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썩, 쏴아아… 철썩!
“…가도 되겠지.”
카사노가 옴짝달싹 못 하는 메파를 안아 들고 사라진 지 어연 반나절, 까맣게 물든 밤바다를 작은 창문 너머로 엿본 레지나는 콩, 콩, 하나가 된 다리로 뛰어보며 몸 상태를 확인했다.
“코오오…”
귀여운 코 고는 소리 하나밖에 들리지 않는 선실 감옥.
메파가 납치당하고 푸른파도 해적단의 선원이 한 명씩 카사노에 손에 이끌려 사라지는 걸 두 눈 뜨고 지켜보던 레지나는 피가 들끓는 심정(?)으로 차분히 차례를 기다렸지만 끝내 그녀의 차례는 오지 않았다.
-끼익, 끼익, 끼익, 끼익!
“씨발…!”
존나게 흔들어대네.
위치상 자신이 갇힌 감옥 위에 있을 선장실, 메파가 납치당하고부터 끊기지 않는 침대 흔들리는 소리에 레지나는 이를 갈며 콩, 콩, 쇠창살 가까이 다가가 창살을 움켜쥐었다.
“흐읍…”
단전과 마나의 흐름을 억제하는 마나 억제 구속구, 마나라는 축복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천적이나 다름없는 족쇄지만 레지나는 왠지 근거 없는 자신감이 마구 샘솟았다.
-끼기기긱…!
“됐다아!”
근육이 터질 듯이 부풀고 온 힘을 불어넣느라 머리가 하얗게 물들었지만 레지나는 성공했다.
실낱 같은 통로 하나, 그걸 타고 흐른 마나는 그녀에게 힘을 불어넣어줬고 덕분에 레지나는 힘겹게라도 쇠창살을 휘어 감옥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됐다.
“후우, 후우…”
하지만 구속구를 부수기엔 턱없이 부족한 마나, 마나를 억제하는 각인 마법외에도 강도 마법과 태생적으로 강철따위와 비교도 안 되는 내구성을 가진 광물로 만들었다고 들었기에 현재 그녀의 힘으론 구속구를 부수는 건 불가능했다.
-쿵, 쿵, 쿵, 쿵
“읏…”
꼴사납게 양발로 콩콩 뛰며 복도를 지나치는 레지나, 괜히 찔려서 그런 걸까? 레지나는 복도가 울릴 때마다 살이 찌지도 않았는데 울리는 소리가 너무 큰것 같아 배의 설계가 잘못됐다고 카사노를 탓했다.
“흐읏, 후읏, 후웁!”
몇 명이 사라지긴 했지만 아직 많은 부하들이 갇혀 있는 감옥. 하지만 난폭했던 전투와 감옥에 갇혔다는 심리적 압박탓인지 대부분 눈을 꾹 감고 잠들어 있었고 레지나 또한 어설프게 풀어줬다간 목이 잘릴수도 있다 생각해 얌전히 통통, 발을 구르며 계단 위에 우뚝 섰다.
“천천히, 조용히…”
커다란 소리를 냈다간 혹시 모를 보초가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 긴장되는 상황에 레지나는 후웁, 숨을 크게 들이쉬고 부웅, 제자리에서 최대한의 힘으로 점프해 선실로 향하는 문 앞까지 단숨에 뛰어올랐다.
-쿠웅.
“이극…!”
발끝을 꼿꼿이 세우고 뒤꿈치를 파르르 떨며 최대한 소리를 죽인 레지나는 코앞의 문을 바라보며 잠시 범선의 구조를 떠올렸다.
“선장실은 선미루에 있었고… 선실 위층에 있을 텐데 왜 그 소리가 감옥까지 들린 거야?”
화악, 얼굴이 새빨개지고 몸이 달아오른다.
구조상 감옥과 선장실 사이에 선실이 끼워지는데도 그 정도 소리라니, 카사노의 넘쳐나는 체력과 방음이 미흡한 범선에 혀를 찬 레지나는 계획을 차근차근 세웠다.
“선실 복도를 빠르게 지나가고 선미루에 잠입해서 선장실로 쳐들어간다.”
계획이 세워졌다면 남은 건 실행뿐.
