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화 〉 박아드리겠습니다. 당주.
* * *
“아.”
그제야 일영은 오다 노부나가의 행동이 그런 뜻이 아닌, 상처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는 걸 깨닫고 얼굴을 붉혔다. 자신도 모르게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흐음?”
그러자, 되려 오다 노부나가의 눈이 게슴츠레 변했다. 그녀는 일영의 탄탄한그러나 살짝 가슴이 아픈 흉터가 남아있는 배를 쓰다듬다가 무심결 웃음을 터트렸다.
‘하긴, 나도 많이 쌓였으니.’
일영의 생각을 눈치챈 탓이다. 거기에 일영은 혹여 땀 냄새라도 날까 봐 눈을 굴렸으나, 그 묘한 체취가 유달리 색정적으로 느껴진다. 때문에, 노부나가는 뒤에서 일영을 붙잡고 있던 요시나리를 힐긋 바라보았다.
무려 두 달이다.
두 달씩이나, 일영을 요시나리가 독점한 것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만큼은 요시나리도 별말 없이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어.”
일영은 볼을 긁적거렸다. 자신을 둘러싼 두 여자의 묘한 눈빛 교환을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둔하지 않았기에.
“옆 방에 있겠습니다.”
요시나리는 그렇게 말하곤, 은근한 움직임으로 일영의 뺨에 자신을 뺨을 비비곤 뒤로 물러섰다. 그러곤 부끄러운 듯 홍조를 띠는 모습을 본 일영은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그때였다.
우븝!
일영의 뺨이 노부나가의 손에 붙잡히고, 강제로 돌려진 일영의 시선이 자신보다 머리 하나는 아래 있는 노부나가에게 닿았다.
“…건방진 가신 놈.”
그녀는 자신을 앞에 두고 요시나리를 보며 웃은 것이 그렇게도 분한지, 실제로 미약한 살기마저 머금은 채 일영을 향해 속삭였다.
“두 달 동안, 요시나리와 적잖이 즐거웠더읍!”
그러나, 이번엔 일영이 참지 못했다.
일영은 마치 성난 고양이라도 된 양 눈꼬리를 올리며 갸릉거리는 노부나가의 목덜미를 부드럽게 감싸곤 살며시 입술을 맞췄다.
으웁 따위의 야릇한 소리가 울리고, 노부나가 역시 혀를 빼꼼 내밀어 일영에게 화답했다.
선홍빛 혀가 얽히고설킨다.
반짝이며 길게 늘어진 침이 끊어지고, 곧 두 남녀는 서로를 탐했다. 뜨거운 숨결 사이로 설렘과 욕정이 섞인 목소리가 울린다.
“…노부나가.”
이제는 익숙해진, 가신으로서가 아닌 남자로서 그녀를 부르는 이름. 일영의 말에 그녀는 싱긋 웃음을 지으며 그의 목덜미에 팔을 감싼 후 답했다.
“왜 그러느냐. 일영.”
히라테 히카게가 아닌, 일영.
어느 순간부터 암묵적으로 정해진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둘의 입이 다시금 포개진다. 슬며시 내린 손으로 가슴을 묶은 붕대를 풀자 봉긋한 가슴이 도드라진다.
스윽.
“흐읏….”
노부나가의 입에서 들뜬 신음이 터지고, 둘은 입술을 포갠 상태로 천천히 뒤로 걸어 침상으로 향했다. 그리고 일영은 노부나가를 눕힌 후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를 쓸어넘겼다.
윤기가 흐르는,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비단과도 같은 머리카락이 일영의 손을 따라 흘러내린다.
그리고 일영은 가슴을 드러낸 채, 늘 그렇듯 뽀얀 속살을 장포 하나로 가리며 누워있는 그녀의 귓불을 살짝 깨물며 속삭였다.
“…늘 생각하지만, 옷차림이 너무 야하신 것 아닙니까. 노부나가.”
