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27 영지시찰 =========================
인간 같지도 않은 엄청난 젖가슴을 목격해서 일까, 백작은 포니걸 전용 번식장이나 애완가축 전용 번식장 같은 나머지 부분도 보느니 마느니 대충 둘러보고 번식장을 빠져나왔다. 포니걸이나 애완 가축이 더 좋은 혈통을 얻기 위해 강한 수컷이나 아름다운 수컷과 교미하는 장면은 질리도록 봤기 때문이다. 번식장에 들를 때마다 의례행사처럼 하던, 가장 마음에 드는 가축을 뽑아 다음날의 식재료로 뽑는 일도 생략하고 마차에 돌아왔다. 제시도 늙은 관리인의 달콤한 말에 혼란스러운 마음을 다스리기 힘든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마차에 앉아있었다.
조용한 마차의 정적을 암캐 한 마리가 깨뜨린다. 분위기 파악이 되지 않는 암캐 한 마리가 백작의 종아리에 얼굴을 비비며 칭얼대기 시작했다. 하얗고 부드러운 볼살이 고급스런 백작하의의 원단에 비벼지며 속에 있는 다리에 말캉말캉한 감촉을 선사한다. 백작이 다리에서 느껴지는 그윽한 감촉에 시선을 내려 자신의 애완 암캐를 쳐다본다.
“주인님, 아까 그 괴물 젖소, 데려와서 키우면 안되요? 왕?”
“흠...?”
백작이 애완 암캐가 하는 말에 잠시 관심을 보였다. 애완 암캐 메리는 그 젖가슴 가축의 사람 몸통보다 거대한 젖가슴을 물고 우유를 빨아먹고 싶었지만, 관리인과 사육사들에게 제지당해서 아직도 미련이 남아있는 모양이었다. 너무나 가슴이 커져버린 탓에 가슴을 제외한 육체보다 더욱 비대해진 가슴의 우유 맛이 무척이나 궁금했던 모양이다. 백작은 그 젖가슴 가축의 젖가슴을 검사하는 와중에 맛을 보았고, 제시도 관리인이 가져다주었기 때문에 맛을 보았지만, 메리만은 그 혜택을 받지 못한 모양이다.
“뀨우웅... 이 젖소보다 가슴도 큰데, 왕! 주인님 말도 잘 안 듣는 건 버리고 그거 키워요. 주인니임~ 와웅!”
메리는 주인님의 관심을 받는 눈앞의 젖소를 이 기회에 없애버리고 싶었다. 새로 들어오는 가축 따위야 어차피 자신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젖통만 큰 가축이었기 때문에 상대도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암캐인 자신이 보기에도 아름다운 이 젖소가 주인님께 고분고분해져서 주인님을 따른다면 주인님의 총애를 뺏길 것만 같았다.
“허어, 이 암캐가 왜 이렇게 말이 많아? 암캐주제에 기사인 제시 경에게 못하는 말이 없구나!”
“깨갱! 끼잉... 끼이잉... 끄으응......”
백작이 신나서 뽀얀 엉덩이를 흔들며 입을 놀리는 메리를 걷어찼다. 메리는 갑자기 주인님께 복부를 걷어차여 마차 구석으로 나가떨어지며 공포에 질린 신음소리를 흘렸다. 순식간에 비정한 지배자의 모습으로 돌변한 백작의 모습에 본능으로 각인당한 암캐의 신음소리를 흘리며 인간의 말이 뇌리에서 지워졌다.
“암캐주제에 인간이나 쓰는 말을 허락해줬더니, 어디까지 건방져지는 거지?”
“끄으응... 끙! 낑, 낑...”
구석에서 짧게 절단당한 네 다리를 최대한 안으로 웅크린채 공포에 벌벌떠는 메리의 머리를 백작이 지그시 눌러 밟았다. 성인 남성의 체중이 점점 자신의 머리를 짓누르는 느낌에 메리는 반항조차 하지 않고 그저 암캐의 모습으로 주인님의 관대한 처분을 기다리고 있었다.
“요즘 부쩍 태도가 불량해 졌어... 특히 나의 손님인 제시 경에게 무례하더군”
“끼이잉... 게헥, 겍...”
