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암컷 노예들의 주인이 됐다-380화 (380/395)

“으응…”

난파선을 타고 쐐기이빨항구로 돌아온 지 삼일, 레지나는 돌아온 일상을 음미하면서도 문득 떠오르는 지난 추억을 떠올렸다.

“선장님!”

“아이, 시끄러.”

앵앵거리는 메파를 무시하며 난간에 기대고 망망대해를 바라보자 떠오르는 난파선의 추억. 그때 맛본 쾌락을 되살리며 입맛을 다시던 레지나를 흘겨본 메파는 하아, 한숨을 내쉬며 쿵, 쿵, 발 구르는 소리를 내며 못된 선장에게서 거리를 벌렸다.

“사람이 어째 점점 이상해져가…!”

카사노와 결투를 하고 오겠다더니 삼일간 실종, 그렇게 어찌 된 영문이냐고 물어 오는 부하들과 레지나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거냐고, 몸으로 갚아야 하지 않겠냐고 떠벌대는 해적섬의 씹새끼를 상대하던 그때 아무 일 없다는 듯 돌아온 레지나.

밀린 일들을 깔끔하게 처리하고 지난번과 달리 당당한 태도를 보이며 부하들을 이끌기에 이번엔 넘어가지 않고 무슨 일이 있었냐고 캐묻자 돌아온 대답은 가관이었다.

‘응? 아아, 괜찮아, 응, 흐흐…’

퀭한 눈짝과 침이 대롱대롱 매달린 얼빵한 얼굴. 마치 마약 중독자 같은 몰골로 얼빠진 대답을 한 그녀는 그렇게 의도적으로 삼일간의 실종을 화두에 올리지 않았고 부하들도 괜히 캐묻지 않았다.

다만 이전과 똑같으면 똑같았지 더 이상해져가는 레지나의 몰골에 수상함을 느낀 메파만이 끈질기게 레지나를 캐물었고 그렇게 의도적인 무시가 이어진 지 삼일째. 미룰 수 없는 거래를 위해 제국 항구에 밀항까지 다녀오고 난 뒤에도 레지나는 얼빠진 낯짝을 풀 생각이 없어 보였다.

“거래처에서도 무시하는데도 그저 실실 쪼개기나하고, 좆 같은 깜둥이귀쟁이년 다음엔 가만 안둬!”

헤실헤실 웃는 선장에게 약이라도 빨았냐고 넌지시 묻던 후드쓴 여인, 제국에 악명이 높은 년이라고 그렇게 일러줬것만 얼빠진 생각에 빠져 레지나는 협상의 주도권을 잃었고 그렇게 거래는 별 이득없이 끝났다.

“메파아, 나 물 좀!”

“직접 갖다 드세요!”

“응~!”

‘미친년, 미친년!’

저렇게 해맑게 대답할 거면 왜 부른 거야, 뭔가 나사 빠진 레지나의 모습에 혀를 차던 그때 뭔가 데쟈뷰를 느낀 메파, 그녀는 쿵쿵쿵, 갑판을 달려 선원 하나에게 주의를 줬다.

“주변을 잘 지켜봐, 신원 미상이던 아는 놈이던 배가 접근하면 곧바로 나한테 알리고. 알았어?”

“네!”

암시장에서 뒤늦게 귀가했던 선장, 그때의 그녀도 얼빠진 모습을 보이며 집중 하나 하지 못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카사노도 암시장에 나타났었다고 하니 메파는 단초로운 정보를 하나씩 조합하며 레지나가 얼빠진 이유를 조금씩 추측해나갔다.

‘항상 방해만 해대는 남자, 오늘도 갑자기 나타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어.’

몇 번이나 습격해왔던 카사노, 그에 대한 생각하며 머리를 굴리던 그때 툭, 힘없는 손길이 메파의 어깨를 두들겼고 뒤도는 순간 멍한 얼굴의 레지나가 선장모를 삐뚜름하게 쓴 채 다가왔다.

“히익!”

“왜 이렇게 놀라? 도착하면 말해 줘, 그때 동안 쉬게.”

“네, 네.”

“그, 그리고 아무도 오지 말라해, 알았어?”

“딸치려고요?”

-꽈악!

“으엑, 으움, 우움!”

“주, 주둥이를 함부로 놀려! 씹, 그런 거 아니야!”

‘아니면 아니지 왜 짜증이야!’

