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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 노예들의 주인이 됐다-114화 (114/395)

이세계에 떨어진 지가 1년, 참 많은 걸 참고 살았다. 가진 게 없어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따위는 꿈도 못꿨고 하루 편안하게 잠들 수 있다면 그게 최고의 하루였다. 그렇기에 성욕같은 건 꿈도 못꿨고 그저 힘겹게 버틴날 자위하며 창녀를 사먹은 용병들의 시시껄렁한 음담패설만 귀기울여 듣던 그런 나였는데...

-찹 찹 찹 찹

“아... 곧 나올거 같아요...”

“그래요...?

-할짝

“으읏...!”

“후후, 아앙...”

굵적 굵적- 새하얀 손이 위아래로 흔들릴 때마다 손가락에 감긴 끈적이는 침이 음탕한 물소리를 만들어냈다. 곧 사정할거 같단 신호에 밝은 미소를 지은 에릴다는 꿈틀거리는 자지에 얼굴을 가까이 대더니 그대로 입을 벌려 받아낼 준비까지 해주었다.

“나옵니다...!”

-부르르르륵!

입으로 받아먹어 주겠다니, 여느 때처럼 손으로 빼주던 에릴다의 제안에 몹시 흥분한 나는 성욕에 미친 원숭이처럼 바지를 훌렁 벗으며 그녀에게 내 자지를 맡겼다. 분홍빛 혀끝을 날름거리며 귀두에 문지르던 에릴다는 요도에서 진한 정액이 나오자 혀를 바짝 붙여 물감처럼 흩뿌려지는 정액을 그대로 받아먹기 시작했다.

“하으, 하아...”

퓻- 퓻- 열심히 손을 흔들며 마지막 한 방울까지 혀 위로 짜낸 에릴다는 허리를 바르르 떨며 감격에 겨워하는 나를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혀에 얹혀진 꿀렁이는 정액을 데굴데굴 굴리며 눈치를 살피던 에릴다는 열기를 띤 내 눈빛에 여우 같은 눈웃음을 짓더니 날름- 혀를 집어넣고 그대로 꿀꺽 삼켜버렸다.

-꿀꺽

시간이라도 멈춘것처럼 정액을 삼킨 에릴다의 목울대가 움직이는 게 눈에 훤히 보였다. 야릇한 광경에 나 또한 입에 고인 침을 삼키며 정액을 맛보는 에릴다의 반응을 끝까지 기다렸다.

-쩌억

“아아...”

정액을 남김없이 삼킨 에릴다는 미약한 열기를 뿜는 입안을 벌려 내게 보여주었다. 맨들거리는 분홍빛 속살과 귀여워 보이는 목젖, 그리고 티끌없이 깨끗한 분홍빛 혀까지... 이런 여자가 내 정액을 삼켜주다니. 음란한 광경에 풀이 죽은 자지에 다시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어머...”

작아진 자지를 조물거리며 장난치던 에릴다는 금세 부푸는 내 자지를 보고 눈웃음을 치며 손가락으로 귀두를 살살 간지럽히기 시작했다.

“이렇게 힘이 좋아서야...”

“죄, 죄송해요.”

“으으응, 한창때의 남자는 다 그렇다면서요...?”

-할짝

“으윽...”

괜찮다고 다독이던 에릴다가 돌연 혀끝으로 요도를 핥으며 내 반응을 살피기 시작했다. 아까 귀두를 간지럽힐 때도 그렇지만 축축한 혀가 자지에 툭툭 닿일 때마다 감질나서 미칠 것만 같았다.

“...핥아줄까요?”

“네에...?”

그런 내모습이 괴로워 보였을까? 어젯밤 손으로 한번 뽑아준뒤 오늘 내내 손으로 정액을 빼주던 에릴다가 대뜸 믿기 힘든 제안을 내밀었다. 물론 내 입장에서야 거절할수 없는 최고의 제안이었지만 돌연 그런 제안을 하니 뭔가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냥, 저도 관심 있고... 또, 도와줬는데 힘들어하는 걸 보니까아...”

