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30 영지시찰 =========================
아름다운 4마리의 포니걸이 이끄는 마차가 화려함을 뽐내며 관도를 이동하고 있었다.
백작의 사업장이라고 할 수 있는 가축관련 시설 중 하나인 번식장을 시찰하는 일정이 끝나고 근처 마을을 시찰하기 위해 이동하는 것이다.
왕복도 아닌 편도로 이미 수km를 이동하고 있는 포니걸이지만, 그녀들의 얼굴에 지친 기색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우아하고 곧게 뻗어지는 늘씬한 긴 다리는 흔들림 없이 대지를 강하게 박차며 일정한 속력을 내고 있었다. 대지를 박차는 각력과 함께 화려한 장식이 가미된 탄력적인 젖가슴들도 아름다운 빛을 흩뿌리며 흔들리며 백작의 위세를 한껏 과시한다.
특별한 이유 없이는 오로지 앞만 보는 것이 허락된 포니걸들의 시야에 성벽으로 둘러싸인 마을이 보인다. 그래도 백작이 시찰하는 마을인 만큼 꽤 발달했는지 돌로 되어있었고, 꽤 두껍고 높게 쌓은 성벽이 마을을 안전하게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문제가 한 가지 있었다. 남루하고 거지꼴을 하고 있는 난민들이 마을 입구 앞에 줄을 서서 모여 있었던 것이다. 한두 명이 아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백작의 마차는 입구 근처에서 속도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
“워워, 천천히”
포니걸들의 고삐를 쥐고 있는 마부가 살짝 힘을 주면서 고삐를 천천히 잡아당긴다.
입에 물고 있는 재갈에 고개가 살짝 뒤로 젖혀지는 것을 느낀 포니걸들이 반사적으로 호흡을 맞추며 속도를 줄인다. 2마리, 또는 4마리가 항상 동시에 움직이도록 훈련받았기 때문에 길고 매끄러운 포니걸들의 아름다운 각선미가 동시에 속도를 줄이며 움직이는 군무를 보여준다.
“비켜, 비켜 이것들아! 백작님의 행차시다!”
건장한 체격을 가진 병사가 부하들을 이끌고 소리치며 난민들을 좌우로 갈라 길을 만들었다.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을만큼 특색있는 행렬이었기 때문에 재빨리 부하들을 이끌고 길을 정리하러 나왔다.
“아구, 요즘 왜 이렇게 난민이 많은 거야, 어디서 전쟁이라도 났나?”
고참을 도와 난민을 밀어내며 길을 넓게 만드는 병사가 중얼거렸다. 자신의 마을에서만 지내는 병사가 바깥의 사정을 알 리가 없었다.
웅성웅성
멀리서도 알아볼 수 밖에 없는 화려한 마차와 귀족들의 포니걸만이 보여줄 수 있는 화려하고 우아한 모습에 난민들도 좌우로 밀려나며 마차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높으신 귀족 중에서도 이 일대를 지배하는 백작의 마차는 유난히 화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피곤한 난민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마차를 끌고 있는 4마리 포니걸의 모습이었다. 백작의 영지에 살던 주민이 아닌 듯 상상도 하지 못할 기상천외한 상황에 넋을 잃은 모습이었다.
“저, 저게 뭐시여...?”
“왜 여자들이 귀족나리의 마차를 끌고 있는 거야?”
귀족이 지나가면 엎드리거나 고개를 숙여야 하는 것도 잊어버린 채 전라의 포니걸들을 쳐다보기 바빴다. 남자도, 여자도, 노인도, 그리고 어린아이 조차도 한명도 빠짐없이 사람이... 그것도 저렇게 아름답고 귀족같은 우아한 여인들이 알몸을 한 채, 재갈을 물고 묶여 마차를 끌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엄마, 왜 저 언니들은 다 벗구 이써...?”
관도 구석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이제 막 말문이 터진 듯한 어린여자아이가 처음 보는 광경에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엄마에게 물었다.
“저 언니들은 못된 짓을 해서 귀족 나리께 벌을 받고 있는 거야, 쳐다보지 말렴!”
엄마인 듯한 젊은 여인이 재빨리 아이의 눈을 가리며 대충 아무 말이나 생각나는 대로 대답했다. 젊은 여인 스스로도 눈앞의 광경이 무슨 일인지 짐작도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한가치 추측하기로는 이것도 귀족들의 이상한 유희거리 중 한 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귀족들은 종종 자신같은 평민들이나 농노들은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놀이들을 만들고 찾아내서 하곤 했기 때문이다.
“흥, 어디서 구한 몰락귀족 여인들을 모아 유흥거리에라도 사용하나보지?”
발끝으로 온 몸을 지탱하며 곧추서서 움직일 수 밖에 없음에도 우아한 움직임을 보이는 포니걸의 모습에 한 남자가 꼴 좋다는 듯 나직이 중얼거렸다.
부끄럽게 알몸을 드러내고 있지만, 어디서도 보지 못한 아름다운 외모와 우아함이 배어있는 포니걸의 몸놀림을 어딘가의 귀족부인이나 여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끔 극심한 귀족들은 평민들이나 농노를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기에 자신의 알몸이나 추태를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젊은이는 마차를 끌고 있는 포니걸들이 한때 그런 귀족 여자들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비꼬았던 것이다.
