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31 영지시찰 =========================
“백작님 어서 오십시오, 이렇게 다시금 방문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성주가 화려한 포니걸마차에서 내리는 백작에게 정중하게 인사했다.
두툼하게 솟아나온 아랫배가 접히며 영주에 대한 공경의 자세를 나타냈다.
“...흐읏”
“아윽...”
“음, 반갑네”
백작이 마차의 문을 열고 계단 노예와 깔개 노예를 밟고 내려오며, 성주의 인사를 가볍게 받았다.
뒤이어 온몸을 드러낸 가죽 본디지 의상을 입은 여기사 제시와 암캐 메리가 두 명의 여자노예들을 밟으며 내려온다.
“흣...”
“아읏...”
마차 안에서 받았던 교육의 효과가 있는지 메리가 제시의 크고 탄력있는 엉덩이 뒤를 조용히 따라 기어 나온다. 평소 때처럼 계단 노예나 깔개노예를 뛰어서 짓밟거나 하지 않는 것이 인상 깊다. 아마도 오랜만에 받은 가벼운 교육에 눈치를 보는 듯한 모습이다.
여자노예들도 제시와 메리가 일부러 강하게 짓밟거나 하지 않은 만큼 최대한 고통에 의한 신음소리를 목구멍 너머로 삼켜 조용히 버틴다.
의례 하곤 했던 사용에 대한 감사인사도 지금은 하지 않는다. 영지를 다스리는 백작님과 백작님의 영지 중 한 곳인 이 마을을 맡아 다스리는 성주의 만남인 만큼 시끄럽게 소리를 내면 안 되기 때문이다.
마차에서 일행이 전부 내려오자, 성주가 앞으로 걸어 나오며 반갑게 말을 건넨다.
“이곳에 방문하신지 얼마 되지도 않으셨는데, 다시 오시게 되다니 기쁨을 감출수가 없군요!”
남자인 주제에 임신한 듯한 풍만한 뱃살을 자랑하는 성주가 호들갑스럽게 아부를 떤다.
하시만 아부도 아닌 것이, 저번 백작이 영지를 방문했을 때 우연치 않게 자신의 기사가 백작의 마음에 들어 최상급 포니걸을 하사받았기 때문이다.
보통은 시찰을 나온 성주나 마을의 관리인이 백작과 접촉할 기회가 많은 만큼 가축을 받는다. 하지만 저번 영지시찰에서 백작을 안내했던 기사가 최상품의 포니걸을 받아가는 바람에 성주는 빈손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백작을 안내했던 백작을 수행하던 보지기사과 애완암캐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임무를 수행한 것이 백작의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보지기사와 메리의 출렁이는 젖가슴과 씰룩이는 엉덩이에는 관심도 없는 듯 무심하게 길을 안내했던 충직한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던 것이다.
“자, 이리오시죠 백작님. 이번에는 제가 직접 마을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뚱뚱한 성주가 애가 타는 듯 직접 백작과 함께 영지를 시찰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엄청난 가격을 자랑하는 최고급 가축에 눈이 먼 성주의 선택은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했다.
“내가 번잡한 것을 싫어하는 줄 알면서도 그러는가. 됬네, 이미 나 혼자만으로도 번잡하군”
백작이 눈썹을 찌푸리며 단호하게 제안을 거절했다.
자신을 호위하거나 수행하는 인원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평민들과 거리의 모습을 보는 것에 방해만 되기 때문이다.
포니걸마차에 두고 온 인원을 제외하고, 10명이 넘어가지 않는 지금도 눈에 띄는데 멍청한 성주가 주렁주렁 호위를 끌고 오면 아무것도 살펴볼 수 없을 것이 불 보듯 뻔했다.
“그보다, 저번에 나를 안내해줬던 기사를 붙여주게. 타릭 경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백작은 저번 시찰에서 자신을 안내했던 기사의 이름을 떠올렸다.
여자에게는 관심도 없는 듯한 충직하고 신념에 찬 눈빛은 이야기 속에 나오는 성기사를 보는 듯해서, 자신도 모르게 더럽혀 보고 싶은 마음에 최상품의 포니걸 중에서 밤기술 훈련까지 받은 가장 음란한 포니걸을 선물했던 것이다.
‘최상품의 포니걸 중에서도 귀족용으로 밤기술까지 훈련시킨 음란한 포니걸을 주었지’
귀족 중에선 지능저하가 거의 되지 않아 인간에 가깝게 똑똑하고 가장 충성심이 강하게 조교된 포니걸을 애인처럼 데리고 다니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애초에 백장 령 바깥의 귀족들에게 가축들은,조금 멍청하거나 배신의 염려가 없는 노예와 같은 취급이었기 때문이다. 가축으로 개량되면서 가지게 된 강력한 신체능력을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암컷 가축이 엄청나게 비싼 이유였다.
특히나 포니걸들은 강력한 신체능력을 자랑하는 가축 중에서도 허리부터 발끝까지 해당하는 하반신의 근육은 엄청난 힘을 자랑했다. 거대하고 무거운 마차를 끌거나 갑옷을 입고 있는 기사들을 얹고 달리기 위해 특화된 가축이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허리놀림이나 보지의 조임은 인간의 것과 차원을 달리했다. 자칫 포니걸의 보지에 잘못 맛을 들이게 되면, 인간의 보지는 헐렁하게 느껴지게 되어 포니걸의 보지이외에는 성적 만족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은 어떻게 됬을지 궁금하군. 크크’
과연 지금도 그 고결했던 모습을 유지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아, 예. 그 노...ㅁ, 아니, 타릭 경을 불러오게”
성주의 늘어진 볼살이 푸들거리며 애써 일그러진 웃음을 만들었다.
