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암컷 노예들의 주인이 됐다-280화 (280/395)

“이만 가봐야겠는데.”

스텔지아의 눈빛에 깃든 간절함을 내친 카사노는 스윽, 스윽, 걸어둔 옷을 걸치며 스텔지아를 바라봤다. 날이 밝았으니 용건 있는 손님이 찾아올 수도 있지. 체념한 스텔지아는 자기 몸을 휘감는 허전함을 애써 모르는 체하며 바닥을 바라봤다.

그때 턱, 문에 누군가 손 얹는 소리가 울렸고 방 안에 있던 두 명의 시선이 문에 쏠리는 순간 청아한 목소리가 방안에 울렸다.

[카사노님, 뭐하고 계세요?]

꿈틀, 아리따운 아가씨의 목소리에 스텔지아의 눈꺼풀이 움찔 떨렸다. 턱, 똑같이 문에 손을 얹은 카사노는 능글맞은 미소로 스텔지아를 한번 힐끔 바라보곤 조용히 문 너머 페리샤에게 대답했다.

“그냥 있었어요, 무슨 일 있어요?”

[행밀 백작님께 들은 이야기인데, 황자님이 내일 아침에 도착하신다고 하더라고요. 하루 늦춰지기도 하고, 저도 아무런 일정도 없어서… 그으, 같이 나들이나 가자고 하려고-]

“그래요? 어떡할까…”

고개 돌린 카사노는 상체만 일으켜 자신을 노려보는 스텔지아를 바라봤다. 기뻐할 땐 언제고 다른 여자를 만나러 갈 듯하니 두 눈에 집착과 증오를 품고 자신을 바라보다니, 솔직하지 못한 여인의 반응에 카사노는 피식 웃었다.

‘어떡할까? 나를 두고 고민해? 좋다고 몇 번이나 싸재낄땐 언제고 이제와서…!’

물론 카사노는 스텔지아의 반응을 살피며 그녀를 골리기 위해 일부러 한 말이었지만 밤새 카사노에게 억눌리고 지나친 쾌락에 절여져 내몰린 스텔지아에겐 느껴지지 않는 의중이었다.

“흐웃…”

살짝 움직이기만 해도 찌르르, 온몸이 민감해져 야릇한 쾌락이 샘솟는다, 이상해진 자기 몸을 원망하며 일어난 스텔지아는 문에 기대 페리샤와 떠들어대는 카사노를 증오스럽게 바라보다가 그를 붙잡을 수 있는 묘책을 떠올리고 고민했다.

‘왜, 왜 내가 그렇게까지 해야 하지? 잘됐잖아, 힘들었는데. 조금이라도 쉬면…’

쉬면? 쉬고 다른 여자와 뒹굴고 온 카사노와 몸을 뒤섞고 황자님이 찾아와도 자신은 더럽혀진 몸, 과연 황자가 자신을 반겨줄까? 다른 남자와 뒤엉킨 불결한 여자라고 한다면, 버려진 자신은 또다시

터덜터덜 카사노에게 돌아오겠지.

‘모든 게 엉클어졌어, 그냥 처음부터 잘못된 거야…’

꾸욱, 작은 주먹을 움켜쥔 스텔지아는 공허한 눈으로 카사노를 바라봤다. 자신의 그릇된 선택으로 인해 황자와 카사노를 만나게 한다는 계획은 성립했지만, 그녀의 행복은 불가능해졌다. 물론 온화한 황자의 성품을 생각하면 스텔지아를 품어줄 수도 있겠지만…

‘구원받지 못하겠지, 남자가 된 그분이 더럽혀진 나를 완벽하게 채워줄 수 있을까?’

망가진 자기 몸, 툭, 부푼 젖꼭지를 건드리자 찌르르, 전기라도 통한 것처럼 야릇한 쾌락이 등골을 훑고 온몸으로 퍼진다. 카사노의 손길에 길들여진 음탕한 몸뚱이가 제대로 반응한 걸 확인한 스텔지아는 괘씸한 카사노를 노려봤다.

