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4화 〉5.포식자를 노리는 포식자, 두 딸의 어머니 하루나 (64/395)



〈 64화 〉5.포식자를 노리는 포식자, 두 딸의 어머니 하루나

먼저 서둘러 뛰어간 하루나는 먼저 씻으면 안되냐는 내 부탁을 기억했는지 복도에 등을 기댄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와,왔군. 서둘러 씻도록 해라.”


사실 나는 내 방에 있는 욕실을 사용하면 되지만 따로 하루나에게 말하진 않았다. 츠루카의 손에 이끌려 큰 욕실에서 씻은 기억밖에 없는 하루나는 내가 씻어야 자신이 씻을수 있다고 알고 있었다.

“그럼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먼저 도착한 하루나덕에 복도에는 음란한 암컷향기가 가득했다. 의혹뿐이었지만 코를 벌름거리며 맡는 순간 하루나가 적신 옷들의 물자국은 단순히 땀만 있는게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얼른 들어가래도...!”


티나게 냄새를 맡은탓에 자신의 냄새를 맡은걸 눈치챈 하루나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며 역정냈다. 빳빳하게 선 꼬리와 함께 가늘어진 동공에 잠시 오싹해진 나는 서둘러 욕실 안으로 들어섰다.

“후우...”


가지런히 놓여있는 빨래바구니에 모든 옷을 집어던진 나는 목욕도구 몇 개를 집고 욕실 안으로 들어섰다.


-드르륵


듣기 좋은 나무문 소리와 함께 드넓은 욕실에 들어선 나는 곧바로 데워진 물이 담긴 욕조 안으로 천천히 몸을 담궜다. 어떤 방식인지 모르지만 항상 데워져있는 욕실의 원리를 추측하며 나는 조용히 얼굴까지 물에 담근뒤 생각에 잠겼다.

하루나를 이긴다면 무슨 소원을 빌까. 단순히 안게 해달라는건 시시해보였다. 이미 육체적으로는 내게 넘어온듯한 하루나의 반응을 봤을 때 너무 쉬운 소원이었다. 그러고보니 이기면 족장이 되라던데, 츠루카나 에루카를 생각하면 마을에서 머무는것도 좋지만 한곳에 머무는건 별로였다.


“푸후우...”


-촤르르륵


고개를 들고 물속에서 빠져오자 욕조에서 물이 넘치며 바닥을 때렸다. 천천히 바닥을 타고 흐르며 배수구로 빠지는 물을 보며 나는 시에라를 만나 전할 소식들도 정리하고 하루나의 농밀한 여체를 떠올리니 문득 레이첼도 생각났다.

단순히 여자를 안는게 아닌 본격적인 암컷으로서 소유하게 된 기념비적인 첫 여인이었다. 이름도 기억 안나는 도시에 가진 돈으로 자리잡는다 했는데 마을의 족장이 된다면 아예 마을로 부르는걸 생각해보기로 했다. 그러고보니까 마을 이름도 모르는구나. 별로 아는게 없는 내 지식을 탓하며 조용히 욕조에 몸을 담궜다.


**


하루나는 욕실로 뛰어들어간 카사노의 뒷모습을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그가 집안에 들어선 순간 풍기는 진한 수컷향기. 신기할정도로 진한 그 향기에 몰래 코를 벌름거리며 냄새를 맡은 하루나는 태연스레 말거는 그의 모습에 죄책감을 느끼며 떨떠름한 티를 내면서 대답했다.


“대체 왜이러는거지...”


딸들의 남자임을 아는데도 반응하는 몸이 원망스러워져 압도적인 크기의 가슴과 탄탄한 복부를 꼬집듯이 끌어안은 하루나는 하염없이 복도에 등을 기댄체 카사노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때부터인데...”

에루카를 이겼다는 카사노의 실력이 궁금해 적당히 힘을 빼 상대해주다가 방심한 틈을 파고들어 목을 옥죄인 그 순간. 투지를 활활 불태우며 악을 쓰고 목을 조르는  손길에 마을을 이끌며 무욕의 길을 걷던 자신의 족쇄를 짓이긴 듯한 그 감각.


