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암컷 노예들의 주인이 됐다-270화 (270/395)

“하아, 하아, 하아…!”

두려움에 찬 거친 한숨이 카사노의 얼굴에 부딪혔다. 거열형에 처한 죄인처럼 사지를 벌리고 축축한 침대보에 드러누운 스텔지아는 자신을 내려다보는 저열한 사내의 얼굴을 노려보며 악에 받친 목소리로 말했다.

“풀어! 뭐, 뭐든 시키는 대로 할 테니까 풀라고요!”

“안 풀어도 시키는 대로 다할 텐데 내가 왜? 응?”

찹, 찹, 찹- 커다란 손바닥이 중력에 의해 늘어진 젖가슴을 두들겼다. 스텔지아는 모욕적인 행위를 겪는 와중에도 그의 손바닥이 부딪힐 때마다 찌릿찌릿 올라오는 쾌감이 야속하기만 했다.

차압! 차압!

“으응?”

고무가 늘어나고 탁, 놓는 그런 소리, 지금 상황에 알맞지 않은 어색한 소리에 고개를 든 스텔지아는 웃는 낯으로 고무장갑을 끼는 카사노를 바라봤다.

대체 준비한 게 뭐길래 저런 거까지! 공포에 질린 스텔지아는 꾸욱, 팔다리를 움직였지만 그럴 때마다 손목, 발목을 감싼 차가운 쇠고리가 그녀의 피부를 짓눌렀다.

“그렇게 기대돼? 잠시만 기다려.”

아이 달래듯 다정한 말투로 속삭인 카사노는 꺼내놓은 물건 중 가장 먼저 마석으로 작동하는 분홍빛 바이브를 들었다. 재현도와 내구성, 모두 지구의 것과 일치하는 성인용품의 자태에 감탄한 그는 겁에 질린 스텔지아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오늘 같이할 친구예요. 사이좋게 지내요?”

아이를 다독이는 선생님처럼, 징그러운 말투로 무어라 지껄인 카사노는 부지런히 손을 움직였다. 빳빳하게 고개를 들고 눈에 힘을 줘야 그가 뭘 하는지 볼 수 있었기에 스텔지아는 뒷목이 뻐근하고 어깨가 욱신거려도 끝까지 그의 행동을 지켜봤다.

지익, 늘어난 테이프가 툭, 떨어지고 바이브의 윗면에 부착됐다. 꾸욱, 그 바이브를 통통하게 부푼 음핵에 얹은 카사노는 수북하게 자란 음모도 상관 하지 않고 툭, 툭, 스텔지아의 음핵에 바이브를 고정했다.

“당신, 당장 그만둬요. 당장!!!”

방치하고 저런 외설스러운 물건으로 나를 괴롭히겠다고? 두려움에 젖은 스텔지아는 겁먹은 강아지가 짖듯 큰 소리로 외쳤지만 카사노바는 들은 체도 안 하고 바이브의 끈에 무언가를 휘감았다.

‘지금이라도 거부할까? 아니야, 비열한 남자답게 그걸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 처녀를 잃는다면 어쩔 수 없지만… 차라리 일주일을 기다리고 황자님에게 바치고 싶어.’

힐끔, 자기 드레스가 들어있는 상자에 고이 간직된 임신 물약과 비장의 물약 두 개를 떠올린 스텔지아는 천천히 고민했다. ‘그 약’은 지금 쓸데도 없지만, 혹시 몰라 준비한 그걸 먹는다면…

“다, 당신. 부탁이 있어요. 제발요.”

여태껏 스텔지아가 내뱉은 목소리 중 가장 애절한 음성에 반응한 카사노는 툭, 바이브 끈에 연결한 집게를 그녀의 배 위에 얹어두고 고개를 들었다. 무슨 부탁을 할 생각이길래 저리도 애절하게 부를까. 흥미가 샘솟은 카사노는 미소 어린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

“부탁이 뭐죠?”

정중하게 대답한 카사노는 오물거리는 붉은 입술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수줍음 가득한 도톰한 입술이 벌어졌다가 꾸욱, 다 물리고 몇 번을 주저하더니 결국 바라는 걸 말했다.

“제, 제 드레스를 담은 상자에 있는 병, 두 개 중 파란색 병을 제게 먹여주세요. 당신에게 해가 되는 물건도 아니고 계약에 어긋난 물건도 아니에요.”

“용도를 말해요, 그럼 먹여드리죠.”

아, 이렇게 나오는구나. 카사노를 속일 생각이었던 스텔지아는 순순히 넘어가지 않는 그의 저열함에 혀를 찼다.

물론 그녀도 그가 순진하게 네! 하고 병을 건네주지 않을 걸 알고 있긴 했지만, 사람이란 게 항상 자기 좋을 대로 생각하는 동물 아닌가? 자조 어린 미소 지은 스텔지아는 결국 눈앞의 남성에게 이실직고 이야기했다.

