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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백작 조교와 사육의 영지-142화 (142/144)

00142 소녀들의 만찬 =========================

“네...?”

아버님이라지만, 누이스조차 예상치 못한 말에 작고 나른했던 눈동자가 동그랗게 커졌다.

귀족도 가축이란 말이 순간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이다. 바닥에 쓰레기처럼 버려진 은발 하녀의 몸통을 울먹거리며 바라보던 헨디아도 어깨가 얼음처럼 굳어 이쪽을 주시했다.

“오늘의 메인 메뉴인 보지기사페라 정식 입니다.”

젖가슴 요리의 이후인 메인 메뉴가 들어오고 있었지만 백작을 제외한 누구도 관심이 없어보였다. 커다란 냄비에 담겨 주방장과 함께 대기하고 있는 보지기사 페라가 숨이 넘어갈 것 처럼 가쁜 숨을 헐떡거렸다. 피가 대부분 빠져나가 창백한 혈색에 공허한 눈초리가 그야말로 싱싱한 ‘고깃덩어리’ 같았다.

“위대한 푸른 피의 귀...족이 이런 고깃덩어리 ‘물건’들과 같아 진다고...요?”

같아진다는 것과 될 수 있다는 것에 차이가 매우 컸지만, 어찌되었건 충격적인 의미의 전달에는 충분해 보였다. 백작은 별것 없다는 표정으로 얼른 메인메뉴를 개시하라는 손짓을 한 뒤에 딸을 향해 자상하게 입을 열었다.

“물론. 순수한 귀족이라면 그럴 리 없겠지만, 가끔 ‘암컷’이라는 천한 본능을 주체하지 못하는 것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스스로 포로가 되거나 음란한 품성을 주체하지 못하는 천한 것들이지 누이스.”

“왕, 왕! 왕왕!”

“마, 맞아요. 그렇군요.”

평소보다 훨씬 더 자상한 목소리였지만 귀족의 가축화 가능성을 어째서인지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아버님에게 압도됨을 느꼈다. 어째서인지 구석에 엎드린 채로 기뻐하고 있는 메리라는 암캐조차 수상했다. 무릎을 꿇고 잘못했다고 빌고 싶어지는 뜨거운 이 기분.

머리 꼭대기에서부터 꾹꾹 눌러오는 시선에 절로 반쯤 고개를 숙여 찰랑거리는 앞머리로 붉어진 얼굴을 어떻게든 감추었다.

“네... 아버님...”

그리고 권위에 복종하듯 다소곳이 아랫배에 양손을 모아 대답을 입에 올린다. 주름진 치마의 앞섬이 꽉 쥐어진 두 손에 의해 푹 들어가 손목까지 먹어치운다.

“아, 안되... 아아...”

가느다란 헨디아의 절망에 찬 목소리가 새삼스러울 것도 없이 들려온다. 제 어미와 자매같던 하녀의 운명을 예감하기라도 한 듯 했다. 하지만 헨디아에게 관심이라도 보여주고 있던 누이스가 멍하게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순간부터 그녀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평민인 주방장조차, 하인들이 밀고 들어온 화려한 음식과 거대한 냄비의 앞에 선 후에 힐긋 시선을 준 것을 끝으로 보란 듯 요리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위대하신 백작님, 그리고 고귀하신 영애님을 위한 오늘 저녁만찬의 메인요리는 보지기사 전골입니다.”

“후후, 그래. 오랜만의 보지기사 요리를 먹어보겠군.”

“그렇습니다. 위대하신 백작님께서 10년 만에 건강하게 병마에서 완쾌하여 돌아오신 영애님을 위해 드물게 마련되는 보지기사 고기를 준비해 주셨습니다.”

짝짝짝짝!

꾸벅하고 차마 요리해야할 손을 더럽히지 못해 고개를 숙이는 요리사의 인사에 맞춰 이곳 저곳에서 박수소리가 울렸다. 하녀와 하인들을 비롯해 모두가 낮게 박수를 치고 있었고, 기절하 듯 버려진 제시조차 후들거리는 다리에 힘을 주며 상기된 얼굴로 양 손을 부딪치고 있었다. 아무런 압박을 받지 못하는 가슴의 방해로 손뼉이 가끔 어긋났지만, 유두 사이에 외나무 다리처럼 연결된 사슬이 씹히면서도 묵묵히 박수를 치는 모습은 고지식한 성격은 절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짝, 짝...짝

“우윽, 흑! 으흐윽”

찌를 듯한 시선을 이기지 못한 헨디아도 어깨부터 떨리는 팔을 부여잡고 어떻게든 분위기를 맞췄다. 귀족도 아닌 이들의 시선이었지만 그들의 눈초리에 무서워하는 것 같이 보일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했다.

“아시다시피 타고날 때부터 식용으로 쓸모가 정해진 가축들에 비해 이 보지 ‘기사’들은 육질은 다소 떨어지지만, 평생 단 한분. 주인님이신 백작님께 육체와 정신을 바치기 위해 온갖 조교와 훈련을 합니다.”

주방장으로서도 오랜만에 다뤄보는 보지기사 암컷인 듯. 드물게 흥분하며 요리의 설명인 초반부밖에 되지 않는 재료에 대해 상세히 말을 이어나간다. 모든 걸 알고 있어 새롭게 설명할 부분이 적은 백작이 아닌, 어리고 귀여운 영애에게 자신의 요리에 대해 소개한다는 점이 진짜 이유인 것 같다.

“일단은 기사이기 때문에 전투에도 참여하는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적인 사육방식을 취했으며, 인간처럼 살 수 있는 환경을 버리고 자발적으로 고기로써 요리된다는... 감동적인 이야기까지!”

