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눕듯이 쓰러진 에릴다는 카사노가 나갔음에도 달아올라 욱신거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키며 시간을 보냈다.
“흐윽...”
간신히 잊고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간간히 후유증처럼 느껴지던 과거의 쾌감이 현실에서 느껴지자 에릴다의 몸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펄떡이며 카사노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왜애...”
남편에 대한 미안함과 손만 닿아도 느껴지던 짜릿한 쾌감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진정된 에릴다는 여기저기 튄 물 자국이나 자신의 몸에 남은 적나라한 흔적을 보며 조용히 입술을 깨물었다.
“...치우자.”
이 증오스러운 현장을 남편이 돌아오기 전에 치워놔야 했다. 걸레를 물에 적시고 바닥을 닦고 흐트러진 테이블이나 의자 위치를 정리하는데 시간을 보낸 에릴다는 슬슬 식사를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해 풀어놨던 앞치마를 멨다.
-스윽
가볍게 허리를 옥죄는 끈의 느낌과 함께 거칠게 잡아끄는 카사노의 손길이 떠올랐다. 짜악- 묵직하게 자신의 뺨을 때린 에릴다는 음탕한 생각을 지워내며 주방으로 갔다.
“힘들었을 테니까, 응. 그래.”
남편에 대한 죄책감과 힘든 일을 하고 돌아오는 남편에게 보답해주고 싶었던 에릴다는 아공간을 열어 고기를 꺼냈다. 마법으로 신선도가 유지된 고기를 먹기 좋게 썰고 요리를 시작한 에릴다는 집중할수록 가벼워지는 마음과 정리되는 생각에 즐거워하며 탕탕- 칼을 움직였다.
“흐흥...”
즐거워지는 마음에 가벼운 콧노래를 부르며 비프스튜와 간단한 샐러드 등이 완성됐다. 슬쩍 창문 밖을 보니 남편이 돌아올 시간이었기에 테이블에 올려 준비해둔 에릴다는 식기를 하나씩 놓고 식사 준비를 끝마친 뒤 문 앞에 서서 남편을 기다렸다.
“사랑한다고 해야지, 오늘도 고생했다고 위로하는 거야...”
철없던 적 만났던 남자의 손길에 어처구니없이 반응했지만 결국 그를 떨쳐냈다. 그 행동이 에릴다에게는 하나의 보상으로 다가왔다. 매일 밤 음욕에 잠을 설치며 넘어가지 않았던 게 이런 결과를 불러왔다고 생각했다.
-저벅 저벅
길쭉하게 뻗은 귀를 쫑긋 이며 기다리는데 멀리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항상 듣고 기다렸던 남편의 무거운 발소리와 함께 가벼워 보이는 발소리가 같이 들려왔다.
“누가 왔나...?”
아주 간혹 손님을 데려온 경우가 있는 남편이었기에 드물지는 않았다. 자신이 없을 때 누가 찾아오면 그렇게 걱정하면서 자신이 있을 때면 걱정 말라며 손님을 데려오곤 했다.
후후 허약한 사람이면서- 몽글몽글 부푸는 사랑의 감정에 에릴다는 낮에 있었던 일은 이미 잊은 듯이 행복한 미소와 함께 다소곳이 손을 모으고 서있었다.
-끼이익
“나왔어!”
“다녀오셨어요. 여보.”
오늘도 일이 고됐는지 땀에 젖은 머리칼과 함께 집으로 들어서는 제미니. 피로에 절은 얼굴이었지만 에릴다를 바라보는 눈빛만큼은 생기가 돌았다.
손님 앞에서 쑥스럽게- 남편을 흘겨보며 뒤에 서있는 손님에게 시선을 돌린 에릴다는 온몸의 피가 싸늘하게 식는 기분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반갑습니다.”
“아, 여보 이분은 카사노씨라고 마을에 머무는 손님이야.”
“네, 네에. 잘 부탁 드려요...”
“반갑습니다. 에릴다씨.”
-철렁
그만둬, 아는 척 하지 마. 남편 앞에서 과거의 이야기를 꺼내지마! 모든 과거를 들은 남편이 자신을 사랑해줄까 고민하는 에릴다에게 카사노의 아는 척은 정말 소름끼칠 정도로 두려웠다. 아내의 이름을 아는 것에 대해 놀랐는지 제미니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카사노를 바라봤다.
“아내를 아십니까?”
같이 집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굴어놓고 이제 와서? 제미니의 두 눈에 미약한 의혹과 경계가 서렸다. 카사노는 두려움에 떠는 에릴다와 경계하는 제미니를 둘러보며 두 손을 들고 이실직고 말했다.