“…감각을 잠시 차단해주는 물약이에요. 고통도 억제해주고 쾌감도 억제해주죠. 먹여줄 건가요?”

‘그 약’을 먹이면 고통도 수반하기에 황자를 위해 준비한 물약이지만 일단 본인이 먼저 살아야 하지 않겠나? 입술을 짓이긴 스텔지아는 물약의 용도를 순순히 설명했고 카사노의 판결을 기다렸다.

톡, 톡, 톡, 건반 치듯 카사노의 기다란 검지가 파란색 병을 두들겼다. 준비해온 즙을 바라본 카사노는 이걸 뿌리고 스텔지아에게 물약을 먹인다면? 이란 상황을 떠올리고 싱긋, 짙은 미소를 지었다.

“스스로 나락에 떨어지겠다니, 도와줘야겠지.”

퐁, 파란색 병의 뚜껑을 딴 카사노는 도톰한 스텔지아의 입술 앞에 병을 내밀었다.

쭈욱, 키스하듯 그녀의 입술이 내밀어졌고 행여나 흘리지 않을까 걱정해 쯔걱, 침에 젖은 분홍빛 혀도 입 밖으로 내밀어졌다.

쪼로로로로록-

“우긋, 움, 후움, 쭙!”

꿀꺽, 물약을 넘기는 소리와 함께 스텔지아의 목울대가 요동쳤다. 할짝, 입술에 묻은 물약까지 핥아 마신 스텔지아는 점점 잃어가는 감각에 미소 지으면서도 순순히 카사노가 물약을 건네준데에 두려움을 느꼈다.

‘여태껏 벌인 짓을 보면 이걸 먹고도 나를 자극할 자신이 있다는 거겠지. 그래도, 한번은 버틸 수 있어…!’

굳은 결의와 함께 버텨낼 걸 다짐한 스텔지아는 하나둘, 몸을 스치며 사라지는 감각에 조용히 미소 지었다.

꾸욱, 카사노의 손이 움직여 빨딱 솟은 가슴에 집게를 고정했지만, 이물감만 느껴질 뿐 아무런 자극도 없었다.

꾹, 클리토리스에 붙은 바이브를 눌러도 아무런 자극도 없다. 하지만 그녀의 풍만한 엉덩이는 잘게 흔들렸다.

포옹!

방안을 채운 카사노의 사내 냄새와 스텔지아의 음탕한 여체의 향기가 사라진다, 코끝을 맴도는 마지막 향기를 미소 지으며 맡은 스텔지아는 곧 감각이 차단되고 무감의 파도에 퐁당, 빠져들었다.

준비해온 유리병을 연 카사노는 무감각의 파도에 헤엄치는 스텔지아를 바라봤다. 멍한 눈빛과 자신만만한 미소, 자기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도 모르는 멍청한 마녀의 말로에 그는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꽃에 대해 잘 안다고 했죠. 이게 무슨 꽃인지 알겠어요?”

‘아아, 저 꽃향기였구나, 익숙하면서도 낯선 향기, 이게 분명…’

쯔걱, 점성을 자랑하며 유리병에서 흘러내린 즙이 카사노의 손바닥에 떨어졌다. 젤리처럼 말캉한 즙을 바이브와 클리에 꼼꼼히 바른 카사노는 쮸거억, 젖어있는 보지에 손가락을 밀어 넣고 쯔걱, 쯔걱, 찔걱♥ 음탕한 물소리를 내며 꼼꼼히 보지 주름에 발라뒀다.

“톡 쏘는 듯 하면서도 달콤한 향기, 달부르미꽃인가요? 꽃잎을 달인 걸까?”

기분 좋은 미소로 물은 스텔지아는 꿈틀, 꿈틀, 파도에 휩쓸린 것처럼 요동치는 자기 하체를 바라보며 표정을 굳혔다. 감각이 차단되어 무슨 일인지 자세히 알 수 없었지만, 그녀의 육체는 확실히 반응하고 있었다.

“명색에 꽃의 마녀가 절반만 맞추면 어떡합니까? 달부르미꽃의 특성 몰라요?”

꿀럭, 꿀처럼 흘러내린 꽃즙이 스텔지아의 젖가슴에 흘러내렸다. 빨딱 선 분홍빛 젖꼭지가 파르르 떨리고 꽃즙이 조금 스며들었다. 안그래도 빨딱 솟은 분홍빛 진주가 움찔움찔 떨리더니 조금 부풀었고 커다란 젖가슴이 출렁이기 시작했다.

반면에 스텔지아는 제발 지금 이 상황이 꿈이길 바랐다, 꽃의 마녀인데 달부르미꽃의 특성 그것도 모를 리가…! 그의 질문에 대답하면 당장이라도 멈추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떠올린 스텔지아는 감각이 차단된 자신의 몸뚱이를 바라보며 크게 외쳤다.

“마, 말하면 멈춰줄 수 있나요? 정말, 정말로요. 그건 위험하다고요. 부탁해요!”

