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욱!
“흐응…”
밧줄을 조이자 야릇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로프만으로 제압할 수 있을까 걱정돼 아르실을 바라봤지만, 그녀는 기절한 레지나를 흘겨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어차피 심문도 해야 하고 들어야 할 이야기가 많습니다. 괜히 마나 구속구 같은걸 채웠다가 앙심을 품어 입도 안 열게 분명하기에 이게 낫습니다.”
“그런가요.”
“네, 그래도 대단하십니다. 16일 만에 레지나를 포박하고 임무를 끝마치다니, 황자님이 들으시면 무척 기뻐하실 겁니다.”
“흐음…”
황자가 기뻐한다라, 요 보름간 항해를 해본 결과 아르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에는 이 바다에 배신당한 게 너무 많았다.
“그런데 레지나의 해적단들을 전부 잡아넘기고 레지나를 처형한다고 해도 제국 상선을 터는 놈들이 사라질까요?”
“그럴 리는 없습니다. 해적들은 해적섬을 아예 없애버리지 않는 이상 하나씩 생겨날 테고, 후우, 솔직히 말해서 레지나가 사라진다면 해역을 옮겼던 해적들까지 다시 이근방으로 돌아올 수도 있겠군요.”
그건 미처 생각 못했습니다. 라고 덧붙인 아르실이 고개를 푹 숙이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보름간 같이 가면서 본 아르실 중 집중하는 그녀는 한번 자신만의 세계에 빠지면 쉽게 헤어 나오지 못했기에 그냥 내버려 두는 게 제일 편했다.
툭, 툭, 쓰러진 레지나의 뺨을 매만지며 시간을 보내던 그때, 고개를 든 아르실이 조심스러운 말투로 내게 말했다.
“확실히, 레지나가 이근방에 자리 잡고 있는 게 제국의 입장에서 손실이 덜합니다. 레지나에게 뒷배가 있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뒷배요?”
“그녀가 차고있는 검, 그 검을 들고 항해하면 인어와 세이렌? 그중 한 무리가 그녀를 돕는다고 합니다.”
“흐음…”
“그리고 레지나의 배가 암초 해역에 부딪히고 덤벼들던 그때 그녀의 배는 무사했다고 하는군요.”
“그러고 보니 다른 해적들은 필요 없지 않나요? 쓸데없이 손만 벌리고 데려가기도 귀찮고.”
“…갑자기 무슨 말을?”
“제가 좋은 생각이 하나 떠올라서요, 아르실… 믿어줄 수 있어요?”
“…보름간 지켜본 카사노님은 정말 제국, 아니 황자님을 위해 노력하는 분이었습니다.”
믿겠습니다. 라고 덧붙이는 그녀의 귀에 슥, 얼굴을 가까이했다. 귀를 쫑긋이며 집중하는 아르실에게 장난치고 싶어 쪽, 입술로 소리를 내자 부르르, 그녀의 몸이 잘게 떨렸다.
“무슨, 뭐엇, 뭐, 뭐어-!”
“장난, 장난. 일단 레지나 부하들은 전부 풀어주죠. 레지나를 심문할 때 협상으로 쓸 생각이에요.”
“…저들 전부를 말입니까?”
“네, 배랑 같이 지금 풀어주고, 레지나한테는 비밀로 할 생각이에요. 도와줄 거죠?”
“…다 뜻이 있으리라고 믿겠습니다.”
스윽, 허리를 펴고 나를 힐끔 쳐다본 아르실이 몸을 돌리고 후드를 뒤집어썼다.
한창 포박된 여해적들을 살피던 선원과 선원들을 지켜보던 바크문은 아르실의 접근에 고개를 갸웃했다가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하나같이 이해가 안 간다는 듯이 고개를 내젓다가 나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내 명령이라니 군말 없이 따를 모양이네.
-터엉, 터엉, 터엉!
“아악!”
“아흑!”
“아프다고!”
찡찡거리는 해적들의 울음을 무시하고 해적선에 내던지는 선원들, 배에 있던 포로를 전부 내던지고 일부가 정신 차린 걸 확인한 나는 널브러진 레지나를 어깨에 메고 해적들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아앗, 선장님!!!”
