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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 노예들의 주인이 됐다-319화 (319/395)

우우웅!

바다를 울리는 묘한 공명음, 레지나가 뽑아 든 커틀라스가 푸르게 물든 순간 그녀의 해적선은 엄청난 속도로 우리에게 접근했다.

-쿠우웅!

“크아아악!!!”

“살려줘어!”

“뒤집힌다!!!”

“무구에 담긴 마법 같습니다.”

레지나의 커틀라스가 휘둘릴 때마다 해적선을 밀어주는 파도들이 넘실거리며 폭발적인 힘을 만들어냈다.

파도를 조종하다니, 너무 사기잖아?

“그렇네요, 근데 대포를 쏘지 않고 백병전으로 붙을 모양인가 보네.”

묵직한 소리와 함께 부딪혔던 해적선과 우리 범선이 뒤로 밀려났다가 쿵! 다시 한번 부딪혔다.

-우지지직!

“얘들아, 전투 준비!!!”

“전투 준비!!!”

해적선의 선수상이 범선을 부수고 쿠웅, 다시 한번 부딪혀 완전히 거리를 좁힌 순간 나와 레지나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전투 준비를 외쳤다.

챙, 챙, 챙, 귓가를 울리는 검 뽑는 소리와 함께 갑판을 뛰어다니던 해적들이 터엉, 터엉, 판자를 내려놓았다.

“죽여!!!”

“선장을 모욕한 쓰레기들!”

배에 걸쳐진 판자를 타고 넘어오는 여해적들, 하나같이 알 수 없는 소리를 지껄이지만 두 눈에 담긴 살기만은 확실했기에 나는 선원들을 둘러보며 경고해줬다.

“잘 붙들고 버티세요, 살아만 있으면 도와줄게.”

“네!!!”

“전투 준비…!”

“으으으…!”

땟국물이 줄줄 흐르고 흉흉한 살기를 휘감는 여해적들에게 기가 눌린 선원들이 허리를 펴고 나를 바라봤다.

살고 싶어 하고 투지가 불타는 좋은 눈, 배를 맡기기로 한 나는 곧바로 판자 쪽으로 넘어가 넘어오는 해적들을 하나씩 상대했다.

“죽어!!!”

후웅, 사선으로 베어 넘기는 롱소드를 검으로 쳐내고 남은 왼손으로 안면을 후려쳤다.

-뿌득!

“크아아악!!!”

순식간에 살을 파고 함몰된 코, 얼굴이 찌그러진 해적의 배를 걷어차 갑판에 널브러뜨리자 곧바로 넘어온 년이 직선으로 검을 내려찍으며 나를 욕했다.

“킴비를!!! 이 씨발새끼가아아!!!”

카앙, 카앙, 가볍게 튕겨내지만 지치지도 않고 몇 번이나 검을 두드리는 검격, 생각보다 빈틈이 없어 떠보려는 순간 퍼억, 묵직한 무언가가 옆구리를 두들겼다.

“팔레! 잘했어, 계속 붙들고만 있어줘!”

“그래, 애니의 갈고리 맛이 어떠냐? 기생오라비야?”

꾸욱, 옆구리 옷을 파고드는 갈고리, 갈고리를 팽팽히 당길수록 옷이 찢어졌지만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신난 저년들은 갈고리가 살에 박힌 줄 알고 히히덕 거리기 바빴다.

-텁, 후우웅!!!

“꺄아아아아악!!!”

“애니!”

팽팽해진 밧줄을 손으로 휘감고 마나를 둘러 강화한 팔로 강하게 잡아당기자 앙칼진 비명이 들려왔다. 두건을 뒤집어쓴 애니라는 해적이 후웅, 내게 날아오기 시작했고 나와 검을 부딪치던 팔레라는 해적은 그대로 퍼억, 둘이서 충돌해버렸다.

“뒤를 봐야지 병신들아.”

뻐억, 머리통을 걷어차 바다에 빠트리고 밧줄을 잡아당겨 갈고리를 아예 뺏어버렸다.

“도, 돌려줘억!”

빠악, 머리통을 짓밟고 혹시 몰라 한 번 더 걷어차 기절시켰다. 훙훙훙, 손에 들어온 갈고리를 돌리며 갑판을 둘러보니 선원들 전부 제대로 여해적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이런 쓰레기 자식!”

-뻐억!

“아극!”

“그래도 안 죽이잖아.”

레지나의 해적단이면 현상금도 달달할테고 썩어도 여자니 죽이긴 그랬다.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라고 생각하며 덤벼드는 여해적들의 배를 걷어차거나 얼굴을 피하는 둥 가지고 놀며 레지나의 해적선으로 넘어가자 쿵쿵쿵, 갑판에 지진이라도 났는지 미친 듯이 울려댔다.

“이, 이 개새끼이이…!!!”

“또왔네.”

