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소니아에게 언제 가장 행복했냐고 묻는다면 소니아는 망설임 없이 기사가 된 날이라고 자신할 수 있었다. 처음 검을 휘두를 때 대견하다고 칭찬하던 아버님의 시선은 날이 갈수록 괴짜, 혹은 쓸데없는 짓만 하는 철부지로 바뀌었고 상냥하던 어머니는 왜 검 같은 쓸데없는 기술을 배우냐며 타박하기 바빴다.
그렇기에 영지에 놀러와 검술을 식견한 백작이 혹여나 기사가 될 생각이 없냐 물었을 땐 하늘을 둥둥 나는 기분이 들었었다. 물론 기사가 되고는 다른 기사들의 시답잖은 수작에 상처받긴 했지만, 그땐 정말 행복했었다.
그리고 오늘 소니아는 하늘 위의 하늘, 천국에 처음 발을 디딘 것처럼 너무 행복하고 경험해보지 못한 쾌락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흥읏, 흐윽, 흐으, 후으읏!”
팡- 팡- 단단한 그의 자지가 꽉 물어오는 속살을 가르며 헤집고 리듬에 맞춰 흔들리는 카사노의 허벅지가 자신의 엉덩이에 부딪히며 퍼지는 음란한 살소리를 들을 때마다 소니아는 꾸욱- 애꿎은 침낭만 강하게 움켜쥐며 행복에 겨운 신음을 내뱉었다.
“그흣, 커어...! 시러엇, 흐응, 기부니 이상해앳...!”
“어디가 이상한지 말해줘야 제가 알아보죠. 안 그래요?”
꾸욱- 땀에 젖은 등을 쓰다듬으며 자그마한 목소리로 속삭이는 카사노가 야속하기만 했다. 소니아는 등골을 타고 온몸에 번지는 야릇한 쾌감과 소름을 애써 흩트리며 절박한 목소리로 그에게 애원했다.
“보지... 보지가 이상해앳, 흐윽! 호오옷!”
교육을 받았기에 이게 무슨 행윈지도 알았다. 성욕이란 게 있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자위란 걸 해본 적이 없던 소니아는 푹 푹- 자신의 보지를 쑤시는 커다란 기둥이 마치 뇌라도 두들기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후읏, 헤엑, 하아앙♡”
-찹 찹 찹 찹
부끄러운 말을 하게 해놓고 자신의 말 어디가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활짝 웃은 카사노가 손을 뻗어 빳빳하게 서 있는 음핵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기분 좋죠? 어때요, 미칠 거 같아요?”
“미쳐엇♡ 흐윽, 뭔가 와아! 흐응, 나아, 이상해애애...!”
내 머리가 내 것이 아닌 것처럼 제대로 된 문장도 완성하지 못한 소니아는 온몸을 뒤덮는 짙은 쾌락이 발끝부터 머리까지 잡아먹는 것만 같아 두려움에 젖은 목소리로 애타게 외쳤다.
“그럴 땐 간다고 하는 거예요. 걱정하지 마요... 기분 좋을 테니까.”
이미 터질 대로 터진 질척한 애액을 묻혀가며 찹찹찹- 문지르는 카사노의 손길에 촤악- 뇌리를 강타하는 쾌감에 굴복한 소니아는 체면 따윈 잊어버리고 짐승같이 울부짖으며 절정을 맞이했다.
“흐그읏, 흐웃, 호오오옷! 가앗, 가아아...!”
-퓨웃- 퓻 퓻!
투명한 물줄기가 카사노의 손바닥에 맞고 사방에 튀기 시작했다. 꿀물 같은 애액이 주르륵- 흐르며 허벅지를 잔뜩 적셨지만 그런 건 아무 문제가 없었다.
지나친 쾌락으로 인해 머릿속 안에 둥둥- 북소리가 울리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몽롱한 쾌락의 파도에 굴복한 소니아는 둥실둥실 날아다니는 기분을 만끽하며 헤에- 발가락 끝만 겨우 까딱거리며 날아가는 정신을 붙잡았다.