가만 두면 만찬은커녕 공연이라도 시작할 것 같았다.

굵고 튼튼하게 뻗어있는 사지가 온데간데없이 잘려 냄비에 담겨 있는 헐떡이는 페라의 숨통이 끊어질 것 같았다. 아무리 지혈이 되었다지만 한 번에 사지가 모두 잘리고, 피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해 한계까지 없앤 혈액은 언제든 살아있는 육고기의 숨줄을 끊어버릴 정도였기 때문이다.

다행히 주방장은 젊지 않았기 때문에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본론에 들어갔다. 아름다운 목소리로 펄떡거리지 않는 죽어버린 고기가 생기는 상황은 악몽으로도 부족했다.

“컴, 죄송...합니다. 기사에서 돼지같은 고기로 준비한 과정과 살아있는 채로 양념에 숙성시키는 비법은 다음에 말씀드리도록 하고, 오늘은 약간의 사정이 생겨,”

호흡이 붙어있는 재료의 상태를 확인한 후에 은색 실타래에 감겨 널부러져 있는 돌발사태의 원인을 노려보고난 후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앞다리는 통구이로.”

준비되었던 요리의 뚜껑이 열리고 이제야 먹음직스러운 향기가 가득 퍼진다. 열린 뚜껑의 아래에는 길고 매끈한 느낌의 노릇한 통구이가 올려져 있었다. 검을 쥐었을 아름다운 여기사의 손아귀가 노릇하게 구워져 뜨끈한 기름기로 번들거렸다. 주방장의 말대로 특별하게 살찌우고 숙성시켜 구운 탓인지, 쪼그라들었어야할 여기사의 앞다리 끝의 다섯 줄기가 다소곳이 모인 채 살아있을 때처럼 길고 살집이 통통한 모습을 과시했다.

주빈들이 감상을 마친 듯 하자, 살짝 구부러진 팔꿈치 관절 위쪽의 팔뚝살 옆에서 닫혀진 요리가 또다시 공개되기 시작한다.

“허벅지 같이 근육과 지방이 풍부한 부위는 스테이크로.”

앞다리와는 다르게 스테이크용의 뒷다리는 그저 오통통한 고깃덩이 그 자체였다. 살점도 없고 더러운 바닥을 딛는 발목 밑의 부위를 잘린 탓인 것 같았다. 가장 먹음직스러운 위쪽 허벅지를 썰린 모습으로 그저 스테이크용 재료가 뭔지 선전한다는 느낌으로 깔끔하게 정리된 예술품이었다. 부족하면 즉시 그 자리에서 썰어 구울 수 있게 되는 최고급 스테이크 재료 예술품.

그리고 마지막 온갖 신선한 채소와 함께 담겨 있는 페라의 아름다운 알몸.

“소중한 암컷의 기관이 모인 몸통을 전골로 하는 코스입니다.”

알록달록한 채소의 색깔 속에서 적당히 구릿빛으로 그을린 페라의 알몸은 아름다웠다. 비록 여성미의 결정체인 젖가슴이 깨끗하게 절단된 밋밋한 나신이었지만, 그것이 페라를 더욱 인간이기보다 식재료의 하나인 육고기로 보이게 만들어 위화감이 없었다.

꼴꼴꼴꼴-

요리시간을 단축시켜줄 뜨끈한 육수가 냄비를 채우기 시작했다. 마침내 육고기로 최후를 맞이할 상상에 흥건한 또 다른 육수가 섞여들어갔다. 발랑거리는 조갯살이 움찔할 때마다 벌려진 구멍사이로 반투명한 국물이 꼴락꼴락 넘어 들어간다. 온갖 고급 향신료와 식재료로 채워진 암컷의 번식용 주머니가 진한 국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본래 생명을 위해 비어있어야 할 공간이 다른 무언가로 가득 차오르는 감각에 페라의 입술이 환희로 벌어졌다.

“보지에... 자궁에 들어아...! 부드럽고 쩌르깃한 암허스 주머니를 꼭, 꼬호오 드셔주헤여....”

과다한 출혈과 쇼크, 환희로 반쯤 놓고 있는 정신으로도 가장 맛있는 부위를 설명하려한다.  생애의 수많은 경험에 의해 척추가 휘어지며 신선한 활어처럼 허리를 파드득 떨며 가벼운 절정을 계속한다.

“앙해...! 벌어져 터져나오면, 쫄깃한 보지이인데, 안대해에...!”

무슨 말을 하는 지 알 수 없었지만, 아마 절정으로 인해 발랑거리며 수축운동을 하는 보지가 보지속과 자궁에 담긴 재료들을 토해낼 까봐 걱정하는게 분명했다. 자신의 쫄깃한 보지는 식재료를 흘릴리 없다고 이야기 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가장 요리에 대해 걱정해야할 또 한사람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먹는참치 처음볼때가 4화나왔을때였나? 그랫을텐데 어느새 141회내요 ; / 그때부터 보셨다니...! 엄청나군요. 중간정도까지는 일일에서 3일연재정도였으니 오래되셨습니다! ㅎㅎㅎ

반가운미소 딸도...는 아니겠죠? 아냐, 작가님이라면 충분히 가능할지도.. / 현실의 벽은 높고도 두꺼워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ㅠㅠ

블러드헬 의미심장하네요. 이제 옆의 영지로?? / 분명 앞으로 백작의 영지 밖으로 진출을 하게 될겁니다. 일단은 현재 벌려놓은 에피소드와 상황부터 좀 정리를 해야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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