“사실 에릴다와 예전 동료입니다. 들은 적 있으십니까?”
“동료요? 그건...”
제미니는 아내의 과거를 곰곰이 떠올렸다. 그제야 왜 다치게 됐냐고 물었을 때 용병단을 나오다 못된 놈들에게 습격당했다고 우울한 목소리로 이불을 움켜쥐며 에릴다가 말해준 사실이 떠올랐다.
“어쩌다 에릴다가 이 마을에 있는걸 알게되서요. 제 아내도 소식을 궁금해 해서 지나가는 길에 들린 겁니다.
-사부작
품에서 곱게 접힌 종이를 꺼내드는 카사노, 정갈한 모양새와 밀랍으로 밀봉된 인장. 전형적인 편지의 모양새에 제미니는 경계를 멈추고 여전히 알 수 없는 카사노를 의심하며 그를 자리로 안내했다.
“일단... 아내가 식사를 준비해줬으니 식사부터 하시죠.”
“무슨 기분인지 압니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찾아온 전 동료라니, 저도 지금 집에 있는 아내에게 누가 찾아오면 벌써 못참을거 같네요.”
“하하.”
짓궂은 농담을 던지며 의자에 앉는 카사노, 제미니는 능글맞은 카사노를 보며 얕은 한숨을 내쉬고 그에게 사과했다. 아내도 있고 친절을 베푸는 사람한테 괜한 의심이라니- 속이 좁은 자신이 너무 한심해 보였다.
“죄송합니다. 아내가 크게 다친 적이 있어서 괜히 경계했네요.”
“아뇨 아뇨, 서로 걱정하고 서로 위하고... 비밀도 없는 온전한 관계. 그게 부부죠.”
“하하, 듣기 좋은 말만 하시네요. 안 그래 여보?”
“네, 네? 네.”
제미니는 카사노가 들어왔을 때부터 조용한 에릴다를 보며 눈썹을 찌푸렸다. 어디 아픈 건가? 아침만 해도 그렇지 않았는데 기분이 안좋아보이는 에릴다의 상태가 걱정된 제미니는 조용히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어디 아픈 거 아니야? 지금이라도 마을에 가서 약을 타올까?”
“네엣?! 아뇨, 아뇨! 괜찮아요. 여보... 그냥, 피곤해서 그래요. 얼른 들어요. 식으면 맛없어요.”
-드륵
걱정하는 남편의 눈을 피한 에릴다는 의자에 앉으며 그에게 접시를 밀어주며 얼른 식사를 종용했다. 눈치가 없는 남편이 알아챌 정도면 얼마나 표정이 안 좋아 보였다는 걸까? 에릴다는 남편을 진정시키기 위해 불편한 식사를 별 탈 없이 보내자고 결심하며 식기를 들었다.
-달그락
카사노는 연극을 지켜보는 관객처럼 둘을 가만히 지켜봤다. 수상한걸 눈치 채고 의심하더니 금세 접고 친근하게 다가오는 남편부터 남편 눈치도 못 채고 얼어붙은 채 꾸역꾸역 식사를 해나가는 에릴다까지. 분위기를 바꿀 기회를 잡은 카사노는 눈을 빛내며 입을 열었다.
“아내분이 기분이 안좋아보이는데, 제가 괜한 손님인걸까요?”
“아뇨! 예전 동료라면서요. 아내가 피곤해서 그런 겁니다. 안 그래 여보?”
“...네. 미안해요 카사노씨. 경황이 없어서...”
“하하, 딱딱하게 씨라니, 예전처럼 카사노라고 불러주세요.”
경칭은 떼라고 에릴다에게 확 접근하자 제미니의 눈에 가라앉았던 의심이 다시 피어올랐다. 그래, 질투하고 경계해야 내가 파고들 틈이 생기지- 제미니에게 수컷으로서의 본능을 일깨워준 카사노는 일부러 밝은 목소리를 내며 품에서 주머니를 꺼내고 테이블위에 얹었다.
-탁!
“이거 이렇게 대접도 받는데, 보답을 또 해야겠죠.”
“그건...?”
“공간주머니라고, 아공간 같은 겁니다. 아내 분한테 들으신 적 있죠?”
“아, 그랬었죠.”
아내가 공간 마법을 사용할 줄 안 다는걸 들었던 제미니는 크게 뜬 눈으로 주머니를 바라봤다. 평범한 마법이나 아공간만 사용하는걸 봤던 제미니는 마법이 적용된 물품을 보는 게 이번이 두 번째였다.