‘나를 이렇게 만들어놓고, 다른 년이랑 히히덕거리겠다고? 안돼, 안돼! 책임져야지. 나를 이렇게 만들었으면, 적어도 지금은 나만 봐야지.’

달그락, 바닥에 놓인 상자에서 유리병을 꺼내든 스텔지아는 둥근 유리병 세 개를 안아 들고 그의 지척까지 다가갔다.

“잠시만 기다려봐요, 금방 씻고…”

툭, 몸을 돌린 카사노는 지척까지 다가온 스텔지아와 부딪히고 안색을 굳혔다. 다가온 줄도 몰랐기에 놀란 것도 있지만 스텔지아의 눈이 심각하게 가라앉은 것도 있었다.

모든 걸 내려놓은 눈, 죽을 각오도, 살 희망도 전부 내던진, 같이 죽어도 상관없다는 망가진 스텔지아의 눈에 얽힌 감정을 읽은 카사노는 꿀꺽, 침을 삼키고 무어라 말하려다가 스텔지아가 취한 행동을 보고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퐁, 마개가 열리고 수상한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서늘한 표정으로 고개를 든 스텔지아는 그대로 고개를 젖히고 꼴꼴꼴, 자신의 입안으로 물약을 쏟아부었다.

꿀꺽, 목울대가 요동치고 텅, 힘없이 떨어진 유리병이 바닥을 굴렀다. 유리병에 짓눌린 스텔지아의 분홍빛 젖꼭지가 움찔 떨리고 새하얀 그녀의 볼이 빨갛게 물들었지만, 그녀의 손이 멈추는 일은 없었다.

퐁, 마개가 열리고 병이 기울었다. 빨간 입술이 유리병을 물고 쪼옵, 음란한 소리를 내며 물약을 들이켰다. 가라앉은 자지에 피가 몰린 카사노는 꾸욱, 허벅지를 오므리며 야릇하게 바라보는 스텔지아의 눈동자를 마주 봤다.

꿀렁이는 목울대, 또다시 바닥에 떨어지는 유리병, 발치에 구르는 유리병을 발끝으로 밀어낸 카사노는 움찔 떨어대는 스텔지아를 조용히 응시했고 탐욕 어린 시선을 읽은 스텔지아는 자신의 의중대로 반응하는 카사노를 보며 퐁, 또다시 마개를 열었다.

“페리샤 아가씨, 급한 일이 생겨서 당장은 힘들겠네요. 미안해요.”

달칵, 문고리가 잠기고 카사노가 기댔던 문에서 떨어졌다. 다른 언니들과의 약속에 카사노를 못데려가는게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페리샤는 알겠다며 총총걸음으로 떠났고 결국 작은 방 안에 스텔지아와 카사노만이 남았다.

“그것도 마시려고요?”

기대어린 미소, 들뜬 목소리로 되묻는 카사노에게 스텔지아는 피식, 비웃음과 함께 퐁! 마개를 열고 그를 바라봤다.

“당신이 원한 거 아닌가요?”

카사노를 황자에게 소개한다, 자신의 계획을 위해 노예가 된다는 것도 감수하고 진행했지만 카사노를 얕본 스텔지아는 그에게 좋을 대로 농락당하며 망가졌다. 음란해진 몸과 몽롱한 정신, 황자가 받아줄지 만무한 자신의 상태를 깨달은 스텔지아는 자신에게 남은 건 그의 성노예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통감했다.

그렇다고 해도, 주체는 자신이어야했다. 자존심강한 스텔지아는 좋을 대로 뒤섞다가 떠나는 카사노의 행동을 막기 위해 그가 좋아할 행동을 실행에 옮겼다. 자기 씨를 남기고 싶어 할 수컷을 위해 받아들일 수 있는 몸으로 만들고 먹음직스러운 자기 몸으로 유혹한다.