머리위를 짓밟고 있는 백작이 발이 위치를 옮겨 가늘게 뻗어있는 뒷목을 짓누르자, 메리가 목이 꺾일 듯 눌리면서 호흡에 곤란을 느끼는지 숨을 헐떡댄다. 메리의 가늘고 아름다운 흑발이 백작의 흙 묻은 신발에 어지러이 흐트러진다. 뒤통수와 상체를 연결하는 목이 짓눌리는 통에 호흡이 곤란함은 물론이고 풍만한 볼륨감을 자랑하던 젖가슴도 바닥에 깔아뭉개져 떡처럼 모양이 뭉개졌다.
“백작님, 저는 괜찮습니다. 그렇게 하시다간 아끼시는 암... 애완동물이...”
이제까지 메리의 행동에 대해 아무런 간섭을 하지 않던 백작이 갑자기 메리를 죽일 듯 짓밟는 모습에, 제시가 다소 놀라 백작을 제지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에게 무례한 암캐를 처벌하는 백작의 행동에, 번식장에서 느꼈던 서운함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흥, 제시 경을 무시한다는건 제시 경을 손님으로 맞은 나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지. 하지만 당사자인 제시 경이 만류하니 이만 끝내겠다”
일부로 메리를 사용해 제시를 자극한 백작은 예상했던 대로 제시가 자신을 만류하고 나서자, 은근슬쩍 용서의 이유로 제시를 언급하였다. 자신의 충실한 암컷 노예 기사가 될 제시를 계속 무시하는 애완 암캐의 버릇을 잡고자 함과 동시에 제시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 위해서 했던 연극인 것이다.
“......”
백작의 검은 속내를 모르는 순진한 여기사 제시는 약간 이상하긴 했지만, 백작이 아직 자신을 쓸모없는 존재로 보지 않는 다는 것에 안심했다. 자신이 백작에게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버린다면, 이제까지 있었던 지원병력이나 그 대가에 대한 것이 모두 불투명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제시의 심장이 크게 두근거리는 것은 어째서 일까.
“게헥, 켁! 건방지고 멍청한 암캐 메리를 용서해주세요, 여기사님...”
무거운 주인님의 발밑에서 벗어나 용서를 받은 메리는 목을 콜록거리며 제시의 발밑으로 기어왔다. 가냘픈 알몸을 애처롭게 비실거리며 기어온 메리는 백작에 발에 밟혀 흐트러진 머리를 제시의 발 밑 바닥에 들이밀며 용서를 구했다. 알몸이나 다름없는 거유 여기사가 유일하게 제대로 갖추고 있는 딱딱한 강철부츠에 이마와 볼살을 비비적거렸다. 세련되고 아름다운 메리의 얼굴 중 부드러운 살결이 단단한 무기질의 금속에 문질러지면서 사정없이 모양이 이지러졌다.
“이, 이런...”
이제는 ‘이것’들이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어도 실제는 하등한 가축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제시였지만, 아름다운 여자가 자신의 발치에서 굴욕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하물며, 그 여자가 백작이 가장 아끼는 애완 암캐였기에 어떤 반응을 해야할지 함부로 나서기가 힘들었다.
“끼잉, 끼이잉... 할짝, 할짝...”
자신의 사과에도 여기사가 계속 아무런 반응이 없자, 메리가 주의를 돌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약하고 불쌍한 신음소리를 흘렸다. 정말로 무서워 하는 듯한 불쌍한 신음소리가 크게 들리자 백작의 눈치를 보던 제시가 메리에게 시선을 돌렸고, 메리는 제시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보란 듯이 더럽고 차가운 강철부츠를 핥았다. 도톰한 입술 사이로 분홍빛 설육이 길게 뻗어나와 차가운 무기질 금속을 넓게 감싼다. 뜨거운 혓바닥 위로 거칠고 건조한 흙먼지와 차가운 금속이 느껴졌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천천히 길게 핥아 올린다.
“헤웁... 헤... 메리를 용서해주세요... 헤웁”
더러움에 가려져 있던 강철 부츠의 은빛 광택이 부드러운 암컷의 설육에 닦이며 그 모습을 드러낸다. 처음 혀로 핥기 시작했던 부분은 이미 끈적이는 침으로 맑고 투명하게 번들거렸다.
