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암컷 노예들의 주인이 됐다-283화 (283/395)

몸을 숨긴 첫째날은 종일 잠만 잤다. 스텔지아는 휴식이 이리도 달콤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며 지친 심신을 달랬다.

둘째 날은 슬쩍 저택에 심어둔 꽃들로 황자와 카사노를 엿봤다. 뭐가 그리도 재밌는지 둘은 연신 미소를 지으며 저택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대화하기 바빴고 나중엔 아예 기사도 물려 황자와 카사노, 둘이서만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제법 친해 보이네요, 후후, 황자님이 좋아하실 줄 알았다니까…”

셋째도, 넷째도, 다섯째 날도 둘은 붙어있었다.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한시도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 걸 보니 스텔지아는 뭔가 마음속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걸 느꼈지만 애써 모르는 체하며 그러려니 했다.

“나중에 몰아서 받으면 되니까!”

황자와 카사노가 저리 친해질 줄 몰랐지만, 자신의 계획을 생각하면 아주 좋은 근황이었다. 아예 말까지 타고 호르미아 근처에 사냥하러 간다고 할 땐 울컥, 울분이 치솟았지만 스텔지아는 애써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래도 너무 친하게 지내는데…”

누구한테 느낀 질투심인지 모를 감정을 갈무리한 스텔지아는 서로를 향해 속삭이면서 무언가를 나눠 갖는 둘을 바라보며 잘근잘근,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스텔지아는 다섯째 날이 되고 절망에 휩싸였다. 오베론 황자가 데려온 마법사가 누군가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며 마나 장막을 저택에 둘러버렸기 때문이었다.

“이이익…!”

저택 곳곳에 피어난 꽃들은 손대지 않았지만, 마법사 탓에 꽃들과 공명해 황자와 카사노를 훔쳐보지 못하게 된 스텔지아는 잘근잘근, 손톱을 깨물며 초조해했다. 황자와 카사노가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궁금한 것도 있었지만 5일째 찾아오지 않은 카사노탓에 점점 조급해진 탓이었다.

“후으, 후으, 후으…”

자신의 감시하에 돌아다녀도 불만스러운데 어디 있는지 아예 알 수도 없다니. 스텔지아는 피어오르는 부정적인 감정을 애써 털어내면서도 달아오른 몸이 짜증 나 꾸욱, 꾸욱, 손톱으로 자기 손을 짓누르며 짜증을 냈다.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보자. 찾아오겠지…”

성노예 선언을 하고 며칠 내내 자신을 안아댄 카사노였다. 다른 여자가 있다고 해도 자기 몸을 미친 듯이 즐겨댄 걸 기억한 스텔지아는 카사노가 자신을 찾아낼 거라는 자기암시를 되뇌며 자신이 마련한 침대에 올라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렇게 대망의 일주일째, 달아오른 몸을 달래며 분통을 터뜨린 스텔지아는 찢어진 이불을 홱, 바닥에 내팽개치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안되겠어, 찾으러 가봐야겠어!”

이런 몸으로 만들어놓고 대체 뭘 하는 건지, 불만을 표하기 위해 찾아가는 것뿐이니까. 라며 홀로 되뇐 스텔지아는 휙, 휙, 손가락을 휘저어 땀과 애액에 젖어 든 자기 몸을 재단장하고 마법을 이용해 아끼는 드레스를 걸쳤다.

‘그냥, 뭐 하는지 알아내야 계획에 유리하니까, 그것뿐이야…’

달아오른 몸을 애써 억누르며 자신에게 거짓말한 스텔지아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비밀방을 돌아다녔다. 준비해둔 물건이 있었는데… 홀로 중얼거리며 무언가를 찾던 스텔지아는 준비해뒀던 물건을 발견하고 눈을 빛냈다.

“위험하긴 해도! 찾아야 하니까 응, 그런 거지. 아, 아니면 죽었을 수도 있으니까.”

변명을 대며 카사노를 찾아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낸 스텔지아는 응, 응, 홀로 중얼거리며 휘익, 망토를 펼치고 그대로 어깨에 둘렀다.

“허무 공간에 스며드는 망토, 이거면 충분하겠지.”

자신이 가진 물건 중 발각될 위험이 가장 적은 유물을 두른 스텔지아는 의기양양한 미소와 함께 벌컥, 문을 열고 저택에 모습을 드러냈다.

“흐응, 흐으응…”

또각또각, 비밀방을 빠져나가자마자 코앞을 지나치는 메이드, 하지만 망토를 두른 스텔지아를 통과한 메이드는 의아함도 느끼지 못하고 지나갔고 망토의 성능을 다시금 체감한 스텔지아는 쿡쿡, 미소 지으며 걸음을 옮겼다.

‘얼마나 바쁘길래 찾지도 않고… 저열한 남자, 일주일간 방치한 대가는 받아내고 말 거야.’

자신의 당찬 포부를 되뇐 스텔지아는 천천히 저택을 돌아다녔다. 바빠 보이는 메이드들과 시종, 활기찬 저택의 풍경을 구경하며 괜한 불쾌감을 느낀 스텔지아는 백작의 집무실을 발견하고 주변을 둘러봤다.

집무실 앞을 지키는 기사는 한 명뿐, 꽤나 느슨한 호위에 미소 지은 스텔지아는 스윽, 벽을 통과하고 집무실 안을 둘러봤지만, 집무실 안에는 백작뿐이었다.

“끄으, 악마 같은 년, 도대체 뭘 어떻게 했길래 이런 수치인 거야… 곧 손님들도 올 텐데 이러다 늦겠어!”

‘흥, 여자한테 미쳐있던 돼지 주제에 누구보고 악마라는 건지.’