-스윽 스윽
밝은 표정으로 주머니에 손을 넣은 카사노는 붉게 찰랑이는 병 두 개를 꺼내 테이블에 얹었다. 기묘한 색채를 품은 와인의 등장에 제미니의 눈에 흥미가 샘솟았다.
“오... 이건!”
“아, 혹시 무슨 와인인지 아십니까?”
“아하하 그건 아닌데, 제가 술을 좀 좋아해서요.”
술을 즐기지 않는 아내의 핍박에 자주 술을 입에 대지 못했던 제미니는 테이블에 얹어진 와인을 흥미로운 눈으로 바라봤다.
남편이 술을 마시면 어떤 모습인지 알고 있는 에릴다는 남편을 말리고 싶었지만 저렇게 좋아하는 모습과 선물을 거절하면 카사노가 어떻게 나올지 몰라 결국 자신의 눈치를 살피는 남편에게 허락을 내렸다.
“...오늘만이에요.”
“오! 사랑해 여보!”
안겨드는 남편의 등을 토닥이며 카사노를 노려보는 에릴다, 싸늘한 눈빛에 어깨를 으쓱인 카사노는 오프너로 와인을 따며 유약해 보이는 제미니의 등을 바라봤다.
술을 좋아한다니, 고주망태가 돼서 뻗으면 에릴다나 갖고 놀까? 딱히 의도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그려지는 그림에 카사노는 짙은 와인 향기를 맡으며 물감처럼 흘러내리는 붉은 와인을 와인 잔에 흘려보냈다.
-꼴꼴꼴꼴꼴
“으음...!”
눈에 띄게 좋아하는 제미니, 남편의 모습에 골치 아픈지 머리를 감싸는 에릴다와 함께 와인을 전부 따른 카사노는 각자의 앞에 잔을 건네주며 제미니를 바라봤다. 집주인이 먼저 잔을 들라는 카사노의 배려에 제미니는 녹아내리는 의심과 함께 기쁜 목소리로 잔을 들고 외쳤다.
“이런 귀한 선물을 주신 카사노님을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기쁜 얼굴로 건배사를 외치고 단숨에 잔을 비우는 제미니, 장난스레 외친 뒤 부부를 관찰하며 와인을 들이키는 카사노와 마지못해 외치고 우중충한 얼굴로 한 모금 삼키는 에릴다까지. 각자가 다른 생각을 가진 식사자리는 점차 술자리로 변모하였지만 상황 또한 달라졌다.
**
-쿵!
“이야, 진짜 카사노님이 아니었으면 오늘 죽었어! 죽어! 끝! 끝이라구!”
거칠게 테이블을 두드리며 떠드는 제미니, 처음 봤을 때 점잖고 겸손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침 튀겨가며 아내에게 전에 있었던 일을 설명하는 모습은 매우 이질적이었다. 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싸매고 테이블에 기대듯 앉아 제미니의 얘기를 흘려들었다.
“많이 드셨어요. 여보.”
“아니야 아니야! 4병밖에 안 먹었는데 뭘. 이야 비싼 술은 달라. 응? 좋네 좋아! 하하하!”
아까 본 아재마냥 변한 제미니를 질린 눈으로 바라보자 건너편에 앉은 에릴다가 힐난하는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저런 주정을 부릴 줄 알았나― 괜히 심술 나 맨발로 에릴다의 종아리를 타고 간지럽히듯 장난치자 뻑- 에릴다의 정강이가 내 발을 걷어찼다.
“흐으! 그럼 화장실 좀 잠시...!”
딸꾹 이며 화장실로 향하는 제미니, 턱-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욱신거리는 발을 주무르며 에릴다를 노려보자 싸늘한 시선의 에릴다가 나를 향해 말했다.
“경고 했을 텐데 기어코 집으로 찾아와?”
“내가 아니라 너희 남편이 초대한 거지. 왜 나한테 뭐라하는거야?”
“당신이 남편 앞에 찾아 갔겠지! 항상 그렇잖아, 음흉하고 속일 생각부터 하고!”
싸늘하게 뱉어내는 한마디 한마디 새겨들은 나는 문득 그녀가 얼마나 추악한 말을 하고 있는지 깨닫고 비웃음과 함께 그녀에게 대답했다.
“이 좆같은 세상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면 그렇게 살라며, 너도 알고 있는 사실이잖아.”
“......”
“이제 살만하고 나 같은 놈 잊었다고 그딴 식으로 말하는 거야? 참 너도 추악한 년이야.”
