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암컷 노예들의 주인이 됐다-155화 (155/395)

‘후윽- 후읏, 후우-!’

자기 추태에 입을 틀어막은 페리샤는 남작부인이 그렇게 신경 쓰라는 체통도 잊고 텅 빈 복도를 미친 듯이 달렸다. 얼마나 달렸을까? 오늘따라 유난히 방이 멀다고 느낀 페리샤는 계단에서 의외의 인물과 만났다.

“아.”

“아!”

발소리를 죽이고 자기 방으로 돌아가던 빈델은 땀투성이에 급한 발걸음으로 뛰어오는 페리샤와 마주치자 자기도 모르게 품속을 여미며 자세를 고쳤다.

오늘도 창고에서 몇 개나 되는 물건들을 빼돌리고 바꾸고 오는 길이었기에 들켰다간 그대로 모가지였기 때문이었다.

“......”

“......”

페리샤 또한 카사노와 운디네를 훔쳐보며 했던 음탕한 행동들의 흔적이 혹시나 남았으면 어쩌지-? 라는 생각하며 한걸음 물러나 구겨진 드레스자락을 폈다.

조용히 지켜보던 빈델은 페리샤가 자신을 꺼려하는 듯한 행동에 괜히 심장 한 켠이 욱신거렸지만 애써 무시하며 페리샤에게 물었다.

“어디 다녀오시는 길입니까?”

“...네, 잠시만날 사람이 있어서...”

욱신- 촉촉하게 젖은 눈망울과 상기된 얼굴, 흐트러진 옷과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쭈뼛거리는 페리샤의 몸짓에 벼랑에 몰린 빈델의 정신은 한층 더 위태로워졌다.

누굴 만난 거지? 아니,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어차피 뜰놈이. 그치만- 오만가지 생각이 빈델의 머릿속에 뒤엉켰지만 제대로 된 결론조차 내지 못한 빈델은 결국 체념하고 계단에서 한걸음 비켜 주며 페리샤에게 말했다.

“밤이 늦었습니다. 얼른 돌아가시죠.”

“...”

이젠 자신에게 흥미조차 없는 걸까? 페리샤의 눈에 비치는 빈델은 평온 그 자체였다. 자신만 신경 쓰고 빈델은 아무 감정도 없어 보이는 모습에 괜한 야속함을 느낀 페리샤는 촉촉한 입술을 질끈 깨물며 천천히 계단을 올랐다.

터벅- 터벅- 터벅-

힘없는 페리샤의 걸음이 불이 꺼진 저택에 울려 퍼졌지만 어느 누구도 서로를 잡지 않았다. 그렇게 이어질 수 있던 둘의 대화의 실은 힘없이 끊어졌고 축 처진 둘은 터덜터덜 서로의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적막이 가라앉은 저택 중앙 현관에 숨어 있던 인영은 사라진 둘의 발자취를 눈으로 쫒다 조용히 어둠 속으로 스며들었고 한순간 소란스러웠던 저택의 밤은 다시 조용히 흘러 갔다.

쿵-

괜한 감정에 거세게 문을 닫은 페리샤는 침과 애액에 젖어 축축한 드레스를 서둘러 벗고 힘없이 의자에 집어던졌다.

“씻고 싶은데...”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목욕시중 받을 걸- 자기 선택에 후회한 페리샤는 속옷 차림으로 푹신한 이불에 얼굴을 파묻곤 후우- 후우- 뜨거운 숨을 내뱉으며 시간을 보냈다.

얼굴을 온전히 덮은 이불이 자기 뜨거운 숨결로 데워질 수록 얼굴 전체를 덮는 따뜻함에 괜히 이상한 기분을 느낀 페리샤는 그제야 아까까지 있던 방의 야릇한 공기와 비슷하단 걸 느끼고 새빨간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파악-

꾸욱- 이불을 양손으로 움켜쥔 페리샤는 한번 머릿속에 떠오른 그광경을 애써 잊으려고 붕붕 고개도 흔들고 온갖 다른 생각을 떠올렸지만 이미 페리샤의 머리를 지배한 음탕한 광경은 천천히 그녀를 좀 먹었다.

