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화 〉 모리 요시나리(3)
* * *
세상에서 제일 멍청한 짓이 있다면, 그건 어떠한 애무도 없이 곧바로 삽입하는 것이다. 일영은 그걸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츄릅…초옥….
야릇한 소리가 방안을 울렸다. 둘은 어떠한 조명도 켜지 않고 넓은 창가로 비치는 달빛을 조명 삼아 서로의 몸을 탐했다.
일영은 실눈을 떠, 부드럽고 열띤 숨을 내뱉으며 무아지경으로 혀를 놀리는 요시나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달빛에 그녀의 얼굴 반쪽이 비쳐 평범했던 피부를 새하얗게 만든다. 이윽고 예쁜 선을 그리며 감겨있던 그녀의 눈이 떠지며 서서히 입술이 멀어진다.
둘 사이로 길게 늘어진 실선이 허공에서 뚝. 하고 끊어지고, 요시나리는 붉게 홍조 띤 얼굴로 짐짓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나. 처음이야.”
아. 미치겠다.
요시나리는 알까. 조금 전 그녀가 한 말이 발기부전이 아닌 이상 무조건 설 수밖에 없는 말이라는 걸.
“미안. 나는 처음이 아니네.”
그녀에게는 미안하긴 했지만, 이미 일영은 몇 번 경험이 있었다. 물론 유곽에서는 아다를 땠다거나…그런 건 아니었다. 2달간 섹스보다 살아남기에 급급했고, 또 그렇게 급하지도 않았으니까.
다만 혹여 그녀가 상처를 받을까 조금은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었다.
“괜찮아. 그 정도는 예상했으니까.”
하지만 요시나리는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시대상을 생각해보면 경험이 없는 쪽이 이상한 거겠지.
일영은 그런 생각을 하며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요시나리 역시 더 이상의 대화는 필요 없음을 깨닫고 미세하게 떨리는 손을 어깨로 향해 옷을 끌어 내렸다.
새삼 이 세상이 어딘가 묘하게 비틀렸다는 걸 느낀다. 그렇게 크고 흉악한 창을 휘두르면서, 옷을 끌어 내리자 보이는 것은 또래 여자와 같은 가녀린 팔이었다.
“잠깐. 요시나리.”
일영은 아예 옷을 벗으려는 그녀의 손목을 잡아 멈췄다. 그러자 요시나리는 부끄러움과 의문이 담긴 눈으로 그를 올려보았고, 일영은 그런 그녀를 부드럽게 품에 끌어안고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천천히 하자. 급할 거 없잖아.”
해가 진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일영은 그녀를 아침까지 놓아줄 생각이 없었고, 조금 전 그걸 대놓고 말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응.”
그의 말에 잠시 멍하니 일영을 바라보던 요시나리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고, 둘의 입술이 다시금 포개졌다.
이전의 키스 역시 진하긴 했으나, 지금의 키스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처음에는 부드럽게 입술을 맞춘다. 까슬한 빵에 우유를 적셔 부드럽게 뜯어먹듯 천천히 서로의 입술을 적신다.
츄릅쪼옥.
야한 소리가 귓가에 울리면 울릴수록 둘의 키스는 더욱 농밀하고 진해졌다. 일영은 이내 장난스럽게 그녀의 가느다란 이빨을 훑고 재빨리 혀를 뺀 후에 그녀의 입술을 가볍게 핥았다.
그리고 더 이상 참지 못한 일영은 천천히 그녀의 왼쪽 어깨에 손을 올려 천천히 옷을 내렸다.
“흐읏….”
아직 남자를 모르는 처녀의 신음답게 순박하고 솔직한, 애써 참는듯한 소리가 일영을 더욱 흥분시켰다.
그녀의 속옷을 끌어 내리고, 이내 완전히 밖으로 튀어나온 그녀의 가슴을 쥐었다.
“하아으앙….”
사랑스럽고 야릇한 비음이 터져 나온다.
손에서 느껴지는 풍만한 폭유는 나름 큰 일영의 손으로도 다 잡지 못할 정도로 컸다.