“내가 당신을 버려도, 당신은 날 버리면 안 돼. 후으, 그렇게 만들어놓고 감히…”

성노예가 아닌 애인이나 할법한 문장에 카사노는 피식 웃고 말았다. 무슨 발상을 하나 했더니, 어차피 황자에게 돌아가기 그른 거 내게 남겠다는데 자신을 외면하면 안 된다니. 또다시 머리 위에 서려는 스텔지아의 욕심에 카사노는 걸쳐둔 옷을 하나씩 다시 벗었다.

“건방지게 나오네.”

차라리 이런 게 좋긴 했다. 쾌락에 굴복하고 몇 번이고 일어나, 아직도 자기가 백작 부인인 것 양 사람 머리 위에 서려고, 자신이 주도권을 가졌다 착각하고 몇 번이고 덤벼드는 게 꺾는 보람도 있으니까.

“근데 웃기긴 해, 한 번도 이긴 적 없고, 또 개처럼 엎드려서 울어댈 거면서 낑낑거리는 거 말이야.”

“두고 볼 일이죠, 그리고 당신한테 영원히 굴복할 일은 없어.”

황자의 곁에 있지 못해도 그를 황제로 만든다, 계획의 종착점은 변하지 않는다 생각한 스텔지아는 웃으며 카사노를 바라봤다. 은인을 위해, 주인을 위해 모든 걸 바치는 게 자신의 숙원, 마녀로서의 존재 의의를 떠올린 스텔지아는 카사노를 바라보며 마음을 굳혔다.

저열하고 음탕하고 가벼우면서 좋을 대로 행동하는 남자, 이런 남자를 주인으로 모실 리가 없으니까. 자기 주인은 잿빛 세상에서 구원해준 황자 오베론, 그뿐이니까-

꿀꺽, 꿀렁이는 목울대와 함께 마지막 남은 임신 물약이 천천히 사라졌다. 온몸이 울리고 달아올라 받아들일 준비를 마쳤다.

스텔지아는 질끈 눈을 감고 마음을 굳게 먹었다. 카사노의 걸음을 되돌리기 위해 고른 도박수, 마음만 주지 않으면 해결될 일이라 생각한 스텔지아는 자신을 끌어안는 카사노의 체온을 느끼며 조용히 그에게 빠져들었다.

“응으읏, 흐응, 흐으응…”

꾸욱, 뜨거운 자지가 배에 착 달라붙고 굳은살 가득한 손이 살결을 야릇하게 쓰다듬다가도 콰악, 매처럼 거세게 움켜쥐었다.

-쩌억…

“쿠흐으으읏…”

땀에 젖은 엉덩이를 벌리자 쭈극, 쭈극, 흥분한 스텔지아의 항문이 벌름거리고 보지에 고인 애액이 주륵, 흘러내렸다. 완전히 발정난 몸뚱이에 쑥스러워한 스텔지아는 이를 드러낸 카사노를 바라보며 겁먹었다.

‘잘못 생각한 걸까, 그냥 보냈어야 했나?’

툭, 툭, 흥분한 남자의 유두와 발정난 스텔지아의 젖꼭지가 부딪치고 주륵, 쇄골에서 흘러내린 땀이 그녀의 가슴골에 스며들었다. 스텔지아는 자기 몸을 꼼꼼히 살피는 짐승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하고 데굴데굴, 눈동자를 굴리며 그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쿠흐읏, 후읏, 후윽, 후윽, 크흣…”

소유물처럼 꽉 끌어안고 살결을 어루만지기만 하는데도 보지가 욱신거렸다. 음란해진 몸뚱이는 떠보는 카사노의 행동에 불만이 가득했지만 그럴수록 얼마나 대단한 쾌락을 안겨줄지 기대하고 또 기대했다.

꾸욱, 발가락을 들어 카사노의 발등 위에 올린 스텔지아는 꾸욱, 작은 턱을 카사노의 어깨에 올리고 그에게 밀착했다. 땀에 젖은 서로의 몸이 차압, 차압 부딪힐 때마다 껄떡이는 카사노의 자지가 꾸욱, 매끈한 복부 너머 자궁을 짓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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