레지나는 꿀꺽, 입에 고인 침을 삼키고 결심을 굳힌뒤 철컥, 문고리를 돌려 눈앞의 미지에 뛰어들었고-
이후 장장 몇 권의 책으로 뽑아낼 수 있는 레지나의 첩보전이 시작됐다.
굴러다니는 돌로 대기 중인 선원들에게 심리전을 걸고 식사 시간에 맞춰 우르르 몰려가는 선원들에게 발각당할 위기에 처했다던가 오감이 예민한 부엉이 수인, 아르실을 지나치며 그녀의 큼직한 젖통에 열등감을 갖고 이를 가는 둥 레지나는 수많은 고난을 이겨 내고 갑판을 기어 선미루에 진입했다.
“흐으, 흐으, 흐으…!”
철퍽, 바닥에 떨어지는 물컹한 해파리와 미역.
갑판에 버려진 해파리를 머리에 얹으면서까지 갑판을 기어 선미루에 들어온 레지나는 문 두 개만 열고 지나치면 선장실이란 사실에 감격했는지 쿨쩍, 코를 삼키며 투두두둑- 온몸을 털고 끼익, 문 하나를 열었다.
“선장…!”
우웁- 입이 틀어막히는 부하, 셀리와 동그랗게 두 눈을 뜬 레지나. 그 옆에 모포까지 덮고 아주 지네집 안방마냥 잠들어 있던 부하, 메이까지 일어나 푸른파도해적단의 삼자대면이 시작됐다.
“너희 여기서 뭐 해!”
뭔가 분통한 듯한 선장의 목소리, 감정을 읽은 셀리는 괜히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마른 입술을 핥으며 자신이 아는 모든 걸 말해줬다.
“모, 몰라요 저희도! 그 새끼가 메파 언니 냄새 풀풀 풍기면서 안아 들고 데려왔어요!”
“저를 안아올땐 질긴년… 이러고 여기저기 자국이 남아 있었어요. 그리고 둘끼리 붙어먹는지 종일 헉헉대길래 저는 그냥 자고 있었어요.”
‘야! 그걸 말하면 어떡해!’
‘선장도 알고 왔을 거 아니야!’
“부, 붙어먹었다고?”
“싫다고 소리치긴 하던데, 이젠 비명도 안 들려요.”
척, 메이의 엄지가 가리킨건 다름 아닌 선장실, 당장 저문만 박차고 열면 붙잡힌 메파와 그런 메파에게 몹쓸짓을 하는 씨발놈을 마주할 수 있단 사실에 레지나는 쿠흐, 콧김을 내뿜으며 통, 통, 발을 굴렀다.
“너흰 도망가든가 얌전히 있어, 내가 데려올 테니까.”
“감옥보단 여기가 좋아요, 베개도 있고 침대도 있어.”
“나는 그냥 한번 자도 되는데… 선장도 그때 좋아 죽었잖아요?”
“닥쳐!”
침대가 편하다며 모포를 끌어안고 꾸물거리는 메이와 자신이 선장인걸 잊은 것처럼 놀리기 바쁜 셀리, 상반된 둘의 반응에 이를 갈며 일갈한 레지나는 문고리를 잡고 돌려 아주 천천히 문을 열어 작은 틈에 눈을 붙였다.
그런 그녀의 눈앞에 펼쳐진 건…
“응, 흐응, 흐그우웃, 후아아아앙…!”
“귀엽네, 쉬잇, 그러다 부하들이 듣는 거 몰라?”
“몰라앙, 흐잉, 흐응, 후읏, 흐으응…!”
카사노의 품에 안겨 토실토실한 엉덩이를 찰박찰박 흔들어대는 메파.
얇은 팔을 후들거리며 거목 같은 목을 끌어안은 그녀는 자신이 보고 있다는 걸 꿈에도 몰랐는지 대롱, 대롱, 늘어지는 콧물을 흔들며 카사노의 몸에 찰싹 매달린 채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앙앙 울어댔다.
으득.
잡혀가는 순간 조금 질투하긴 했지만, 그래도 어떤 몰골일지 몰라 걱정했던 것도 사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현실 속 메파의 모습은 상상과 무척이나 달랐다.
“아히잇, 아흑, 으흥, 흐읏, 흐읏, 후으으읏…!”