입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숨소리와 타액. 손에서 느껴지는 몸의 떨림과 촉감을 음미하듯 눈을 감고 즐긴다.
“으아으응…흐앙….”
아무래도 가슴이 성감대인 듯, 요시나리는 어느새 혀를 움직이는 것도 잊고 일영의 부드러운 애무에 몸을 떨었다. 일영은 그런 요시나리를 꽈악 끌어안으며, 더욱 가슴을 거세게 쥐었다.
“히끄으응…!”
동시에 버튼이라도 눌린 듯 요시나리의 입에서 너무나 야한 신음이 터져 나왔다. 일영은 그런 요시나리의 매끈한 등을 부드럽게 쓸으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가슴은 물려받은 거야? 아니면 요시나리만 그런 거야?”
이건 꽤 궁금했던 문제다. 이 정도 폭유라면 유전일까. 아니면 그저 요시나리만 엄청나게 크게 자란 걸까. 어느 쪽이던 이런 가슴을 가지고 있다면 축복이지만 말이다.
그렇게 말하며 손가락을 들어 천천히 그녀의 유두를 간지럽히자, 간드러진 비음이 터져 나오며 그 사이에 대답이 섞였다.
“흐에으앙…. 무, 물려받은 게 아니라앗…나만…흐으엥!”
아쉽게도 유전은 아니었나.
일영은 귀여운 신음을 터트리는 요시나리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고는 고개를 숙여 요시나리의 가녀린 목을 앙. 하고 물었다.
급해지면 안 된다. 2달간 쌓인 성욕은 일영을 미친 듯이 충동질했으나 일영은 그것을 모두 억누르며 천천히, 천천히 그녀를 먹어가고 있었다.
“흐아…우….”
목에서 느껴지는 축축한, 그러나 다정한 키스에 요시나리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뿐 아니라 일영의 손이 여전히 요시나리의 폭유를 공략 중인건 당연했고 말이다.
어느새 그녀의 목을 타고 오른 일영의 입술은 귀와 턱 사이에 닿았다. 그는 고개를 조금 틀어 그녀의 귓불을 입에 넣고 혀로 핥았다.
“흐으으앙…♡”
쾌락에 절여진, 처녀의 비음만큼 듣기 좋은 울음소리가 있을까. 일영은 요시나리의 신음이 더욱 크고 아름답게 울리도록 그녀의 귓불을 더욱 입에서 굴렸다.
“흐에으아응…우으♡”
몸이 점점 뜨거워지는 게 느껴진다. 일영은 천천히 귓불을 입에서 빼내고 그녀의 귀를 가볍게 핥으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처음치고는 너무 잘 느끼는 거 아니야?”
“그, 그거야…흐아응…네, 네가 너무…자, 잘하니까앗…!”
일부러 물음을 던진 후, 가슴을 비틀어 말 사이사이에 신음이 섞이도록 만든다. 의도한 것이긴 했지만 반응이 너무 귀여워서 일영은 가볍게 요시나리의 뺨을 쓰다듬었다.
“…나빴어.”
그러자 자연히 애무는 옅어졌고, 요시나리는 뜨거운 숨을 내뱉으며 일영의 가슴에 고개를 숙였다.
“…장난 그만…치고…제대로 해줘.”
그러곤 차마 시선을 맞추지도 못한 채 말했다. 그게 처녀인 요시나리에게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 말인지 아주 잘 아는 일영이었기에, 그는 선생님이 제자를 칭찬하듯 머리를 쓰다듬으며 잔잔히 웃었다.
“그래. 제대로 해줄게.”
일영은 천천히 고개를 숙여 자신의 얼굴과도 맞먹는 거대한 2개의 가슴을 눈에 담았다. 그리고 곧 조심스럽게 왼쪽 가슴의 아래를 받치고 부드럽게 깨물었다.
“흐아으에으…!”
강한 쾌감이 요시나리의 척추를 따라 흘렀고, 다리는 어느새 일영의 등을 휘감고 팔은 그의 목을 걸고 있었다. 자연히 둘은 반쯤 누운 자세가 되었다.