“흐읏...”


저릿저릿한 목을 조이는 감촉을 떠올린 하루나는 울컥- 질구를 벌리며 애액을 흘려버렸다. 화악- 얼굴을 붉힌 하루나는 허벅지를 베베 꼬며 카사노가 들어간 욕실을 바라봤다. 이대로 기다리다가는 미칠것만 같아 찬물을 끼얹으며 진정시키고 싶었지만 욕실은 하나뿐이었다.

“무슨 소원을 빌까...”

테브라 마을에 떨어진 예언을 떠올린 하루나는 다시 음란한 상상을 재개했다. 차기 족장들과 부하들을 데리고 히네라 마을에 들어서 다시 뭉친뒤 족장을 내세워 전쟁에 대비할 생각이었지만 당당하게 족장 자리를 탐내는 카사노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에게 내기를 제안한건 즉흥적이었다. 딸들과 귀여운 정령의 정사를 지켜본 후 계속 카사노가 신경쓰여 어디로 떠나기보다 마을에 남아 자신과 딸들을 보좌해줬으면 하는 생각에 그를 붙잡을 만한 카드가 없어 부른 것이 내기였다.


“그때 그 눈...”

뭐든 들어주겠다고 말한 순간 흉흉하게 눈을 빛내며 바라보는 수컷의 눈빛. 그 눈빛을 마주친 하루나는 다시 허벅지를 베베 꼬며 간질거리는 보지를 진정시켰다. 짓밟히기보다 짓밟는 쪽이던 하루나는 본인만 모를뿐 먹잇감을 바라보는 듯한 그런 눈빛에 매우 약했다.


“하으읏...”

온몸을 휘젓는 음탕한 감각. 장녀의 애액에 젖어 번들거리는 보지를 쑤시던 우람한 자지, 침대에 뒹구는 암컷들의 편의따위는 신경쓰지않고 자신만 생각하며 좋을대로 허리를 흔드는 수컷의 강압적인 섹스가 하루나의 머릿속에 맴돌며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안돼애...”


끈적이는 애액을 뿜은 하루나는 더 이상 참을수 없었다. 사랑하던 남편과 사별한후 단 한번도 잠자리도 자위도 한적 없었는데, 늠름한 수컷의 섹스를 두 눈뜨고 지켜본 후로 온몸을 지배하는 성욕을  이상 외면할수 없었다.


-터벅... 터벅...

기댔던 등을 떼고 행여나 누가 들을라 발 끝으로 복도를 걸으며 욕실로 향했다. 쏴아아- 촤르륵- 물소리가 흐르는 욕실 너머 소리를 들은 하루나는 카사노의 그림자를 보며 침을 꿀꺽 삼키고 아주 조용히 문을 열었다.

-드르륵...

“킁킁... 흐읏...♡”

욕실안에 들어서자마자 풍기는 진한 수컷향기. 코앞에 놓인 빨래바구니에서 외면할수 없는 농밀한 수컷체취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하루나는 조용히 손을 뻗어 맨위에 놓인것부터 집었다.

“이건...”

목덜미와 등쪽이 흠뻑 젖어 색이 변한 상의. 꾸깃꾸깃 움켜쥔 하루나는 천천히 자신의 코쪽으로 구겨진 옷을 갖다댔다. 눈을 감고 코를 파묻는 순간 뇌와 척추에 흐르는듯한 카사노의 진한 땀냄새. 하루종일 입고 있었다더니 은은하게 풍기는 그의 향기와 진한 땀냄새는 하루나에게 큰 쾌감을 선사했다.


“흐읏, 흐으응♡”

-찹찹찹찹

결국 참지못한 하루나는 벌렁거리며 뭔가를 조르는 음탕한 보지에 손가락을 갖다댔다. 그렇게 오랫동안 손댄적 없음에도 암컷의 본능에  뜬 하루나의 도톰한 보지는 순식간의 손가락을 집어삼키며 끊을기세로 오물오물 물기 시작했다.


“흐그으읏...!”

