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욱, 품에 안긴 소니아의 등을 쓰다듬자 흐응- 고양이 같은 콧소리가 내 귀를 스쳤다. 작업이 끝나고 휴식을 취하던 나는 내일이면 요새를 떠날 수 있단 생각에 미소를 띠며 꽈악, 커다란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하읏! 아프다아…”
칭얼거리며 꾸욱,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는 소니아. 완전히 길들여져 나와 같이 돌아간 후 어떻게 할생각인지 천천히 들려주자 내게 맹세한 그날부터 오늘까지 소니아는 남들의 시선따윈 상관 않고 내게 응석부리기 시작했다.
“엄살은, 자꾸 그렇게 아이처럼 구니까 헤나양이 저렇게 노려보잖아요.”
손바닥에 착 감기는 부드러운 엉덩이의 감촉을 즐기는 나는 저 멀리 앉아 책을 읽으면서 이쪽을 바라보는 헤나를 화제로 끌고 왔다. 하웁- 가슴에 얼굴을 파묻으며 내 냄새를 맡던 소니아는 헤나라는 이름에 눈을 빛내며 고개를 들었다.
“망할 계집애, 언제는 언니처럼 따른다더니…!”
소니아를 질투하는 헤나와 헤나를 달갑지 않아 하는 소니아. 꼬리에 꼬리를 무는 관계에 피식 웃은 나는 쪼옥- 소니아의 볼에 입맞추며 그녀에게 물었다.
“그럼 어떡할까요? 호르미아에 데려갈 생각이었는데.”
핀델 백작에게 돌아가지 않거나 내일 있을 드래곤 토벌의 여파로 도망칠 수도 있기에 안면이 있는 헤나를 백작 부인에게 데려갈 생각이었던 나는 이를 드러낸 소니아의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내 질문에 깔린 의중을 파악한 건지 기분을 읽은 건지, 소니아는 추욱, 눈을 늘어뜨리며 내게 조용히 속삭였다.
“그대가 원하는 대로 해라, 나는 그대의 결정에 진심으로 따르겠다.”
꾸욱, 말캉이는 볼살을 내 뺨에 문지르며 애교부리는 소니아의 모습에 나는 쪽, 쪽- 그녀의 볼에 입맞추며 사랑을 나눴다. 다정한 애정행각에 헤나는 까득- 이를 갈고 읽던 책에 얼굴을 덮었고 소니아는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으로 내 몸 위에 몸을 굴리며 내 체온을 온몸으로 즐겼다.
“이런, 여기 있었군.”
하하- 호탕한 웃음소리와 함께 다가오던 마일드가 내 무릎 위에서 몸을 굴리는 소니아를 보며 눈을 크게 떴다. 화악- 괜찮다면서도 막상 상사에게 보이는 건 부끄러웠는지 스륵, 물 흐르듯 무릎에서 떨어진 소니아는 다소곳이 내 옆에 앉아 마일드를 바라봤다.
“무슨 일이십니까?”
“하하, 무슨 용건이 있어야 자네를 부를 수 있나? 이거 섭섭하군.”
마일드의 농담에 나는 고개를 내저으며 미소를 지었고 씨익- 마주 웃은 마일드가 콱- 내 어깨에 팔을 걸더니 진지한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자네, 백작 부인과의 일이 마무리된다면 우리 영지로 오게나. 우리의 주군 핀델 백작님이라면 자네의 가능성을 확실히 읽어낼걸세. 나도 그분의 은혜를 입어 기사가 된 몸. 자네 같은 재능있는자를 그냥 보낼 수 없지.”
내일이면 내가 호르미아로 떠난다는 걸 안 마일드는 상당히 아쉬웠는지 진지한 얼굴로 내게 제안 했다. 사내의 호의는 기분 나쁠때가 있지만 이런 참된 어른의 깊은 호의는 거절하기도 어려웠고 나 또한 마일드에 대한 평가가 최고치에 달했다.
‘백작은 마일드경을 버림패로 생각하고 골랐지만 이 사람의 충성심은 진짜다.’
왜 백작이 이런 사람을 내보냈는지 모르겠지만 반전따윈 없을거로 생각한 나는 역으로 마일드를 설득할 생각하며 입을 벌렸다가 꾹, 다시 입을 닫았다.
‘여기서 백작과 백작 부인의 거래 이야기를 얘기한다 해도 마일드는 안믿거나 나를 내칠 수도 있다.’
결국, 내일 마일드를 끝까지 보호하거나 사건이 벌어지고 마일드를 설득하기로 한 나는 목구멍을 들쑤시는 드래곤 이야기를 꿀꺽 삼킨후 마일드와 안부 인사를 나눴다.
“그대, 마일드경에게 정말 친절하군.”