“기사님의 딱딱한 신발... 반짝반짝하게 핥았어요, 하우웅...”
계속해서 붉은 혀가 날름거리며 제시의 금속 부츠에 덮인 흙먼지와 더러움을 핥아 나간다. 메리는 열심히 부츠를 핥으면서도 제시를 향해 얼굴을 들어올리며 눈꼬리를 늘어뜨려 그렁그렁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더 이상 아무행동도 취하지 않으면, 아이처럼 울어버릴 기세다.
“메, 메리... 백작님 저, 이게 무슨...”
자신이 질투했던 젖소 여기사의 더러운 부츠를 핥기까지한 메리의 미약한 자존심과 서러움이 터질 듯 일렁이는 모습에 제시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렁그렁한 눈망울로 자신을 쳐다보는 모습이 마치 아름다운 귀족여식이 눈물로 애교를 부리는 것 같았다. 천생 기사인 제시는 스스로가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귀족의 연회나 아리따운 레이디를 대하는 것에 서투르기 그지없었다.
“당황하지 말게, 제시 경. 메리가 사람처럼 보인다 해도 가축인걸 잊었는가?”
“그, 그렇긴 합니다만,”
메리가 참다못해 울어버린다면 시끄러워 질 것 같기에 백작이 난색을 표하는 여기사의 물음에 실마리를 주었다.
“후우... 모든 가축은 가축처럼 대하면 되는거야. 자네 영지에서 보던 개를 대하듯이 대해보게”
“와웅... 맞아요... 메리는 멍청하고 건방진 암캐에요... 용서해주세요...”
실마리를 줬음에도 머뭇거리는 여기사의 순수하면서도 고지식한 모습에 백작은 나직이 한숨을 쉬고 직접적인 해결책을 알려줬다. 그 와중에 메리는 백작이 직접 자신을 개처럼 대하라는 말에 용기를 얻었는지 말문을 열고 제시의 용서를 빌고 있었다. 그렁그렁한 눈망울을 하고 자신을 극도로 비하하는 굴종의 자세가 애처롭기까지 하다.
‘그래... 번식장에서 사육당하던 그 여자들...’
자신의 부츠를 핥으며 애처롭게 올려다보는 메리의 모습 위로 번식장에서 보았던 가축들의 모습이 겹쳐진다. 인간처럼 두 발로 걷는 것이 허락되지도 않는 네발 가축의 모습이 하나도 다를 것이 없다.
번식장에 가기 전까지만 해도, 가축들은 백작에게 사로잡혀 불운한 인생을 살고 있는 노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번식장에 들러 듣게된 설명은 충격적이었다. 자신이 생각하던 것과 전혀 다른 것이었다. 기어가는 것이 신체구조상 적합하지 않은 가축들이 하루종일 기어다님에도 힘들어 보이지 않았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바닥을 네 발로 기어다니는 암캐나 걸레들이 힘들어 하지 않는 것은 백년도 넘게 지속되어온 마법 아이템의 영향에 의해 이미 인간과는 다른 육체를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마법의 영향을 받지 않고서도 스스로 육체가 가축의 형질을 띌 만큼 인간에서 멀어졌다. 겨우 4명의 포니걸이 그 크고 무거운 마차를 빠르게 끌 수 있었던 건 훈련만의 결과가 아니었던 것이다.
‘가축처럼 메리도 말할 줄 아는 동물일 뿐이야’
인간에게 키워지고 번식당하며, 이제는 육체마저 인간 같지 않은 형태로 변해가는 모습은 더 이상 인간이라고 생각하기조차 힘들었다.
“하우우웅... 할짝, 할짝”
‘메리는 개야, 인간이 아닌 암캐’
용서를 바라며 부츠를 핥아 청소하고 있는 메리의 머리를 향해 제시의 손이 천천히 나아갔다.
============================ 작품 후기 ============================
나두 메리같은 애완동물좀...
복권당첨님, 일오ㄴㄴ 님 쿠폰 감사합니다.
후원쿠폰 말고는 일반쿠폰은 어떻게 확인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주신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오늘도 재미있게 보신분들은 선작이나 추천 감사합니다~^^
보여주시는 모든 댓글과 추천, 쿠폰 많은 힘이 되네요 ㅎㅎ
그러니까 누가 메리같은 애완동물 분양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