이름이 뭐였지, 안느? 안네? 주점에서 만난 덩치가 여전한 몸집을 자랑하듯 두 팔을 벌리고 내게 달려오고 있었다.

“잘됐네, 이 기회에 살 좀 빼게 해줘야겠구먼.”

-후우우웅!

“케엑!”

뻐억, 힘없이 안나의 턱을 후린 갈고리가 빙글빙글 돌다 그녀의 목에 휘감겼다.

흰자위를 드러내고 커다란 덩치를 휘청이는 그녀를 위해 홰액! 바닷가로 강하게 당겼지만, 쿵, 의식이 미약하게 남았는지 그녀는 버텨냈다.

“이 씨바아아아악!”

-후우우웅!

욕지거리를 내뱉는 안나를 위해 밧줄을 뒤로 당겼다.

마나를 담아 당겼기에 저항 없이 내 쪽으로 날아오던 안나는 황급히 양팔을 들었지만 나는 이미 다리를 뻗어 그녀의 뚱뚱한 배를 걷어찬 지 오래였다.

-퍼억!

“크하아아악!!!”

울컥, 물 같은 침을 내뱉으며 뒤로 날아가는 안나, 하지만 밧줄이 그녀의 목에 감긴 한 그녀는 쉽게 벗어날 수 없었다.

-후우웅!

“흐어어어!!!”

멀어지는 그녀를 다시 잡아당기자 쿵쿵쿵, 발을 헛디디며 내 쪽으로 넘어진다.

-빠악!

“끄르르르륵!”

고꾸라지던 안나의 턱을 주먹으로 다시 후리자 덜걱, 턱이 돌아가고 커다란 입에서 게거품이 쏟아졌다.

“히이이익!”

“미, 미친놈이야…!”

거구가 쿵, 하고 쓰러지자 지켜보던 얇실한 년들이 겁먹었는지 쇳소리를 내며 물러났다.

그러던 그때 넘어간 해적들도 얼추 상대하는 거 같고 배에 남은 년들이나 정리할까 하니 텅텅텅텅, 갑판에 발소리 하나가 미친 듯이 울렸다.

“내 가족들을…!”

우웅!

-타앗!

갑판을 달리던 레지나가 하늘을 날았다. 태양을 등지고 구름에 파묻힌 그녀는 파란빛으로 물든 커틀라스를 내려찍으며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괴롭히지마!!!”

-카아아앙!!!

찌릿, 묵직한 검격을 받아내고 왼쪽으로 밀어내자 공중에 잠시 체류하던 레지나의 형신이 기울어졌다.

-탁!

고양이처럼 한 손을 바닥에 짚고 갑판에 착지한 레지나는 타앗, 다시 쏘아지듯 내게 달려들었고 사각, 뺨 끝을 베는 커틀라스를 피한 후 손잡이를 휘둘러 끝장식으로 그녀의 골통을 두드렸다.

-뻐억!

“아흣, 흐읍!”

터업, 하지만 관자놀이를 정확히 두드렸음에도 이를 악물고 버텨낸 레지나가 내 팔을 한쪽 팔로 끌어안았다.

“잡았다, 이 쥐새끼야!”

터엉, 쉽게 팔을 놓지 않는 레지나 탓에 뒤로 몇 걸음 물러나다 왼쪽 어깨가 돛대와 부딪혔다. 내 오른팔을 오른팔로 끌어안은 레지나는 할짝, 도톰한 입술을 핥으며 왼손에 쥔 커틀라스를 굳게 움켜쥐었다.

우웅!

푸른빛으로 물든 커틀라스가 쐐액, 내 목에 휘둘러져 검을 놓고 왼손으로 검을 바꿔 쥐었지만 조금 늦었다.

“흐읍!”

타다닥, 후웅!

숨을 참고 뛰어올라 돛대를 밟고 투웅, 발끝을 튕겼다.

붙잡힌 팔이 뿌득, 헛돌긴 했지만, 몸을 돌리자 팔을 움켜쥔 레지나의 힘이 헐거워졌고 팔을 빼내는 데 성공한 나는 그대로 옆을 돌며 사악, 정수리를 스치는 레지나의 커틀라스와 눈이 마주쳤다.

-뻐억!

“카흐윽!”

중력에 의해 다리가 앞으로 기울던 그때 무릎을 굽혀 레지나의 머리를 찍었다.

“이 새끼가!”

우웅, 푸르게 물든 커틀라스가 카가각, 바닥을 긁는 순간 탁, 바닥에 착지한 나는 곧바로 몸을 뒤로 날렸고 퍼석, 갑판을 베어낸 커틀라스가 위로 베어지는 순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촤아아아악!!!

“우브브븝!!!”