“하아-”

안 하려고 했는데- 쿵쿵쿵- 거세게 뛰는 심장과 간질간질한 음부와 가슴의 감각에 페리샤는 입술을 질끈 깨물며 이불 위에 풀썩 눕고 푹 젖은 순백의 팬티를 얼른 벗어 던졌다.

툭- 바닥에 힘없이 떨어진 팬티 옆에 브래지어를 툭 내던진 페리샤는 누워 있는 탓에 살짝 눌린 자기 가슴을 살살 쓰다듬으며 카사노의 방에서 있었던 일들을 천천히 되새겼다.

“아기 같았어.”

아기치곤 커다란 덩치였지만- 쓸데없는 말을 삼킨 페리샤는 가슴 끝, 흥분에 젖어 딱딱하게 솟은 자기 젖꼭지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흐응, 흐윽...”

톡- 톡- 톡- 손톱 끝으로 오돌토돌한 젖꼭지를 문지르며 카사노의 손길을 떠올린 페리샤는 자기 얇은 손가락이 두툼한 손가락으로 변한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톡- 톡- 톡- 손가락 끝으로 유륜을 문지르다가도 잔뜩 솟은 젖꼭지를 꾸욱 손톱으로 눌러준 페리샤는 간질간질하면서도 오싹한 쾌감에 뜨거운 한숨을 내뱉으며 축축한 혀를 꿈틀거렸다.

“흐으, 후읏, 흐응...”

뭔가 부족해- 운디네는 가슴만으로도 몇 번이고 가 버렸는데- 대단했던 광경을 떠올리며 자기 가슴을 주무르던 페리샤는 채워지지 않는 갈증에 가슴에서 손을 떼고 이미 축축하게 젖은 음부를 천천히 손바닥으로 쓰다듬었다.

“흐긋...”

쯔릅- 손바닥과 음부를 잇는 투명한 실이 툭 끊어짐과 동시에 페리샤는 짜악- 짜악- 무언가를 두들기는 파공음을 떠올리며 천천히 손을 들었다.

“하아, 하아- 하아-”

이게 맞는 걸까? 커다란 손바닥이 도톰한 운디네의 보지를 내려칠 때마다 흩뿌려진 애액 방울을 떠올린 페리샤는 꿀꺽- 입에 고인 침을 넘기며 눈을 질끈 감고 그대로 손바닥으로 자기 보지를 후려쳤다.

짜악-

“흐윽!”

처음에 느낀 감각은 욱신거리는 고통, 이후 파도처럼 찾아오는 오싹함에 미약한 쾌락이 떠밀려 페리샤를 촤악- 덮쳤다.

찌잉- 보지가 욱신거리지만 문지르는 것관 조금 다른 쾌감에 만족한 페리샤는 괜한 도전하지 않고 손을 거두고 앙다문 자기 보지를 손가락 끝으로 천천히 문질렀다.

찌걱- 찌걱- 찌걱-

음탕한 물소리가 방안에 퍼질 수록 페리샤는 퍼져가는 쾌감과 함께 알 수 없는 갈증을 계속해서 느꼈다. 분명 몇 번이나 해 본 자위인데 전과는 달리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자신을 괴롭히고 있었다.

쯔릅-

뭔가 알 수 없는 기분에 손가락을 빼낸 페리샤는 애액에 젖어 번들거리는 손을 사타구니에 툭 얹었다가 복슬복슬한 음모의 감촉을 느끼고 순간 고민했다.

“운디네는 털이 없던데...”

손가락에 묻은 애액탓에 조금 젖은 음모를 바라본 페리샤는 문득 카사노의 밑에 깔려 짐승 같은 신음을 울부짖던 시에라의 음모를 떠올렸다. 질척이는 애액에 푹 젖어 살랑이는 음모와 얼마나 부딪혔는지 새하얗게 물든 거품이 서로의 사타구니에 묻어 있던 음탕한 그 광경...

찔걱-

“후윽, 흐응, 흐으, 흐우, 흐읏...”

눈을 꼭 감고 자기 보지를 쑤시기 시작한 페리샤는 오물오물 손가락을 물어대는 보지의 감촉을 느끼며 기억나는 손놀림을 천천히 따라 했다.