**
“흐으, 흐으응, 후읏♡”
-퓻 퓻 퓻
쌔액- 쌔액- 땀에 흠뻑 젖어 윤곽이 드러나는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했다. 개구리처럼 다리를 벌리고 숨을 고르는 소니아는 지나친 쾌락에 단정한 여기사라고는 생각 못할 칠칠찮은 얼굴로 혀를 내빼문 채 쾌락의 파도에 헤엄치고 있었다.
-쯔걱
“흐으응...! 시러어, 그마내... 무서워...”
검지와 중지를 딱 붙여 자지를 빼내자마자 다물어진 소니아의 보지를 가볍게 희롱했다. 질구를 벌리고 파고드는 손가락의 감촉에 기겁한 소니아는 야릇한 콧소리를 내면서도 무섭다고 나를 거부했지만 힘없는 거절뿐 쯔릅, 쯔릅 소니아의 보지는 내 손가락을 환영하고 있었다.
“소니아님.”
“흐읏! 하아, 간지러워... 시러어...”
양팔을 교차해 눈을 덮고 상황을 외면하는 소니아의 귓가에 자그맣게 속삭이자 깜짝 놀란 소니아가 나를 흘겨보고는 다시 눈을 덮었다. 사락- 탄탄한 가슴을 덮고 있는 상의를 그대로 올린 나는 땀에 젖어 찰박이는 젖가슴을 살짝 쓰다듬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무서워하지 말고 저한테 맡겨봐요. 화해한 기념으로 서로 기분 좋게 해주는 거잖아요.”
“화해...”
-스윽 스윽
“흐읏, 후으으! 뭐야아... 이상해애...”
단단하게 솟은 유두를 검지손가락 끝으로 살살 쓰다듬으며 약지와 새끼손가락으로 밑가슴을 살살 쓰다듬었다. 보드라운 살결이 땀에 젖어 특유의 찝찝함이 느껴졌지만 이런 미인의 땀은 이야기가 달랐다.
“이상한 게 아니라 정상이에요. 소니아님같은 여자는 이렇게 살살 쓰다듬어주면...”
“흐응, 후앗♡ 그흣, 흐으응!”
쪽- 쪽- 긴장했는지 딱딱하게 굳어있는 소니아의 목덜미에 키스해주며 탄탄한 젖가슴을 가볍게 주물렀다. 손가락 끝에 눌릴 때마다 형태를 유지하는 유두와 손가락 움직임에 움푹 파이는 반죽 같은 젖가슴을 주무르며 자극하자 무섭다며 거부하던 소니아는 어느새 쾌락에 깊게 빠져 내 손길을 즐기고 있었다.
-쯔걱
“후앗...”
“다시 해볼까요? 긴장 풀고 받아들여요, 기분 좋은 거니까...”
“하아, 하아, 하앗...”
-쯔걱
헤실헤실 행복한 미소를 띠고 몸을 맡긴 소니아는 단단한 귀두가 쯔릅- 질구에 닿자 다시 화들짝 놀라며 허리를 떨었다. 얌전히 누운 그녀의 볼에 가볍게 입맞춘 후 안심하라고 속삭여주자 몸에 준 힘을 홱 푼 소니아는 나를 올려다보며 한 가지 부탁을 해왔다.
“...안아줘...”
“아까처럼 꾸욱 날 안아줬으면 좋겠어...”
그게 그렇게 쑥스러운가? 새빨개진 귀를 손바닥으로 덮으며 고개를 돌리는 소니아의 모습에 피식 웃은 나는 주무르던 가슴을 놓고 살짝 들린 소니아의 등에 팔을 넣고 그대로 꾸욱- 그녀를 끌어안았다.
“아...”
탄탄한 가슴이 짓눌리고 야릇한 암컷의 향기가 후욱- 폐에 스며들었다. 사락 사락 흩날리는 주황빛 머리칼과 수줍은지 버거워진 소니아의 숨소리만이 내 귓가에 울려 퍼졌다.
