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화 〉 나, 진짜 나쁜 새끼구나
* * *
“박아드리겠습니다. 당주.”
일영의 시선이 노부나가의 앙다문 보지에 닿았다. 너무 무성하게 자라지 않은 털 아래로 보이는 선홍빛 선이 울컥 애액을 뱉어낸다. 그것만으로도 가히 절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머금었다.
노부나가의 애틋한, 그리고 안달 난 시선을 느끼며 일영의 손길이 부드럽게 그녀의 허리를 쓰다듬었다.
“흐읏.”
달아오른 분위기 속에서도 조금은 서늘함을 간직하고 있는 그의 손길에 노부나가의 몸이 일순간 비틀어졌다.
다리가 아치를 그린다. 조금 전까지 음란하게 일영의 자지를 감싸던 발이 까닥거려지고, 허리는 그의 손길을 따라 이리저리 꿈틀거렸다.
가슴이 흔들린다. 유두가 서고, 몸 곳곳이 홍조라도 띤 양 붉어진다.
그리고 마침내.
“하아악♡”
일영의 몸이 그녀의 몸 위로 포개어지며 자연스럽게 둔덕에 거근이 밀려 들어갔다. 단번에 끝까지 자지가 박히자, 노부나가는 특유의 위엄도 잊은 채 눈물을 살짝 글썽거리며 입을 쩍 벌린 채 침을 흘렸다.
“너, 너무우…. 그, 급하!”
그간의 관계로 본능에 가깝게 허리를 들고 최대한 질을 열어서 망정이지, 하마터면 상처라도 입을 뻔했다. 그러나 그때. 자지를 포근하게 감아주는 질의 꿈틀거림에 일영은 잔잔한 미소를 머금은 채 나지막이 속삭였다.
“조금 전까지 발로 주물럭거리던 자지에 박히니까 어떤 기분이십니까. 당주.”
“…그, 그거야.”
좋을 리가 없지 않겠느냐라고 답하려 했다. 그러나 그녀는 알까. 지금의 자신이 유곽의 날고 기는 유녀들 따위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야릇하고 색기가 넘친다는 걸.
순간, 일영의 허리가 솟구친다.
그리고 노부나가의 열린 입술에 기습적으로 입을 겹치고, 혀를 들이밀어 마음껏 탐닉을 시작했다.
뿐인가.
손을 뻗어 손을 가득 채우고 살짝 삐져나오는 노부나가의 가슴을 취했다. 그러면서도 솟구친 자지로 살살 질벽을 긁어 달아오르게 만드는 것이다.
하아, 하으응, 흐에으부으♡
달뜬, 때론 과호흡마저 걱정될 정도의 신음이 터진다. 그토록 위엄이 넘치던 당주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일영의 아래 깔린 노부나가는 단지 한 마리의 암컷일 뿐이었다.
일영은 쉽게 사정하지 않았다.
지속된 관계로 지루가 되었냐고? 그럴 리가. 단지 최선을 다해 참을 뿐이다.
“하아, 하아….”
일영의 숨결이 고개를 돌린 채 눈을 질끈 감은 노부나가의 뺨을 간질였다.
찕걱, 찌붑, 쯔루웁.
애액과 살짝 새어나온 정액이 섞여 실로 음탕한 소리를 자아낸다. 둘의 숨결은 더욱 거칠어지고, 머잖아 일영의 허리가 멈칫하고 뒤로 빠지려던 그때.
“안 돼에에….”
노부나가의 허벅지가 일영의 허리를 감싼다. 동시에 들어진 상체가 일영의 목에 감싸여진다. 그녀는 일영이 어떤 반발도 하지 못하게 하려는 듯, 반쯤 풀린 눈으로 그의 뺨을 하우웁삼키며 속삭였다.
“안에 싸거라. 명령이니라….”
이미 밀려온 쾌락에 제정신은 아니었다. 조금 더 이 쾌락을 느끼고 싶다는 생각만이 가득할 따름이었다. 그리고, 이 남자의 우수한 씨앗을 품고 싶다는 암컷의 본능이기도 했다.
“다, 당주.”
미약하게나마 이성의 끝을 잡고 있던 일영이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려 했으나, 그 순간 그녀의 도드라진 유두가 일영의 가슴을 스쳤다. 동시에 일영의 허리 역시 한계라는 듯 경련하자 그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뷰르릇, 뷰릇!
실로 건강한 정액이 단번에 자궁을 가득 채운다. 자궁 끝까지 닿은 일영의 자지에서 밀려나온 백탁액이 벽을 스치며 흐르는 감각에 노부나가는 무심결 눈을 감고
하우우우으으….
따스함을 만끽한다.
그렇게 첫 번째 관계가 끝이 났으나, 일영도 노부나가도 단지 서로를 껴안고 누울 뿐 자지는 빼지 않았다.
허벅지 안쪽, 서로의 성기가 여전히 이어진 상태로 일영은 만족감에 배를 쓸며 옅은 홍조를 띤 미소를 짓는 노부나가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겨주며 물었다.
“…안에 싸는 건 위험하지 않을까.”
어느새, 존대에서 반말로 넘어왔으나 둘 중 누구도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노부나가는 그런 일영이 너무 좋다는 듯 탄탄한 가슴에 얼굴을 파묻으며 말했다.
“…아이가 생기면, 낳으면 된다.”
아니, 차라리 생기기를 바란다. 그러면 네게 조금 더 사랑받을 수 있지 않을까.
스읍, 후.
깊게 삼킨 숨결 사이로 일영의 진한 체취가 코를 찌른다. 그녀는 실로 만족스럽다는 듯 일영의 품 안에서 눈을 감으며 자신도 모르게 말했다.