깊게 넣지않고 손가락을 굽혀 갈고리로 만든 하루나는 목덜미부분을 입으로 깨물고 쭙쭙 빨며 손가락으로 질주름을 긁었다. 한치의 망설임없이 쑤시는 부분을 시원하게 긁으며 쑤시자 허리를 꿰뚫는 듯한 쾌감에 하루나는 자위를 시작한지 1분만에 찌익- 조수를 뿜으며 가버렸다.

-꽈아아악

날카로운 송곳니로 옷을 찢을 기세로 깨문 하루나는 어떻게든 신음을 억눌렀다. 욕실 안의 카사노는 물을 튀기며 요란하게 씻고 있었지만 방심해서 큰 소리를 내는 순간 순식간에 욕실에서 뛰쳐나올게 분명했다.


“후웁, 후우우웃...!”

이미 땀에 젖어 색이 변했던 상의였지만 지금은 하루나의 침에 흠뻑 젖어 가슴부분까지 색이 바랬다. 꽉 쥔 옷에 얼굴을 파묻고 신음을 내지르며 보지를 쑤시던 하루나는 더 큰 쾌락을 원했다. 이미 충분히 즐긴 상의를 대충 바닥에 집어던진 하루나는 거친 손길로 빨래바구니를 뒤적였다.

“하앗...!”

손에 잡히는 단추의 감촉에 하루나는 곧바로 움켜쥐고 쭈욱 잡아당겼다. 몇 번이고 스쳤던 카사노의 바지가 미끼를 문 장어처럼 기장을 펄럭이며 하루나의 손에 떨어졌다.

“안돼...”

방금까지 입은 탓에 손에 쥐기만 했는데도 뜨거운 느낌이 들었다. 하루나는 욕실과 출입문을 번갈아 살핀후 천천히 고간부분을 펼쳐 코를 향해 잡아당겼다.


“흐으읍...!”

하루종일 카사노의 묵직한 고간을 덮은 바지, 무더운 밀림을 오가며 흐른 땀들이 스치고 베어든 바지는 코를 갖다대 냄새를 맡았을 뿐인데 직접 입에 머금고 삼킨것처럼 진한 향기를 하루나의 몸에 퍼뜨리기 시작했다.

단순한 체취나 땀냄새가 아닌 농밀한 자지 냄새에 하루나는 침을 질질 흘리며 더욱 손가락을 깊게 쑤시며 아까와 똑같이 고간부분을 입으로 물고 빨며 냄새를 맡았다.

“흐으으읏...!”


자궁구 근처를 손가락으로 긁으며 쑤신 하루나는 물을 퍼내듯이 보지를 쑤시며 바닥을 애액으로 적셨다. 질척한 웅덩이 위에 쪼그려앉은체 고간을 빨며 냄새를 맡은 하루나는 점점 옅어지는 향에 아쉬워하면서 풍만한 엉덩이를 흔들며 보지를 쑤셨다.


“하아... 하앗...!”


자지냄새를 맡으며 보지를 쑤시니 직접 범해지는듯한 착각이 들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붕 뜨는 느낌과 언제였는지 생각도 안나는 남편과의 성교를 비교하며 쪽쪽 손가락에 달라붙는 보지를 휘저은 하루나는 천천히 손가락을 뽑아냈다.


-쯔르릅...

한참동안 쑤신 덕에 질척하게 늘어난 애액이 손가락에 흥건히 묻어있었다. 하루나는 입에 물었던 바지를 떼고 원래 상태대로 구기며 슬쩍 손가락에 묻은 애액을 닦았다. 끝까지 아껴둔 최고의 반찬을 맛볼 순간이 오자 하루나는 손가락을 빼냈음에도 쑤셔오는 보지를 벌렁이며 천천히 빨래바구니에 손을 넣었다.

-덥석

따끈따끈한 온기가 느껴지는 작은 천조각이 손에 잡혔다. 하루나는 한계까지 치솟은 성욕에 핑 도는 머리와 덜덜 떨리는 손을 이끌어 겨우 카사노의 속옷을 바구니에서 꺼냈다.