소니아 앞에선 남자들하고 친한 모습을 보여 준적이 없었나 보다. 떨떠름해하는 그녀에게 나는 마일드에 대한 칭찬을 하며 풀썩, 역으로 그녀의 무릎에 내가 누웠다.
“기사인데 딱히 절 차별하지도 않고 경멸하지도 안잖아요? 거기다 높게 봐주는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건 그렇지, 거기에 마일드경은 로미안경의 뒤를 누가 이을지 투표할 때 나선 인물 중 가장 표를 많이 받은 분이다.”
“거기에 자주 볼순 없지만 고향에 아름다운 딸이 있다는군.”
아름다운 딸 이야기가 나오고 잠깐 침묵이 돌았다.
“그대, 설마…?”
“아니, 진짜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요.”
농담이다- 라며 웃어넘긴 소니아의 배에 부우웁- 입을 덮고 공기를 뱉은 나는 깔깔 뒤집어지는 소니아의 옆구리를 쓰다듬으며 장난을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엎치락뒤치락 서로에게 장난치는 와중 나는 결국 느끼고 말았다.
[ㅡㅡㅡㅡㅡ!!!]
그건 하나의 언어였다.
귀를 찢는 추악한 비명도 아니었고 하늘을 두들기는 망치질 소리도 아니었다.
들끓는 분노를 응축하고 응축해 하나로 담아내 날카롭게 벼린 격노의 단어가 산맥을 크게 뒤흔들었다.
부들부들-!
나와 소니아는 전장에 버려진 패전국의 병사처럼 이와 다리를 떨며 넘어졌지만 나는 맞잡은 소니아의 손에서 느껴지는 생명의 무게에 파직- 뇌를 두드리는 경종에 겨우 일어날수 있었다.
“일어나요!!!”
파악- 품에 거칠게 손을 넣은 나는 공간 이동 주문서를 꺼내 한 손에 움켜쥔 후 하나를 소니아에게 건네줬다.
“제가 말한 마을로 가는 주문서예요. 지금 날아오는 드래곤이 요새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지면 찢어서 사용해요.”
끄덕끄덕- 공포에 질린 소니아는 고개만 끄덕일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니, 그런 그녀를 내버려 두고 가면 안 되지. 꽈악- 팔짱을 끼고 소니아는 붙잡은 나는 그녀를 이끌고 저 멀리 넘어져 졸도 직전인 헤나에게 달려갔다.
“헤나양! 헤나양!”
“흐으, 흐으, 흐으, 흐으으!!!”
덜덜덜- 피어에 제대로 노출됐는지 새하얀 거품을 물고 바닥에 쓰러진 헤나는 온몸을 떨고 있었다. 거기에 실금까지 했는지 그녀의 하반신은 축축하게 물들어 있었다.
짜악!
“크읏!
온 힘을 다해 따귀를 휘두른 나는 새빨개진 얼굴과 터진 입술에 당황했지만 핑- 흐려진 시야에 빛이 돌아오는걸 보고 꾸욱, 그녀의 멀쩡한 뺨을 한 손으로 쓰다듬으며 말했다.
“잘 들어요. 지금 드래곤이 오고 있습니다. 공간 이동 주문서니까 찢어서 사용해요.”
“네, 네…”
여기서 두 명을 끌고 뛰어다니기엔 속도가 부족했다. 점점 정신을 차리는 소니아지만 아직도 걸음이 느렸기에 다른 기사를 찾기엔 두 명은 버거웠다.
“카, 카사노. 지금 그냥 사용하자. 흐윽, 왜, 왜 그래. 뭐 하는건지 모르겠어.”
그러고 보니 설명을 안 했네. 꾸욱, 입술을 짓이긴 나는 재빠르게 머리를 굴리고 찌익, 소니아의 양손을 움켜쥐어 그녀의 손으로 주문서를 찢게 만들었다.
“먼저 가서 기다려요. 반겨 주는 사람 말 잘듣고.”
“잠깐…!”
후웅- 일그러진 소니아가 그대로 사라졌다. 정말 만에 하나 드래곤이 오지 않고 그냥 위협이었다면? 그렇게 생각해 소니아를 데리고 다닐 심산이었지만 쩌릿쩌릿 피부를 두들기는 증오는 도저히 위협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이건 정제된 하나의 살의였다.
“헤나양, 헤나양도 지금 사용하세요.”
“네, 넷!”
덜덜덜, 다리를 떨던 헤나도 주문서를 찢었다. 사라지는 모습까진 눈으로 쫓지 않은 나는 곧바로 몸을 돌려 마일드를 찾으러 나섰다.
“하아, 하아, 하아…!”
내가 왜 이러는지 몰랐다. 가끔 직감이 내 몸을 이끄는 순간이 여러 번 있었지만 지금 만큼 강렬했던 적은 없었다. 후회할 거라고, 아무도 찾아내지 않고 그대로 돌아갔으면 분명히 후회했을 거라며 등골이 찌르르 울려왔다.