“덤비지 말고, 덤비면 니들 선장은 광장에서 모가지만 참수돼서 만나는 거야, 알았어?”
꾸욱, 내 경고에 여자들의 입이 다물어진다.
“조용히, 우리가 떠날 때까지 가만히 지켜봐, 선장 되찾겠다고 항구에서 지랄하면 보는 앞에서 모가지를 썰어버릴 거니까.”
툭, 멍때리는 바크문의 어깨를 때리고 턱 끝을 까딱였다. 출발하자는 신호를 알아들은 그가 고함을 내지르자 선원들이 제자리를 향해 황급히 뛰어갔다.
“한번 길들여볼까.”
문득 자존심 강하고 덤벼드는 레지나를 보니 삼국지가 떠올랐다. 제갈량의 칠종칠금, 레지나가 제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며 아르실에게까지 속내를 숨긴 나는 조용히 갈라지는 바다를 바라봤다.
***
“하앗!”
터엉, 울리는 나무 소리를 들으며 레지나가 일어났다. 창가에서 내려온 나는 철컥, 문을 잠그고 방 풍경을 구경하며 레지나에게 물었다.
“잘 잤어?”
“하아, 시발, 뭐라는 거야…”
거칠기는,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숙소의 모두는 주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고 아르실은 홀로 임무가 있어 내일 오겠다며 떠났다. 숙소에 남은 건 나와 레지나 단둘뿐, 즐기기엔 안성맞춤이었다.
“너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낮에 떠올린 계획을 다시 생각해봤다.
선인이 남긴 지혜 칠종칠금,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구체적인 가닥이 도저히 잡히지 않았다.
“뭘 어쩌면 좋아? 빨리 풀지 그래? 뒤지기 싫으면 말이야.”
어차피 해역은 씹창나게 돼 있다. 해적섬의 소드마스터가 이쪽으로 온다고 노인이 이야기도 했고 보름간 항해를 나간 결과 해적들은 정말, 아니 엄청나게 많았다.
하나하나 잡아내도 모자랄 만큼 넘쳐나는 그 해적들이 상선을 털어먹는다면 그건 얼마정도의 손해일까?
대해적 하나에게 간간히 털리는 게 나을까, 아니면 자잘한 머저리들에게 매일같이 습격당하는 게 나을까.
그래, 어떻게든 꼬드겨서 이용하자. 안 그래도 하도 굶어 미치겠는데, 언제 내가 생각하고 일했다고.
-촤악!
“으웃?”
의자에 묶인 레지나의 로프를 풀었다. 어차피 손목에 아르실 몰래 구속구를 채워놨기에 벗어날 일도 없었다.
“뭐 하는 짓이야하앗?!”
묘하게 귀여운 비명과 함께 촤악, 레지나의 상의를 찢었다. 넝마가 된 제복 위에 천 쪼가리를 내던지자 순식간에 레지나의 젖가슴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야…”
“…역겹고 추잡한 원숭이 같은 새끼, 너도 결국 이럴 목적이었구나. 나를 욕보이고- 나를 더럽히려는 저능아 새끼였어.”
“쉬잇.”
티잉, 레지나의 귀여운 유두를 검지로 튕겼다. 옷을 입어도 훤히 드러나는 라인에 많은 생각을 했지만, 레지나의 가슴은 무척 커다랬다, 한 F컵쯤?
“닥쳐, 내가 풀려난다면, 내 가족들과 어머니, 내 신하들의 명예를 걸고 너를!”
“네가 신하가 어디 있어?”
팅, 팅, 축 처진 분홍빛 젖꼭지를 자극하자 히긋, 흐응, 귀여운 교성이 레지나의 입술에서 새어 나왔다.
“닥쳐엇, 흐응, 그만, 그만해…!”
“뭘 그만해, 나한테 지고 포로로 잡힌 주제에 건방지게 구네.”