-두근 두근 두근
서로의 심장을 맞대고 몇 분을 가만히 누워있었다. 쿵 쿵 쿵- 내 심장 소리일까 소니아의 심장 소리일까 구분이 안 가는 고동 소리를 즐긴 나는 끝까지 눈을 피하지 않던 소니아가 뭔가 결심이라도 한 듯 편안한 표정으로 눈을 감는 걸 보고 그대로 허리를 천천히 밀어 넣었다.
-쯔릅
“아아...!”
말캉이면서도 부드러운 고기벽이 쯔걱- 갈라졌다. 오돌토돌한 주름과 축축한 질내가 꽈악- 자지를 오물오물 물며 나를 환영했다. 소니아는 어떠려나 하고 그녀의 반응을 살피니 바르르- 떨고 있는 발가락을 오므리고 헤엣- 헤엣-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소니아가 새삼 대견해진 나는 부드러운 그녀의 볼에 내 뺨을 비비며 칭찬했다.
“잘했어요, 쭉 힘 풀고 그대로 받아들여요.”
-쯔걱 쯔걱 쯔걱
“흐웃, 들어오고 있어, 흐응, 안된다고 쫓아내려 해도 꾸욱 꾸욱- 나를 밀어내면서...”
“그래서 싫어요?”
“흐읏, 뭔가 튀어나온 게 안을 긁으면 하앗♡ 머리가 어지러워지고 막 가슴이 쿵쿵 뛰엇...”
-찌걱 찌걱 찌걱 쯔릅...
“후아아...!”
거침없이 밀고 들어가던 자지가 쿵- 종착지에 도착해 그대로 멈췄다. 소니아의 자궁은 귀두가 닿이기 무섭게 환영하듯 쯔릅- 입을 벌려 쪼옥 쪼옥 귀두를 물어왔다. 사방에서 조이는 질벽과 귀두에 달라붙은 귀여운 자궁의 공세에 나는 부르르- 허리를 떨며 소니아에게 말했다.
“뭔가 느껴져요?”
“흐응♡ 단단한 무언가가... 끝에 닿아서 나도 모르게 흐읏, 쪼옥♡ 쪼옥♡ 해버리고 있어...”
그게 느껴지는 건가? 그럼 슬슬 움직여볼까 하고 허리를 드는데 무언가에 막혀 허리를 빼지 못했다. 무슨 일인가 살펴보니 바르게 누워있던 소니아의 다리가 어느새 내 허리에 스르륵 감겨있었다.
“흐으♡ 자지가 쿵- 쿵- 두들길 때마다 둥실둥실해서, 꼭 안겨있는 것만 같아서 좋아...”
자신의 다리가 내 허리에 감긴 줄도 모른 소니아는 꾸욱- 내 목을 강하게 끌어안으며 혀짧은 말투로 달콤하게 속삭였다. 마치 사랑하는 연인의 활약을 떠들어대는 애인 같아서 나도 모르게 쯔걱- 살짝 빼낸 자지를 그대로 꽂아 넣었다.
“후읏! 하아, 흐응, 앞에 그게♡ 꾸욱 가르면서 들어오면... 하앙!”
“귀두라고 해요, 소니아의 아가방을 쿵쿵 두들기면서,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거예요.”
“흐긋, 후으, 하아앙! 헤읏, 흐으으♡”
-쯔걱 쯔걱 쯔걱 쯔걱
새하얗게 번진 거품이 소니아의 둔덕과 내 허벅지에 묻어나왔다. 꾸우욱- 내 허리를 짓누르는 다리에 맞춰 열심히 허리를 흔들자 쪼옥- 쪼옥- 귀두에 매달리는 자궁의 감촉이 뚜렷하게 느껴졌다.
-찰박 찰박 찰박
“흐읏, 하아앗, 조하아아♡ 자지 조앗, 더어, 더 잔뜩 찔러줘어!”