“이봐! 이봐!!!”
“어?”
후욱- 입에서 나는 단내를 혀를 굴려 쫓아낸 나는 덜덜 지진난 땅 위에 걸어 다니는 듯한 몰골의 기사 둘을 발견했다.
“그, 벤, 뭐랑 누구…”
기사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다. 머리를 굴리며 무어라 말하려는 그때 터업! 터업! 다급한 손바닥이 내 팔다리를 움켜쥐었고 둘의 입에선 기사의 긍지라고 느껴지지 않는 절박한 구걸이 내뱉어졌다.
“아까 봤어! 공간 이동 주문서!!! 우리에게도 줘, 부탁해!!!”
사전에 짜기라도 한것처럼 둘의 입에서 똑같은 구걸이 튀어나왔다. 마일드의 지시를 받았던 기사와 꼬리에 맞았다가 쓰러진 기사, 어차피 기사라면 전부 나눠줄 생각이었기에 나는 손에 쥔 주문서를 그들에게 건네줬다.
“몽환의 밀림 초입에 있는 히네라 마을이란곳입니다. 찢어서 사용하면 되니 서두르시죠.”
“고마워!!! 정말 고마워!!!”
“흐윽, 흐으으윽!!!”
찌익- 찢는 소리와 함께 나는 재빨리 뒤돌아 요새를 달렸다. 저릿저릿한 살기가 이젠 살을 뚫고 뼈를 울렸다. 당장에라도 돌아가고 싶고 주문서를 찢어 생존이라는 행복을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가면 정말 후회할 것 같았다.
“끄아아아아아아!!!”
그때 귀를 긁는 처절한 비명이 나를 사로잡았다. 익숙한 목소리에 나는 몸을 돌려 비명의 근원지로 향했다.
“와볼 테면 와봐라!!!”
광기를 머금은 절규가 하늘에 쏘아졌다. 검을 내뽑고 부들부들 겁먹은 팔을 휘저은 마일드는 질질 흐르는 침도 모르는지 연거푸 텅 빈 하늘에 고함치고 있었다.
“론델라의 긍지 높은 기사 마일드!!! 절대로 요새를 버리지 않는다!!!”
광기 어린 충의에 뿌득, 이를 간 나는 터업! 마일드의 어깨를 움켜쥐고 흔들었다.
“정신 차리세요!!! 드래곤입니다. 어서 물러나셔야죠!!!”
“오! 카사노, 그대!!! 버러지 같은 도마뱀아!!! 네놈은 이제 커다란 배가 갈라져 거지 같은 창자를 쏟아 내겠군!”
돌아버렸다. 꾸욱- 이마를 짓누르며 마일드를 흔들어 정신 차리도록 해봤지만 이미 실성한 마일드는 제정신을 되찾지 못했다. 그저 하늘을 베어 넘기며 살기를 흘리는 드래곤에게 덤벼들 뿐이었다.
찌익!
“쿠흡?!!”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주문서를 찢자마자 마일드의 입에 구겨넣었다. 손에 들려 줘도 떨어트리고 쥐지도 못한다.
“우우웁!!!”
우웅- 무어라 외치는 소리와 함께 마일드가 사라졌다. 어차피 찢어서 사용하는 주문서기에 잘못 이동될 일도 없다. 좌표나 문자가 다르면 몰라도…
촤락!
문자를 떠올리자마자 가지고 있던 주문서 세장을 펼쳤다. 다행히 하나 다른 주문서가 그대로 남았다. 병신같이 구분도 안 해놓고- 안도한 나는 다시 몸을 돌려 종탑 너머로 달려가다 흔들리는 천막을 발견했다.
그곳은 소니아의 종자가 누워 있는 천막이었다. 흔들, 흔들- 애처롭게 흔들리는 천막과 저 멀리 바닥을 기어 다니는 기사를 발견한 나는 망설임 없이 달렸다.
“이봐요. 공간 이동 주문서니까 찢어서 사용하세요.”
툭- 무슨 주문서를 던졌지? 모르겠다. 한시가 바빴고 나는 서둘러 몸을-
[ㅡㅡㅡㅡㅡㅡ!!!!!]
“크흐으으윽!”
뼈가 잘게 쪼개지는 듯한 고통에 걸음이 멈췄지만 나는 멈추지 않고 달렸다. 등을 흠뻑 적신 땀과 축축한 가랑이가 오줌이 샜나? 생각을 들게 했지만 실금은 하지 않았다.
촤락-!
“으으으…!”
덜덜덜, 벌어진 입에서 흐르는 걸쭉한 침과 얼굴을 뒤덮은 진한 눈물, 소니아의 종자 지크의 다리를 붙잡은 나는 지이이익- 바닥을 끌며 지크를 천막에서 빼냈다.