“예끼! 그런 소리 하지말게! 그런 말을 하다 걸리면 자네 목도 온전치 않을 거야. 얼른 고개나 숙이세”
귀족의 행차에 대한 불만을 내뱉는 젊은이의 말을 듣고 깜짝놀란 노인이 호통을 치며 젋은이의 머리를 잡고 억지로 눌렀다.
가축으로 타고난 뛰어난 육체와 최고급 포니걸의 혹독한 훈련으로 단련된 아름다운 몸매에 넋을 놓고 있던 노인이, 옆에 있던 젊은이의 위험한 발언에 깜짝 놀라 주변을 살피고 반응한 것이었다.
“이것들아! 백작님의 행차시다! 얼른 얼른 길을 만들어!
점점 거리를 좁혀오는 백작의 화려한 포니걸마차에 병사들의 움직임과 목소리가 거칠어졌다. 백작님의 마차가 멈추기라도 한다면 분명 좋은 말 한두마디로 끝날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얼른 비켜!”
“어이쿠...!”
사방에서 병사들에 밀려 떠밀리거나 쓰러지는 난민들의 웅성거림이 가득했다.
특히 난민들이 생애 처음으로 보게된 아름다우면서도 충격적인 포니걸마차의 모습에 넋을 놓고 있다 움직임이 늦어져서 더욱 소란이 심해졌다.
다행히 백작의 포니걸마차가 속도를 미리 늦춘 탓에, 난민의 행렬을 좌우로 갈라 정리하는 것이 시간에 맞게 완료되었다.
“휴우... 다행이다. 겨우 시간에 맞췄네요, 선배님”
난민이 앞으로 나오지 못하게 고참과 함께 나란히 서서 길을 만들고 있는 병사가 말을 꺼냈다. 평화로운 마을에선 드물게 겪을 수 있는 상당히 급박한 상황에서 일을 마친 탓인지 그의 이마에는 땀 몇 방울이 맺혀 있었다.
“그래, 왠 난민들이 이리 몰리는 바람에 제길... 시간에 못 맞췄으면 위에서 지랄을 했을 거야.
고참이 자리를 지키는 와중에도 좌우로 시선을 돌리며 어디 튀어나와있는 난민이 없는지 살펴보며 대답했다.
거의 대부분의 난민이 영지의 주인인 백작의 행차에 엎드리거나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아직도 드물게 고개를 들고 있는 난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괜히 잡담하다가 그들이 돌발행동이라도 하게 된다면 정말 큰일이었다.
“백작님이 시찰 나오실 때마다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암컷 가축을 하사해 주시곤해서 난리도 아니거든”
고참이 대열에서 벗어나려하는 난민 하나를 발견하고, 근처에 있는 병사에게 턱짓하며 후배의 말을 받아준다.
‘쯧쯧... 백작님의 포니걸에 정신이 팔렸구만!’
철없이 백작님의 우아한 최고급 포니걸들의 매끈한 여체를 구경하는데 정신이 팔린 후배의 모습에 미간이 찌푸려진다. 하지만 자신도 예전에 저러곤 했다는 선배들의 놀림을 한 두 번 당한게 아니기 때문에 참고 넘어간다.
‘버릇을 고쳐놔야지 안되겠어, 저놈도 후임이 몇 명인데 아직까지 저러고 있으니, 에휴...’
다만 백작님의 시찰이 끝나고 숙소에서 한 두 마디 쓴소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백작의 포니걸마차가 죄우로 넓게 헤쳐진 난민사이의 길을 지나간다.
마차를 이끌고 있는 포니걸들의 걸음이 더욱 우아하고 꼿꼿하게 미끄러진다. 아찔한 킬힐보다 높게 솟아있는 포니부츠를 신은 탓에 탄력적인 긴 다리가 더욱 길고 매끈하게 허공을 수놓는다.
‘아무리 귀족의 노예라지만 어떻게 소나 말 따위가 할만한 짓을 저런 당당한 표정으로 할 수 있담!’
백작 령의 암컷 가축에 대해 들어보지도 못한 난민들이 인간의로서 최소한의 자존심을 저버린 듯한 포니걸의 모습에 못볼 것을 본다는 듯 혐오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개만도 못한 년들’
젖가슴과 배꼽, 걸어다니며 높게 들어올려지는 허벅지 사이로 보이는 보지에까지 장신구를 주렁주렁 달고있는 모습은 사람이 제정신으로 할 수 있는 짓이 아니었다. 귀족의 사치를 상징하는 귀금속과 보석으로된 장신구만 걸친 음란한 모습을 턱을 뻣뻣하게 치켜들고 자랑스러워 하는 모습이라니... 귀족의 개만도 못한 짓이었다.
난민들의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고참 병사는 속으로 귀찮은 일이 생길것 같다고 투덜거렸다.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좋지만 백작 령의 암컷가축제도에 대해 무지한 난민들은 꽤 자주 말썽을 부리곤 했기 때문이다.
‘멍청한 것들, 마을에 정착하고서도 저런 식으로 행동하다 높으신 분의 애완가축이라도 건드리면 험한 꼴을 볼게 틀림없어’
몇 년전에도 마을에 정착했던 한 정착민이 기사님의 암컷 가구를 상처 입혀서 노예로 끌려간 일이 있었다. 결국 그 놈은 분노한 기사님에게 매입되어 자지가 잘려나갔다. 물론 잘려나간 자지는 자신이 상처 입혔던 암컷 가구의 먹이로 사용되었다.
“백작님 도착하였습니다”
마침내 포니걸마차가 마을을 다스리는 성주가 마중 나온 곳의 앞에 멈춰 섰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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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입구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