커틀라스가 긁은 바닥과 허공에서 쏟아지는 대량의 물, 그대로 얻어맞은 나는 파악, 입에 들어온 물을 뱉어내고 눈가를 닦아냈지만, 눈가가 아려오고 입안이 달아올랐다.

“시바알, 뭐야?”

“뭐긴 병신아, 바닷물이지!”

-빠악!

“윽!”

꾸득, 턱 끝이 돌아갈 뻔했지만 겨우 버텨내고 검을 휘둘렀다. 검 끝에 서걱, 무언가가 걸렸지만 깊게 베어내지 못한 걸 알아챈 나는 고개를 털며 흐릿한 눈으로 레지나를 노려봤다.

“하, 시발 얼마 만에 맞는 거냐?”

퉤, 퉤, 입에 남은 바닷물을 레지나의 부츠 앞에 뱉어내며 안력에 집중했다. 흐릿한 시야가 돌아오고 팔에 힘이 들어가자 젖은 몸이 저절로 뜨거워지는 기분이었다.

“누나가 더 패줄 게 좆만아.”

꾸욱, 모욕적인 말을 내뱉은 레지나가 옆구리를 쓰다듬으며 피식 웃었다. 손바닥에 가려지긴 해도 제복을 적시는 피를 보니 제대로 베긴 벴나 보다.

‘우리 배는…’

스윽, 레지나 몰래 배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생각보다 상황은 좋았다. 바닥에 널브러진 여자들과 상처 입은 선원들, 그 가운데 간부 몇몇과 아르실은 갑판 위를 날아다니며 해적들을 제대로 상대하고 있었다.

“요원들이라고 한 실력은 하네, 내가 붙잡아주면 다 해결되겠어.”

“뭐라고 중얼거리는 거야 좆만아, 옹알이는 누나도 듣게 해줘야지?”

“부하들 수준이 영 그렇다고, 저렇게 나 여자요, 하고 다니는데도 저 실력이라니, 몸은 좀 괜찮아?”

“우리 애들은 근성이 있어, 누구 좆처럼 흐물흐물해서 힘없지도 않고, 단단하지.”

성희롱인가? 제법 색다른 자극에 살짝 피가 몰렸지만 진정했다. 전투의 혈기 탓에 반응한 거지 여기서 발기했다간 저 커틀라스에 잘려 나갈 수도 있었다.

“하하, 내 좆 한번 볼래?”

“닥쳐!”

-카아앙!

좆을 입에 담길래 좋아할 줄 알았더니 기겁하는군, 뺨을 빨갛게 물들인 레지나가 아래에서 후욱, 위로 베어냈지만, 머리를 뒤로 젖혀 피해낸 나는 곧바로 검 끝으로 커틀라스의 옆면을 후렸다.

-지이잉!

“크윽!”

손에서 팔꿈치까지 찌릿하게 흐르는 고통, 그건 받아낸 레지나도 마찬가지였기에 그녀의 손을 아주 잠깐 헐거워졌다.

-빠아악!

“카흐으윽!”

왼발에만 마나를 둘러모아 갑판을 걷어찬다, 우득, 갑판이 부서지고 내 몸이 총알처럼 쏘아져 그녀의 가슴에 내 주먹이 꽂힌다.

순간 레지나가 꽈악, 손잡이를 움켜쥐었지만 내 몸은 이미 그녀의 앞에 도달해있었다. 아찔한 고통에 스윽, 벌어지는 주먹과 울컥, 침을 뱉어낸 레지나는 핏발 어린 눈으로 나를 노려봤다.

“이, 씨발새키가아…!”

“마나를 안 쓰고 아낀다 싶었는데, 파도를 계속 일으키느라 무리했나 보군.”

우웅, 커틀라스의 빛이 꺼지고 키스하듯 밀착한 해적선과 범선의 거리가 살짝 벌어졌다. 뭐 때문에 파도를 계속 일으켰는진 몰랐지만, 그녀의 삽질 덕에 싸움은 싱겁게 막을 내렸다.

“아직, 안, 끝났어어, 이 씨발아…!”

후웅, 힘없이 휘둘러지는 작은 주먹, 해역을 주름잡는 해적치곤 좆만한 주먹이었기에 팔로 쳐낸 나는 보답으로 왼손을 휘둘러 날카로운 그녀의 턱을 후려쳤다.

-덜걱

“한숨 자고 있어.”

내게 달려들 듯 주먹을 휘두른 레지나 덕에 큰 힘도 안들이고 그녀를 기절시켰다. 달려오는 레지나의 힘으로 기절시키다니, 다음에 저렇게 덤비는 놈들 상대로 써먹어야겠다 싶었다.

“이걸 어떻게 요리할까?”

“카사노님! 도와주십시오!!!”

드넓은 바다 위 배 단 두 척만이 떠 있는 풍경을 둘러보며 미소 짓던 그때 배에서 도움 요청이 들려왔다.

참, 한시도 쉴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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