색기가 담긴, 다정한 존대가 귓가를 스친다. 노부나가는 본능적으로 허벅지를 꼬며 자신을 덮친 듯 엎드린 일영의 뺨에 자신의 뺨을 비비며 마찬가지로 속삭였다.
“그래서, 싫더냐.”
“그건 아니지만….”
그래도, 남들의 앞에선 주의를 해야하지 않겠습니까일영은 그렇게 속삭였고, 노부나가는 환한 미소를 머금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겠다.”
어릴 때의 반항심이 만든 옷차림이었다. 언제나 아버지와 비교되며, 장녀라는 이름 아래에서 모든 것을 평가받던 반발심에 풀어진 옷차림을 고집하던 그녀다.
때문에, 다른 가신이 그것을 지적했다면 건방지다며 벌이라도 주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일영은 달랐다.
오다 노부나가의 허벅지 사이로 일영의 다리가 스윽들어간다. 동시에 젖어가는 둔덕의 느낌이 무릎에 걸리고, 일영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목덜미를 가볍게 물었다.
츄릅.
숨결 사이로 내민 혀가 부드럽게 그녀의 목선을 훑는다. 굴곡을 따라 살결의 감촉이 떨리고 일영의 목에 휘감긴 팔에 힘이 들어간다.
하웁.
일영은 노부나가의 목덜미를 마치 과일을 입에 머금듯 삼켰다. 살덩이가 살짝 딸려오고, 머지않아 붉은 자국이 남는다.
그는 자신이 남긴 흔적을 만족스럽게 바라보곤, 이윽고 쇄골로 내려갔다. 그러자 노부나가는 자신의 가슴팍으로 얼굴을 파묻는 일영을 다정한 눈으로 바라보며 슬며시 머리를 쓰다듬었고, 그 역시 서서히 내려가 그녀의 가슴골에 고개를 파묻었다.
스읍후.
내쉬고 들이마시는 숨결 사이로 진한, 여인의 체취가 밀려온다. 뭐랄까. 분명히 평범한 살 내음인데 조금 더 야릇하고 푸근하다고 해야할까.
“후훗. 아이같구나.”
노부나가의 웃음이 귀를 스친다.
아이라는 말에 순간 피식한 그였으나, 머지않아 하웁하고 입을 열어 그녀의 봉긋한 가슴의 끝자락을 삼켰다.
입안 가득 밀려온 살덩이의 끝에 딱딱하게 굳은 꼭지가 혀를 건드린다. 동시에 흐으읏…하는 야릇한 비음이 머리 위에 울렸다. 일영은 그 야릇한 비음에 그녀의 유두 끝을 깨물었다.
“하으응!”
신음이 터지고, 몸이 떨리며 허리가 들린다. 그러자 일영은 아래로 내려진 그녀의 손목을 붙잡아 머리 위로 들리게 만든 후 푸하소리와 함께 입술을 떼어냈다.
번들거리는 침에 범벅된 가슴이 흔들린다.
동시에, 일영은 홍조를 띈 그녀의 뺨을 부드럽게 흔들며 속삭였다.
“보고 싶었습니다.”
“…그, 그런 말을.”
부끄러운 말을 잘도 한다. 노부나가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눈을 감았고, 일영은 문득 시선을 내려 자신의 발과 겹치는 고운 발을 바라보았다.
선홍빛 복숭아 뼈가 도드라지고, 조각이라도 한 듯 반질거리는 흰색 발이 힘껏 웅크려진다. 그러자 일영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노부나가.”
“으, 응?”
어딘가 장난기가 돈 목소리다. 일영은 그녀의 이름을 부른 직후 겨드랑이 손을 집어넣어 일으켜 세우곤 스륵바지를 벗었다. 그러자 곧 다른 남자와는 비교할 수 없이 거대한 자지가 앞뒤로 흔들리며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곤 왜인지, 일영은 벽에 기대어 앉고는 그녀의 발을 자신의 허벅지 위로 올리는 것이다.