“흐긋, 흐으, 흐으, 하앗♥”

중지와 약지로 질구를 찹찹찹- 쑤시며 주름을 긁어 주다가 반응이 오는 곳에 도달하는 순간 손가락을 세워-

푸욱-

“호오오옷♥”

손가락 끝으로 위쪽을 긁어 주자 페리샤는 허리를 핥는 듯한 오싹한 쾌감에 천박한 신음을 내뱉으며 고개를 마구 흔들었다. 팡팡팡- 헤집어지는 이불과 베개는 신경도 쓰지 않고 한참을 몸부림 친 페리샤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다시 한번 위쪽을 꾸욱 누르며 문질렀다.

“흐긋, 후윽, 하아, 하앙, 가하앗♥”

찔걱- 찔걱- 찔걱- 찔걱- 찔걱-♥

찹찹찹- 엄청난 쾌감에 둑이라도 터진 것처럼 흘러나오는 애액과 재빠른 페리샤의 손놀림이 만나자 투두둑- 페리샤의 음탕한 애액이 마구잡이로 튀었다.

처음 자위를 접했을 때의 페리샤였다면 추태라고 생각하며 자위를 멈췄겠지만 이미 자위에 흠뻑 빠진 페리샤는 방 안이 엉망이 되던 말던 겨우 실마리를 잡은 쾌락을 뒤쫓을 뿐이엇다.

톡-

“흐욱, 흐응, 흐으으♥”

찹찹찹찹- 음탕한 물소리를 내며 보지를 격렬하게 쑤시던 페리샤는 빈손으로 빳빳하게 선 자기 음핵을 건드렸다. 그러자 찌릿- 골반을 흔드는 오싹함에 자기도 모르게 미소 지은 페리샤는 애액에 젖은 손가락으로 음핵을 천천히 쓰다듬으며 남은 한 손으로 열심히 보지를 휘저었다.

“그히잇, 흐응, 후윽, 흐윽, 흐응, 흐그으읏♥”

퓻- 퓻- 퓻-

열심히 손을 놀리자 어느 순간 온몸이 덜덜 떨리며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쾌락의 파도에 뒤덮인 페리샤는 이를 악물며 발가락 끝을 오므리고 꾸우욱- 위벽을 손가락 끝으로 누르며 그대로 허리를 튕겼다.

“오호옷, 그흣, 가하앗, 가아, 가하아앙♥”

덜덜덜- 쩍 벌린 다리를 떨며 꾸우욱- 침대를 발로 강하게 짓누른 페리샤는 머리를 뒤흔드는 아찔한 쾌락에 학- 학- 학- 숨을 가쁘게 쉬며 떨리는 손을 천천히 보지에서 빼냈다.

쯔거억- 길게 늘어나는 투명한 실과 애액에 젖어 퉁퉁해진 자기 손가락 끝을 멍하니 바라본 페리샤는 찔걱- 손가락을 벌려 하나의 모양으로 만들었다.

중지와 약지를 딱 붙이고 살짝 세운 채 나머지 손가락을 눕힌, 카사노가 운디네의 보지를 쑤실 때 취한 모양을 만든 페리샤는 자기도 모르게 헤실헤실- 음탕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음탕한 처녀 보지에 손을 뻗었다.

찔걱-

카사노는 흥분에 젖어 몸부림치는 페리샤를 신경도 쓰지 않고 그대로 쑤욱- 손가락을 끝까지 밀어 넣었다. 찔걱- 찔걱- 가볍게 앞뒤로 흔들며 꿈틀거리는 위벽을 문질러 주자 흥분한 페리샤는 참지 않고 떠오른 모든 말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더어, 음탕한 보지를 괴롭혀 주세요호...”

대답할리 없는 카사노는 진한 미소를 지으며 꾸우욱- 음탕하게 오물거리는 위벽을 손끝으로 짓눌렀다. 오싹한 쾌감에 이를 덜덜 떤 페리샤는 다리를 휘저으며 반항하려 했지만 애초에 아무도 없었기에 페리샤의 몸부림은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하지 마앗, 흐응♥ 앙대햇, 안대는데헷-”

이런 짓 해선 안 되는데- 이미 음탕한 광경과 오싹한 쾌감에 절여진 페리샤의 뇌는 더 이상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수 없었다.

“그흣, 하아, 하앗, 하아아...”

시야가 흐러졌지만 꾸욱- 손가락을 흔들 때마다 척추를 꿰뚫는 야릇한 쾌감에 페리샤는 부스스한눈을 겨우겨우 뜨며 자위를 이어 나갔다.

