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악마백작 조교와 사육의 영지-110화 (110/144)

00110 귀족영애의 절망 =========================

헨디아가 백작을 만난 뒤로 일주일이 흘렀다.

행방불명된 제시를 통해 남작령의 미래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헨디아 희망은 백작의 발밑에 엎드려 엉덩이를 흔드는 암캐의 정체를 확인한 순간 산산이 부숴지고 말았다. 호그 남작령의 후계자 다툼이 파멸로 치닫게 된 후에는 암컷가축을 지배하며 악랄한 짓을 일삼는 백작이 있었던 것이다. 모든 것은 백작의 계획에 따라 은밀하게 이루어졌고, 헨디아의 아버지인 호그장남의 측근 기사인 제시를 교묘한 언변과 협박으로 사로잡는 것이 방아쇠가 되었다.

일당백의 여기사가 자지에 충성을 맹세한 암컷가축이 되었단 사실에 절망하고, 무릎을 꿇은 뒤로 짧다고 할 수도, 길다고 할 수도 있는 시간이 지난 것이다.

일주일이란 시간이 지나가는 사이 헨디아는 어머니의 박제화와 아버지 호그장남을 살리기 위해 백작과 맺은 파렴치한 약속을 꼬박 꼬박 지키고 있었다. 그 약속을 이행하는 것은 심적으로 매우 고통스러웠지만 동시에 모든 죄책감과 분노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한 사람에게 떠넘기기 좋았다. 최측근이자 가장 가깝고 신뢰하고 있던 제시를 인간 이하의 암컷가축의 한 종류인 암캐로 대한다는 것이었기 때문에...

바로 지금처럼,

“어머, 제시. 어딜가는 거니?”

“헨디아...님......”

적막감이 흐르는 내성 복도에서 몰락한 남작영애와 타락한 여기사가 마주쳤다. 긴 내성 복도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헨디아와 제시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초조한 듯 걸어오던 헨디아는 찌푸려진 눈썹과 미간이 펴지며 마침 잘 됐다는 표정이었고, 무표정했던 제시의 고운 금색 눈썹은 아름다운 미간 사이로 잘게 일그러졌다.

또각. 또각.

은색으로 빛나는 강철 부츠가 돌바닥에 닿으며 차분하면서도 뚜렷한 소리를 낸다. 새벽동안 암컷걸레들이 밤새 핥아 반질반질하게 닦아놓은 바닥에 기사의 흔적을 새긴다. 암컷가축들의 부드러운 혓바닥으로 먼지하나 없이 닦인 바닥이 사정없이 새로운 인간의 발길을 받아들인다.

“보지 기사단의 아침 훈련을 마치고 주인...니 아니, 백작님의 명을 받아 집무실로 향하는 길입니다.”

꿈틀거리는 정갈한 금빛 눈썹과는 반대로 제시는 당당하게 자신의 일정을 설명했다.

제시는 일주일의 암캐 형벌이 끝나고 사람으로 돌아오는 것을 허락받아 백작의 암컷이자 여기사로 돌아와 있었다. 탄탄한 근육질의 각선미가 은빛 부츠와 함께 교차하며 당당한 걸음걸이를 만들어냈다.

부츠 위부터 보이는 허벅지부터 위쪽으로는 발끝부터 정강이까지 전부 가리는 은빛강철 부츠와 달리 거의 모든 면적이 뽀얀 도자기 같이 빛나는 살색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백작이 내려준 흑색 가죽벨트 보지기사단 정복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나신이었기 때문이다. 비키니 형태의 가죽벨트들은 삼각형 모양으로 안쪽으로 거대한 제시의 젖가슴을 집어넣어 음란한 모양으로 강조되게 디자인 되어 있었다. 탄력 넘치는 허벅지 사이의 보지도 가죽 벨트 한 줄로만 겨우 스치듯이 가려져 일자로 갈라진 보지의 틈새만을 가리는 음란한 복장이었다.

가죽 벨트만으로 가려진 알몸이 심심하지 않게 총애받는 암컷의 증거인 금빛 고리가 보지의 음핵과 출렁거리는 젖가슴의 끝에서 반짝였다. 언제라도 주인의 줄에 매달려 끌려갈 수 있다는 가축의 증거임과 동시에 지배자의 암컷이라는 자부심을 나타내는 자랑스러운 악세서리였다. 하나같이 반질반질 윤이나고 관리가 완벽한 듯 반짝거렸다.

“흐응...”

헨디아가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듯 팔짱을 끼고 발끝부터 머리까지 제시를 훑었다.

당당하게 빛나는 제시의 피어싱, 그리고 보지기사단의 정복과는 다르게, 헨디아의 옷차림은 고급스럽고 세련됬지만 어딘지 초라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매듭은 깔끔하게 정리되지 못해 얼기설기 묶여있었고 눈처럼 하얗던 레이스는 군데군데 실밥이 풀려 때가 타있었다.

제시를 마주치 전만 해도 힘없이 움츠려든 어깨가 앞으로 굽어있는 불쌍한 자세였다. 물론 지금은 한껏 뒤로 젖혀져 귀족 특유의 오만한 자세였지만 말이다.

“으읏...”

뚫어질 것처럼 진득하게 온몸을 훑는 시선에 제시가 얼굴을 붉혔다.

알몸이나 마찬가지인 음란한 복장과 성기를 꿰뚫어 여성의 성적 매력만을 극단적으로 강조하는 장식물만을 걸친 자신의 모습은 아직도 제정신으로는 다닐 수 없을 만큼 부끄러웠다. 기사의 냉철함으로 애써 가리고 있었지만 이렇게 노골적인 시선이 느껴지면 언제나 평정을 유지할 수 없었다.