자신이 받게 될 최상품 포니걸을 빼앗아간 그 놈을 이번에도 백작님의 눈에 들게 할 수 없어서 다른 곳으로 경비 임무를 보냈던 것이다.
지금도 가끔 성내 마구간에서 보이는 최상급 포니걸의 음란하게 뒤틀리는 허리라인과 교태로운 웃음은 생각만해도 자지가 불끈 서면서, 자신의 것을 뺏긴 듯한 울분에 분통이 터졌다.
식용 가축이나 암컷 가구를 제외한 가축은 몸 어딘가에 소유자의 표식을 하게 되어있고 주인이 죽이기 전까지는 평생 한 명의 주인만을 모시게 되어있었기 때문에 뺏을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 한참을 걸려야 할 기사가 몇 초 지나지도 않아 병사들 사이에서 나타났다.
“기사 타릭, 백작님을 뵙습니다”
번쩍는 갑옷을 차려입은 기사가 나타나 한쪽 무릎을 꿇고 백작에게 인사를 올렸다.
그러면서 자신을 부른 주군인 성주에게는 무언으로 고개만 깊숙하게 숙이는 것이 서로간의 사이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오늘도 이, 기사 타릭이 백작님을 충실히 수행해 드리겠습니다”
타릭이 일어나며 고개를 들고 백작에게 말했다. 옆에 있는 성주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았다.
고개를 든 타릭의 얼굴은 몇 주 전과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굳은 신념과 의지로 빛나던 환한 인상은 온데간데없었다. 진짜 주군을 대하는 것 같은 정중하고 어딘가 약간 비굴함이 느껴지는 것 같은 값싼 웃음이 얼굴에 떠올라 있었다.
환한 미소와 함께 휘어지곤 했던 눈은 다크써클에 진하게 물들어 메말라 있었다. 듬직해 보이던 넓적한 사각형의 얼굴도 어딘가 비틀려 비열한 것 같으면서도 공격적인 인상을 풍기기까지 했다.
‘크크큭, 포니걸에 빠져도 단단히 빠진 모양이군’
백작이 예상대로였던 기사의 변화에 속으로 만족스런 웃음을 흘렸다.
이야기에 나오는 성기사처럼 보이기까지 했던 고결한 기사를 타락하게 만들었단 것이 매우 유쾌했다.
“타릭 경, 반갑네. 이번에도 잘 부탁하지”
백작이 입가에 떠오른 조소를 반가움으로 보이는 환한 미소로 바꾸며 대답한다.
겉으로는 자신이 마음에 들어 했던 기사를 다시 만나게 되어서 아주 반갑다는 듯한 호의어린 미소였다.
“내가 선물해준 포니걸은 마음에 드는가? 좀 음란한 년이라 고결한 타릭 경에겐 맞지 않을까 걱정되더군. 마침 출고를 앞둔 포니걸이 그것밖에 없어서 어쩔 수 가 없었네”
다른 최상품의 포니걸도 많았지만 백작은 시치미를 때고 기사 타릭이 어떻게 포니걸을 사용하고 있는지 넌지시 물어봤다.
필시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한번 시승했다가 포니걸의 음란한 유혹에 걸려들었을 게 분명했지만, 직접 당사자의 입으로 듣는 것이 더욱 재미있었다.
“구하기도 힘든 최고의 선물에 감사드립니다. 훈련은 최상품답게 잘 되있었지만, 성격이 워낙 음란한 탓에 제가 밤낮으로 채찍과 상을 번갈아 주면서 길들이고 있습니다”
기사 타릭이 자신의 포니걸을 떠올리는 듯 음란하면서도 가학심이 느껴지는 이글거리는 눈빛을 빛내면서 대답했다.
최상품의 포니걸이 주인의 말에 반항 따위를 할 일이 없겠지만, 아마 고결했던 기사는 가축을 학대하며 즐거움을 느끼는 수준까지 타락한 모양이다.
“특히, 정말 갑옷을 전부입고 포니걸을 타고 다닐 수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너무 잘해주는 탓인지 가끔 꾀를 부려서 혹독하게 처벌한 적이 있습니다만, 정말 최고의 포니걸을 선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백작님!”
지금 이 자리에 백작의 마중을 나와 있는 성주와 몇 몇 가신들, 그리고 여러 병사들까지 있는 것을 잊었는지 기사 타릭은 흥분해서 쉴 새 없이 자신의 포니걸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얼굴도 흥분으로 붉게 달아오른 것을 보니 갑옷 안에 있는 자지는 벌써 자신의 포니걸을 생각하며 겉물을 흘리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마음에 들어 해 준다니 다행이군”
백작이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타릭은 백작의 만족한 듯한 미소에 혹시 이번에도 최고급 가축 한 마리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꿈에 부풀었다. 백작이 보여주는 미소가 마치 자신을 매우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선 맞다고 할 수도 있었다.
자신이 내려준 선물을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인지, 고결했던 모습을 버리고 타락한 기사의 모습에 대한 것인지...
둘 중 어떤 것에 더 만족해야 하는지를 저울질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작품 후기 ============================
선작이 1000을 넘으니 속도가 조금 붙는 것 같네요.
오늘도 많이, 그리고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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