내 대답에 주저함을 느낀걸까? 자지를 손으로 훑으며 눈치 보던 에릴다가 설명을 덧붙이며 애원하는 고양이처럼 나를 올려다본 채 나긋나긋하게 설명했다. 내 자지를 핥고 싶다니, 여태까지와 비교도 안될 정도로 힘이 몰리는 자지를 껄떡이며 과시한 나는 고개를 붕붕 흔들며 에릴다에게 말했다.

“저, 저야 좋지만! 괜히 저 때문에 무리하시는 게...?”

넌지시 OK사인을 내밀자 에릴다는 눈에 띄게 밝은 표정을 지으며 날름- 귀두를 핥아올렸다. 아까부터 핥기만 했는데 꼬리뼈를 관통하는 짜릿한 쾌감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후후, 도울 수 있다는 게 기뻐요. 그럼...”

-할짝 할짝

신음을 참으며 흐느끼듯 버텨내는 내 모습에 눈웃음을 치던 에릴다가 혀를 날름거리며 본격적으로 내 자지에 달라붙었다. 간식을 조르는 고양이처럼 혀 끝을 날름거리며 자지를 양손으로 움켜쥔 에릴다가 너무 귀여웠다.

“으윽...”

“헤릅, 후읏, 쭙, 쮸읍, 헤펫, 후음...”

“와아...!”

양 손으로 침대를 짚고 어떻게든 버텨내려고 했지만 치켜뜬 눈으로 나를 올려보며 열심히 서툰 혀를 놀리는 에릴다의 모습은 정말 파괴적이었다. 축축하고 따뜻한 혀가 귀두에 머물며 달라붙을 때마다 잔뜩 민감해진 귀두에서 미칠 듯한 쾌감이 몰려왔다.

“흐으응...”

내 반응에 만족스러운 콧김을 내뿜은 에릴다는 풍만한 엉덩이를 달싹이며 자세를 고치고 더욱 열심히 자지를 입에 물었다. 베어물 듯 커다란 귀두를 입에 문 에릴다는 후욱- 따뜻한 콧김을 내뿜으며 말캉이는 입술로 귀두를 오물거리기 시작했다.

“크으으...”

새어 나오는 침음을 참지못하고 그대로 흘려버리자 에릴다가 쪼오옵- 강하게 귀두를 흡입하며 내 반응을 더 끌어내기 시작했다. 기둥을 열심히 흔드는 새하얀 손가락과 축축하면서도 말캉이는 에릴다의 입안은 정말 최고의 조화였다.

“나오, 나올거 같아요.”

“헤룹, 쮸우우...! 파하, 싸도 괜찮으니까아... 응?”

단단한 귀두를 쬬옵- 젖병빨 듯이 물고 있던 에릴다가 내 말에 입을 떼고 말랑이는 볼에 귀두를 얹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대답해줬다. 이렇게까지 해주는 이유가 대체 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일단은 에릴다의 입안에 싸는 게 중요했다. 나는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뻗어 에릴다의 머리를 꾹- 움켜쥐었다.

“하아앗! 흐읏, 쮸읍, 헤움...”

갑작스런 내 손길에 에릴다가 다급한 신음을 내질렀지만 이내 진정했는지 힐끗- 나를 바라보고는 다시 귀두를 입에 물었다. 따뜻하고 말캉이는 혀가 요도와 귀두 윗면을 날름거리며 움직이다가 꿈틀거리는 자지의 맥동을 느끼고는 혀를 포피소대에 얹고 얌전히 내 사정을 기다렸다.

“우윽...!”

치솟는 사정감을 느낀 나는 비단같은 에릴다의 머리칼을 쓰다듬다 붙잡고 그대로 사정해버렸다. 꿈틀거리는 정액들이 요도를 두들기며 뛰쳐나와 그대로 에릴다의 입안을 범하기 시작했다.

“웅크읏...!”

쬬옵- 쬬옵- 입술을 오물거리며 사정을 기다리던 에릴다는 갑작스레 입안을 때리는 활발한 정액에 놀랐는지 눈을 크게뜨며 꾸욱- 더 입을 밀어 넣어 정액을 받아먹기 시작했다. 부륵- 부륵- 튀어나온 정액이 에릴다의 볼살이나 혀를 때리며 그대로 입안에 꽉 들어찼다.

