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암컷 노예들의 주인이 됐다-360화 (360/395)

“후앗!!!”

벌떡, 침대에 널브러져 죽은 듯이 잠들었던 레지나는 지끈거리는 두통과 함께 침대에서 깨어났다.

“으갸아아아…”

말라붙은 눈곱과 흐릿한 시야, 손등으로 눈가를 비비는 와중 머리를 도끼로 내려찍는 듯한 아찔한 고통이 범람했고 레지나는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매고 한참을 끙끙 앓고 나서야 두 눈을 똑바로 뜰수 있었다.

“씨발… 꿈인가…?”

짹, 짹짹-

밝은 햇빛이 투과되는 유리창, 파란 하늘을 날아다니는 작은 새를 흘겨본 레지나는 홀린 듯이 창문에서 눈을 떼고 방안을 천천히 둘러봤다.

“하아아…”

지끈, 방 꼬라지만 봐도 절로 올라오는 두통, 하지만 도저히 떠오르지 않는 지난밤 기억을 되살리려면 어젯밤 무슨 참사가 있었는지 두 눈으로 확인해야 했다.

-덜컹!

“우악!”

침대에서 일어나기 위해 끄트머리로 살살 내려가는 순간 푹 꺼져 버리는 침대. 아예 내려앉았는지 비스듬해진 침대를 못 본 척한 레지나는 뻣뻣하게 굳은 허리를 펴며 다리를 살짝 벌렸다가 경악했다.

“아아아아…! 씨바알…!”

말라붙은 희끄무레한 액체들과 빨갛게 퉁퉁 부은 음부, 거기다 파괴의 고통에 욱신거리는 질내와 빨갛게 남은 손자국들. 가볍게 훑어만 봐도 흔적 투성이인 자기 몸에 경악한 레지나는 믿을 수 없는 현실을 외면하기 위해 방안을 둘러봤다.

“개, 씨발…”

정중앙에 자리 잡은 주먹 자국과 함께 거미줄처럼 균열이 일어난 전신거울, 완전히 찢어져 넝마가 된 커튼, 돌돌 말려 있지만 딱 봐도 축 젖어 있는 물기 가득한 이불.

거기다 깨진 거울로 바라본 자기 몸은 개난장판인 방안 보다 더 엉망이었다.

“미친 거 아니야…?”

가슴에 끼얹다 못해 들이부었는지 말라붙은 정액이 온몸을 뒤덮어 구린 냄새를 풀풀 풍기고 목덜미, 가슴, 어깨, 엉덩이- 어디라고 할 것도 없이 빨간 키스자국으로 도배되다 싶이 덮여 있었다.

거기다 살짝 부푼 배까지 발견한 레지나는 설마설마 하는 심정으로 꾸욱, 부푼 배를 눌렀다가 경악했다.

-꿀렁♥

배를 누르자 곧바로 바닥에 길게 늘어지는 덩어리진 정액, 얼마나 싸재낀건지 정액이 아니라 슬라임을 자궁에 넣어 뒀다해도 믿을 양이었기에 레지나는 제발 임신하지 않았길 기도하며 산발이 된 머리칼을 벅벅 긁다 번쩍- 뇌리를 스치는 기억에 두 눈을 질끈 감았다.

‘헤엑- 헤엣- 헤엣♥ 조아, 이거 조아아, 둥실둥실, 오호오오옷♥’

‘진짜 미친년이네, 자지 없이 어떻게 살았어, 응?’

‘이제 못사라, 카사노님 자지 주세여, 응, 흥, 와따아, 자지 와써어♥’

쿠당탕, 자지를 달라고 울부짖는 자신이 바닥에 고꾸라져 얼굴을 처박은 기억. 떨어진 이유는 창문 위에 고정된 커튼을 양손에 돌돌 감아 밧줄처럼 사용했고 허공에 떠오른 자신을 붙잡은 카사노가 뒤에서 퍽퍽 박아대 커튼을 고정하던 대가 부러져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었다.

“곱게 따먹지 씨발 새끼…”

개가 된 나는 미친년이구나, 절로 얼굴이 화끈해진 레지나는 욱신거리는 머리를 퍼억, 퍼억 주먹으로 내려치며 홀로 뇌까리다가 쩍 갈라진 목에서 찢어지는 고통을 느껴 얼굴을 찌푸리고 물을 찾았다.