귓가에 들리는 신음과 몸을 옭아매는 여자의 체취를 느끼면서, 여유롭게 혀를 굴려 그녀의 유두를 애무했다. 막 깐 푸딩의 겉을 핥아먹듯 조심스러운 애무에 요시나리는 눈을 질끈 감고 애써 신음을 참으려 했으나, 이내 일영이 유두를 한번 깨물자 그건 부질없는 저항이 되고 말았다.
“흐아앙♡”
쾌락에 점철된 울음이 터지고, 일영의 배와 맞닿은 보지는 이전보다 확연히 젖어가며 물을 뚝. 뚝. 흘렸다. 일영은 그것에 화답이라도 하듯 한쪽 손을 내려 그녀의 허벅지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츄릅쪼옥.
“후에으아에…조, 좋앗♡”
가슴을 빠는 음탕한 소리와 요시나리의 신음이 합쳐지자 일영 역시 자지를 세우지 않을 수 없었다.
스윽.
매끈한 굴곡을 따라 손을 올리자 곧 반쯤 벗겨진 옷 사이로 그녀의 허리가 걸린다. 과연 무장답게 군살 따위는 없는 아름다운 몸매가 더욱 야릇하게 느껴졌다.
일영은 천천히 그녀의 복부를 쓸었고, 그녀의 탄탄한 복근이 느껴지자 놀랐다는 듯 장난스럽게 속삭였다.
“이래서 말을 잘 타는 건가? 뱃살이 없네.”
“자, 장난치지 말라니까앗…후으.”
물론 그러면서도 손은 여전히 그녀를 안달나게 만들고 있었으니, 요시나리는 일영을 원망스럽게 흘기면서도 몸은 더욱 그를 원한다는 듯 거세게 껴안았다.
슬슬 한계였다. 남자가 처음인 요시나리는 다시금 섞인 술기운과 일영의 능숙한 애무에 반쯤 정신이 나가 있는 상태였다. 그 결과로 이미 아래를 가린 속옷은 속옷이라 부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젖어있지 않는가.
그녀도 아예 섹스를 모르진 않았기에, 저릿한 아래의 갈증을 해소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일영이 장난스러운 애무만 계속할 뿐이어서 요시나리의 입장에선 애가 탈 수밖에 없었다.
그때, 그녀의 조급한 얼굴을 확인한 일영은 짐짓 피식 웃으며 그녀의 어깨를 부드럽게 끌어안았고, 귓가를 한번 혀로 핥고는 나지막이 속삭였다.
“지금 느끼는 감정. 솔직하게 말해봐.”
“무, 무슨…흐엥!”
그러나 그녀의 작은 반항은 일영의 가슴 비틀기 한번에 끝나고 말았으니, 요시나리는 귀여운 비음을 터트리며 눈을 질끈 감았다.
일영이 말하는 게 뭔지 안다. 무장이 아닌 여자로써의 직감이 외치고 있었다. 다만 부끄럽기 때문에 내뱉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한번 쾌락에 침몰한 처녀에게 찰나의 수치심으로 얻을 수 있는 쾌락이란 실로 선악과처럼 달콤한 것이었다.
“나, 나쁜 놈….”
요시나리는 얼굴을 붉히며 일영의 가슴에 콩. 콩. 하고 머리를 박았다. 굳이 이런 소리를 듣고 싶어하다니. 변태. 바보. 쓰레기….
그러나, 일영은 그런 요시나리의 귀여운 투정을 모두 이해한다는 듯 회색 머리카락을 쓸으며 말했다.
“부탁해.”
“…어줘.”
“응?”
분명히 들렸을 텐데. 일영은 일부러 애무도 멈추고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자 되물었다. 때문에 요시나리는 수치심과 부끄러움, 그리고 다가올 쾌락을 기대하며 목까지 붉어진 상태로 이전보단 확연히 커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자, 자지…넣어줘. 내…보, 보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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