하도 잡아당겨지고 짤짤 흔들어댄탓에 입술이 오리주둥이처럼 삐죽 튀어나오게 된 메파.

뭔가 지난번과 겹치는 듯한 상황에 고개를 갸웃하던 그녀였지만 카사노와 레지나가 몸을 섞은 걸 아는 부하들에게 들은 게 없었던 메파는 카사노를 붙잡았을 때와의 상관관계를 파악 못 하고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한 후 갑판위를 걸으며 별문제가 없는지 파악에 나섰다.

한편 충직한 오른팔 메파에게 면박을 주고 선장실에 틀어박힌 레지나.

입술을 삐죽대는 메파와 다르게 선장이 무슨 중요한 작전이라도 짜는걸까- 생각하는 부하들의 기대와 달리 그녀는 책상이 아닌 침대에 누워 있었다.

“으흣, 으힛, 히잇, 힝, 흥, 크힝, 하으응!”

엄지손가락을 통째로 깨물고 어떻게든 신음을 억누르려하지만 새어 나오는 신음.

애액으로 코팅된 검지를 부지런히 움직이며 주름진 속살을 마구 긁어댄 레지나는 아찔한 쾌락에 발끝을 오므리며 다리를 꼼지락꼼지락 떨어대면서 자위에 열중했지만, 이미 고차원의 쾌락을 맛본 그녀의 몸은 절정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흥, 흐응, 흐응, 아히익! 흐응, 흐웃, 쿠후우웃…!”

아무리 욱신거리는 보지를 쑤셔도 해소되지 않는 가려움, 길죽하고 단단한- 그 흉악한 자지가 아니면 긁을수 없는 부위였던 만큼 레지나는 이를 악물고 손가락을 빼낸 뒤 다른 곳을 노렸다.

“후웃, 후읏, 흐응, 흐읏, 히잇, 흐이이잇…!”

꾸욱, 체중을 싣은 발이 침대를 누르고 파르르 떨어대던 두 무릎이 쩌억 벌어진다.

엄지와 검지로 뽈록 솟은 음핵을 마구 비틀며 찌법, 찌붑, 찌붑, 투명한 애액이 새하얗게 번질 때까지 클리자위에 몰두한 레지나는 찌르르, 꼬리뼈를 타고 등골을 핥는 야릇한 감각에 이를 꽉 깨물며 눈을 까뒤집고 기뻐했다.

“간다앗, 가아, 가아앗…!”

카사노가 펼친 조교중 레지나에게 조용히 흡수된 버릇, 연신 간다고 소리치며 하얗게 물드는 시야앞에서 기계적으로 클리를 마구 지분 거리던 그때-

-쿵쿵쿵!

“으햐아악!!!”

[선장님! 범선 한 척이 빠른 속도로 접근중, …노의 배입니다!]

“야이…!”

가기 직전이었는데-! 분통이 터진 레지나는 두 눈에 핏발을 잔뜩 세우며 눈치 없는 부하를 꾸짖으려다가 뒤이어 들려온 보고에 히죽, 미소를 지으며 후들거리는 두다리로 갑판위에 섰다.

“무슨무슨 뭐? 카사노겠지 뭐!”

발목까지 내렸던 바지를 올리고 축축하게 젖은 속옷을 그대로 입으며 벽 한 켠에 세워둔 피레아를 허리에 찬 레지나, 당찬 여장부 같은 듬직한 기세를 내뿜은 그녀는 곧바로 문을 열고 쿵쿵쿵, 계단과 갑판을 달리며 투명한 물방울을 떨어트렸다.

-퍼어엉!

그때 멀리서 들려오는 폭발 소리, 코끝을 스치는 화약 냄새에 눈살을 찌푸리던 그때 출렁- 푸른파도 해적단의 든든한 기둥, 세리느가 크게 흔들렸다.

“씨발!”

대포에 아작나고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세리느, 카사노가 원래 대포같은 걸 썼었나? 떠오르지 않는 기억에 잠시 갸웃한 레지나는 쿵쿵쿵, 갑판을 뛰어다니는 부하들을 향해 소리쳤다.

“전대포 발사하고 생포를 목적으로! 알았어?!”

“““네에!!!”””

“선장님, 평소처럼 물에 안 빠트리고 생포하려고요?”

“응? 뭐, 뭐래- 내가 언제 물에 빠트렸어. 카사노 그새낀 내 손으로 꼭 잡는다, 그렇게 정했어!”

