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 툭- 어두컴컴한 어둠을 떠다닐 무렵 무언가 나를 건드리는 느낌에 뻐근한 눈꺼풀을 겨우 들어 눈을 떴다.
“일어나셨습니까.”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반기는 건 정숙해 보이는 메이드복으로 온몸을 꽁꽁 싸맨 페리샤의 메이드 카트라였다. 왜 왔을지 모를 그녀의 방문에 침대를 집고 일어서자 한걸음 물러난 카트라는 무뚝뚝한 얼굴로 내게 중요한 소식을 전달해줬다.
“다름이 아니라 시에라 아가씨가 카사노님을 불러달라 요청하셔서 주무시는 와중에 찾아뵜습니다.”
“시에라가요?”
부스스한 머리칼을 대충 헤집으며 그녀가 전해준 소식을 받아들이려고 했지만 뜬금없이 시에라가? 의문스런 표정으로 카트라를 바라보자 여전히 무뚝뚝한 얼굴을 한 그녀는 살짝 고개를 저으며 자신도 모르겠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아무튼 감사합니다... 얼른 가 봐야겠네요.”
“입으실 옷은 여기 준비해놨습니다.”
사락- 천이 스치는 소리와 함께 옷가지를 건네주는 카트라의 친절에 나는 서둘러 침대에서 일어나 옷가지를 받아들고 꾸벅 고개를 숙였다.
“그럼 이만...”
끝까지 미소 하나 띄지 않고 방을 나서는 카트라의 뒷모습을 쫓은 나는 문이 닫기지 마자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거의 네발로 달리듯이 저택을 빠져나가 시에라의 마차가 있는 창고를 향했다.
“늦어요.”
가쁘게 숨을 쉴정도로 달려왔음에도 핍박을 듣다니, 짓궂은 시에라의 태도에 쓴웃음을 지은 나는 불퉁한 그녀에게 다가가 달래기 위해 슬쩍 팔을 벌렸다.
“후우...”
새초롬한 표정으로 째려보던 시에라는 살짝 고개를 저으며 한걸음 물러섰다. 귓가에 걸린 귀걸이가 찰랑이는 모습에 내 귀를 슬쩍 가리키며 쳐다보자 팔짱을 낀 채 마음에 안 든다는 눈초리로 나를 노려봤다.
“왜 이리 심술이 났어요. 응?”
팔짱에 짓눌린 부드러운 가슴이 내 가슴에 맞닿아 한 번 더 찌그러지는 음탕한 모습에 품속의 시에라를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 스륵- 명치에 눌린 시에라의 팔이 빠지며 내 허리를 휘감았고 서로를 끌어안은 우리는 짐을 옮기는 일꾼들과 하인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
“...남작이 갑자기 추가로 광석을 요청해서 가 봐야겠어요.”
“그럼 좋은 일 아니예요?”
“사전에 언급도 없이 통보해 오니 좋은 일은 전혀 아니죠. 지금은 굽혀야하니 순순히 가지만요.”
고정 고객을 얻었다며 좋아할 땐 언제고 잔뜩 심술이 난 얼굴로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으며 한참을 불만을 토하던 시에라는 그녀의 살 내음에 발기한 내 고간을 알아채곤 입꼬리를 조금 씰룩이며 스륵- 고간 끝에 자기 복부를 살살 문지르며 말했다.
“가야 한다는데 멋대로 흥분하기나 하고...”
말캉- 말캉- 천과 천이 스치지만 그 너머 시에라의 뱃살에 문지른다는 사실이 흥분됐기에 살금살금 시에라의 등을 쓰다듬으며 손을 내린 나는 풍만한 엉덩이를 주무르며 시에라의 귀에 속삭였다.
“한번 하고 갈래?”
“흐응...”
귓속말이 간지러웠는지 잠시 바르르 떨던 시에라는 스륵 스륵 자기 복부에 비비는 고간을 말없이 바라보다 결국 힘없이 고개를 젓고 새빨개진 얼굴을 손부채로 식히며 말했다.
“정말, 웬만하면 그러고 싶지만 서둘러 다녀와야 차질이 없을거 같아서 오늘은 거절할게요.”
“아쉽네요.”