“이봐! 이봐!”
천막안에서 그와 뒹굴다 드래곤을 발견못할 수도 있기에 광할한 하늘 아래로 빠져나온 나는 지크의 뺨을 두드리며 여러 번 불렀지만 지크는 아무런 대답도 못 하고 앓는 소리만 냈다.
소니아를 흠모하지만 그게 죄는 아니지. 눈물과 함께 종자를 위해 증오하던 내게 몸을 내놓은 소니아를 떠올린 나는 짜악! 강하게 뺨을 후려갈기고 그에게 소리쳤다.
“정신 차려!!!”
“흐읍!”
허억, 허억, 허억- 거칠게 몰아쉬는 숨과 함께 눈동자에 빛이 돌아왔다. 나는 덜덜 떠는 양손에 주문서를 쥐게 해주고 말했다.
“공간 이동 주문서니까 찢어서 사용하도록 해. 기사님을 모시느라 고생했다.”
찌직… 옅게 찢어지는 소리에 몸을 돌린 나는 화아악-! 하늘을 밝히는 황금빛에 후읍, 숨을 들이키고 소리쳤다.
“드래곤이다!!! 도망쳐!!!”
마나를 두르고 내뱉은 외침은 쩌렁쩌렁 요새 곳곳을 두들겼다. 기사들을 찾느라 요새를 도는 동안 진작 도망친 건지 병사들의 모습을 보진 못했지만 아직 남은 병사가 있을 수도 있기에 나는 크게 소리치고 주문서를 움켜쥐었다.
“후웁…”
히네라마을로 가는 주문서였다. 꾸욱, 강하게 움켜쥐고 찢는 순간, 시간이 쪼개졌다.
화악-! 황금빛으로 물든 하늘은 새하얗게 물들었다. 들끓는 마나와 휘몰아치는 존재감에 손가락은 여전히 움직였지만 시각은 붙들렸다.
찌직!
절반을 찢고 손은 여전히 주문서를 갈랐지만 요새를 뒤덮은 순백의 파도에 나는 그대로 노출됐다.
찌익!
우웅! 발동된 마법은 포근히 나를 감싸고 그대로 이끌었다. 온몸을 두들긴 마나와 요새를 뒤덮은 마나가 타오르기 전 마법이 일그러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마법은 안전했다.
온몸에 스며드는 순백의 마나에 나는 이를 꽉 깨물며 그대로 히네라 마을로 이동했다.
“---!!!”
“---!”
죽진 않겠지. 이렇게 착한일을 많이 했는데 뒤지면 누가 착한일을 하겠는가? 스스로 반문한 나는 포근함속에 파묻혀 그대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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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마주친 건가?]
황금을 녹여 뒤덮은 듯한 비늘을 빛내던 드래곤, 아우룸루스는 푸우, 입안에 맴도는 마나를 흐뜨리며 요새를 바라봤다.
레어를 들쑤신 버러지 같은 인간들이 걸고다니던 수많은 깃발을 질리도록 지켜본 그녀는 이빨을 갈며 증오를 품었었다. 산맥과 초원에 자리 잡은 버러지 같은 인간들은 전부 태워죽이거나 짓이겼지만 저능함의 결정체, 돌로 쌓은 요새를 발견한 그녀는 참지 못하고 분노를 내뱉으며 요새로 향했다.
[그나마 재밌는 인간이군.]
한낱 인간 따위가 자신의 피어를 극복하고 버러지들을 들쑤셨다. 알량한 마법으로 그들을 이동시키고 곳곳을 뛰어다니며 행한 행동은 분노로 뒤덮인 그녀의 머리를 조금은 맑게 만들어줬다.
[피어에 노출되고도 타인을 구하다니.]
몇천 년을 지켜봤지만 저런 인간은 극히 드물었다. 그게 자기 이득이든 타인을 위한 희생이던 저런 행동을 할 수 있는 건 그만한 행동력과 계기가 있으니까 가능했다.
[다음엔 거슬리는 인간이 있어도 한번은 살려 둬야겠군.]
브레스에 그대로 노출되놓고도 오히려 자신을 뒤덮은 마나를 빨아들였다. 흥- 콧김과 함께 인간에 대한 흥미를 털어낸 아우룸루스는 펄럭- 날개를 펄럭이며 저 멀리 제국 근처 산맥을 바라봤다.
[재밌을 거 같아왔는데 버러지 같은 인간들이 찾아올 줄이야.]
국경 사이 작은 산맥에 자리 잡아 인간들을 골려주며 살 생각이었는데 오히려 자신을 노리고 오다니. 기가 찼지만 새레어를 꾸리기 위해 요새를 떠난 그녀는 자신이 재밌어한 인간을 다시 만날 줄은 상상도 못 한 채 조용히 하늘을 날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