-화악

코앞에 갖다댄 순간 향이  퍼지며 입안에 침이 고이기 시작했다. 사흘을 굶다 맛보는 진미처럼 끓어오르는 성욕을 다른 옷들로 식혔음에도 하루종일 땀과 자지에 푹 절여진 속옷을 꺼낸 순간 이미 하루나의 뇌는 성욕에 잡아먹혔다.

“쮸웁... 쭈웁♡ 후움♡”

천천히 혀로 고간부분을 핥은 하루나는 혀끝에서 확 퍼지는 자지 냄새에 바로 입으로 물었다. 잘근잘근 날카로운 송곳니와 아랫니로 물며 혀끝으로 속옷을 핥은 하루나는 아예 속옷에 얼굴을 파묻듯이 달라붙었다.

아아... 이런거 알아버리면 돌이킬 수 없어. 아무렇지 않은척 여유로운척 다했지만 결국 나도 암컷이구나. 정말 아무 흥미없었는데 딸들과의 정사를 본 순간 이미 돌이킬수 없는 강을 건너버렸어.

“헤으응♡ 후읏, 흐이잇♡”

-촤아아악

오줌싸듯 조수를 뿜은 하루나는 허리를 덜덜 떨며 결국 꼴사납게 바닥에 주저앉았다. 파들거리는 엉덩이와 빳빳하게  클리토리스는 하루나가 얼마나 흥분했는지 알려주는 대목일 뿐이었다. 얼마나 흘려댔는지 쇄골까지 흐른 하루나의 침은 주륵 흐르며 가슴골을 타고 배꼽까지 흘러내리고 있었다.

“흐그으으읏♡”


뇌를 자지로 헤집는듯한 진한 향기에 하루나는 결국 꼴사납게 찌이익- 몇 번이고 조수를 뿜으며 가버렸다. 자의던 타의던 길게 유지한 금욕생활은 하루나를 커다란 쾌감에 버티지도 못하고 금세 가버리는 천박한 암컷으로 만들어버렸다.


-쏴아아... 탁.

본인이 뿜어낸 애액웅덩이에 엉덩이를 비비며 꼼지락거리던 하루나는 쾌락의 파도에 허우적거리다 소리가 멎은 욕실의 상황을 알아채버렸다. 곧있으면 카사노가 나올듯한 분위기에 삐꺽이는 나무바닥을 짚고 일어섰지만 이미 힘이 풀린 다리와 팔은 하루나의 음탕한 육체를  번이고 바닥에 주저앉게 만들었다.

“앙대...!”

 너머로 조금씩 가까워지는 카사노의 그림자. 이대로면 들키고 만다. 딸들을 몇 번이고 범하고 매일 잡아먹을 듯이 음탕한 눈빛으로 보던 카사노가 이런 몰골을 봐버리면 변명도 하기전에 덮칠게 뻔했다.

“하앗...?”

덮친다니, 그러면 좋은거잖아. 음탕한 보지를 쑤시며 달라붙는 카사노를 상상한 하루나는 카사노의 속옷을 꽉 움켜진체 천천히 다가오는 그림자를 바라봤다. 아닌척 모른척 그를 무시했지만 딸들과의 정사를 본 이후로 성욕에 눈뜬 육체는 매일 매일 달아오르고 있었다.


“하아아앗...♡”


자기를 몇 번이고 때려눕힌 강자가 그냥 자지를 박으면 꼼짝 못하는 암컷이란걸 알아채면 카사노는 분명 기뻐할게 뻔했다. 그는 자신을 범해서 좋고 자신은 매일 육체를 지배하는 성욕에 해방되어 좋고. 서로 좋은 방법인데 왜 나는 도망치려고 한거지?

하루나는 이미 뇌를 헤집은 음탕한 성욕에 지배당하고 있었다. 더 이상 정상적인 사고를 할수 없어 이미 카사노에게 몸을 바치는게 기정 사실인  마냥 저항을 포기했지만 마지막 한줄기 이성이 하루나에게 신호를 보냈다.


“아아앗...!”


이대로 꼴사납게 범해지면 그와 약속한 결투, 지켜야하는 예언. 모든게 흐지부지 된다! 하루나는 드르륵- 열리는 문과 함께 순식간에 옷을 입고 욕실에서 뛰쳐나왔다. 흔적을 치워야했지만 시간이 없었다. 부디 그가 눈치채지 못하길 빌며 하루나는 자신이 낼 수 있는 최고의 속도로 욕실을 빠져나왔다.