-꿀꺽, 꿀꺽, 꿀꺽

“하아아…”

온종일 탁자에 방치된 미지근한 물, 하지만 목이 갈라진 상황에선 물인 것만으로 감지덕지였기에 레지나는 한 번에 한통을 비워냈고 입맛을 다시다 찝찝한 뒷맛에 퉤엣- 바닥에 침을 뱉었다.

“씨발, 정액맛이잖아…!”

투웅, 텅 빈 물통을 바닥에 내던지고 엉망진창인 방안을 둘러보는 레지나. 선명한 주먹 자국이 남은 거울을 쓰다듬다 짤그락, 떨어지는 파편을 바라본 레지나는 또다시 스멀스멀 떠오르는 기억에 두 눈부터 감았다.

도저히 지난밤의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기에 눈이라도 감아야 마음이 편할 것같은 게 그 이유였다.

‘하붑, 흐부븝♥ 움쯉, 우븝, 하우움♥’

쪼옵, 쪼옵, 게걸스럽게 벌린 입술을 거울에 딱붙이고 헐떡이는 레지나, 거울 속 자신과 게걸스레 키스한 그녀는 터업, 머리채를 낚아채는 카사노의 손길에 강제로 키스를 끝내고 퍼억, 방금까지 입맞춘- 즉 입술 자국이 선명히 남은 김서린 거울에 뺨을 문질러지며 암캐처럼 울부짖었다.

‘끄히이잇♥ 아퍼엇, 시러, 상냥하게, 응, 오호오오옷♥’

‘닥치고, 그냥, 박히라고!’

방안을 비추는 주황빛 햇빛을 등지고 개처럼 엎드린 자신을 따먹는 카사노. 땀에 젖은 카사노의 탄탄한 가슴은 햇빛을 머금고 광택을 내뿜고 있었다.

수컸다운 매력을 한껏 뽐내는 몸에 흥분한 레지나는 꾸욱, 엉덩이에 힘을 줘 조였다 풀었다 반복하며 맛있게 자지를 오물댔고 레지나의 기교에 카사노는 걸레로 거울 닦듯 레지나의 볼을 거울에 문지르며 또다시 정액을 싸질렀다.

결국 한참 동안 거울을 들여다보며 섹스하다가 힘 조절을 못 하고 너무 좋아 거울에 주먹질을 해 버렸고 그 뒤로 방안 곳곳 벽에 기대거나 욕실에 걸터앉아 섹스하는 둥 카사노의 자지를 알뜰살뜰하게 맛보다가 잠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아아아아…!”

‘미친년, 미친년, 미친년, 미친녀어어어언…!’

술에 취해도 곱게 취해야지, 아니- 중간엔 깰뻔했잖아! 그때의 난 왜 그런 선택을 한 거지?

도저히 믿을 수 없는지난밤의 기억. 한번 둑이 무너진 기억의 샘은 지난밤 레지나가 보인 추태를 콰르르 쏟아 냈고 기억의 파도에 휩쓸린 레지나는 두 눈을 질끈 감고 지난밤 목놓아 울어대던 자기 환영을 스쳐보냈다.

‘섹슈 조아아아♥ 더 해주세요, 더 박아쥬세여어어♥’

‘더 해 줘? 정성을 보여봐, 공손하게 부탁해야지.’

‘무릎 꿇어써어, 자지 박아쥬어, 빌테니까, 자지한테 싹싹 빌테니까아♥’

자지를 뽑아내고 침대에 묶어 보지만 몇 시간 애무했던 카사노, 그런 카사노에게 자지를 달라고 애원한 레지나는 카사노의 요청대로 바닥에 무릎 꿇고 이마를 바닥에 납작 얹은 채 엉덩이를 흔들며 자지를 달라고 졸라댔다.

자존심도 없는 천박한년, 카사노의 조롱에도 벌렁 몸을 뒤집은 자신은 가랑이를 벌리고 보지를 양 집게손가락으로 벌리며 주륵, 쌓여 있던 정액을 흘려대며 애원했다.

‘네엣, 천박한 레지나는 쥬인님의 자지가 먹고시퍼요, 자지 주세요오♥’

묵묵히 지난밤의 기억을 되짚고 있으니 레지나는 그때 애절하게 부탁하던 자기 심리가 떠오르긴 했다.