“그런 식으로 말한 적은 있지만, 나는 지금을 말하는 거야.”
“먼저 좆같이 군게 누군데, 응?”
머리를 두들기는 취기에 말이란 게 입에서 되는대로 쏟아져 나왔다. 에릴다를 찾고 떠올리며 느꼈던 생각과 감정이 여과 없이 드러나자 에릴다의 눈이 커졌다가 다시 돌아왔다. 감정을 가다듬는 모습을 지켜본 나는 흔들리는 시야 속에서 천천히 테이블에 엎드리며 마지막으로 말했다.
“날 먼저 배신한건 너야. 에릴다.”
“읏...!!!”
댕댕- 종이 울리듯 흔들리는 머리와 흐려지는 시야에 나는 털푸덕- 멍하니 테이블에 엎드려 뻗어버렸다. 몽롱한 잠기운이 온몸을 잠식해 손가락 하나 까딱이고 싶지 않았다.
“...그 술버릇은 여전하구나.”
-끼익!
“후우, 어 뭐야. 카사노 선생은 잠들었나? 아무리 그래도 술 먹는 중에 자면 어떡해.”
“...저희도 이만 정리해요 여보.”
“에릴다아-”
-스윽
천 스치는 소리와 함께 서로를 끌어안는 듯한 소리. 뭐라도 하나 해볼까 싶었지만 이미 그른거 같아 눈을 감은 나는 천천히 나를 잡아끄는 몽환의 세계로 빨려 들어갔다.
**
-욱신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채 1분도 안된 듯한 느낌과 함께 욱신거리는 고통이 머리를 옭아맸다. 누가 망치로 내려치는듯한 고통을 애써 참아내며 고개를 드는 순간 앞에서 익숙한 소리와 풍경이 펼쳐졌다.
“쮸웁, 후으, 하움, 푸하, 여보오...”
“에릴다 오늘따라 적극적이네.”
흥분했는지 간드러지는 콧소리와 함께 제미니에게 엉겨 붙는 에릴다, 충혈된 눈으로 아내의 몸을 바라보며 제멋대로 주무르는 제미니까지. 거실 한복판에 놓인 카우치 위에서 펼쳐지는 부부 관계에 나는 기가 차 고개를 숙이는 척하며 둘을 엿봤다.
“에릴다, 에릴다-”
“어디 도망 안가요...”
나에 대한 질투일까, 아내에 대한 흥분일까? 생판 남인 내가 봐도 광인처럼 흥분한 제미니는 침을 늘어뜨리며 작은 성기를 빳빳이 세운 채 에릴다에게 달려들어 그녀의 몸을 주물렀다.
“응... 으...”
“좋지, 응? 좋아?”
“네에...”
오... 1년이나 부부생활을 지냈다고 그렇게 자랑하더니 동정도 안할법한 행동을 보여주다니. 여러모로 놀라운 제미니의 모습에 조금 피어오른 불쾌감이 유쾌함으로 뒤덮였다. 발장난 강아지가 주인에게 마운팅하듯 달라붙은 제미니는 한참을 에릴다에게 엉겨 붙다 지쳤는지 한숨과 함께 떨어졌다.
“음... 여보?”
“어, 어? 하하 오늘 일을 많이 해서 그런가? 피곤한가봐.”
“그럼 가만히 계세요, 제가 해드릴 테니까...”
-꾸욱
“으윽...!”
“......”
아까까지 흥분했던 에릴다는 달관한 생불처럼 식은 눈빛으로 제미니의 작은 자지를 쥐고 위 아래로 흔들었다. 아무래도 자위도구처럼 자신을 사용하는 제미니에게 점점 몸이 식어가는 모양이었다.
“으읏, 에릴다. 에릴다아-”
하지만 제미니는 별개였는지 팟팟팟- 자지를 흔드는 손놀림에 에릴다의 팔뚝을 움켜쥐고 몸부림치더니 이내 찌익- 사정하고 카우치에 축 늘어졌다.
-주륵
수명이 다된 화산마냥 에릴다의 손가락을 타고 주륵- 정액이 흐르는 모양새에 에릴다는 천으로 정액을 닦고 남편의 자지까지 닦아준 뒤 조용히 남편에게 떨어졌다. 늘어진 모습으로 숨을 내쉬던 제미니는 이내 만족스러운 미소로 카우치에서 일어나며 몸을 풀기 시작했다.
“으으... 여보 너무 좋았어.”