“헨디아님...”

터질 것만 같은 육중한 가슴을 내놓고 걸어오던 제시가 천천히 멈추며 곤란한 듯 말끝을 흐렸다. 덩달아 거칠 것 없이 출렁거리던 거대한 가슴이 멈추며 분홍빛 유실과 그 끝에 달린 빛나는 금빛 고리가 과시하든 헨디아의 눈앞에서 짤랑거렸다. 가장 총애받는 암컷의 증거인 루비는 박혀있지 않았지만 보석만 빠져 있는 금빛 고리라는 것만으로도 제시의 현재 위치를 나타내고 있었다.

“....오늘은”

머뭇거리던 제시가 무어라고 말을 꺼내려는 애써 떨어진 도톰한 입술이 작은 틈새를 남기며 말끝을 길게 늘어뜨렸다.

“핥아.”

하지만 표독스런 눈빛은 이어질 말 따위는 기대하지도 않고 있었다.

깊게 들이마셔진 공기는 차가운 말끝에 의해 단어를 이루지도 못하고 허공에 흩어졌다.

“......네.”

백작에게 총애받는 당당한 기사임이 분명한 제시가 일언반구도 하지 못하고 순순히 명령을 따른다. 암컷이지만 동시에 기사이자 백작의 총애받는 소유물임이 분명한 제시는 분명 백작의 명령이외에는 자유로우며 신분상으로도 준 귀족인 기사였다. 귀족이라지만 타 영지의 귀족에, 작위가 없는 남작영에인 헨디아의 명령에 따를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아아......”

검은 가죽벨트와 3개의 피어싱 밖에 걸치지 못한 알몸이 앞으로 구부려진다. 다짜고짜 이어진 명령에 모멸감을 느끼는 듯, 잔근육으로 이루어진 관능적인 곡선이 잘게 떨렸다.

잘그락-

인간의 한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는 압도적인 질량의 거대한 가슴. 여성인 제시의 작은 열굴보다 두 배는 큰 것같은 가슴은 높은 하이힐 굽이 바닥에 끌리는 소리에 맞춰 바닥을 향해 흔들렸다. 중력에 힘껏 저항하는 탄력 덕분에 아름다운 모양을 유지한 채 거대한 존재감을 요염하게 뽐낸다. 그런 거대한 크기의 가슴이 두 개나 있으니 어떤 수컷도 눈을 돌릴 수 없는 가히 압도적인 위압감을 발하고 있었으나, 지금 앞에 있는 것은 수컷이 아닌 여자였다.

차그륵- 짤랑-

결국 너무나 거대한 가슴이 바닥에 닿으며 눌려진다.

첨단에 반짝이는 금속 고리가 돌바닥과 닿으며 차갑고 둔탁한 소리를 지었다. 하지만 이내 위에서 짓눌러오는 압도적인 질량의 살덩어리에 묻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서늘한 돌바닥의 한기가 따뜻한 살덩어리로 파고든다. 둥그렇게 뭉개지던 푸딩이 파르르 떨며 굴욕감과 한기를 떨쳐내려 해보지만 소용없었다.

도톰한 입술 사이로 맺지 못한 단어 대신 끈적한 타액에 잠긴 혓바닥이 굼실거리며 기어나온다. 인간으로써 가장 위쪽에 위치해야할 기관이 가장 더럽고 비천한 아래쪽의 바닥가까이서 역할을 수행하려 하고 있었다.

굴욕감으로 달아오른 뜨거운 한숨이 여기저기 부딪혀 앞코가 헤어진 가죽구두에 닿으며 퀴퀴하고 진한 가죽의 내음새를 퍼뜨렸다. 느껴질리 없는 발냄새가 묻어나와 오똑한 제시의 비강 깊숙이 파고들었다.

“하아... 하아...”

축축한 혓바닥이 헨디아의 가죽신에 닿기 직전까지 접근했다.

“잠깐.”

“하아... 하아...?”

코앞에 있던 가죽 신이 사라졌다.

다짜고짜 엎드리게 만들어 더러운 신발을 핥으라는 굴욕감에 고조되던 암컷의 음란한 기대감이 무산되자 안도감과 약간의 짜증이 심장의 밑바닥을 간질거린다. 무릎을 굽히고 엎드린 자세로 고개만 들어 신발의 주인의 의중을 확인했다.

엎드려 밑에서 바라본 신발의 주인의 얼굴은 한껏 치켜올린 턱과 그 옆으로 반짝이는 오만한 눈동자만을 겨우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 이외에는 돌바닥에 약하게 남아있는 암컷걸레들의 침냄새와 퀴퀴한 가죽신의 잔향이 살랑거리는 치마 밑으로 감돌 뿐이었다.

“아직 자기소개를 안 했잖아. 일주일이나 교육받았으면서 아직도 부족한거야?”

============================ 작품 후기 ============================

수위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원래는 하드 고어 SM이었는데 생각보다 고어쪽 수위문제와 독자분들의 거부감이 많이 크네염... ㅠ

백작의 잔인함과 비정함, 악마같은 성격을 표현하기위해 스토리 전개상 고어씬을 넣어야 할 것 같은데... 고어를 빼고 어떻게 할지 고민입니다. 사실 악마백작의 큰 이야기 줄기는 잡혀있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았거든요. 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