“후음, 후우웃...”

후욱- 뜨거운 콧김이 음모와 기둥을 간지럽혔지만 에릴다의 환상적인 입안을 느끼던 나는 그런 콧김마저 달콤하다고 생각했다. 쬬오옵- 입안에 정액이 가득 찼음에도 귀두를 빨아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낸 에릴다는 내 풀어진 얼굴에 그대로 입술을 조이며 뽁- 자지를 뽑아냈다.

-후욱

“와아...”

꿀꺽- 침을 삼킨 나는 귀두 위에 아랫입술을 얹은 에릴다가 보여주는 음란한 광경에 정신이 어지러웠다. 젤리처럼 탱글거리는 정액이 에릴다의 입안에 고여 호수처럼 물결을 일으키는 모습은 마치 성인물에서나 볼 법한 그런 장면이었다.

벌린 입에서 정액의 쿰쿰한 냄새와 에릴다의 열기가 느껴졌지만 나는 내색하지 않았다. 내껄 받아준 에릴다에게 그런 티를 내는 건 무레하다 생각했기에 저렇게 많은 정액을 받아내준 그녀에게 감사의 의미로 나는 천천히 머리를 쓰다듬었다.

-스윽 스윽

손에 닿았다가 흐트러지는 검푸른 머리칼을 지켜보며 천천히 쓰다듬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은 에릴다가 천천히 입을 닫더니 꾸욱- 입술이 맞물리자마자 꿀꺽- 그대로 입안의 정액을 삼키기 시작했다.

“응긋, 후우움...”

뜨거운 콧김을 내뿜으며 몇차례씩 끊어서 정액을 삼키기 시작한 에릴다. 양손으로 내 허벅지를 짚은 그녀는 꿀꺽 꿀꺽- 꿀렁이는 목울대를 내민 채로 한참 동안 내 정액을 처리했다.

-꿀꺽

“후으으, 와아...”

입안 가득 찼던 정액을 삼킨 에릴다는 후욱- 뜨거운 열기를 내뱉으며 알 수 없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나를 바라보는 두 눈에 애정이 들어선건 내 착각일까? 따뜻한 눈길로 나를 바라보던 에릴다는 꾸욱- 내 허벅지를 짚은 손에 힘을 주고 그대로 일어나더니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던 내 손을 붙잡고 나긋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참아왔다니, 힘들었죠...?”

혹시 요 이주간 이만큼 쌓였다고 생각하는 걸까? 터무니없는 착각을 하는 에릴다에게 뭐라 변명이라도 하려했지만 다정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던 에릴다가 스윽-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내 머리칼을 헤집으며 내뱉는 미친 말에 나는 그대로 쏙- 입을 집어넣었다.

“언제든 도와줄 테니까, 숨기지 마요... 후후, 사수잖아요?”

“아, 그게...”

“가여워라, 후훗... 이렇게 안절부절못하면서어...”

-스륵 스륵

머리를 쓰다듬으며 귀엽다는 듯 쳐다보던 에릴다가 파다닥- 내머리를 헤집고 바닥에서 일어났다. 잠시 다녀올데가 있으니 숙소에서 기다리라는 에릴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나는 조용히 숙소 밖으로 나가는 에릴다를 배웅했다.

-쿵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닫히는 문, 아침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일이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 이름있고 영향력도 있는 그런 에릴다가 내 자지를 빨아주다니, 치솟는 감격에 발을 동동 굴리며 침대로 향하던 나였지만 이내 찰박- 튀는 물소리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바닥에 고여 있는 물웅덩이? 그런 걸 밟은 걸까. 물치고는 점도있어 보이는 그것을 손가락으로 쭉- 훑은 나는 코 가까이 대 무엇인지 알아보기로 했다.

-킁킁

코를 벌름거리자마자 훅- 들어오는 사과향.

바닥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이 고여 있었다.

**

쿵쿵쿵- 부단장을 만나기 위해 걸음을 옮기던 에릴다는 생각도 못한 행동을 저지른 자신의 멍청함에 소리없는 비명을 내질렀다.