-쪽
에릴다의 상기된 볼에 닿았다 떨어지는 입술, 뭔가 슬퍼보이던 에릴다는 볼에 입술이 닿자 곧바로 충족된 미소와 함께 제미니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제가 더 고맙죠. 사랑해요.”
“응, 여보는 씻을 거지? 나는 먼저 자러 갈게.”
“네, 저는 뒷정리하고 저사람 좀 치우고 방으로 갈게요.”
“하하, 착한 사람인데 치우다니. 그런 말 하지 마.”
-끼이익
농담하듯 핀잔 준 제미니는 그렇게 방으로 들어갔다. 멍하니 서서 제미니를 지켜보던 에릴다는 방에 들어간 제미니가 커어어- 코를 골며 잠들자마자 새하얀 나신을 드러낸 채 주변의 흔적을 치우기 시작했다.
-달그락 달그락 짤랑
요란한 소리와 함께 내 앞의 테이블을 깔끔하게 치운 에릴다는 후우- 얕은 한숨과 함께 풀썩 카우치에 주저앉았다. 내 시선을 눈치 못 챘는지 조금 발갛게 올라온 새하얀 나신을 드러낸 채 앉아있던 에릴다는 방 한번 나를 한번 본 뒤 천천히 손을 들었다.
-찔꺽
“흐응...”
내가 볼 수도 있다는 생각조차 못했는지 내 정면에서 M자로 다리 벌린 에릴다는 검푸른 색 음모를 훤히 드러낸 채 질구를 손가락으로 매만지기 시작했다.
“후으, 하으으...”
애달픈 신음과 함께 대음순을 약지와 검지로 벌린 에릴다는 길게 뻗은 중지로 소음순과 질구를 매만지며 질척이는 애액을 펴 바르듯 자위를 이어나갔다.
-찔꺽 찔꺽 찔꺽
“후아, 흐으응!”
집요하게 질구를 얕게 쑤시며 괴롭히던 에릴다는 예열을 끝마쳤는지 흥분된 얼굴로 애액을 바른 손바닥을 펴 그대로 충혈된 음핵에 얹은 채 빙글빙글 손을 돌리며 음핵을 자극했다.
“하으, 흐으응, 흐읏!”
목에 힘을 잔뜩 주고 신음을 흘리던 에릴다는 덜덜- 다리를 떨며 앙큼한 콩알을 자극했다. 어느새 카우치에 에릴다의 보지즙이 고이기 시작했지만 에릴다는 신경도 쓰지않고 만족할 때까지 손가락과 손바닥으로 음핵을 괴롭히며 자위했다.
“호오오오옷!”
-쯔릅
혀를 날름거리며 가볍게 고개를 꺾은 에릴다, 흥분했는지 마구 벌름거리며 자지를 조르는 모양새의 보지가 훤히 드러났다. 카우치에 늘어진 채 숨을 고르던 에릴다는 그걸로도 모자랐는지 기다란 중지를 천천히 보지에 밀어 넣으며 황홀한 미소를 띄웠다.
“흐으응!”
보지에 손가락을 밀어 넣고 만족스런 신음을 흘리는 에릴다, 그런데 갑자기 자위에 열중하던 에릴다가 나를 바라봤다. 뜨거운 그녀의 시선에 나는 황급히 고개를 숙이고 자는 척을 이어나갔다. 그럼에도 에릴다의 시선은 내게 고정되어 의아했지만 이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흐으, 앙대애... 앙대는데에...”
-찰팍 찰팍 찰팍
중지와 약지를 딱 붙인 채 보지를 쑤시는 에릴다는 출렁이는 젖가슴을 움켜쥐고 흔들며 내 이름을 되뇌기 시작했다.
“남편이 있는데에... 그만둬, 카사노... 흐그으으읏!”
남편이 뻔히 있는데도, 당장 방에서 코를 골며 잠들어 있는데 내 이름을 부르며 자위한다? 한껏 부푼 자지를 껄떡인 나는 방문을 닫았음에도 울리는 코고는 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시간을 쟀다.
“카사노오, 그망해! 흐으, 하으으, 호옷!”
-파앙
카우치에 올라가 자위에 열중하던 에릴다는 온몸이 녹아내리는지 허벅지로 카우치를 내려치며 요란한 소리까지 냈다. 적나라하게 보이는 다리를 벌리고 보지를 쑤시며 내 이름을 외치는 에릴다의 모습은 누가 봐도 유혹하는 모양새였다.
-드륵
“흐으으?!”
화들짝 놀라는 에릴다의 모습을 눈에 담은 나는 순식간에 바지를 내리며 카우치에 널브러진 에릴다에게 다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