정말 아쉬웠다, 퉁명스럽게 서 있던 주제에 금세 풀어져 박힐 준비 만반인 시에라를 맛도 못보고 그냥 보내야 하다니... 아쉬움에 입맛을 다실 무렵 뭔가 생각났다는 듯 손뼉을 친 시에라가 내 가슴팍을 손으로 짚으며 물었다.
“아 참, 미네르바님한테 뭔가 부탁할 거 없나요? 찾아뵐 일이 있어서 가는김에 전달해 줄게요.”
“미네르바님이요? 아 목걸이가 고장 난거 같던데 이것 좀 고쳐달라고 해주세요.”
운디네에게 건네받고 아무 생각 없이 끼고 다니던 목걸이였지만 내용물은 음흉한 아티팩트였던 목걸이는 어느 순간부터 미네르바의 간섭도 없고 아무것도 전송하지 못 하는 둥 고장 난 모습을 보였기에 시에라의 손에 쥐어줬다.
“고장? 목걸이에 무슨 기능이라도 있었어요?”
음, 목걸이에 관해 들은 적도 없는 시에라에게 순순히 말해야 하나? 순간 고민이 들었지만 괜히 알아봤자 좋을 게 없단 생각에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을 피했다.
“뭐야, 알았어요. 그럼 이거 말곤 없는 거죠?”
“네, 근데 혼자 갈 거예요? 같이 안 가도 돼요?”
내 질문에 검지로 입술을 톡톡 두들기며 고민하던 시에라는 금세 결론을 내렸는지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며 내게 저택에 남아 있으라고 말했다.
“어차피 아가씨 말동무도 해드려야 하고 남작이 부탁한 것도 있잖아요? 금방 다녀올 테니까 잘 기다리고 있어요.”
“아니면 운디네라도 같이 보내줄까요?”
정오가 다돼 가지만 정령계에 있는 친구들과 노는 게 바쁜지 코빼기도 안 보이는 운디네가 괘씸해 말했지만 시에라는 손사래를 치며 극구 사양했다.
“안 그래도 혼잔데 운디네라도 곁에 있어야죠. 그래야 아랫도리 간수를 잘할 테니까...”
-꽈악
“끅...”
서늘한 한마디와 함께 고간을 살짝 움켜쥐는 시에라의 경고에 나는 천천히 뒷걸음질 치며 시에라의 손목을 톡톡 두들겼다. 급소를 붙잡히고 쩔쩔매는 내 모습에 또래 아가씨처럼 해맑게 웃던 시에라는 틀어 올린 머리를 다시 정돈하며 내게 물었다.
“...얌전히 있을 거죠?”
떠보는 듯한 목소리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은 결코 가볍지 않았기에 시에라가 원하는 대답해줄까 했지만 괜히 거짓말하는 기분이 들어 고개를 저으며 대답해줬다.
“상황 봐서,”
“흥, 어차피 시키는 대로 다 들을 거란 생각도 안 했어요.”
기대도 안 했다는 시에라의 태도에 뭐라 변명이라도 덧붙이려는데 저 멀리 빠른 걸음으로 달려오는 일꾼의 모습에 말을 끊은 나는 슬쩍 턱 끝으로 시에라의 뒤를 가리켰다.
내가 무슨 대답할지 지켜보던 시에라는 알맞게 뒤돌아 일꾼을 맞이했고 이내 떠날 채비를 마쳤다는 일꾼의 보고를 들었다.
“고생했어요. 금방 갈 테니 기다리세요.”
“알겠습니다 마님.”
“그럼 잘다녀오세요 마님.”
“이익!”
떠나보내기전 장난을 치기 위해 따라불렀을 뿐인데 돌아온 건 폭력이었다. 얼얼한 가슴을 쓰다듬으며 씩씩거리는 시에라의 볼을 쓰다듬은 나는 헤어지기 아쉬워하는 그녀의 턱을 붙잡고 살짝 치켜올렸다.
“아...”
쪼옥- 힘없이 맞닿은 입술, 촉촉한 시에라의 분홍빛 입술을 입술로 문지르며 벌어진 틈으로 천천히 혀를 밀어 넣었다. 꿀꺽- 이어진 입 너머로 들리는 침 넘기는 소리를 들으며 수줍게 얽히는 시에라의 혀를 휘감은 나는 그대로 쪼옥- 그녀의 혀를 빨았다.
“후윽, 후으...”