찹찹찹찹- 카사노가 한 손놀림을 어설프게 따라 하며 자기 보지를 마음껏 휘저은 페리샤는 멍하니 벌린 입으로 침이 질질 흐르는 것도 잊고 자위에 열중하며 밤을 지새웠다.

**

“하아...”

끔벅- 어느 순간 갑자기 눈이 떠진 페리샤는 불이 꺼져 있는 천장을 바라보다 눈을 한번 깜빡인 후 천천히 주변을 둘러봤다.

“......”

바닥에 떨어져 있던 팬티와 브래지어는 이미 사라졌고 의자에 던져둔 드레스 또한 사라졌다. 풀썩-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린 페리샤는 차와 간단한 샌드위치가 담긴 티카트 옆에 서 있는 카트라를 보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일어나셨습니까.”

오늘따라 고저 없는 맑은 목소리가 미워진 페리샤는 어떻게든 입을 벌려 물어보려 했지만 덜덜덜- 이만 살짝 떨릴뿐 딱 붙은 입술이 벌려지지 않았다.

“아...”

쩌억- 겨우 뗀 입에서 침음이 흘러나오자 지켜보던 카트라가 눈썹을 찌푸리며 페리샤에게 물었다.

“물이라도 드릴까요?”

“네...”

쪼로로록- 새하얀 컵을 가득 채우는 투명한 물줄기를 구경하던 페리샤는 턱- 눈앞에 컵을 밀어 줘도 쉽게 손을 뻗지 못했다. 받아들려고 해도 자기 팔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은 탓이었다.

“으아...”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세상 어느 아가씨가 밤새 자위하고 몸살이 난단 말인가? 죽고 싶단 생각이 페리샤의 머리를 지배할 때 톡- 입술 끝에 닿인 단단한 감촉에 페리샤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카트라를 바라봤다.

“천천히 넘겨드리겠습니다.”

꿀꺽- 꿀꺽- 꿀꺽- 상냥한 손놀림으로 컵을 기울일 때마다 시원한 물줄기가 입술을 타고 입 안으로 흘러들어왔다.

투둑- 미처 삼키지못한 물방울이 분홍빛 가운을 더럽혔지만 영혼을 씻기는 듯한 청량감에 기분 좋은 비음을 흘린 페리샤는 뻐근한 양팔로 침대를 집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났다.

“오후까지 아무 일정 없으시니 푹 쉬시지요.”

“...아니예요. 휘슬 남작가의 장녀인 몸. 항상 단정하게 준비해야 하니까요.”

“뜻이 그러시다면...”

저벅- 저벅- 카트라가 준비해 둔 슬리퍼를 신고 분홍빛 가운을 펄럭이며 자기 화장대로 향한 페리샤는 곧바로 거울에 비치는 처참한 몰골에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털썩- 의자에 주저앉았다.

“하아아...!”

머리카락은 산발이 되어 이리저리 흐트러졌고 뻐근한 눈은 충혈되어 새빨간 핏줄기가 흰자를 모조리 덮었다. 거기에 침줄기가 여러 갈래로 흘러 말라붙었기까지!

길거리의 거지보다 더러운 몰골이라 생각한 페리샤는 비틀거리며 의자에서 일어나 서둘러 욕실로 향하다가 등골을 훑는 오싹함에 걸음을 멈추고 카트라를 바라봤다.

“카트라...?”

“네 아가씨.”

단정한 모습으로 양손을 앞으로 모은 채 다정히 대답하는 그녀의 모습에 오싹함의 정체를 깨달은 페리샤는 이를 덜덜 떨며 카트라에게 물었다.

“제가, 가운을 입고 잤었나요?”

“......”

예의 무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카트라의 모습에 페리샤는 결국 부끄러움을 참지 못하고 양손으로 자기 얼굴을 덮고 커다란 비명을 그대로 내질렀다.

“히아아아아앗...!”

“괜찮습니다 아가씨, 그 나이엔 누구나 하는 행위입니다.”

“흐아아아아아앙!”

이게 아닌가? 단장에게 부끄러운걸 들켰을 때를 떠올린 카트라는 일단 위로가 먼저라는걸 떠올리고 텁- 부들부들 떨리는 페리샤의 어깨를 끌어안고 천천히 욕실로 이끌었다.