‘이제 모르겠어, 다른 거랑 비교가 안될 정도로, 머리가 녹아내릴 거 같아아아…! 이제 저게 없으면 안 돼, 못 살아, 싫어, 자지 줘어!’

몇 번이고 짓밟힌 자존심은 잡초처럼 자라났지만 이미 카사노가 주는 쾌락에 절여질 대로 절여진 레지나는 몇 번이고 꺾이는 자존심을 온전히 내려놓고 인정하기로 했다.

이 남자에게 길들여진 몸은 이제 카사노가 아니면 만족하지 못했다. 술이던 담배던 마약이던- 평생 꿈꿔왔던 바다의 왕의 자리에 오르지 않는 이상 그것보다 대단한 쾌감을 느끼긴 어려울 거라고 레지나는 스스로 단정 지었다.

그 정도로 카사노가 어루만져 주고 박아줄 때 그녀를 덮치는 쾌락은 늪처럼 그녀를 빨아들였다.

-짜악!

“아으…”

‘어제 일로 뭘 또 적시고 있어! 정신 차려야지!’

되살아난 기억을 되짚다 보니 살짝 젖어 든 비부. 정신 차리란 의미로 따끔한 따귀를 스스로 선사한 레지나는 일단 찝찝해 죽을 것만 같아 먼저 씻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그새낀 어디간 거야…’

침대에 있었나? 뭐가 됐든 일단 정액이 말라붙은 상태로 뭘 하긴 글렀기에 레지나는 자기가 적지에 있다는 것도 있고 한껏 여유를 부리며 욕실로 들어갔다.

-끼릭, 끼릭, 쏴아아아!

투두둑!

“아응…!”

수도꼭지를 돌리고 온도를 조절하자 몸에 쏟아지는 투명한 물줄기. 멍하니 물줄기를 얻어맞음과 동시에 피부를 타고 흐르는 야릇한 기분에 레지나는 자기도 모르게 가슴과 음부를 손으로 가리고 샤워기로부터 등을 돌렸다.

“미쳤어…”

밤새 좀 만져졌다고 다시 민감해진 몸. 따뜻한 물방울에 얻어맞은 젖꼭지는 그새 볼록 솟아오르고 주륵, 정액과 뒤섞인 애액이 허벅지를 타고 흐르기 시작했다.

“…”

꿀꺽, 입에 고인 침을 넘기며 손으로 가렸던 음부를 살짝 어루만지는 레지나.

-쯔걱, 쯔걱, 쯔걱♥

“하으♥ 응, 하응, 흐으, 흐읏, 히으으읏…!”

찌걱, 찌걱, 찰박, 찰박, 차압, 차압, 찹, 찹, 찹, 찹찹찹찹찹찹-♥

지난밤 기억에 달아오른 몸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쯔억, 젖은 속살을 내보이며 구멍을 벌름거렸고 레지나는 고삐 풀린 망이지처럼 손가락을 밀어 넣고 주름을 긁으며 자신도 모르게 자위를 시작했다.

손가락 끝으로 주름을 긁고 통통한 음부를 손가락으로 문지르며 괴롭힌다. 뽈록 솟은 음핵을 애액 묻은 손바닥으로 쯔법, 쯔븝, 쯔법- 마구 문질러 주니 황홀한 쾌락이 온몸을 뒤덮었고 레지나는 쏟아지는 물줄기에 신음을 섞어 흘려보내며 자위에 몰두했다.

그렇게 자위 30분 샤워 10분을 끝마치고 나온 레지나는 뽀송뽀송한 수건으로 온몸을 닦아내고 옷장을 열었다.

-덜컥

“하아아…”

옷장을 열자마자 풍기는 진한 사내냄새. 몇 번이고 맡았던 진한 카사노의 체향에 레지나는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붉히고 속옷없이 맨몸에 카사노의 셔츠와 바지를 걸쳤다.

“커…”

셔츠만으로 엉덩이를 가리고 헐렁한 바지는 찢은 커튼을 허리띠 삼아야 겨우 고정할 수 있었다. 넓은 바지통이 촌스러워 보여 밑단을 접고 셔츠 앞자락을 바지에 밀어 넣은 레지나는 윤기 나는 푸른 머리칼을 남은 커튼으로 올려묶고 슬쩍 욕실의 거울을 살펴봤다.