쪽 쪽 쪽 쪽- 넘쳐나는 애정을 내게 키스로 표현하는 소니아, 목이 부러지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강하게 끌어안고 얼굴에 몇 번이고 입 맞춰오던 소니아는 팡! 빠르게 허리를 튕겨 자궁구를 찍어 올리자 헤엣♡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더니 그대로 혀를 내 빼물었다.
“와앗, 호오옷♡ 가아, 가아아앗♡”
“너무 크게 소리 지르면 안된다고 하지 않았어요?”
-콰악!
“악...!”
“움웃♡ 후움♡ 후우으읏♡ 후그으읏♡!”
꾸우우욱- 내 목덜미를 강하게 깨물며 촤악- 손톱으로 등을 긁는 소니아의 행동에 악에 받친 소리를 질렀지만 내 비명은 그대로 묻혔다. 목덜미를 깨물고 웅웅- 신음을 흘리는 소니아에게 묻혀버리고 말았다.
-쯔릅 쯔릅 쯔릅♡
“후음, 후으으읏♡ 하윽, 그흐으읏♡”
바르르 몸을 떠는 소니아를 끌어안고 그대로 상체를 일으켰다. 침낭 위에 엉덩이를 깔고 앉은 후 빵 반죽 같은 소니아의 엉덩이를 주무르며 그녀를 그대로 들었다가 푸욱- 내려버렸다. 막혔음에도 귓가를 찌르는 짐승 같은 신음소리와 함께 목덜미에서 고통이 느껴졌지만 애써 참은 나는 팡! 팡! 팡! 소니아를 그대로 자위기구처럼 사용했다.
“파하♡ 후읏, 호오오옷♡ 그흣, 가하아앗♡”
꾸우우욱- 허리를 바르르 떠는 소니아의 엉덩이를 꽉 움켜쥔 나는 그녀가 벗어나기 전에 강하게 짓누르며 자지로 억압했다. 꾸우욱- 자궁구를 짓누르는 귀두에 굴복한 소니아는 눈을 까뒤집고 혀를 날름거리며 미친 듯이 소리 질렀다. 이미 홍수가 터진 듯이 흘러내린 애액은 내 하반신을 잔뜩 적시기까지 했다.
“아, 안에 쌀게요.”
“응♡ 으응! 마음대로 해♡ 카사노, 카사노♡ 쮸웁!”
쬬옵- 쬬옵- 자신을 멋대로 찍어 올리는데도 사랑한다는 듯 달라붙는 자궁에 귀두를 딱 붙인 나는 치솟는 사정감을 참지 못하고 그대로 사정하면서 소니아에게 통보했다. 이미 정신을 놓은 소니아는 내게 입을 맞추며 부르륵- 자궁을 두들기는 정액을 느끼며 질내사정을 허락했다.
-부르르륵! 부릇! 부욱!
“후으아아앙♡ 와핫♡ 호옷! 으흐읏♡”
쮸웁- 파하- 침에 젖어 번들거리는 입술을 내 입술에 문지르며 신음을 터뜨린 소니아는 촤악- 내 등을 긁으며 미친 듯이 펄떡거렸다. 뜨거운 정액이 자궁 안을 가득 채우는 거로 모자라 결합부에서 후두둑- 흘러넘치자 실성한듯한 소니아는 홱- 고개를 꺾으며 그대로 뻗어버렸다.
“흐그♡ 흐으, 후으으♡”
실이 끊긴 인형처럼 덜링이는 소니아, 탄탄한 젖가슴만이 출렁이며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모습에 나는 쯔릅- 퐁! 그대로 소니아를 자지에서 뽑아냈다.
-푸르르!
얼마나 꽉 물어댄 거야?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울컥- 흐르는 정액. 더 이상 침낭이라고 부르기도 미안해진 빨랫감을 적시는 정액을 지켜본 나는 등과 목덜미가 욱씬욱씬 아려오는 걸 느끼고 그대로 털썩 누워버렸다.
“헤으, 후으으으♡ 하앗, 카흣♡”
-쪼르르르르르
“와, 뭐야.”