“놔, 놔주세요. 음탕한 저는 목욕 시중받을 자격이 없어요!”

목욕 시중을 들어드릴 생각은 아니었는데- 다만 입 밖으론 내뱉었다가 페리샤가 더 충격받을 걸 염려한 카트라는 끌어안은 페리샤의 어깨를 놓고 천천히 등을 쓰다듬으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정말 괜찮습니다. 아가씨 나잇대엔 흔한 일이예요.”

물론 사방에 튄 애액과 침대의 절반이 젖는다거나 자위에 열중해 혼절해 버리는 일은 흔하지 않았지만 말했다간 충격을 받고 쓰러질게 뻔했기에 카트라는 말을 삼켰다.

“...정말 그런가요...?”

내가 너무 음탕한가? 라는 고민하던 페리샤는 어젯밤 카사노가 했던 이상하지 않다는 말과 카트라의 위로에 조금씩 자신감을 되찾기 시작했다. 어쩌면 모두가 똑같은 게 아닐까?

“네, 그러니 너무 부끄러워하지마세요.”

“카트라도 그랬나요?”

“......”

꿈틀- 순순히 그렇다고 대답하려 했지만 카트라는 처음 페리샤를 깨우기 위해 방 안에 들어선 순간 펼쳐진 풍경이 떠올라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자위를 해 본적도 있고 다른 단원이 한 흔적도 본 기억이 있는 카트라가 보기에도 페리샤는 조금 과한 경향이 있었다.

“카트라...?”

하지만 저렇게 순진한 눈망울로 바라보는 페리샤에게 순순히 아니라고 말하기 힘들어진 카트라는 결국 자기 양심을 억누르고 거짓말을 내뱉었다.

“네. 몇 번이나 말씀드렸지만 그 나잇대엔 정말 흔한 일입니다.”

“하아...”

카트라의 위로에 자신이 이상하지 않다는 걸 다시금 깨달은 페리샤는 괜히 눈물이 날것만 같아 애써 눈을 질끈 감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평소의 페리샤였다면 그런가요- 다행이네요- 하고 넘어갈 위로였지만 카사노의 말과 음탕한 자기 행동에 많은 고민하고 부끄러워했던 페리샤였기에 카트라가 건넨 위로는 단순한 위로 그 이상으로 다가왔다.

‘정말 이상한 게 아니었구나...’

‘내 나잇대는 전부 호기심이 강하고 성욕이 많은 거구나. 그럼 난 실례되는 행동을 한 걸까?’

괜히 카사노 앞에서 매몰차게 거절한 기억이 떠오른 페리샤는 욕실로 들어가란 카트라의 안내에도 쭈뼛거리며 들어가길 주저하다 힘겹게 입을 열어 질문했다.

“그래도, 줄여야겠죠? 흔한 일이어도 잘못된 행동이니까...”

페리샤는 과했던 자위와 유별날 정도로 샘솟은 야한 행동에 대한 호기심에 대해 한 이야기였지만 전후 사정을 모르는 카트라는 자위행위만을 생각하며 고민하다 페리샤를 살짝 껴안으며 대답했다.

“아가씨는 잘못된 게 아닙니다.”

“아...”

카사노가 건넸던 말과 똑같은 대답에 페리샤는 자신을 덮은 무언가가 한 꺼풀 벗겨진 듯한 기분을 느끼며 카트라의 고동 소리를 감상했다.

쿵- 쿵- 쿵-

맞닿은 가슴으로 전해지는 침착한 고동 소리에 자신이 잘못된 게 아니라는걸 다시금 떠올린 페리샤는 카사노와 운디네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 생각하며 카트라의 품에서 벗어 놨다.

아주 조금 머릿속으로는 카트라의 의도와 카사노의 의도가 다르단 걸 깨달은 페리샤였지만 울고 있던 자신을 따뜻하게 위로해준 카사노의 손길을 기억했기에 그를 믿기로 하고 의심을 지웠다.

물론 그 선택은 빈델에겐 최악의 선택이 되겠지만 당사자인 페리샤는 커다란 고민을 덜어냈단 행복을 즐기며 카트라와 함께 어젯밤 격렬한 자위의 흔적으로 덮인 몸을 씻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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