‘으아아아...! 음탕한 여자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흐읏, 바보, 바보...!’

처음에는 정말 단순한 호의였다, 아니 호의라고 해야 할까? 호감으로 벌어진 상황이었을뿐, 정말 음란한 생각은 없었다. 자신을 위해 팔을 내던진 그가 얻어맞은 팔로 자신의 성기를 열심히 흔드는 모습을 보고 난 뒤 그가 걱정돼서 도와주려던 것뿐이었다.

‘...아닌 거 알잖아.’

아니, 사실 변명이었다. 자신의 속옷에 얼굴을 파묻고 귀여운 신음을 흘리며 열심히 성기를 흔드는 그의 모습이 당황스러우면서도 이끌렸다. 놓고 온 물건을 챙기러 왔을 때 목격해버린 그 장면에 온종일 떠올랐던 에릴다는 결국 부단장과 떠난 정찰에서도 정신을 놓고 실수를 연발했었다.

‘아직도 뜨거움이 느껴지는 거 같아...’

킁킁- 씻었음에도 진한 정액향이 느껴지는것 같은 손을 쥐었다 폈다하며 진정시킨 에릴다는 이내 그의 옷냄새를 맡으며 자위했다는 사실까지 떠올라 얼굴에 열기가 몰리는걸 느꼈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된게 다 카사노 탓이었다.

‘흐으읏... 분명히 싫어하겠지, 이런 여자...’

하루종일 머릿속을 헤집는 그의 자지를 떠올리며 숙소로 돌아온 에릴다의 눈에 띈 그의 옷들. 진한 땀이 배인 상의와 야릇한 냄새를 내뿜는 반바지까지 챙겼던 에릴다는 홀린 듯이 그의 냄새를 맡다가 그대로 있을수 없는 짓을 저질렀었다.

“후으읏...!”

떠올리기만해도 푹 젖었던 보지가 욱신거렸다. 야릇한 그의 냄새가 나는 옷에 얼굴을 파묻고 간질거리던 보지를 긁고 질구를 쑤시면서 쾌락에 빠졌던 그날의 기억이 잔뜩 달아오른 에릴다의 몸을 쿡쿡 쑤셨다.

자위같은 거, 안한지 오래 됐었는데... 사는 게 바빠서 성욕도 잊었던 에릴다였지만 그의 자지를 직접 확인한 뒤 막혔던 성욕의 둑이 그대로 무너졌다. 머리를 헤집는 그의 향기를 맡으며 미친 듯이 보지를 쑤시던 에릴다는 아직도 자위 중 들어왔던 카사노를 생각하면 지금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하아아...”

속이 끓어올라 터질 것만 같았기에 애써 숨을 내쉬며 진정시켰다. 어쩌자고 그의 성기를 입에 물었을까? 애타는 얼굴로 입술을 씹어가며 자신을 바라보는 카사노의 표정에 자신도 모르게 먼저 얘기를 꺼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뭐에 씌인 게 분명했다.

-똑똑

그렇지만, 너무나도 좋아하며 달뜬 신음을 내뱉는 그의 모습은 꽤나 흥분됐다. 특히 간만에 맛본 쾌락은 무언가 달랐다. 예전에 했던 자위가 마지못해서 했던 느낌이라면 카사노의 냄새를 맡으며 했던 자위는 정말 만족스러운 쾌락을 안겨줬었다.

‘이, 일단 나중에 생각하자.’

아무생각 없이 부단장실에 노크한 에릴다는 자꾸만 피어오르는 음란한 생각들을 진정시키며 문 앞에 서서 대답을 기다렸다. 갈색 나무문을 빤히 바라보기를 몇초, 안에서 명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세요~]

-끼익

“어서 와, 일찍 온다더니.”

“잠시 일이 있어서요.”

통신용 수정구로 호출했던 레미아였지만 카사노가 쭈뼛거리면서 다가오는 모습에 흥분한 에릴다가 그의 자지를 움켜쥐면서 호출이 늦어졌었다. 그 사실을 숨긴 에릴다는 대충 변명하며 레미아의 맞은편에 놓인 의자에 앉으며 슬쩍 질문을 던졌다.