눈을 까뒤집고 침을 질질 흘리던 소니아가 팟- 허리를 튕기더니 갑자기 오줌까지 지려버렸다. 포물선을 그리며 침낭을 적시는 황금빛 물줄기를 지켜보던 나는 투둑- 뚝- 물방울이 멎는 걸 보고 쌔액- 쌔액- 낮게 숨을 고르는 소니아의 위에 모포를 그대로 덮어줬다.
“아... 미치겠네...”
한번 쌌음에도 가라앉지 않는 자지. 에릴다가 도망치고 풀 곳 없던 성욕을 레미아에게 쏟아부었지만 한번 둑이 무너진 내 성욕은 매워질 기미가 안 보였다. 나는 결국 덮었던 모포를 살짝 들고 주륵- 정액을 흘리며 벌름거리는 소니아의 보지에 귀두를 갖다 대고 그대로 체중을 실었다.
그날 새벽 소니아와 카사노가 머무는 야영지에 발정기가 찾아온 야생동물이 곳곳을 누비고 다니며 음탕한 신음소리를 지르고 다녔다는 분노어린 목격담이 여기저기 퍼졌다.
**
“하...”
지크는 퀭한 눈가를 비비며 대야를 들고 걸음을 옮겼다. 모시는 기사님인 소니아 근처 천막에서 종자 다섯과 옹기종기 뭉쳐 자던 지크는 어젯밤 종일 울어대던 짐승에게 욕설을 뱉으며 화를 삭였다.
“어떻게 밤부터 아침 내내 소리를 지르냐. 미치겠네...”
가느다란 여인의 목소리처럼 들려 가능하지 않냐는 종자들의 농담을 흘려들은 지크는 이를 갈며 소니아의 천막에 향했다. 야영지 곳곳에는 아침 일찍 식사 준비하는 용병들과 부지런히 씻는 몇몇이 눈에 띄었다.
-터벅 터벅 터벅
외곽에 떨어진 소니아의 야영지를 향해 걸을수록 짙어지는 체향에 코를 벌름거린 지크는 갑자기 등골을 훑는 오싹한 불안감에 몸서리쳤다. 꼭 무언가 일이 잘못됐다는 예감이 드는 오싹한 기분에 터벅- 터벅- 빠르게 옮기던 걸음 속도를 줄이고 근처에 머무는 체향을 꼼꼼히 맡았다.
“킁, 킁...”
꼭 예전 견습 기사들이나 종자들 숙소에서 나는 비릿하고 더러운 냄새. 그리고 거기에 얽힌 뭔가 향기롭다고 생각할 수 있는 냄새가 소니아의 천막 근처에 퍼져 나오고 있었다.
“이거, 정액 냄새잖아.”
느릿느릿 걸음을 옮기던 지크는 비릿하고 좆같은 냄새의 정체가 정액임을 파악하고 얼굴을 굳혔다. 누가 여기서 성교라도 나눈 거야? 아님 강간? 무슨 일이지?
“설마...”
이 근처에 머무는 용병은 없었다. 아니 있어도 소수였고 소니아의 천막 근처엔 마부들이나 종자들이 머무는 천막뿐이었다. 이 좆같은 냄새가 정액이라면 어느 천막에서 새어 나와도 이상할 게 없었지만 얽혀있는 이 향기가 여자의 향기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아닐 거야, 아닐 거야.”
-툭
멍하니 걷던 지크는 대야 끝에 무언가 닿는 느낌이 들어 그대로 고개를 들었다. 비릿하고 진한 체향이 더 가까워졌다. 눈앞에 있는 소니아의 천막을 멍하니 바라보던 지크는 쉽게 나오지 않는 목소리에 큼큼- 목을 가다듬으며 조용히 외쳤다.
“...! ...”
뭔가 잘못됐다. 설마 소니아님이? 꼬리에 꼬리를 문 나쁜 생각이 지크의 머리에 몽실몽실 피어나기 시작했다. 강하신 소니아님이 당했을 리는 없어, 그럼 누군가와...? 누구지? 설마 그 새끼인가? 지크는 뺀질거리는 미남 카사노를 떠올리며 이를 갈았다. 소니아님을 방해하고 소니아님의 공적마저 뺏어간 파렴치한 그 남자가 여기 온 걸까?