“하아, 미친년. 존나 이뻐.”

파도를 담아낸 듯한 푸른 눈동자, 찰랑이는 푸른 머리칼. 사내 옷을 걸쳤음에도 날씬한 핏이 살아나는 자기 재능에 감탄한 레지나는 이리저리 자세를 바꿔가며 만족하다가 목덜미에 남은 키스자국을 발견하고 얼굴을 붉혔다.

“빨리 나가자, 저번처럼 또 찾아오면 좆되니까…”

그전에 챙겨야할 것, 카사노라면 음흉하게 자기 무구- 피레아를 숨겨놨을게 뻔했기에 레지나는 바닥에 가득한 물웅덩이(대부분 레지나가 흘린 애액이다)를 피하며 방안을 샅샅이 뒤졌고 한참이 지나서야 침대밑 피레아를 꺼낼 수 있었다.

“씨발 새끼!”

드르렁-

“…!”

약아빠진 카사노를 욕하던 그때 미약한 코 고는 소리가 움찔, 레지나의 귓가를 두들겼다. 소리의 근원지는 무너진 침대였기에 레지나는 까치발을 들고 침대 머리맡에 다가가 끝까지 덮인 이불을 살짝 걷어냈다.

스으으- 스으으-

코 고는 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카사노, 옅은 숨소리와 함께 새근새근 자는 느긋한 모습에 레지나는 울컥- 짜증이 솟구쳐 피레아의 손잡이를 움켜쥐고 카사노를 노려봤다.

‘원숭이처럼 밤새 남의 몸에 싸질러대고 느긋하게 처자고 있다니, 씹새끼…!’

스르릉, 매끄러운 소리와 함께 검집에서 빠져나오는 피레아. 유려한 검날이 햇빛을 머금고 영롱하게 빛났지만 레지나는 쩝, 쩝, 입맛을 다시는 카사노를 빤히 쳐다보다 탁- 피레아를 다시 집어넣었다.

‘…이상해.’

뒤숭숭한 마음, 초창기에 만났던 그때라면 망설임 없이 피레아를 뽑아 들어 목을 잘랐을 텐데 떡정도 정이라던가? 레지나는 부들거리는 손을 주머니에 넣어 감추고 매정하게 뒤돌았다.

‘미친년아, 널 강간한 새끼야, 널 납치하고 몇 번이고 희롱하던 씹새끼를 두고 무슨 생각하는거야!’

사사로운 감정을 앞세우는 유약한 자신을 꾸짖는 레지나. 하지만 한번 검을 집어넣은 순간 레지나는 알 수없는 감정에 마음이 꺾였고 잘게 떨리는 두 눈으로 바닥을 바라보다 꾸욱, 손바닥을 손톱으로 짓누르며 결심했다.

‘다음에 다시 만나면 그땐 정말끝이야, 쾌락, 호의, 감정- 다 집어치우고 죽여야 해, 이 새낀 내 삶의 걸림돌이야- 나를 길들이려고 설치는 지금이 아니면 죽일 수 없어.’

적으로 삼은 수많은 인간들의 목을 치고 정말 마음이 맞는 친우라 생각한 필리아도 배신한 자신이었다. 그런데 한낱 남자에게 마음이 흘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일을 그르치다니- 레지나는 바다의 왕이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선 카사노의 목이 눈앞에 있어야 가능하단 걸 깨달았다.

‘다음엔… 적이야.’

오늘이 마지막. 레지나는 미련이 가득한 감정을 강단있게 정리하고 나서야 머리가 개운해짐을 느꼈다.

암컷, 여자, 노예- 그딴 하찮은 단어로 자신을 묶을수 없었다. 나는 바다의 왕이야. 그 다짐을 끝으로 레지나는 홀가분한 발걸음으로 돌아갔고 그녀의 해적선에 도착한 날 쐐기이빨 항구에 비보가 하나 전해졌다.

레지나가 사라졌다-

해적과 현상금 사냥꾼, 그리고 제국과 왕국들 수많은 세력 사이에서 알 수없는 준동이 천천히 일어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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