 웃을 뿐이었고, 노부나가는 몇 번이나 입술을 달싹거리다가 이윽고 눈을 질끈 감은 채 말했다.

“더럽지 않느냐…….”

다행히 일영을 부르기 전 몸을 씻으며 발을 닦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발은 더럽다. 그런 부끄러운 곳을 사랑하는 사람이 핥았으니 그녀 입장에선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정작 일영은 한없이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으니.

“더럽긴.”

할짝.

“이, 일여엉!”

그러곤 보란 듯이 발바닥을 다시금 핥는 게 아닌가. 때문에, 노부나가는 발을 빼기 위해 몸을 비틀었지만 야차라고 불리는 사내의 손길을 벗어나기엔 힘이 부족했다.

그리고 그 순간.

“내가 사랑하는 여인의 신체 중, 더러운 부분이 있던가.”

일영은 부끄러워하는 그녀에게 그렇게 말했고, 곧 설렘을 느낀 그녀가 움직임을 멈춘 그 순간 일영은 하웁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발가락을 입에 머금었다.

거기까지 하니 노부나가도 이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사실 그녀로서도 일영의 행동은 한없이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당황스러운 것은, 그가 핥는 순간 그녀의 둔덕에서 애액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 이 무슨…….’

일영의 혀가 그녀의 새하얀 발을 훑었다. 때때로 그는 발등을 핥았고, 번들거리는 침이 그녀의 발등과 발바닥을 따라 흘러 발목을 적셨다.

곧 노부나가는 느꼈다.

이 광경, 배덕감이 엄청나다는 걸 말이다.

하우읍, 할짜악…….

건장한 걸 넘어서, 열도에서 쉬이 보기 힘든 체구를 가진 일영의 이명은 야차다. 전장에서 만날 바에는 차라리 할복을 택하겠다는 그런 사내란 말이다. 그런데 그런 남자가 자신의 발을 정성스럽게 핥고 있는 모습은 그녀의 입장에서도 한없이 부끄러운 동시에 꼴리는 광경이었다.

때문에, 그녀는 어느새 완전히 다리의 힘을 푼 채로 배에 손을 얹었다. 탄탄하게 자리를 잡은 11자 복근을 따라 치골을 훑고 가장 은밀한 둔부 위에 손가락을 올렸다.

찰팍.

이미 차오른 애액이 그녀가 꼴려있다는 걸 반증하고, 그녀는 뻐끔거리는 보지에 천천히 손을 밀어 넣으며 신음을 터트렸다.

“……흐응♡”

그러나 그녀는 몰랐다.

꿀꺽.

자신들의 가장 은밀하고도 천박하며, 야릇한 광경을 지켜보는 도둑 고양이가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

‘……이, 이게 정사(??).’

노부유키의 얼굴은 이보다 더 붉어질 수 없을 정도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녀는 몇 번째 침을 삼켰는지도 모를 지경에 처해 있었고, 그저 멍한 눈으로 눈앞의 적나라한 관계를 바라볼 따름이었다.

흐응♡ 하아응♡

어느새 교태가 뒤섞인 언니의 목소리가 울리고, 그에 화답하는 일영의 혀 놀림이 더욱 강해진다. 때문에 노부유키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더 보게 되면 안 된다.

이미 뇌가 야릇한 정사의 향취에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그녀는 지금이라도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에 걸음을 옮기려 허벅지를 비틀었다. 그러나 그 순간.

차릅!

허벅지 사이에서 느껴지는 질척한 감각과 함께 조용한 실내에 울리는 물소리에 그녀는 순간적으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혹시 눈치채진 않았을까 다급히 입을 막았으나, 정말 다행이게도 노부나가와 일영은 그녀의 모습을 발견하진 못한 듯싶었다.

다만 노부유키는 발견하고 말았다.

‘이, 이건.’

허벅지 사이를 적신 그것의 정체와 다다미에 뚝, 뚜둑떨어지는 액체. 그녀는 비록 처녀였으나 그것을 모를 정도로 무지하진 않았다.

‘애액.’

그것을 인정하자 노부유키는 거의 반쯤 무너져 내리듯이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것을 확인한 순간, 자신이 느껴버렸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때문에, 그녀는 멍한 눈으로 다다미에 점점이 떨어진 애액을 손가락으로 문댔다.

미약한 액체가 손가락을 스쳤으나, 그마저도 곧 사라져 잔물감만 남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노부유키는 무언가 홀린 듯이 천천히 다리를 좌우로 살짝 벌린 후 천천히 가랑이 사이로 손을 들이 밀었다.

여전히 시선은 창가를 향해 있었고, 때마침 그 순간.

“……정말, 못말리는 암캐네.”

낮고 그르렁거리는 듯한, 성욕을 억누르는 데 실패한 일영의 나지막한 읊조림을 시작으로 노부유키는 눈을 질끈 감은 채.

“읏, 으읏.”

찔꺽, 쯔럭…….

천천히 자위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다 노부나가가 자신의 동생이 옆방에 있었는지 몰랐듯, 오다 노부유키 역시 모르는 사실이 있었으니.

‘…….’

그녀가 반쯤 성욕에 굴복하여 씹을 쑤셔대는 방 바로 위, 오다 노부나가 휘하 닌자단의 수장인 타키가와 카즈마스. 그녀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

흔들리는 동공으로 두 자매의 음탕한 모습을 본 그녀는 일영을 힐끔 바라보곤 생각했다. 아무래도, 저 남자는 야차가 아니라 색귀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라고 말이다.

그러나 그녀도 몰랐던 사실이 있었으니.

자신도 모르게, 속옷이 살짝 젖었다는 점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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