따악, 장난을 그만두고 딱밤을 먹이자 스윽, 레지나의 왼쪽 유두가 조금 부풀어 올랐다.
수치심에 바들바들 떨대마다 푸릉, 흔들리던 젖가슴에 천천히 땀이 맺히고 아름다운 레지나의 얼굴엔 수치심과 증오가 가득했다.
“닥쳐어, 너, 널 죽일 거야. 시체를 토막 내고 그 위에 오줌을 갈겨 모두가 보는 눈앞에서 모욕할 거야!”
“하하, 노상 방뇨하겠다는 말을 빙빙 돌려 말하긴, 건방진 게 아니라 변태 년이었구나.”
꾸욱, 검지와 엄지로 젖꼭지를 꼬집고 살살 흔들었다. 위아래로 붕붕, 젖꼭지를 흔들 때마다 찰싹찰싹, 늘어난 레지나의 젖가슴이 그녀의 갈비와 부딪히며 음탕한 소리를 만들어냈다.
“흐웃, 흐응, 그만!!! 그만해애, 나를 모욕하지 마, 차라리 나를 죽여…!!!”
까득, 여태껏 보인 반응은 장난이었다는 듯 정말 불쾌하단 얼굴을 지은 레지나가 나를 노려봤다.
하지만 나는 봐버렸다. 내가 움켜쥔 왼쪽 젖꼭지가 아닌 오른쪽 젖꼭지가 흥분한 탓에 서서히 부푸는걸.
“그래, 이걸로 진득하게 괴롭혀줘야겠네.”
“…이해 못할 소리를 지껄이지 마, 차라리 죽여, 아니면- 내가 풀려나는 순간 너는 죽을 거야, 아니- 이 해역에 떠다니는 망령이 되어 평생토록 썩어문들어지게 만들어줄 거라고.”
“무섭네에…”
터엉, 앙칼진 말을 해대는 레지나의 의자를 살짝 걷어차 주고 거리를 벌렸다.
도망가는 줄 알고 의기양양한 미소를 짓는 그녀가 꼴 보기 싫어 서둘러 가방을 찾은 나는 죽일 듯이 노려보는 레지나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가방을 뒤적이며 물건을 찾았다.
“아, 여기 있었네.”
“…무슨 속셈-“
달그락, 분홍빛 병에 담긴 향유 2병을 꺼내고 레지나의 앞에 서자 히이, 귀여운 소리와 함께 레지나의 두 눈이 향유를 쫓았다.
“아는 거야?”
살랑, 살랑, 향유병을 좌우로 흔들 때마다 장난감을 노려보는 고양이처럼 시선을 돌리던 레지나가 삐죽, 입을 내밀며 내게 말했다.
“닥쳐, 니새끼랑은 잠시도 말 섞고 싶지 않으니까하아앙?!”
-주르르륵, 꿀럭, 꿀럭
“귀여운 비명이네, 하아, 시발 존나 따먹고 싶게 하네.”
저열한 욕설을 내뱉으며 레지나의 커다란 젖가슴에 꿀처럼 늘어지는 향유를 부었다.
가슴골에 맺히는 향유와 함게 주륵, 넘쳐흐른 향유가 젖꼭지에 맺히고 뚝, 뚝, 한 방울씩 떨어지는 순간 나는 콰악, 거친 손길로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으그으읏?!”
-찹찹찹찹찹
젖가슴을 움켜쥐고 마사지하듯 조물거리며 앞으로 잡아당겼다. 젖소 젖 짜듯 뾰족해진 젖과 쯔걱, 쯔걱, 향유가 문질러지며 음탕한 소리가 새어 나왔다.
“흐응, 흐웃, 그만해, 이 씨바하앗, 새끼야아앗♥”
“입이 너무 험하네! 아가씨, 그러다 후회한다?”
창밖을 바라보자 완전한 심연이 항구를 뒤덮었다. 내일까진 아무도 이곳에 오지 않고 남은 건 나와 레지나.
칠종칠금을 떠올리며 종일 달아오를 레지나의 얼굴을 상상하며 꾸욱, 가슴을 움켜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