“두 번이나 부탁하다니, 언제 저희가 그렇게 부탁을 남발할 수 있는 사이가 된 건가요?”

흐르는 병을 바로 세운 카사노가 히죽이는 얼굴로 스텔지아에게 물었다. 꿀렁거리는 꽃즙을 바라보며 절망감에 빠진 스텔지아는 눈썹을 늘어트리고 슬픈 강아지 같은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절박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발, 제발 부탁해요. 당신이 이런걸 준비할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까요!”

알았다면, 알았다면 아예 거부했을 거다, 아니 지금이라도? 하지만 지금 거부하고 처녀를 빼앗겠다 달려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벼랑 끝에 내몰린 스텔지아는 아찔함을 느끼며 카사노를 바라봤다.

카사노는 지금 이 상황이 우습기 짝이 없었지만 정말 달부르미꽃즙을 두려워하는 스텔지아의 모습에 의아해하며 곰곰이 생각했다.

‘에루카에게 설명을 들었을 땐 바르면 민감해지고 귀찮은 일이 벌어진다, 뿐이었고 즙 자체엔 마비가 온다고 들었던 거 같은데. 왜 저렇게 기겁하지?’

결국 스텔지아의 입으로 듣는 게 가장 빠르다고 생각한 카사노는 달칵, 병을 닫고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 저도 자세히 아는 물건은 아니에요, 히네라 마을에서 우연히 얻은 거거든요.”

“…달 부르지 꽃을 짓이겨 만든 즙은 바르면 미친 듯이 민감해져요, 몇 배, 아니 몇십 배라 할 정도로 받아들이는 정보량이 뛰어나 수인족 주술사들이 주술을 사용할 때 바르곤 해요, 하지만 즙을 마실 경우 마비에 걸릴 수 있고 그 독성을 제거하지 않고 바르면, 꽃즙을 바른 부위가 미친 듯이 가려워져요.”

꿀꺽, 긴 설명을 마친 스텔지아는 제발, 제발- 작게 읊조리고 카사노를 바라봤다.

“독성을 제거한 거겠죠? 그냥, 그냥 저를 괴롭히기 위해 민감하게 만드는 즙을 바른 거죠?”

“안 했죠, 설명도 대충 들었는걸요.”

포옹, 다시 병을 연 카사노는 재밌게 됐다는 얼굴로 다시 손바닥에 꽃즙을 부었다. 쮸걱, 쮸걱, 쭈붑! 쭈붑! 커다란 젖가슴에 마사지하듯 꽃즙을 펴 바른 카사노는 부풀어 오르는 젖꼭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기왕 해버린 거 다 해둬야죠. 잠시 다녀올 데도 있고.”

콱, 콱, 젖꼭지에 고정된 집게의 위치를 고친 카사노는 장갑을 벗고 쾌활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만 이야기를 들어야 할 스텔지아 본인은 혼이 빠진 얼굴로 자기 육체를 바라봤다.

‘약효가 끝나면, 무감각에 익숙해진 몸에 저 외설스러운 물건이 가하는 쾌락에 그대로 휩쓸릴 거야, 차라리 카사노가 나가고 마법으로 어떻게든…’

“육노예가 되겠다는 계약을 불이행하면, 알고 계시죠? 지금 이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도 불이행이니까요.”

찰그락, 찰그락- 스텔지아의 사지를 구속한 수갑을 웃는 낯으로 흔든 카사노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부우우우우웅, 작동하기 시작한 바이브가 미친 듯이 진동하고 애액에 젖은 그녀의 음핵을 뒤흔들었다. 골이 흔들릴 정도의 강렬한 진동으로 무감각한 그녀의 세상이 뒤흔들렸지만 스텔지아에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이 무감각의 세상이 깨진다면, 지금도 얼핏 그녀의 신경을 빼앗는 저 진동과, 꽃즙으로 민감해진 자기 육체가 만나면, 자신은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

꽈악, 젖꼭지를 깨문 집게가 바이브의 진동 탓에 요동쳤다. 다만 깊게 고정된 집게는 흔들리기만 할 뿐 풀리지 않았고 찌릿찌릿, 감각이 차단됐는데도 쾌락의 편린을 맛본 스텔지아는 겁에 질린 눈으로 자기 몸을 바라보다 문을 여는 카사노를 바라봤다.

“조용히 기다려요. 뭐, 금방 다녀올 테니까.”

약효는 얼마 남지 않았다, 꽃즙의 효능은 오래간다. 단순한 이치에 절망한 스텔지아는 쿵, 문이 닫히고 철저히 방에 혼자 남은 순간, 압도적인 절망감을 느끼며 실성했다.

“하아, 하아, 하앗, 하하, 핫…”

차라리 그가 돌아오기 전에 약효가 끝나 추태를 보이지 않을 수만 있다면…

스텔지아의 이뤄지지 않는 바람이 방안을 맴돌고 조용히 시간은 흐르기 시작했다.

제국을 뒤흔들려던 음흉한 마녀의 정신을 무너뜨리기 위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