자신이 선하다곤 생각 안 해도 백작도 똑같다 생각한 스텔지아는 콧방귀를 끼며 집무실을 빠져나와 아예 저택 밖으로 나왔다. 알 수 없는 직감이 카사노가 저택에 없다 알려줬기 때문이었다.

‘황자님은 없나…?’

저택 현관을 나서기 전 슬쩍, 홀과 주변을 둘러봤지만, 황자의 호위 기사는 없었다. 처음 저택을 돌아다닐 때부터 조용한 걸 보니 황자가 저택에 없었다고 추측한 스텔지아는 황자의 얼굴을 떠올리며 아쉬움에 젖었다.

‘뵙고 싶었는데…’

자신을 구해준 은인, 은인에게 보답하겠다는 자신의 숙원을 다시금 떠올린 스텔지아는 오베론이 마땅히 취해야 할 권력을 위해 카사노를 다시 찾으러 떠났다. 절대 자신의 육욕을 채우기 위함이 아니었다!

‘응?’

“후후후!”

“정말인가요? 아하하!”

여러 아가씨가 떠드는 단란한 대화의 장, 그 편린을 엿들은 스텔지아는 슬쩍 걸음을 옮겨 시끌벅적한 그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거기서 자신이 목 빠지게 찾던 인물을 발견한 그녀는 방긋, 미소를 짓다가 카사노가 하는 짓을 발견하고 와락, 얼굴을 구겼다.

“아버님을 따라올 때만 해도 솔직히 걱정했는데, 저택에 페리샤양이 있어 정말 안심이에요.”

“거기에 옆에 계신 분도 너무 재치 있으시고 후후, 사이도 좋아 보이세요.”

“저희 가문의 은인이시거든요. 으응, 그래서, 그렇게 보이는 걸까요♥”

찹찹찹, 아주 미약한 물소리와 함께 서로의 손을 맞잡고 떠드는 세명의 아가씨, 조금 물러나 멋쩍게 웃으며 지켜보던 카사노는 테이블 아래 뻗은 손을 재빠르게 움직이며 페리샤를 괴롭히기 바빴다.

‘저 자식, 지금 뭐 하는 거야!’

까득, 스텔지아는 딱 붙어 앉아있는 페리샤와 카사노를 노려보며 테이블 아래를 엿봤다. 두꺼운 손가락이 도톰한 대음순을 벌리고 쭈걱쭈걱, 분홍빛 속살을 휘저으며 괴롭히고 있었고 나무의자는 페리샤의 애액으로 흥건하게 젖어있었다.

스텔지아는 앙큼한 두 남녀를 보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인제 보니 둘은 재잘재잘 떠드는 두 아가씨의 이야기를 대충 대답하며 아찔한 일탈을 즐기기 바빴다.

발끝을 세우고 야릇한 신음을 억누르며 손가락을 받아들이는 페리샤와 들킬지도 모르는 순간을 위해 음탕한 페리샤의 보지를 쑤셔대는 카사노, 둘의 음란한 행위를 지켜보던 스텔지아는 자기도 모르게 고인 침을 꿀꺽, 삼키며 그 둘을 지켜봤지만 돌연 페리샤가 드륵, 의자를 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죄, 죄송해요♥ 갑자기 현기증이 나서, 먼저 일어나봐야 할거 같은 대해…♥”

가쁜 한숨, 달아오른 얼굴, 핑핑 도는 두 눈과 침에 젖어 번들거리는 입술. 두영애는 무언가 야릇해 보이는 페리샤의 얼굴을 바라보다가도 정말 아파 보여 붕붕, 고개를 끄덕였고 둘의 허락에 옆에 앉아있던 카사노 또한 드륵,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럼 저는 아가씨를 방에 모셔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꾸벅, 묵례와 함께 페리샤의 허리에 손을 얹은 카사노는 천천히 그녀를 이끌고 저택 뒤편으로 사라졌다. 저 멀리 사라진 둘의 뒷모습을 쫓던 두영애는 헤에, 벌린 입을 꾹 닫고 들뜬 목소리로 대화를 나눴다.

“뭔가, 되게 잘 붙어 있고 우읏, 무어라 설명하긴 힘든데 무척 친근한 느낌이에요.”

“그러니까요! 아버님에게 들은 이야기론 행밀 백작님이 무척이나 아끼는 귀빈이라고 하던데, 용병인데도 그 정도 귀빈이면 저희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는 거겠죠?”

‘흥, 당신들이 그의 가치를 알긴 알까요. 뭐, 저도 그 남자를 저평가한 게 있긴 하지만…’

홀로 중얼거린 스텔지아는 잘생기기도 했고 무언가 있다며 꺅꺅 떠들어대는 두 영애에게서 벗어났다. 분명 이쪽이었지- 카사노와 페리샤의 뒤를 쫓은 스텔지아는 저택 뒤편으로 걸음을 옮긴 순간 텁, 양손으로 입을 막고 경악했다.

“우으응♥ 쿠흣, 흐응, 흐응, 하으으응!”

퍼억, 퍼억, 벽에 손을 짚고 한껏 상체를 숙인 페리샤는 복숭아같이 새하얀 엉덩이를 들이밀고 카사노가 박기 편하게 자세를 취했다.

‘미쳤어, 미쳤어!’

터억, 터억, 부딪힐 때마다 빨갛게 물드는 새하얀 엉덩이와 한껏 벌린 페리샤의 가랑이에서 흐르는 음탕한 애액, 드레스 위로 봉긋 튀어나온 젖가슴이 덜렁덜렁 흔들리며 음란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꿀꺽, 카사노의 목울대도 몇 번이나 꿀렁거렸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