“…사랑한다. 일영. 너는 내 것이다. 내 가신인 것이다….”
일영의 시선이 내려가, 그녀에게 닿았다.
만족스럽게 웃으면서도 부끄러운 둣 눈을 감은 속눈썹이 흔들린다. 일영은 한쪽 손으로는 그녀의 등을, 나머지 한쪽 손으로는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예. 저는 당주님의 것입니다.”
동시에, 서서히 자지가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노부나가 역시 그것을 느꼈는지 헛웃음을 흘리며 일영의 입술에 자신의 입을 포갰다.
츄릅, 츄르읍.
다시금 야릇한 입맞춤 소리가 울리고. 방 안에는 신음이 흐르기 시작했다.
*
천수각의 상층은 늘 모습을 감추고 호위하는 닌자들을 제외하곤 대부분 비어있는 상태다. 애초에 노부나가가 번잡한 것을 싫어하는 것은 둘째로 치더라도 일영과의 관계를 하다 보면 자신들도 모르게 온갖 신음을 터트리곤 하는 것이다.
하으으에으! 흐아으앙♡
요시나리는 눈을 감고, 정좌를 한 상태로 옆방에서 들려오는 신음을 애써 무시하고 있었다. 그리곤 속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당주께서도 외로우셨을 거야.’
두 달간 적잖은 관계를 맺었다. 오죽하면 이대로 임신이 되어버리는 건 아닌가하는 걱정을 하면서도 내심 그러길 바란 적도 있다.
후에에…. 흐아앙!
벽에 기댄 것인지, 벽 너머로 쿵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뒤이어 일영의 허리 박자에 맞춰 미약하게 벽이 흔들린다.
하아.
요시나리의 입에서 가쁜 숨이 터졌다. 정좌를 한 옷 아래가 축축했다. 아무리 무시를 하려고 해도 애액이 흐르는 것까지 막을 순 없던 탓이다.
‘…일여엉,’
사랑하는, 연모하는, 은애하는 남자의 이름을 속으로 되뇌인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뻐끔거리는 보지로 천천히 손을 내렸다.
‘흐읏….’
꽉 깨문 입술 사이로 신음이 흐른다. 살짝 누른 보지의 경사에서 손가락을 따라 애액이 흐르고, 머지않아 요시나리는 흥건하게 젖은 보지를 천천히 문질렀다.
비비는 손끝의 감각이 몸을 떨리게 만들고, 폭유에 가까운 거유의 끝이 봉긋하게 솟았다. 그녀는 어느새 야릇한 암컷이 되어 입을 벌린 채 열심히 보지를 쑤셨다.
쯔룹, 쯔붑. 찔걱….
야릇한, 아니차라리 색정적인 소리가 귀를 울리고, 벽 너머의 신음이 심장을 미친 듯이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동시에 조금은 원망스러운 마음을 품는다.
‘나쁜 남자…. 하지만.’
알고 있다. 저런 남자에게 반한 자신이 잘못이라는 걸. 너무나 매력적이기에 도저히 독차지 할 자신조차 들지 않는다.
처음엔 단순이 균열을 훑으며 애액을 길게 을이던 손가락은, 어느새 벽에 기대어 다리를 양쪽으로 벌리게 되어 보지를 쑤신다.
앙다물어져 있던 보지의 뻐끔거리며 손가락을 삼키고, 엉덩이의 골 사이로 흥건한 애액을 흘리게 만든다.
녹색의 다다미에 애액이 흘러 젖고, 그녀는 옷자락을 입에 문 채로 눈을 질끈 감고 열심히 보지를 쑤셨다.
발가락 끝이 오그라든다.
동시에, 묘한 패배감과 쾌락이 척추를 따라 흐르는 것이다.
그러나, 곧 요시나리는 살짝 눈물이 맺힐 수밖에 없었다.
‘가고 싶어….’
고작 손가락 따위로는 도무지 만족이 되지 않는다. 자지가 필요하다. 다른 남자들 말고, 일영의 자지가 필요하다.
‘중독된 걸지도….’
이 정도면 차라리 확신에 가깝다. 일영의 자지는 중독적인 동시에 너무나 매력적이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하나의 성기에 불과할 뿐, 결국 그녀가 온 마음을 다 바쳐 사랑하는 남자의 것이기에 그랬다.
요시나리는 손을 멈췄다. 좌우로 벌린 다리도 좁힌 채, 살짝 무릎을 끌어안았다.
그러나 그때.
드르륵.
“요시나리.”
알몸에 긴 장포를 걸쳤다. 도드라지는 복근과 그 위에 새겨진 흉터가 유독 눈에 띄었고, 일영은 살짝 눈물을 글썽인 채로 자신을 올려보는 이 귀여운 여자의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집어 넣었다.
끙차소리와 함께 일으키자, 폭유가 흔들리고 설마 하는 표정이 눈에 밟힌다. 그러자 일영은 슬며시 그녀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주고 속삭였다.
“사랑해.”
그 순간.
언제 패배감에 눈물지었냐는 듯, 요시나리의 얼굴이 환하게 변했다.
“…응!”
그리고, 그 얼굴을 본 일영은 무심결 생각해버렸다.
‘나, 진짜 나쁜 새끼구나.’
라고 말이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천수각의 상층에는 한동안 세 남녀의 신음이 울려퍼졌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오와리의 겨울이 서서히 지나가고, 그 땅에 사는 이들이 다가올 전운을 느끼며 다른 의미의 추위를 느끼고 있을 무렵.
“…여기가, 오와리.”
검은 죽립진가사를 쓴 한 여자가 소녀의 손을 붙잡고, 허리에 멘 검을 쓸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