“부른 이유가...?”

친구처럼 편하게 대하는 레미아와 상관이지만 깍듯이 대하지는 않는 에릴다, 나이 차이가 있지만 둘의 사이는 친구라고 볼수 있는 관계였다.

에릴다 본인은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카사노와의 시간을 방해받았다고 생각했는지 꽤나 날이 선듯한 모습이었기에 레미아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놀란 한편 일이 있다는 에릴다의 말에 무언가 숨긴 게 있다고 알아챘다.

“으응, 그냥 의뢰 가기 전에 몇 개 물을게 있어서.”

“그래요.”

“총 스무명이 가기로 했고, 의뢰는 봉우리 아래 론델마을이야. 그, 전에 오크 나와서 갔던 곳 기억나지?”

“주문서를 준비해야 하나요?”

에릴다의 질문에 고개를 젓는 레미아. 스무명이 짐마차나 말을 타고 가면 될걸 뭐 하러 그 비싼 주문서를 사용하겠는가? 탁 탁- 서류를 짚으며 정보를 정리한 레미아는 에릴다에게 촉매의 준비와 비상시 사용할 주문서의 개수를 지정해주고 푹- 뒤로 드러누우며 에릴다를 바라봤다.

“후우- 피곤하네...”

“고생했어요. 그런데 정찰할 때 파악한 오크 무리정도면 전부 갈필요는 없지 않나요?”

“그렇긴 한데, 누구씨가 제정신을 못 차려서 못 알아차린 무리도 있을수 있잖아?”

“읏...”

에릴다와 레미아가 자리를 비운 건 오크 무리 토벌을 위한 정찰이었지만 카사노의 자위현장을 목격한 에릴다가 정신이 나간덕에 정찰은 어설프게 끝맺었었다. 아픈 부분을 찔러오는 레미아의 대답에 에릴다는 상체를 움츠리며 친구의 눈치를 살폈다.

“괜찮아, 괜찮아. 아프지만 않으면 됐지.”

“그럼 이야기는 끝인가요?”

“뭐야- 왜 그렇게 돌아가고 싶어해? 뭐 꿀발라 놨어?”

“딱히 그런 건...”

에릴다의 수상함을 눈치챈 레미아는 턱을 긁으며 여러 요소를 떠올리다가 문득 카사노가 생각나 농담으로 툭- 그의 얘기를 내던졌다. 딱히 남자에 대해 흥미를 보이지않던 고지식한 에릴다를 골리기 위해서였다.

“숙소에 영계하나 있다고 그러는 거야? 뭐야~”

그렇지만 에릴다의 반응은 레미아가 예상한 반응이 아니었다. 얼굴을 사과처럼 푹 익힌 에릴다가 기다란 귀를 쫑긋이며 고개를 숙인 채로 변명했기 때문이었다.

“딱히 그런 건, 그냥 챙겨주고 싶고 그래서...”

“오...”

뭐야? 데려올 때만해도 아무런 흥미도 없었으면서. 내심 관심가지던 남자에게 반응을 보이는 에릴다의 모습에 레미아는 아주 살짝 조바심이 났다. 어느 정도 용병단에 익숙해지면 그를 건드려볼까 생각했지만 에릴다의 반응을 보니 둘이 붙어먹기 직전인 것만 같았다.

“정말 그런 거야? 신기하다.”

다 안다는 듯 툭 찔러보자 움츠리며 대답을 피하는 에릴다, 무뚝뚝하고 도박만 일삼던 그 에릴다가 맞나? 레미아는 처음 보는 친구의 일면에 놀란 한편 호기심이 부풀어올랐다.

무슨 짓을 했길래 차갑던 에릴다가 저러는걸까. 앞으로 카사노에 대해 더 파헤쳐보기로 결심한 레미아는 쑥스러워하는 에릴다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님이 기다리고 있다는데 너무 붙잡았네. 얼른 가 봐-”

“그, 그런 거 아니에요.”

“관심 생기는 건 맞잖아?”