-드르륵


완전히 열리는 문소리와 함께 욕실의 문을 닫은 하루나는 자신의 방으로 미친 듯이 뛰어갔다. 손에 쥐인 무언가를 꽉 움켜쥔체 쿵쾅쿵쾅- 계단을 오른 하루나는 문을 열고 방에 들어서자마자 땅에 주저앉으며 숨을 몰아쉬었다.

“하아...! 하아...! 하아아...!”

심장이 입에서 튀어나올거같았다. 다리는 덜덜 떨리고 머리는 징징- 누군가 망치로 두들기듯이 욱씬 거렸다. 하루나는 땀이 흐르는 이마를 손에  무언가로 슥 닦았다가 이게 뭔지 기억나 냉큼 손을 내렸다.

자신이 한참을 물고빨던 카사노의 속옷을 그대로 챙겨온걸 알아챈 하루나는 결국 슬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무릎을 끌어안고 얼굴을 파묻어 한심한 자신을 자책했다. 카사노가 이걸 알아채고 나에게 온다면? 무슨 낯으로 보지? 딸들의 남편 아닌가?

“흐그읏...!”

아직도 몸을 맴도는 잔여쾌락에 몸을 떤 하루나는 손에 쥐인 팬티를 바라봤다. 모를거야. 그래 성욕을 억제하지 못하면 그에게 도움 받으면 되는거 아닌가? 결투에서 이기고 마을에 남으면 딸들 몰래 자그마한 도움을 받으면 되는거다.

성욕에 절여져 정상적인 사고를 못하는 뇌를 굴리며 하루나는 팬티를  움켜쥐고 천천히 코를 향해 갖다댔다. 이곳은 자신의 방,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마음대로 해도 되는 공간이었다. 머리를 헤집는 고민과 걱정들이 가득 들어찼지만 하루나는 도망쳤다. 당장의 쾌락의 몸을 맡긴 하루나는 카사노의 속옷을 다시 입에 물고 천천히 음부에 손을 뻗었다.


**

뜨거운 열기와 함께 욕실에서 빠져나온 나는 젖은 머리를 탈탈 털며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 순간 폐부를 찌르는 진한 암컷 향기, 햇살같은 츠루카의 향도 은은한 에루카의 향도 아닌 진한 특이한 이 향기는 단 한명뿐이었다.


“호오...”


흐트러진 빨래바구니와 물자국, 미세하게 열린 욕실 출입문은 누가봐도 사람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나는 욕실 안에 떠도는 하루나의 향기를 깊게 들이쉬며 빨래바구니를 살펴봤다. 벗어둔 속옷은 없어졌고 옷들은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하하하...”

수인족은 이런게 신기했다. 아무리 강하고 냉정해보여도 결국 수컷 앞에선 암컷이 되다니, 진작에 이런 종족을 만났다면 이세계 생활도 순탄했을텐데, 실없는 상상을 하며 바닥에 고인 물웅덩이를 새끼손가락으로 찍어봤다.

-찌걱


끈적이는 액체, 누가봐도 물이 아닌 음탕한 향기를 내뿜는 물 웅덩이의 정체를 파악한 나는 치켜올라가는 입꼬리를 주체하지 못했다. 하루나에게는 모른척 해야겠다. 그래야 주기적으로 이런 깜찍한 짓을 벌일거 아닌가? 보름까지 어떻게 해야 그녀를 이길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지만 해답이 보이는 듯 했다.

“하아...”

폐부를 찌르는 진한 암컷 향기를 음미하며 나는 눈을 감았다. 제일 힘들어보이는 상대가 제일 상대하기 쉬운 날먹인듯한 기분에 오늘 여러 가지를 배우며 치솟았던 분노가 한순간에  녹듯이 사라졌다.


당장 내일부터가 너무 기대된 나는 질척이는 애액 웅덩이를 옷으로 닦은뒤 천천히 가운을 걸친뒤 욕실에서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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