“네? 카사노라니…”

또 잔소리할 심산인 게 분명한 메파, 레지나는 아바바- 두귀를 두드리며 부하의 충언을 무시하고 스긍, 피레아를 뽑아 들었지만 퍼엉- 퍼엉- 퍼엉- 귀를 울리는 여러 대포소리와 함께 우직- 다가오던 범선의 돛대가 아작나버리고 말았다.

“쟤들은 카사노가 아니라 베르노 일당이잖아요, 해적섬에서 요즘 이름 떨치고 있는 놈들이라고 제가 전에 말해줬는데?”

“뭐? 씨발, 야-! 줄 리, 카사노의 배라며!”

“예에?! 제가 언제요! 베르노의 배라고 말했다구요!”

잘못 들었구나.

레지나는 순간 자기 실책이 떠올랐지만 여기서 인정하고 사과하는 건 카리스마를 해치는 일- 레지나는 큼큼, 헛기침을 내뱉으며 척, 피레아로 해적선을 가리켜며 다시 한번 명령했다.

“그냥 아예 침몰시키고! 이 정도는 나 없이도 충분하잖아!”

“예에? 생포하라고 해서 이미 벌써 나포용 갈고리까지 걸었는데…”

“읏.”

축 늘어진 부하의 말대로 이미 나포용 갈고리를 내던지고 힘차게 끌어당기고 있는 부하들, 대포를 직격시키지 않기 위해 땀을 뻘뻘 흘려가며 대포각도를 조정하고 제 할 일을 열심히 한 부하들의 노력은 내다 버리는 건 선장으로서의 덕목이 아니었기에 레지나는 결국 고집을 꺾고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선장새끼만 데려와! 나머진 물고기밥으로 주고!”

“네 선장님!”

우르르르-

물소 떼처럼 갑판을 쿠당탕 뛰어가며 널빤지를 얹고 해적선으로 넘어가는 부하들.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자 곧장 밧줄로 묶어 건너온 부하들은 데굴데굴, 갑판위에 눕힌 베르노를 발로 밀며 턱, 레지나의 발끝에 얹었고 레지나는 콰악- 피레아를 갑판에 꽂으며 불청객을 노려봤다.

“씨발, 이름은 왜 비슷하게 짓고 지랄이야 지랄이.”

“큭, 레지나 이 개년아! 내 가족들이 지옥에서 니년을 기다릴 거다- 죽여, 죽이란 말이야!”

“닥쳐, 씨발!”

서걱, 손쉽게 잘리는 귀 한쪽.

소리 없는 절규와 함께 쿵쿵쿵 발을 구르며 난동을 피우는 베르노, 그를 어떻게 처리할까- 메파에게 물으려는 그때 퍼엉, 퍼엉- 또 다른 대포소리가 들려오며 출렁, 세리느가 힘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어…?”

‘카사노…?’

대포를 쏘던 백병전을 펼치던 일단 카사노겠지-

단순한 생각으로 고개를 든 레지나는 척, 타륜을 쥔 부하에게 접근하라 손끝으로 명령을 내리고 서걱, 베르노의 목을 잘라 텅 빈 오크통에 내던진 후 시체를 바다에 내던졌다.

빨갛게 물드는 바다, 그리고 그위를 덮는 새하얀 거품.

사라진 흔적을 흘겨보며 접근해 오는 배를 부하가 건네주는 망원경으로 바라본 레지나는 하아- 아무런 말도 없이 한숨을 내쉬고 부하에게 망원경을 돌려주며 새로운 명령을 내렸다.

“그냥 침몰시켜!”

“네!”

레지나의 밑에서 뼈를 깎는 수련을 하며 대포 사격솜씨를 갈고닦은 푸른 파도 해적단, 카사노의 배가 백병전을 몇 번이고 걸어온탓에 보여 주지 못했던 대포솜씨를 있는 힘껏 발휘한 그녀들은 금세 범선 한 척을 넝마짝으로 만들어 물고기밥으로 만들었다.

“선장님! 또 배가-!”

“아이 씨발, 적당히 하고 꺼질 것이지 씨발럼들이-!”

“대포 준비할까요?”

“아예 흔적도 찾지 못하게-!”

이를 드러내며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리려는 그때 망원경을 들고 꼼꼼히 살펴보던 메파가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카사노입니다!”

“사격 중지-!”

푸른파도 해적단과 제국작전부(임시가칭), 선장의 독단적인 욕심으로 백병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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