후욱- 달콤한 콧김과 함께 텁- 크게 입을 벌려 내 입술을 덮은 시에라는 쪼옵- 쪼옵- 거칠게 내 입술을 빨면서 혀끝으로 톡 톡 내 이와 천장을 두들기며 자기 차례라는 듯이 내 혀를 요구했다.
“쮸흡, 후움, 쭙... 흐으...”
뽁 뽁 터지는 침방울 소리와 함께 뒤섞인 타액이 서로의 혀를 타고 넘어갔다. 이미 자기 입 안을 가득 채운 내 혀를 빨기 바빴던 시에라는 떠나야 한다는 것도 잊고 내 머리를 그대로 끌어안곤 강하게 당기며 내 혀를 미친 듯이 탐하기 시작했다.
“후음, 쮸웁, 후읏, 크훕...”
쪼옥- 쪼옥- 쪼옥-
게걸스럽다고 하는 게 나을 정도로 내 혀를 쪽쪽 빨아당기며 한참을 맛보던 시에라는 헤릅- 하는 뱀 같은 소리를 내며 내 입술을 핥고는 천천히 내 입에서 얼굴을 뗐다.
“하아, 하아...”
그녀의 립스틱은 이미 잔뜩 번졌고 입가는 침으로 번들거렸지만 또렷하게 나를 바라보는 초록빛 눈에는 여전히 활활 타는 욕정만이 남아 있었다.
-쯔걱 쯔걱
“후윽, 크흐응...”
그것도 잠시 드레스 밑자락으로 손을 밀어 넣어 애욕으로 흠뻑 젖은 비부를 거칠게 쓰다듬자 발정 난 암캐처럼 그르렁거린 시에라는 살며시 다리를 벌려 내 손을 받아들일 준비를 마치고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
“더 할거예요...?”
“더?”
-찌걱찌걱 찌걱찌걱
“후윽, 흐으읏! 네헤에, 가야 하는데헤으흑...!”
가야 한다고 변명하는 윗입과 다르게 손가락에 찰싹 달라붙어 오물오물 물어대는 아랫입을 손끝으로 긁어 준 나는 들러붙어 질척이는 보짓살을 찹찹찹- 가볍게 쑤시며 시에라에게 말했다.
“서둘러서 갔다 와.”
-쯔걱...
“쮸흡, 쪼옵, 흐응, 쭙...”
시에라의 보지에서 손가락을 꺼낸 나는 꿀처럼 길게 늘어지는 투명한 애액을 감상하며 촉촉한 그녀의 입술에 그대로 손가락을 얹었다. 쪼옵- 맛있는 간식이라도 먹는 강아지처럼 내 손가락을 물고 늘어진 시에라는 일부러 추잡스러운 소리를 내며 내 손가락에 묻은 자기 애액을 빨아먹었다.
-뽁!
장난스러운 소리를 내며 내 손가락을 뽑아낸 시에라는 조금 흘러내린 침줄기를 혀로 닦아낸 후 천천히 자기 드레스 자락을 말아 쥐고는 그대로 걷어올리며 뒤돌았다.
“흐응, 갔다 오면 꼭 맛있게 먹어 주셔야 해요...?”
엉덩이를 한껏 내밀고 살짝 허리를 숙인 자세덕에 훤히 드러난 시에라의 보지는 그야말로 절경이었다.
새하얀 팬티는 이미 축축하게 젖어 도끼자국이 훤히 드러났고 얼마나 발정났는지 질척한 애액이 팬티 사이로 늘어지며 뚝 뚝 바닥에 떨어졌다.
“이런 보지를 지금 못 먹고 보내라니 아쉬운데?”
내 칭찬이 듣기 좋았는지 여우처럼 야릇한 미소를 지은 시에라는 주르륵- 치마를 내리곤 살랑살랑 엉덩이를 흔들며 내게 말했다.
“그러니까 얌전히 운디네랑 있어요, 괜히 다른 여자한테 손 뻗다가 물리지 말고요.”
“알았어요.”
손 뻗을 생각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약속을 지킬 생각도 없었던 나는 대충 대답을 하며 아쉬운 기색을 뿜어내는 시에라에게 손을 흔들며 지켜봤다. 그녀를 보내기엔 미칠 듯이 아쉬웠지만 늦게 보낼 수록 돌아오는 것도 늦기에 차라리 지금 보내고 나중에 미친 듯이 따먹는 게 낫다는 결론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