“…일영?”
갑작스러운 일영의 행동에 노부나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당최 뭘 원하는지 모르기에 그런 것이다. 그러나 그때. 일영은 동그랗게 눈을 뜨고 자신을 바라보는 노부나가의 홍조 띤 뺨을 가볍게 쓸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서역의 물품에 관심이 많으셨지요.”
그의 시선이 천수각 구석에 있는 풀 플레이트 아머에 닿는다. 그러자 노부나가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일영은 잘 되었다는 듯 속삭였다.
“서역에서 관계를 맺을 때, 전희로 가끔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흔히들 풋잡이라고 하죠.”
“…푸우자브?”
오물거리는 입술에서 어설픈 발음이 내뱉어진다. 일영은 그런 그녀가 귀엽다는 듯 가볍게 머리를 쓰다듬곤 말했다.
“발로 제 자지를 괴롭혀주시면 됩니다.”
“바, 발로?”
그제야 노부나가는 일영이 어떤 걸 원하는 지 깨닫고는 눈동자가 흔들렸다. 동시에 한쪽 구석에 밀어넣고 있던 주군으로서의 자존심이 고개를 들었다.
더욱이, 발이라니.
그런 행위는 들어보지도 못했다. 때문에 뭐라고 말하려던 그녀는 문득 일영의 기대감이 섞인 눈을 바라보고 고개를 숙였다.
“거, 건방진 놈,”
발로 남근을 주무르라니. 이 얼마나 파렴피한 짓인가. 그래, 상상도 하지 못할 불경한 짓이다. 분명히 그럴 텐데….
움찔.
노부나가는 순간적으로 자신의 발바닥이 움찔거리는 걸 느끼며 몸을 떨었다. 동시에 기다리기라도 하는 듯 꿈틀거리는 거대한 자지를 보자 결국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던 것이다.
“이, 이런 게 뭐가 좋다고….”
노부나가의 발이 천천히 자지에 닿는다. 발끝이 귀두를 스치고, 도드라진 혈관에 발바닥이 닿는다.
그때, 가볍게 그녀의 새하얀 허벅지를 쓰다듬은 일영은 흥분에 갈라진 목소리로 속삭였다.
“두 발로 해보시지요. 당주.”
당주.
이럴 때 들으니, 그만큼 야릇한 말이 없었다. 노부나가는 못 이기는 척 나머지 말을 들어 일영의 자지를 감쌌다.
새하얀 발바닥이 천천히 일영의 자지를 쓰다듬었다. 발바닥 특유의 매끈한, 조금은 단단한 감촉이 묘한 쾌락을 주었다.
하지만, 백미는 따로 있었으니.
“귀여우십니다.”
“다, 닥치거라.”
일영은 못 이기는 척, 억지로 하는 척하면서도 허벅지를 꼬면서 열심히 자지를 애무하는 자신의 주군을 바라보았다. 뭐가 그렇게 부끄러운 것인지, 그녀는 거의 터질 듯 달아오른 얼굴로 힘겹게 자지를 감싸고 비볐다.
“하아.”
그의 입에서 흥분이 섞인 신음이 터진다. 실질적인 쾌락은 차라리 펠라치오가 낫겠으나, 정복감은 실로 형용할 수 없는 것인 탓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 풋잡을 받았을까.
“으윽….”
다리에 쥐가 났는지, 순간 노부나가의 미간이 좁혀졌다. 때문에 일영은 그만 해도 괜찮다는 듯 그녀의 발을 부드럽게 치워 주물러주며 입을 맞췄다.
하웁, 추르읍, 할짝….
야릇한 소리가 방을 채우고, 노부나가는 언제 미간을 좁혔냐는 듯 적극적으로 일영의 목을 끌어 안았다.
그리고 그 순간.
일영은 허벅지에 느껴지는 질펀한 애액을 느끼며, 피식 웃으며 속삭였다.
“박아드리겠습니다. 당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