쿵- 쿵- 쿵- 온몸을 두들기는 고동 소리에 몸을 맡긴 지크는 온몸을 싸늘하게 식히는 불안감이 너무나도 불쾌하게 느껴졌다. 괜한 걱정이었으면 했지만, 불안감의 경종은 내가 생각하는게 맞다고 마구 울리고 있었다.
그때였다.
-촤락
“응? 지크인가? 언제 왔지?”
“소니아, 님...”
“응? 그래. 왜 그러냐 지크.”
눈앞의 천막이 들춰지고 안에서 그녀가 나왔다. 갑옷 안에 입는 덧대기용 겉옷을 갖춰 입은 소니아는 아침부터 아름다웠다. 착 달라붙는 검은색 면바지와 새하얀 순면 상의가 딱 달라붙어 그녀의 봉긋한 가슴이 언뜻 엿보였다.
“아니, 아닙니다. 세숫물을 가져왔습니다.”
“아 괜찮다. 이미 씻고... 왔으니까.”
“그런가요?”
그러고 보니 소니아에게 향긋한 향기가 흘러나왔다. 펼쳐진 천막에서도 그녀의 향기만이 흘러나올 뿐 오면서 맡았던 이상한 냄새도 느껴지지 않았다. 괜한 걱정이었구나. 안심한 지크는 자신도 모르게 손에 힘을 풀어버렸고 손에 들린 대야가 그대로 엎어졌다.
-촤악
“아!”
“저런, 조심해야지.”
“죄송합니...”
가볍게 핀잔을 주며 허리를 숙이는 소니아, 헐렁한 순면 상의가 축 처지며 소니아의 목덜미가 드러났다. 여실히 드러나는 진한 붉은 살 자국이 엿보였다.
“아...”
“응? 무슨 일 있는가?”
“그게, 아니. 아닙니다.”
“싱겁긴.”
쿵쿵쿵- 멎었던 고동 소리가 울려 퍼졌다. 저건 아무 경험 없는 동정인 지크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진한 자국이었다. 정말 체향의 주인은 소니아였나? 올곧고 정직한 그 소니아님이 토벌이 확정된 밤에 남자와 허리를 맞췄다고?
“지크?”
“아.”
퍼뜩 정신을 차리고 눈앞의 소니아를 바라봤다. 찌푸린 눈썹과 훤히 드러나는 걱정스러운 표정. 그래, 이런 분을 의심하다니. 모시는 기사를 믿기는커녕 의심한 자신이 한심해진 지크는 꾸벅-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소니아의 손에 쥔 대야를 뺏다시피 가져갔다.
“죄송합니다. 그, 그럼 토벌전에 얼른 짐도 정리하고 들고 오겠습니다.”
“그래, 부탁한다 지크.”
-툭 툭
어깨에 가볍게 얹히는 소니아의 고운 손. 피어오르는 존경심을 만끽한 지크는 꾸벅- 다시 허리를 숙이고 그대로 뒤돌았다. 휴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소니아가 들어간 걸 지켜본 지크는 토벌전 정리할 짐이 많았기에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가장 꼴 보기 싫은 놈을 만나버렸다.
“어, 반갑고.”
뺀질거리는 얼굴로 싱글싱글 웃으면서 다가오는 남자, 카사노가 건들거리는 걸음으로 다가오는 걸 무시한 지크는 그대로 그를 지나쳤다. 아니 지나쳤다고 생각했다.
“인사라도 받아주지, 서운하게.”
지나쳤을 텐데? 어느새 눈앞에 서서 자신의 길을 막는 카사노를 보고 뿌득- 이를 간 지크는 가볍게 목례하고 카사노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성의 없는 인사였지만 만족했는지 그대로 가던 길을 가는 카사노를 지나치는데 문득 익숙한 향기가 느껴졌다.
존경하는 기사님의 진한 향기가 코끝을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