목덜미를 파고드는 손톱과 꽈악, 골반을 조이는 통통한 다리. 귀여운 얼굴이 쾌락으로 일그러졌지만 떨어지긴 싫다는 티를 온몸으로 내뿜는 메파의 모습에 카사노는 통통한 허벅지를 움켜쥐고 거칠게 허리를 흔들었고 투둑, 투둑, 방울진 애액은 바닥을 잔뜩 더럽혔다.
“흐잇, 히이잉, 하우, 흐응, 흥, 흥, 응흐으으읏!”
눈물, 콧물, 침. 온갖 체액을 줄줄 흘리며 카사노의 어깨를 콱 깨물고 눈가를 파르르 떨며 온몸을 부들부들 떠는 메파. 누가 봐도 절정 하는 그녀의 모습에 꾸득, 움켜쥔 문고리가 찌그러졌지만 메파의 절정은 멈추지 않았다.
환희 가득한 미소와 함께 음탕한 교성을 내뱉으며 몇 번이고 가 버리는 메파.
믿었던 동생의 배신(?)에 레지나는 아으, 우웃, 단어를 내뱉지 못하고 덜덜덜, 어깨를 떨며 침이 흐르는 것도 잊고 문틈 사이 둘의 교미를 놓치지 않고 전부 담아냈다.
‘다른 애들은…’
메이와 셀리 말고도 잡혀갔었던 부하들, 레지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선장실 안을 둘러보자 새하얀 복숭아 몇 개를 발견할 수 있었기에 솟구치는 질투를 가라앉히며 머릿수를 세었다.
하나, 둘, 셋?
셋이나 따먹고 아직도 메파를 따먹고 있다고.
까득, 다시 이를 갈며 끼이이… 문소리를 내며 머리를 들이미는 레지나, 그 탓에 오감이 예민해졌던 카사노가 누군가 들어온걸 눈치챘지만 메파와 카사노의 섹스에 몰입한 레지나는 발각된 사실도 모르고 코끝을 쫑긋이며 둘의 섹스를 계속해서 지켜봤다.
“흐엣, 흐응, 흐웃, 흐응, 으그으으읏…!”
정신을 못 차리다 못해 아예 기절하기 직전의 메파.
애써 숨을 썍쌕 고르며 카사노를 끌어안은 팔에 힘을 주는 그녀의 모습에 레지나는 마치 쾌락의 끈을 놓기 싫어 어떻게든 안겨 있던 자기 모습을 엿보는 것만 같아 절로 얼굴을 붉혔다.
“메파.”
“후읏, 친한 척… 부르지 마앗…!”
잘근잘근, 먹이를 먹는 토끼처럼 앞니로 어깨를 오물거리던 메파는 다정하게 자신을 부르는 카사노의 목소리에 귀를 쫑긋이며 도끼눈을 떴지만 벌어진 입은 충실히 대답해 왔다.
“너희 선장이 저렇게 보고 있는데 괜찮아?”
힐끔, 선장실 문을 등지고 허리를 흔들던 카사노는 엿보던 레지나의 정체를 밝히며 휙, 몸을 돌렸고 한순간에 자기 선장에게 뒤태를 전부 내보이게 된 메파는 꾸욱, 사지를 조이며 바르르 떨다 선장실이 떠나가라 큰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아악!!!”
잘자란 복숭아 같은 뽀얀 엉덩이, 군살하나 없는 잘록한 허리와 처진살 없는 팔뚝을 조이며 카사노에게 매달렸던 메파는 다급하게 카사노를 밀어내며 자지를 뽑아내려 애썼지만 콰악, 엉덩이를 움켜쥐며 잡아끄는 카사노의 손길에 메파는 결국 아무런 반항도 못 하고 카사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츄읍, 응…”
멍하니 벌린 입에 맺힌 침을 삼키고 눈을 데굴데굴 굴리는 레지나.
그녀의 앞에 펼쳐진 상황은 몇번을 다시 봐도 쉽게 정리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꺄악꺄악, 귀가 떠나가라 비명을 지르는 메파와 자신을 흘겨보는 좆같은 카사노.
둘의 모습에 머쓱해진 레지나는 쿵, 발끝을 튕겨 땀내와 뒤섞인 다양한 체향을 풍기는 선장실에 몸을 집어넣고 쿠웅! 문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