촉이 좋은 레미아가 안다는 듯 대답을 종용하자 에릴다는 또 다시 귀만을 까닥거리며 대답을 피했다. 죽쒀서 엘프한테 주는 건가? 레미아는 실없는 상상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에릴다를 배웅했다.

뭐- 풋내기같은 카사노랑 쑥맥인 에릴다 둘이서 붙어먹어봤자 얼마나 붙어먹겠어? 레미아는 이미 구강성교까지 끝마친 둘의 관계를 짐작도 하지 못한 채 서류 더미에 다시 얼굴을 박고 업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한편 부단장실에서 빠져나온 에릴다는 뜨거워진 얼굴을 찹찹- 손바닥으로 두들긴 후 벗었난 후드를 눌러쓰며 소리없는 아우성을 내질렀다. 레미아의 말대로 무슨 관계도 아니었지만 저런 말을 할 정도로 티가 났던 건가? 왜 부끄러워하는지도 모르는 에릴다는 쿵쿵쿵- 복도를 뛰며 서둘러 숙소로 돌아갔다.

“흐으으...”

휙휙 뒤바뀌는 풍경과 함께 빠른 걸음으로 돌아가던 에릴다는 끝없이 요구하는 카사노를 상상했다. 예의 불쌍한 표정으로 꼼지락거리면서 도와달라고 한다면 자신은 그를 거절할까? 요즘 청년 치고 끈기 있고, 싹싹하고, 예의 바르면서 자기 몸도 내던질 줄 아는 카사노의 모습을 떠올린 에릴다는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그대로 문을 열었다.

“어서 오세요.”

씻고 온 건지 촉촉한 머리칼을 수건으로 털며 자신을 반기는 카사노, 덮수룩한 앞머리는 넘긴 탓에 훤히 드러난 이마가 색달랐다. 비누향을 풍기며 방 안을 돌아다니던 카사노는 고민이 많은 에릴다에게 슬쩍 다가오더니 걱정하기 시작했다.

“표정이 안 좋은데 괜찮으세요?”

상냥했다, 용병단에 자길 피하기 바쁜 용병들이나 시비걸기 바쁜 도박쟁이들과 다르게 카사노는 상냥했다. 약한 주제에 몸을 내던질 줄 알았고 악도 끈기도 있었다. 점점 부풀어오르는 호감을 애써 외면한 에릴다는 로브를 벗으며 괜찮다고만 대답했다.

“아, 네.”

뭔가 대형견같은 그의 모습에 에릴다는 자꾸만 카사노가 눈에 밟혔다. 본인 할 일 하면서도 연신 자신의 눈치를 살피는 카사노가 신경 쓰이기도 했고 또 귀여웠다. 슬쩍 눈이 마주치면 눈썹을 치켜올리면서 기뻐하고 침대에 걸터앉은 채 힐끗힐끗 바라보는 것도 웃겼다.

“자꾸 쳐다보는걸 보니, 또 쌓였나요?”

괜히 그런 그를 골려주고 싶어 하지도 않던 농담을 내던졌다, 처음에는 에릴다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 못한 카사노였지만 이내 성욕얘기임을 눈치챈 그는 화악- 얼굴을 붉게 물들이면서 손사래를 쳤다.

“아니, 아니에요. 아닙니다.”

풋풋하고 귀여운 모습에 에릴다는 치솟는 가학심과 성욕에 혀를 날름거렸다. 카사노의 자위를 목격하고 둑이 터진 성욕은 특히나 그에게 민감했다. 무료한 나날속 도박으로 충족하던 욕구가 카사노와의 관계에서 채워지는 걸 느낀 에릴다는 바짝 굳은 쥐를 바라보는 뱀의 심정으로 자신의 눈치를 살피는 카사노를 향해 천천히 입을 벌렸다.

아닌척하면서도 하고 싶었던걸 조용히 내뱉는 카사노가 귀여웠기에 그의 요청을 들어주고 있던 그녀였다. 이번엔 또 어떤 걸 해달라고 하려나?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면서도 부푼 에릴다의 가슴을 바라보는 카사노의 시선을 느낀 에릴다는 야릇한 미소와 함께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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